처음으로 3주 연속으로 모임이 열렸습니다! 우와~~~~
그.러.나.
이날은 운수 좋은 날이었다는 것을.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질 못 하니!! 이런 브라질!! 하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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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까지 모임 참가자가 3명이어서 오전에 일 보고 잠깐 자다가 4시 반에 맞춰가야겠다... 했는데
잭윌슨 님이 일요일 아침에 참가댓글을 달아놓으신 걸 늦게 확인하고
뒤늦게 검은고양이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잭윌슨 님 혼자 계셔서 인사하고 7 원더스 대결 설명을 막 시작했는데,
나머지 두 분 (물천사 님, 친구분 님)이 도착해서 7 원더스 대결은 다음에 하는 걸로.
1. 블러드 레이지 Blood Rage
지난 주에 이어서 블러드 레이지를 또 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저의 날이 아니었습니다.
영혼이 탈탈 털려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집에 가고 심정.
4인으로 해서 카드를 다 사용했습니다.
받은 카드를 읽어보니 괜찮은 게 많아서 잘 풀리겠다 싶었죠.
특히 개선 (Upgrade)를 1 레이지씩 깍아주는 고마운 카드 덕분에 레이지 많이 아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도자 소환하고 전사들 조금씩 소환하면서 이제 퀘스트 내리면서 점수 먹어야겠다 했는데,
그때...
약탈이 시작되면서 전투에 말려듭니다.
지면 안 되니까 센 카드를 떡 하니 냈는데, 물천사 님이 낸 카드는 로키의 간계...
저의 레이지 1이 물천사 님에게로 넘아갔습니다.
"아, 괜찮아... 아직 레이지가 남았어!"
라고 위로를 하며 계속 진행을 했죠.
또 약탈이 발생해서 카드를 세게 냈는데, 친구분 님이 낸 카드가 또 로키의 간계... 뭐라고요?
저한테 딱 1 레이지 남았는데 그게 사라지면서
손에 남은 카드들이 다 못 쓰게 되었습니다.
퀘스트도 못 내렸고, 부족 개선도 못 내렸고 아무 것도 못 하고 저는 첫 번째 시대에서 강제로 빠지게 되었죠.
상대를 강제로 아웃시킬 수 있는 게임이라...
영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첫 시대에 부족 능력 딱 한 개 (헬멧) 올려놓고 끝났습니다.
다른 분들은 약탈과 퀘스트 성공 보상까지 있어서 이미 스탯 차이가 꽤 벌어졌습니다.
두 번째 시대부터 스탯 차이로 인해서 따라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보드에 올라가 있는 피규어 수에서 차이가 벌어지니까 약탈도 어렵고 퀘스트도 안 되더군요.
계속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게임이 빨리 끝났으면 싶었습니다.
3시대에서는 레이지가 4개 정도 남았는데, 그냥 아무 것도 못 한다고 얘기하고 제 피스들을 정리했습니다. (사진을 안 못 찍은 이유.)
지난 주에 좋은 게임으로 보였던 블러드 레이지가 한 순간에 불호로 바뀌더군요.
재미는 있지만 뭐랄까 패자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는 게 너무 큰 구멍으로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엘 그란데는 순위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보상을 얻되,
패자들이 몰살 당하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블러드 레이지는 지거나 비기면 그냥 몰살입니다.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거라면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승자독식 + 패자독실 (패배한 사람이 다 잃는 것)까지 더해져서
초반에 밀리면 따라갈 수가 없더군요.
점수와 보상이 약탈과 퀘스트 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데, 이 둘 모두 피규어 수가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러니까 스탯이 밀려서 피규어를 보드에 많이 올리지 못하거나 이전 전투에서 몰살당하면
다른 플레이어가 너무나 손쉽게 그런 보상을 차지할 수 있죠.
그러면 혹자들은
"카드를 드래프트로 가져가게 하거나 전투할 때 요령있게 하면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맞습니다. 카드 드래프트로 하면 가져가는 카드를 서로 알 수 있으니 대비는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전투를 통해 플레이어들끼리 밸런스를 맞춰가게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패자독실"이기 때문에 이미 많이 앞서는 플레이어에게 달려들어서 싸움을 거는 걸 꺼리게 되죠.
그래서 약한 플레이어를 밟아서 내 이득을 챙기는 걸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내가 죽게 생겼는데 상대의 순위를 고려해서 적당히 싸울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이건 블러드 레이지의 전투 시스템이 가지는 한계라고 봅니다.
보통 전투 게임이라면 서로 죽고 죽이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 게임은 오로지 패자의 것들만 죽는다는 거죠.
승자의 병사들도 일부 죽어야 또 다시 다른 플레이어가 싸움을 걸어서 서로 물고 물리게 되는데,
이 게임에서 승자는 계속 강해집니다. 그것도 (카드 1장 버려지는 것을 제외하고) 피해 없이요.
누군가 제게 블러드 레이지가 재미있냐고 물으면
"그렇다, 재미있다."
고 답할 겁니다.
그런데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냐고 물으면
"아니다."
라고 할 겁니다.
카드 분배도 그렇습니다.
(자꾸 엘 그란데와 비교하게 되는데) 엘 그란데 확장에서는 플레이어들이 (18장 이상의) 서로 같은 세트의 카드들을 받고
각자 자신의 세트에서 13장을 골라서 그 카드들만 가지고 게임을 진행합니다.
드래프트는 아니고 덱을 만들어서 싸우는 것과 비슷하죠.
서로 카드를 똑같이 받은 상태에서 골랐기 때문에 카드 풀은 같지만 각자 가지고 시작하는 것은 다르죠.
저는 블러드 레이지가 차라리 이런 방식으로 카드를 분배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거나 로키의 간계 카드는 공식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딱 두 번 해본 거지만 "블러드 레이지"라는 제목에서 뭔가 와닿는 게 있네요.
어벤져스에서 로키가 헐크한테 먼지 나도록 맞는 장면이 괜히 있던 게 아니라능.
2.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이 게임을 소개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인데, betrayal은 배반/배신이고, traior가 배신자입니다.
이 게임 제목에 배신자라는 말은 없습니다. "배신"이 있죠.
꽤 많이 해봤고, 최고로 좋아하는 게임들 중 하나입니다.
전략 게임이라기 보다는 TRPG 스타일의 즐거운 호러 게임이죠.
잭윌슨 님이 가져오셔서 했습니다.
가져오신 잭윌슨 님도 아직 모르셔서 세 분께 설명을 드렸습니다.
생일이 가장 가까운 캐릭터가 먼저 시작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캐릭터 카드에 생일이 적혀 있습니다. ㅎ
잭윌슨 님의 다린 "플래시" 윌리엄스는 "플래시 (섬광)"라는 별명답게 매우 빠른 속력을 자랑합니다.
대신에 정신적인 스탯이 떨어지죠.
저의 롱펠로우 교수는 정신적인 스탯이 높고 육제적인 스탯이 낮습니다. 할배...
나머지 두 분의 캐릭터는 균형잡인 것들.
발 빠른 플래시를 위층으로 보내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지상층을 탐사하기로 했습니다만,
불운한 할배는 무너진 방에서 지하층으로 떨어지고
(육체적 피해를 결정하기 위해 주사위 1개를 굴렸는데 하필 2개 나와서) 어디 뼈가 부러진 것 같습니다. ㅠ
걸음도 느려진 할배는 지하층 이곳저곳을 탐험하다가 결국 이 집의 비밀을 알아내서 헌트를 폭로하게 됩니다.
그런데 걸린 시나리오에 따라 배신자는 잭윌슨 님의 플래시!! 두둥!
하지만 플래시는 왠일인지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심한 잠꼬대를 하며 몸을 움직입니다.
"플래시 군이, 심한 악몽을 꾸고 있나 보군..."
그렇습니다, 그의 잠재의식이 세상을 악몽으로 뒤덮을 나이트메어들을 불러내었고 우리는 그것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일어나, 플래시!!"
플래시를 깨우기 위해 우리들은 싸대기를 때려보기도 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이트메어들은 플래시를 깨우려는 할배를 공격하고 결국 할배는... 흙흙
그리고 나머지 두 분도 곧 할배의 뒤를 따르면서 잭윌슨 님의 플래시는 세상을 나이트메어로 뒤덮었습니다. 끗
운이 더럽게 없는 날이어서 그런지
잭윌슨 님의 공격에 저의 할배가 허무하게 죽어버렸습니다. 에구구
3. 테라 미스티카: 빅 박스 Terra Mystica: Big Box
물천사 님과 친구분 님이 계속 원하셨던 테라 미스티카를 했습니다.
긴~~~~ 설명을 해야했는데, 다행히 잭윌슨 님이 대신 해주신다고 하셔서 저는 옆에서 쉴 수 있었습니다. 휴 =3
(아니, 승자의 여유일지도... 절레절레)
물천사 님은 인어, 친구분 님은 난쟁이, 저는 마족, 잭윌슨 님은 마녀였습니다.
센터에 서로 몰려 있었고, 친구분 님과 저는 동부에, 물천사 님과 잭윌슨 님은 남부에 있었던 것 같네요.
서로 지형이 붙어 있어서 매우 피곤한 게임이었습니다.
저 (검은색) - 물천사 (파란색) - 잭윌슨 (녹색) - 친구분 (회색)
그나마 저와 친구분 님은 인접한 색깔의 플레이어가 하나씩 적어서.
저는 1라운드에 사원 올리고 영구 성직자 수입 1개를 확보했습니다.
마족이 성직자로 삽질해야 점수까지 받을 수 있어서 이걸 꼭 해야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직 초짜라... ^o^)> 긁적긁적
2라운드 때에 주택과 교역소 좀 늘려서 수입을 좀 늘리고,
3라운드인가 4라운드부터 마을을 선언할 수 있었습니다.
남는 성직자로 신앙에 투자했는데 잘 맞아 떨어져서 보너스를 잘 챙겨 먹었죠.
(5라운드에 거점/성소 건설 보너스가 있어서) 5라운드 때에 거점을 올려서 남은 일꾼을 성직자로 바꿀지
아니면 마지막 라운드에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수입을 좀 더 안정적으로 만든 다음에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5점을 포기하고 마지막 라운드에 했습니다.
거점을 올리고 나니까 성직자도 넘쳐서 최장 보너스까지 노릴 수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 바쁘게 건물 업그레이드 할 때에 여유있게 선박 업그레이드. 후훗
매끄럽게 잘 풀린 게임이었습니다.
몇 번 안 해보신 잭윌슨 님과 처음 하신 물천사 님도 90점을 넘기셨습니다. (역시 게임 센스들이... ㅎㄷㄷ)
아쉽게도 5라운드 도중에 친구분 님은 가셨네요.
4. 7 원더스 대결 7 Wonders Duel
잭윌슨 님이 월요일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셨습니다.
남은 둘이서 제가 가져간 7 원더스 대결을 했습니다.
설명 간단하게 드리고 바로 고!
진보 토큰에 법률이 있었고 제가 고른 불가사의 중에 버린 더미에서 퍼오는 마우솔로스의 영묘가 있어서,
과학 승리를 한 번 노려봤습니다.
1시대와 2시대에 열심히 과학 건물들을 건설했지만 그 때문에 군사 건물을 많이 내어드려서
군사 마커가 마지막에서 2칸 남겨놓은 곳까지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제 목 앞에 칼날이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
물천사 님이 과학 건물 1종류를 잘라가셨는데, 나중에 그것 때문에 한 종류가 부족해서 제가 과학 승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분명히 한 종류가 더 나와야 하는데 없어서 게임 종료 후에 게임에서 제외된 카드들을 살펴봤는데,
세상에나...
제외된 1시대 카드와 2시대 카드에 모두 과학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같은 종류로... ㅠㅠ
안 되는 날은 이렇게 안 된답니다.
게임 하다 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는데
오늘은 그런 날... ㅠㅠ (아이유: 이렇게 좋은~~ 날~~~~)
5. 도미니언 Dominion
남은 시간에 도미니언 정신과 시간의 방을 열었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물천사 님께 예배당과 정원으로 훈련을 시켜 드렸습니다.
이날은 마지막 남은 알현실을 가르쳐 드렸죠.
예를 들어 드리기 좋게 캔트립 계열 카드 (시장, 실험실)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드로우 하기 좋은 대장장이와 회의실에, 싼 카드를 얻어갈 수 있는 작업장...
작업장으로 알현실과 대장장이 좀 가져오고,
5원 이상 될 때마다 실험실을 구입했습니다.
둘이 치열하게 실험실과 시장을 구입했고, 나중엔 알현실도 따라오시더군요.
제 기억에 알현실과 실험실이 바닥난 상황에서
저의 덱이 한 번 크~~~~게 터졌습니다.
알현실 - 알현실 - 대장장이 - 실험실 - 알현실 - ...
이런 식으로요.
돈도 20몇 원이었고, 구입도 충분히 많아서
남은 시장 (세 번째) 더미를 바닥내서 게임 종료를 격발하고 승점 카드 몇 장 사서 승리했습니다.
마이 리틀 도미니언에서도 얘기했듯이,
플레이어들이 엔진 덱에 심취해 있으면 러시로 끝내기 좋은 각이 만들어집니다.
러시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플레이어가 빈 틈을 타서 이기기 쉽죠. ^^;;
6. 도미니언: 인트리그 Dominion: Intrigue
시간이 더 있어서 인트리그 (한국어판 제목: 장막 뒤의 사람들)을 가르쳐 드렸습니다.
인트리그 카드들 중 다수에 선택지가 붙은 것이 많아서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 선택지들끼리 잘 끼워맞추면 시너지가 날 수도 있어서 잘 만 할 줄 안다면 기본판보다 훨씬 더 재미있죠.
제철소 Ironworks와 광산촌 Mining Village, 개선 Upgrade, 파괴공작원 Saboteur, 고문기술자 Torturer 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선으로 덱 줄이면서 평범하게 가려고 했는데,
물천사 님이 파괴공작원을 구입하셔서, 개선으로 사유지를 은화로 바꾸고 기회될 때마다 은화를 구입해서 대비를 했습니다.
은화를 다수 확보하면 파괴공작원의 공격에 은화가 부서질 확률이 올라가고
고문기술자로 드로우 했을 때에 8원 이상 만들어질 확률도 올라가기 때문이죠.
제가 후반에 필요할 것 같아서 제철소로 광산촌을 많이 끌어왔습니다.
이것 때문에 물천사 님이 액션 부스팅이 안 되어서 좀 힘드셨던 것 같네요.
아마도 액션이 많으셨다면 파괴공작원을 여러 장 돌려서 제 덱을 파괴하실 수 있었을 텐데,
제가 적절히 방어를 잘 한 것으로 보입니다.
돈 차이가 많이 벌어져서 속주를 많이 가져와서 게임을 끝냈습니다.
한 게임 더 하시기엔 시간이 애매해서 다음에 뵙기로 하고 모임을 끝냈습니다. (살살할 걸...;;;)
다음 모임엔 물천사 님이 선약이 있어서 못 오셔서 모임을 못 여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잭윌슨 님이 와주시면 와주신다면 2인용 게임을... 반지의 전쟁을... 하? (마이 프레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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