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배달 시점
 
 

 
지난 주에 쇼킹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좋은 장면도 많이 나오고 좋은 소식도 들려 왔죠.
국제사회에서 비정상적인 국가로 취급받던 북한의 새 지도자가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습니다.
'설마 되겠어?'
라며 많은 외신들도 반신반의했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 많은 합의가 급속도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에는 그토록 바라던 '완전한 비핵화'까지 들어 있었죠.
 
북한이 통 큰 결정을 내리면서 우리사회에서 북한을 바라보던 시선도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자성의 시간을 갖게 된 게 아닌가 싶네요.
북한은 중국에서 흘러온 우리나라의 음악과 드라마 등으로 남쪽의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반대로 우리는 북한에 대해 너무나도 모르고 있었던 거죠.
그저 색안경을 쓴 언론이 보여주는 대로 보고, 들려주는 대로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처럼, 에메랄드 색 안경을 쓰고 보기 때문에 에메랄드 시티가 에메랄드 빛으로 보이는 거죠.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떤 캐릭터인지 조금씩 파악해 가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장면에서 깨알같은 유머들을 들려주며 (?) 남쪽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평양에서 냉면을 준비해 왔다고 수줍게 말하는 장면이 저한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배달의 민족
 
김 위원장의 냉면 때문인지 정상회담이 있던 금요일과 주말 내내 우리나라의 평양냉면 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누군가가 먹을 것을 얘기하면 그게 당기기 마련이죠.
얼마 전에 수요미식회에서 "파스타"편을 방영했습니다.
이탈리아가 작은 도시국가들로부터 통일한지 겨우 약 100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 통일에 파스타가 일조했다는 것입니다.
파스타 요리법이 담긴 책이 출판되었는데,
서로 말이 조금씩 달랐던 이탈리아에서 그 책을 읽기 위해 언어 표준화가 이루어졌다는 겁니다.
통일이란 정치인들에게는 거창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소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외국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 듯이
북한에 가서 평양냉면을 먹고 대동강 맥주를 마시며 금강산을 가 볼 수 있는 것
그런 게 우리 눈높이에 맞는 통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에서 '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냉면의 시대'가 오나 봅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1. 퍼스트 클래스 First Class
 
 
정오에 세 사람이 모였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며칠 전에 설명을 부탁하신 퍼스트 클래스를 알려 드리기로 했습니다.
게임은 싸이구리 님이 가져오셨네요.
설명할 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 하다 보면 은근히 설명이 길어집니다.
 
제가 시작 플레이어여서 유군 님부터 종료 보너스 카드를 가져가셨습니다.
저는 차량 업그레이드 카드마다 승점을 받는 보너스 카드여서 그걸 위주로 열심히 모으려고 했으나
유군 님이 끊어가셔서 제가 생각한 것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군 님은 차장마다 승점을 받는 보너스 카드를 가장 먼저 골라가셨는데요.
그러실 거였으면 제가 고른 보너스 카드를 먼저 가져가시지...;;;
 
싸이구리 님은 기본 경로에 보너스 행동을 2배로 주는 사진을 붙이셔서
첫 번째 점수계산부터 돈을 2원이 아닌, 4원씩 받으셨습니다,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돈의 가치가 높아서 남들보다 돈이 많으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집니다.
유군 님도 싸이구리 님을 따라서 열차 경로를 열심히 붙이셨습니다. (다 따라하심...;;;)
저는 열차 경로에 투자를 하지 않아서 첫 번째 점수계산 때에 저는 얻은 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ㅠ
차량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했지만 차장이 그대로 있어서 점수가 0이었습니다. ㅠㅠ
 
3라운드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차량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6번째 위치에 붙이는 우편 차량의 도움으로 돈도 당기고 차장도 이동시키면서 점수를 올릴 준비를 했고요.
10번째 위치에 붙이는 기관차 타일로 차량을 2번 업그레이드 했고요.
"12"가 된 차량에 "x2" 카드를 붙여서 점수를 뻥튀기 하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점수계산에서부터 힘을 받으면서 점수가 쭉쭉 올랐습니다.
 
5-6라운드에서는 두 분이 점수가 있는 경로 카드들을 붙이셨고,
싸이구리 님은 두 차장을 모두 기관차로 가장 먼저 보내시면서 총 보너스 30점을 얻으셨습니다.
저도 나중에 세 번째로 차장을 기관차로 보내면서 5점을 획득하긴 했습니다.
마지막에 싸이구리 님이 남는 돈으로 종료 보너스 카드 2장을 구입하셨는데요.
그 도움 때문이었는지, 싸이구리 님이 160점으로 승리하셨습니다.
저는 153점으로 2등을 했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유군:
skeil:
 
 
 
 
2. 몸바사 Mombasa
 
 
오후 2시가 가까워졌습니다.
유군 님이 춥다고 차에 가서 걸칠 옷을 가져오겠다고 하셨고,
싸이구리 님은 먹을 것을 사러 가신다면서 같이 나가셨고요.
저는 혼자 남아서 몸바사 룰북을 읽었습니다.
마법의탑 님이 제시간에 안 오실 것 같았거든요.
조금 지나니까 유군 님과 싸이구리 님이 떡볶이와 튀김을 사 오셨습니다.
앉아서 사오신 것을 먹으면서 마법의탑 님을 기다렸습니다.
반 즈음 먹었을 때에 마법의탑 님이 오셨고,
남은 것을 마저 먹고 드디어 몸바사를 시작했습니다.
 
싸이구리 님은 해 보셨다고 하셨는데요.
싸이구리 님에게
'해 본 것' = '할 줄 아는 것'
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세 분 모두에게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몸바사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섞여 있으면서 각각의 맛이 모두 느껴집니다.
행동 단계만큼이나 계획 단계에서도 많은 고민을 던져 주면서 플레잉 타임을 늘리는 데에 일조하죠.
 
초반에 실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장부계원을 사용할 때라든지, 카드가 묶이고 회수되는 것을 계산할 때라든지
계획이 조금 엇나가면 두세 라운드 정도 말리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7번의 라운드밖에 기회가 없어서 그러한 작은 실수라도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해 보면 7번의 라운드도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150분 정도 걸릴 거에요.
 
어쩌다 보니 2명씩 패가 갈렸습니다.
싸이구리 님과 유군 님은 카이로 사를, 마법의탑 님과 저는 케이프 타운 사를 밀고 있었죠.
그 두 회사만 확장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카이로는 싸이구리 님만, 케이프 타운은 마법의탑 님과 제가 나눠서 확장을 했습니다.
 
유군 님과 저는 장부들을 모으고 트랙에서 달렸습니다.
저는 장부계원 카드을 구입하거나 장부계원 타일을 일부러 획득하면서 장부 트랙의 잉크병 마커를 앞으로 당겼는데요.
유군 님은 장부만 열심히 모으시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부 포인트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잊어 버리셨다네요...;;;
 
행동 칸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신 마법의탑 님은 어쩌다 보니 다이아몬드 트랙을 달리고 계셨습니다.
싸이구리 님은 후반에 교역소를 확장하면서 받은 보상으로 다이아몬드 트랙과 회사 트랙을 달리시더군요.
 
저는 저효율 카드를 갈아서 돈으로 바꾸고, 돈을 아껴 쓴 덕분에 후반까지 돈이 꽤 남았습니다.
그걸로 충족시키기 힘든 장부를 뒤집어서 잉크병이 앞으로 전진하기 편하게 만들었고요.
후반에는 돈과 상품으로 나오는 회사 주식 카드들을 구입했습니다.
케이프 타운은 제가 밀리지 않지만 더 구입했고,
카이로는 나중에 싸이구리 님이 확장하면서 주가가 더 오를 것 같아서 구입했습니다.
손해를 막으려는 분산 투자죠. ^^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에 다이아몬드 트랙과 장부 트랙이 중요했습니다.
마커들이 몇 점까지 도달하느냐가 걸려있기 때문이었는데요.
싸이구리 님과 마법의탑 님은 25점 바로 앞 칸에서 멈추었지만
저는 다이아몬트 트랙 전진 보상이 있는 'C' 장부 덕분에 25점 칸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직전 라운드에서 제가 가져오려던 그 'C' 장부가 잘리면 어떡 하나 조마조마했었습니다. ㅎㅎ
 
총점을 계산해 보니 제가 아슬아슬하게 승리했습니다.
분산 투자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ㅎ
 

 
 
게임에 대한 인상
마법의탑:
싸이구리:
유군:
skeil:
 
 
 
 
3. 멕시카 Mexica
 
 
 

 
오후 5시 반이 넘었고, 마법의탑 님이 슬슬 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게임 정도 더 하셨으면 좋을 것 같아서 멕시카 같이 하자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제가 떠 넘겨서 싸이구리 님이 멕시카 룰 설명을 하셨는데,
설명이 끝나자 마법의탑 님은 가셨습니다...;;;
그래서 3인플이 되었고요...
 
턴 순서가 유군 - 저 - 싸이구리 순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싸이구리 님과 같이 멕시카를 할 때마다 싸이구리 님이 맨 뒤 턴이었고 승리하셨습니다.
이번엔 그걸 깨 보고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유군 님은 육지를 뚜벅뚜벅 걸어가셨습니다.
저는 시작 지점 주변을 운하로 둘러 막았고요.
싸이구리 님은 제 의도를 읽으시고는 시작 지점 옆에 건물을 세우셨습니다.
제가 구획을 선언하고 싸이구리 님께 약간의 점수를 드리더라도
제가 전후반 합쳐서 총 10점 이상 확실하게 얻을 것을 확보해 놓고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작 지점을 둘러싼 9칸짜리 구획을 건물로 꽉 채워서 싸이구리 님과 제가 점수를 벌어놓았습니다.
 
유군 님이 비효율적인 플레이를 종종 하셔서 제가 싸이구리 님을 집중적으로 견제했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좁은 구획을 선언하시고 건물을 놓으려고 하셨는데요.
제가 텔레포트로 가서 마지막 2칸 중 하나를 제 멕시카로 막고 버텼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마지막 칸에 건물을 놓고 액션 칩으로 바꾸시고는
"턴 버리신 것 같은데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돌아오는 제 턴에 그 구획에 빈 칸이 없어서 건물을 지을 수가 없었거든요.
저는 과감히 4액션을 버리고 남은 2액션을 액션 칩으로 바꾸면서 또 버텼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멕시카를 빼시면서 제 턴에 싸이구리 님이 떠나며 남기신 칸에 건물을 지었습니다.
4액션 버린 것은 아팠지만 그 구획에서 전후반 두 번 먹을 점수는 벌었습니다.
 
전반이 끝났을 때에 싸이구리 님이 저보다 10점 정도 앞서셨습니다.
유군 님은 건물을 꽤 많이 남기셨고, 액션 칩도 많이 저장하셨습니다.
 
후반이 시작하자마자 싸이구리 님과 저는 큰 구획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10칸이 넘는 구획을 만들었고, 건물도 지었습니다.
 
제가 주목하고 있던 것은 적게 남은 운하 타일이었습니다.
전반에 운하 타일을 비효율적으로 많이 깔아서 평소보다 적게 남은 것이었습니다.
그 말은 게임이 끝날 때에 칼풀리 타일이 놓이지 않은 큰 구획이 남을 것이라는 거죠.
아마도 그 구획 점수를 얻으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1등이 결정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함정을 팠습니다.
제가 만든 13칸짜리 구획에 4층짜리 건물 하나만 놓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두 분의 시선을 그 구획으로 끌어당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싸이구리 님은 저만큼이나 건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구획에 건물을 놓으시도록 유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싸이구리 님에게 남은 건물이 4층짜리 2개, 2층짜리 1개 총 10층이었는데요.
그 중에서 분명히 4층짜리 1개, 2층짜리 1개를 놓으시고 4층 짜리 1개가 남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 제가 총 5층을 남겨 놨기 때문에 큰 구획에 그 5층만큼 다 놓으면 그 구획에서 제가 메이저리티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다음 일들은 제가 예상한 대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제가 운하 타일이 놓이기 어렵도록 제 건물들을 애매하게 놓아서 제 건물 주위를 둘러싸기 어려웠습니다.
남은 운하 타일이 2개뿐이고, 남은 칸들도 애매해서
마지막 칼풀리 타일 2개대로 구획이 만들어질 수 없어 그 칼풀리 타일들은 버려졌습니다.
그리고 공은 싸이구리 님에게 넘어갔습니다.
마지막 플레이어이셨기 때문에 그 턴에 끝내느냐, 아니면 한 바퀴 더 돌리느냐만 남았습니다.
유군 님이 건물을 더 많이 남겼기 때문에 싸이구리 님은 점수가 더 떨어질 것을 염려하셔서
마지막 건물을 놓으시고 게임을 끝내셨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 싸이구리 님이 108점, 제가 1점 앞선 109점으로 승리했습니다!
드디어 이겼네요. ㅋ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유군:
skeil:
 
 
 
 
오후 7시에 유군 님이 가 봐야 한다고 하셔서 이날 정모를 끝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새벽까지 술을 드셔서 피곤하시다며 같이 유군 님과 같이 가겠다고 하셨거든요.
참석자도 적었고 일찍 끝나서 아쉬운 모임이었습니다. ㅠ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