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2. 28. 07:00
내 트로피는 무엇?
 
 
아마 지난 주였을 겁니다.
지나가면서 힐끔 본 기사였는데요.
기사 제목이
"강남 스타일, 유튜브 1위 기록 깨지다"
이랬을 겁니다.
사실, 한 한국 가요의 뮤직비디오일 뿐인데 널리 널리 퍼져서
해외 스타들이 방한을 했을 때에 꼭 듣게 되는 질문에 포함될 정도가 되었죠.
그 유명한 "두 유 노우~" 시리즈를 있게 한 장본인.
 
강남 스타일로 세계 스타가 된 싸이 씨가 그 이후에 새 노래를 내놓았을 때에
미국 TV 쇼에서 질문을 들었는데요.
"강남 스타일은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였던 것 같습니다.
이에 싸이 씨는
"바라볼 때마다 행복한 트로피다."
이렇게 답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인생작을 내놓으면 그것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의식 안 하려 해도 주위에서 자꾸 언급하면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건 버건디의 성의 슈테판 펠트 씨, 푸에르토 리코의 안드레아스 세이파쓰 씨에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네요.
 
글 쓰는 낙으로 사는 저에게는 마이 리틀 도미니언 연재 (링크)가 트로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은 메모에서 출발해서, 일사천리로 매끄럽게 잘 써진 경우거든요.
가끔씩 다시 읽어보면서
"다음에 쓰는 걸 이것보다 더 잘 쓸 수 있을까?"
라고 자문하기도 합니다.
제가 넘어야 할 저의 산이죠. ㅎ
그때보다 실력이 조~금 더 향상되어서 후속 연재를 쓰려고 하는데 언집배 확장 작업이 덜 끝나서...;;;
 
아무튼 8월 초까지 언집배 확장 번역을 마치고 이어서 이노베이션 딜럭스판 번역을 할 것 같고요. (물건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번역이 끝나고 쉴 때에 새로운 트로피 (?)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ㅋ
 
 
여러분은 어떤 트로피를 가지고 계신지요?
 
 

 
 
1. 트루아 Troyes
 
 
요새 일찍 오시는 분이 없어서 저까지 강제로 오후 4시 이후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날 첫 게임은 물천사 님이 가져오신 트루아...
 
트루아... 하면 떠오르는 게
영화 신세계에서 황정민 씨가 했던
"드루와! 드루와!" (짤을 넣으려고 했으나 유혈이 낭자하는 장면이어서)
 
사실, 트루아는 제가 케일러스와 더불어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게임입니다.
케일러서는 10년 정도 지나면서 치유가 되었는데요...;;;
트루아는 첫 플레이에서 매우 힘들어서 박스 그림만 봐도 힘든 느낌이 있거든요.
트라우마인지... 합쳐서 트루우마
 
처음 해보시는 쿠웨이트박 님이 시작 플레이어, 그 다음이 저, 물천사 님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첫 라운드에 일꾼들이 밀려서 두 번째 라운드에 굴리는 주사위 개수도 줄었습니다.
주사위도 적고 돈도 없다 보니 먼저 패스할 수밖에 없더군요.
 
세 번째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뭔가 ... 찝찝한 겁니다.
"뭔가 이상한데?"
트루아 할 때에 주사위 개수가 적으면 돈이 어느 정도 쌓여서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를 충분히 구입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저한테 돈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패스하고 나가면 앞에 돈이 쌓였던 것 같은데...
"패스하고 나서 한 바퀴 돌 때마다 돈이 1데니얼씩 쌓이지 않았나요?"
"글쎄요. 그런 거 못 본 것 같은데요..."
혹시나 해서 룰북을 보니 제가 말했던 내용이 조그맣게 써 있더라고요;;;
바로 전 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패스한 제가 돈을 덜 받았던 것이죠.
어쩐지 주사위 살 돈이 없더라니...;;;
 
쿠웨이트박 님은 일꾼을 놓은 활동 카드 능력 때문인지 돈이 엄청 많으셨습니다.
끝날 때까지도 많으시더라고요.
저는 활동 카드에 일꾼 놓을 때 돈을 좀 써서 가난했고
어쩌다 보니 활동 카드에 있는 큐브를 쓸 타이밍도 잘 나오지 않아서 써먹질 못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 제가 시작 플레이어였고 돈도 어느 정도 모였겠다 뭔가를 해보려고 했으나
다른 분들이 저한테서 주사위를 구입해 가니 돈은 많은데 그 돈을 쓸데가 없었습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거의 30데니얼 이상 있었던 것 같네요.
 
쿠웨이트박 님은 인물 카드 조건 맞추시느라 돈을 무리해서 모으셨던 건데
가장 높은 점수 (6점)을 받으셨으니 성공하신 거고요.
저는 건물에 일꾼 놓는 거였는데 3점밖에 못 먹었습니다.
 
물천사 님은 카드 능력을 잘 사용하셔서 돈을 점수로 바꾸는 걸로 점수를 많이 모으셔서 1등을 하셨습니다.
 
돈이 말도 안 되게 많이 남아서 혹시나 해서 룰북을 다시 읽어봤는데
남은 돈으로 점수를 주지는 않더라고요.
 
이 게임, 나랑 안 맞는 건지...;;;
왜 이러는 걸까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쿠웨이트박.:
skeil:
 
 
 
 
2. 아르투스 Artus
 
 
7월의 알레아 퀘스트를 위해 아르투스를 가져갔습니다.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 테마인데,
한국인들에게는
"회식자리에서는 부장님 곁에 앉아야 예쁨 받는다"
라는 이상한 교훈을 주는 게임이죠...;;;
 
기사와 왕, 왕자가 원탁을 돌면서 점수를 뽑아 먹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이들을 움직이거나 특정 상황에 대해 점수계산을 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서 적시에 잘 써야 합니다.
티칼이나 토레스에서처럼 기본 규칙과 상급자 규칙이 있습니다.
아, 이 게임도 K&K (크라머와 키슬링) 콤비가 만들었습니다. ^^;;
 
상급자 룰로 했는데요.
상급자 버전만의 어마어마한 규칙.
"모든 카드를 다 쓰게 된다"
다른 카드는 괜찮은데 6장의 점수계산 카드가 빡셉니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감점 왕창 이런 것도 있거든요. ㅠㅠ
언젠가 똥을 밟긴 밟아야 하는데,
앞꿈치로만 살짝 밟으려다가 타이밍이 엇나면 똥 밟고 주르륵 자빠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저는 초반에 제 기사들의 점수의 총합 x -1점 (부호 바꾸기)가 제대로 먹혀서
43점 정도 획득하고 시작했습니다.
낙승인가 싶었는데, 쿠웨이트박 님도 점수를 야금야금 잘 따라오셨고
마지막 라운드에 저를 앞지르셨습니다.
망한 줄 알았는데 제가 묘수를 찾아내서 동점을 만들고 끝냈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쿠웨이트박.:
skeil:
 
 
 
 
3.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Tigris & Euphrates
 
 
두 분이 한자 토이토니카 확장보다 이걸 더 원하셔서 선택되었습니다.
전날에 룰을 좀 읽긴 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하는 거여서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읽어온 부분까지는 잘 했는데 가장 중요한 충돌 부분에서 막히더라고요. ㅠ
 
설명을 대강 끝내고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잘 모르니까 녹색 지도자를 신전에 대고 보물을 빨아먹었습니다.
그리고 타일을 열심히 깔면서 색깔 큐브를 모았고요.
전쟁 게임이어서, 저는 호전적으로 나갔습니다.
빨간 타일이 몇 개 모이면 바로 충돌!
싸움이 벌어지니 사람들이 타일 버리고 다시 받는 행동도 중요해짐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일이 빨리 줄어들더라고요.
 
보물이 2개 이하로 남아서 게임이 끝났는데 물천사 님이 승리하시고...
 
 
룰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서 한 번만 더 하기로 했습니다.
재앙 타일과 연합 타일을 어떻게 쓰는지를 알아내서 써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강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곳에 기념물 하나를 올리고
다른 분들이 기념물을 놓을 만한 곳에 재앙 타일을 놓으며 방해를 했습니다.
재앙 타일이 2개뿐이어서 일찍 쓰니까 쫄리더라고요... ㅠ
 
물천사 님은 단일민족 (?) 왕국을 건설해서 밀고 들어오셨습니다.
신전에 들러붙은 지도자들의 힘으로 내부 충돌에서 살아남고
외부 충돌에서 약한 왕국을 부수면서 강제로 통일시키셨습니다.
빨간 타일 (신전)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면서 국토에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이것도 물천사 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열심히 기념물 올려놨더니 물천사 님한테 조공 바친 꼴이 되었습니다. 흙흙
 
신전이 파괴되면서 지도자들이 놓일 공간 또한 많이 부족해져서 게임이 이상하게 흘러갔는데요.
룰북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니 지도자가 인접한 신전은 파괴되지 않는다고... ㅠ
 
다음에 다시 제대로 해봐요.
 
쿠웨이트박 님 말씀처럼, 이것도 여러 번 하면 한토토만큼 사랑받는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3-4명이서 하는 바둑 같은 느낌이네요. ^^ 목재 컴포 좋아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쿠웨이트박.:
skeil:
 
 
 
 
돌아오는 주말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