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면 엄연히 네 계절 중 하나인 가을이 섭섭해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면 "여름이 끝났다"라든지 아니면 "가을이 시작됐다"라고 얘기하는 게 낫겠죠?
반소매옷밖으로 나온 살갗에 닿는 바람이 시원해지고,
씻을 때 닿는 찬물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교차가 커져서 여름 날씨에 익숙해진 몸이 무척 힘들어 하네요.
감기에 걸리거나 알러지 반응이 심해진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에취 에취)
저희 타이레놀 모임에서도 팬데믹 레거시를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만,
게임 안의 질병은 치료하는데 정작 플레이어들이 병에 걸려서 고생했습니다. ^^;
잘 먹고 잘 쉬고 잘 싸고 건강회복하시길 바랍니다.
보드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려면 심신이 건강해야 하잖아요?
지난 일요일이 30회 모임이었습니다만 특별한 거 없이 보냈습니다. ㅋㅋ
그럼 모임 후기 들어갑니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요.
Frozenvein 님이 혼자 계셨습니다.
그렇다면...?!
1. 도미니언 Dominion
다른 분들이 늦으시는 것 같아서 빠르게 할 수 있는 2인용 게임을 골랐습니다.
그것은 도미니언?! ㅋ
왕국 카드를 서로 5장씩 무작위로 골랐는데, 이렇게 나와버렸습니다.
이건 뭐, 닥치고 엔진...;;;
초중반에 마녀로 상대 덱을 얼마나 망가뜨리는가가 중요해서
가능한 한 빨리 핸드에 5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게 첫 번째 목표죠.)
5원을 만들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면 오프닝에서,
* 은화 + 은화
* 은화 + 민병대
* 은화 + 대금업자
* 은화 + 대장장이
이 중에서 골라야 합니다.
운영을 잘 할 자신이 있다면
* 은화 + 관료
도 가능하고요. (관료의 공격 때문에 상대 덱이 조금씩 느려지게 됩니다.)
시작하면서, 저는 은화와 대금업자를 구입했고, Frozenvein 님은 마을과 개조를 가셨던 것 같습니다.
복기하는 거니까 말씀 드리는 건데, 시작부터 Frozenvein 님이 지는 수를 놓으신 거죠.
5원을 빨리 만드려면 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을 넣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위에 나열한 4가지인데요.
저는 2원의 가치가 있는 은화, 그리고 2원의 가치가 있으면서 동화 1장을 줄이는 대금업자를 골랐습니다.
은화 2장보다 더 좋은 조합이죠.
계산해보면, 두 번째 사이클의 덱 카드 12장 중에
동화 x7장 = 7원
사유지 x3장 = 0원
은화 x1장 = 2원
대금업자 x1장 = 2원
========= =========
12장짜리 제 덱의 구매력은 총 11원입니다. (돈 밀도는 11원 ÷ 12장 = 약 0.91원/장)
오프닝 덱의 돈 밀도가 0.7이니까 확실하게 구매력과 돈 밀도가 올라갔습니다.
그러면 확률적으로 5장을 드로우 했을 때에
0.91원/장 x5원 = 4.55원
이 됩니다.
거의 5원이 된다는 얘기죠.
반면에 Frozenvein 님은 둘 다 돈이 안 되는 조합입니다.
동화 x7장 = 7원
사유지 x3장 = 0원
마을 x1장 = 0원
개조 x1장 = 0원
========= =========
마을은 캔트립 카드여서 카드를 1장 뽑으니까 11장짜리 덱처럼 계산하면 됩니다. (돈 밀도는 7원 ÷ 11장 = 약 0.63원/장)
오프닝 덱의 돈 밀도보다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5장을 드로우 하면 확률적으로 3원에 더 가깝습니다.
평소라면 개조로 천천히 사유지를 다른 걸로 갈아가면서 덱을 고급화시키면 됩니다만
이 경기에서는 그게 아니죠.
마녀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덱을 고급화시키는 동안에 마녀의 공격으로 덱에 저주가 포함됩니다.
저주는 점수를 낮출 뿐 아니라 덱의 두께를 늘립니다.
덱에 카드가 늘어난다는 것은 개조될 카드와 개조가 한 핸드에서 만날 확률도 떨어뜨린다는 의미도 내포합니다.
위 왕국 세트처럼, 아예
"이건 엔진 만드는 세트에요."
라고 나와 버리면 드로우가 잘 되어서 덱이 데굴데굴 잘 돌아 마녀를 여러 장 돌려도 됩니다.
그러면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 초중반에 승패가 결정됩니다.
이날 제가 기억나기로는 제가 5원을 두 번 만들 동안에 Frozenvein 님이 겨우 한 번 만드셨습니다.
저주를 2 : 8로 나눠가졌고,
Frozenvein 님이 개조로 저주를 저장고로 바꾸면서 1장을 줄이셨을 겁니다.
저주와 마을, 시장 더미가 동나서 게임이 (러시로) 끝났습니다.
제가 28.5회 모임에서 개조에 대한 쓰임새를 보여드렸다면 (링크)
이번에는 개조가 힘을 못 쓰는 때를 알려 드린 것 같네요. ^^
다음 번에 도미니언 할 때에도 복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ㅎ
2. 푸에르토 리코 Puerto Rico
도미니언 클로징 즈음에 소월루 님이 오셨습니다.
저는 왠지 범상치 않은 느낌이 들긴 했는데요. ^^;;
곧 친구 님이 오실 시간이어서 (친구 님이 푸에르토 리코 할 줄 아시니까) 나머지 두 분께 먼저 설명을 드리려고 했는데,
친구 님이 늦으신다고... 3인 세팅으로...;;;
그런데 에피아. 님이 오고 계시다고 해서 다시 4인 세팅으로...;;;
처음하시는 분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에피아. - 저 - Frozenvein - 소월루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아, Frozenvein 님 뒷자리에 앉았어야 했는데...)
저는 초반에 건설막으로 채석장 건져가는 전략을 세웠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 틈나는 대로 광부만 잡았습니다.
여기저기서 광부만 잡는다고 비난했지만 제 귀엔 들리지 않았습니다. 훗
근데, 숙박소를 구입하신 Frozenvein 님이 숙박소를 자꾸 숙박업소라고 부르셔서 뭔가 부끄러운...;;; ☞☜
저는 채석장 2개로 4라운드만엔가 담배가 나오는 체제를 갖추었는데,
에피아. 님의 견제로 그 담배가 배에 선적되면서 제가 엄청나게 말리게 되었습니다.
초반 올인했는데 완전 망했죠.
저를 견제하면서 소월루 님의 많은 작물들이 함께 배에 실렸는데 꽤 많은 선적 승점 칩을 받아가셨습니다.
커피 농장을 가져가셨는데 그게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Frozenvein 님이 게임 파악을 못 하신 것 + 전화 통화로 게임에 집중을 못 하셔서
바로 다음 플레이어인 소월루 님을 본의 아니게 완전 세게 밀어 드렸습니다.
소월루 님이 시장 단계를 열어서 커피가 생산될 수 있는 체제를 완성해 놓으셨는데,
2더블룬이 놓인 생산자 타일이 탐나신다면서 Frozenvein 님이 덥썩 잡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소월루 님은 커피 2개를 생산 그리고 바로 다음에 커피 판매...
에피아. 님까지 작물을 판매하셔서 교역소가 비워지고
바로 다음 총독 (라운드 시작 플레이어)인 소월루 님이 또 상인을 잡으시면서 또 커피 판매...
"게임 던져야 하나..."
싶을 정도로 일방적으로 흘러갔습니다.
에피아. 님과 저는 팩토리가 있었는데,
나머지 두 분이 옥수수 밭 + 소형 창고가 있어서 옥수수를 생산할 수 없었고
그 때문에 팩토리 효율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4인플에서 팩토리와 창고 상성, 좋은 거 배웠습니다.)
에피아. 님하고 휴전을 하고 서로 점수 올리기 위해서 의기투합했습니다.
에피아. 님이 생산을 잡고 제가 선적을 잡는 거였죠.
이래서 에피아. 님과 제가 생산을 앞서 하기 때문에 옥수수까지 생산하고 돈을 조금 더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소월루 님의 선적을 막기 위해 담배로 알을 박고요.
그러나 돈도 많고 채석장도 있었던 소월루 님이 항구와 조선소까지 건설하시고,
그래도 돈이 남으셔서 나중에 대형 건물도 하나 건설하셨습니다.
에피아. 님이 소월루 님을 견제하기 위해 세관을 끊어가셔서 참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ㅠ
돈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채석장이 3개였던 저는
저의 2번째 대형 건물을 건설하고 게임 종료를 격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역할을 잡을 Frozenvein 님이 선장을 잡으실 뻔 (???!!!) 했으나
광부? 잡으시고 게임을 끝냈네요.
점수를 계산해 보니
소월루 님과 에피아. 님이 42점, 제가 41점이었습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소월루 님이 앞서셨습니다.)
Frozenvein 님이 30점대였던 것 같네요.
매우 힘든 게임이었습니다. ㅠㅠ
3. 메디치 Medici
푸에르토 리코가 끝날 무렵에 친구 님과 물천사 님이 오셔서 구경하셨습니다.
6인이 되어서 제가 계속 가져왔지만 밀리고 밀렸던 메디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왠지 메디치하기 전에
"메디치는 ? 인치 (몇 인치)?"
드립을 쳐줘야 센스죠. (개그가 아재아재...)
크니치아 박사의 경매 삼부작 중에서 가장 인기가 덜 한 메디치지만
여태까지 나왔던 메디치의 그림이 좀 별로여서 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최근에 그림 잘 그리기로 소문난 벵상 듀트레 씨가 그려서 매우 아름다워졌습니다.
그런데 이 신판에 구판에 없던 토큰들이 있어서 매우 당황했는데,
별것 아닌 라운드, 상품 표시 토큰이 게임 진행하는 데에 꽤 유용했습니다. (질소 포장 드립쳤는데 미안...)
초반에 털가죽에 올인했는데 화물량에서 꼴찌해서 계속 말렸습니다.
다른 분들은 돈을 적당히 쓰면서 화물량을 높이니까 계속 앞질러가더군요. ㅠ
3일째 경매에서도 폭망해서 꼴찌했습니다.
2일째까지 소월루 님이 크게 앞서셨는데,
물천사 님의 견제 아닌 견제로 메이저리티 점수를 나눠 드셔서 에피아. 님이 어부지리로 승리하셨습니다. ^^;;
4. 데드 오브 윈터: 크로스로드 게임 Dead of Winter: A Crossroads Game
하루나 님을 소환하기 위해 댓글삼배 (?)를 올렸던 저희는 팬데믹 레거시를 하러 빠지고
남은 세 분이서 데드 오브 윈터를 하셨습니다.
두 게임 하셨다고 합니다.
5.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Pandemic Legacy: Season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저녁 같이 먹으려고 9시가 조금 넘어서 일찍 끝냈는데 다들 집으로 가셔서
물천사 님, 에피아. 님과 셋이서 고기 실컷 먹었다능.
고기 먹으면서 게임 얘기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았습니다. ㅎㅎ
돌아오는 모임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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