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원더스 스쿼드?!
혹시나 하는 기대에 그만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내 돈 내고) 보게 되었습니다.
음... 할 말은 많지만 하지는 않겠...;;; (내 눈! 내 돈!)
지난 모임에 새로운 한 분이 오셨습니다.
"친구들이랑 보드게임카페에서 카탄(?)이나 루미큐브(??)를 몇 번 해본게 다라서요..."
라고 하셨길래,
"아, 완전 초보이신가 보네?!"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보드게임 모임에서 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카탄이나 루미큐브와는 거리가 좀 있잖아요?
적응을 잘 하실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만 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요. ㅋ
1. 러브 레터 Love Letter
예정시각보다 20분 늦게 도착했습니다. 도착해 보니 로이 님이 한 녀성 분과 같이 앉아 계시길래,
"으잉?"
이 분이 오늘 얘기 주인공 (?)이 될지도 모르는 하루나 님이라고.
두 분이서 초전략 게임인 러브 레터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미 하고 계셔서 저는 옆에서 구경만...
2. 팔라초 Palazzo
다른 분들이 오시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빠르고 짧은 게임을 골랐습니다.
알레아 미디엄 박스 2번인 팔라초로요.
이 게임은 여러 모로 Alhambra 알람브라와 포지션이 겹칩니다.
턴마다 할 수 있는 행동의 종류라든지, 건물 타일을 구입할 때 지불하는 통화 제한이라든지.
(알람브라가 규칙 면에서 좀 더 세련되고 더 나아보이긴 합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알람브라는 올해의 상을 받았고, 팔라초는 못 받았죠.
팔라초의 디자이너가 크니치아 박사님이라는 걸 아신다면
왠지 오스카 시상식에서 번번히 떨어졌던 디카프리오 형을 떠올리실 수도... (외모가 다르잖아!! ㅋ)
저는 분명히 팔라초가 금방 끝나는 게임이어서 골랐는데, 꽤 걸렸습니다.
누군가의 장고...
그리고 제가 이 게임을 오래 전에 해봐서 일부 룰을 잊어버려 게임 도중에 생각나는 대로 추가했습니다. ㅠ
그랬더니 누군가가
"게임 창작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ㅋ"
라며 극딜을... ㅠㅠ
방맹이로 괴생물체 때려잡는 느낌... (춤춰라, 인챈트리스!)
제 정신이 너덜너덜한 채로 게임을 이어갔습니다.
게임 도중에 친구 님, Isul 님, 마지막으로 물천사 님까지 오셨습니다.
그러나 게임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3" 더미 타일들을 쓰고 있었는데, 저는 점수를 좀 더 올리고 싶어서 개조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하루나 님도 개조...
그러나 사악한 로이 님은 게임을 빨리 끝내기 위해 (그래서 두 사람에게 감점을 먹이려고) 타일 구입/경매를 선언했는데,
(그림 타일 1개가 나와 있는 상태에서) 그림 타일이 연달아 4개가 후루루룩 나오는 바람에 게임이 허무하게 끝나 버렸습니다.
로이 님은 감점이 없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10점씩 감점이 있어서 로이 님이 이기셨네요. ㅠ (역시 무섭게 잘 하시는 분)
3. 7 원더스 + 7 원더스: 지도자들 7 Wonders + 7 Wonders: Leaders
자기 소개하기 전에 하루나 님이 누가 누군지 척척 다 맞추시고 (이분 CIA에서 나오신 것 같은데...? 하루나 님 아만다 월러 설...)
여섯 명이서 다같이 즐거운 7 원더스를 했습니다. 와~~~~
하루나 님이 미리 동영상을 보고 오셔서 설명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예습의 좋은 예)
물천사 - 친구 - 하루나 - 로이 - Isul - 저
순으로 앉았습니다.
연습 게임으로 한 시대만 했는데, Isul 님이 군사력을 어마어마하게 올리자 로이 님이 힘을 못 쓰는 겁니다.
7 원더스 패왕, 로이 님이 무너지는 모습을 처음 본 듯.
그래서 끝내지 말고 끝까지 하자고 했는데 나머지 분들의 반대로 리부트... ㅠ
그러나 행운은 저의 편.
제가 뽑은 것은 깡패 국가, 로도스!! 우오~~~~
하지만 저보다 군사력을 더더더 높인 Isul 님 때문에 저도 괴롭고 로이 님도 괴롭고.
하지만 로이 님이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보자 저는
"로이 님을 잡기 위해 군사를 올리시는 거라면 저는 ok!"
로도스 (저), 알렉산드리아 (Isul 님)
그 옆의 상황은 치킨 게임.
카이사르까지 놓은 로마를 때려잡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ㅎㄷㄷ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셨으면 로이 님이 평소에 안 하시던 실수를 연발.
게임 종료 시까지 로이 님이 이름 같은 건물을 두 세트나 지으신 걸 찾아냈습니다. ^^;
알렉산드리아 (Isul 님), 로마 (로이 님)
물천사: 59
친구: 63
하루나: 43
로이: 44
Isul: 62
skeil: 58
Isul 님의 맞춰잡는 플레이.
역시 악당 (?)을 잡으려면 더 악당이 되어야 하는 건지도... (?)
4. 7 원더스 + 7 원더스: 지도자들 + 7 원더스: 도시들 7 Wonders + 7 Wonders: Leaders + 7 Wonders: Cities
6명이어서 제가 계속 하자고 했던 2 : 2 : 2 팀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초보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전 게임에서 점수가 가장 낮았던 분들이 팀동료를 고르기로 했죠.
하루나 님이 물천사 님을, 로이 님이 저를 선택해서 팀이 구성되었습니다.
제가 이전 경기 결과가 "원더빨인지 실력빨인지" 잘 생각해보고 팀을 고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ㅎㅎ
Isul&친구 - 물천사&하루나 - skeil&로이
순으로 앉았습니다.
Isul 님은 페트라, 친구 님은 올림피아,
물천사 님이 아야 소피아, 하루나 님이 기자,
제가 로마, 로이 님이 할리카르나소스였습니다.
불가사의 픽이 끝나자 우리 팀은 쾌재를. "로마 만세~~"
팀전에서 같은 팀끼리 서로의 핸드를 보여주고 상의할 수 있습니다.
드래프트 방향에 따라 팀에서 어느 한 명은 다음 턴의 카드 풀을 미리 볼 수 있게 됩니다.
두 턴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얘기죠.
사실상 "0"시대인 지도자 그리고 2시대는 반시계 방향으로 핸드가 돌아가므로 오른쪽에 앉은 플레이어가,
1과 3시대는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서 왼쪽에 앉은 플레이어가 두 턴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7 원더스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진행되는 턴이 더 많아서
왼쪽에 앉은 플레이어가 지원을 받는 역할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게임 시작 전에 로이 님께 지원을 받는 역할과 지원을 하는 역할 중에 고르라고 말씀을 드렸었죠.
지원을 받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오른쪽에 앉았습니다.
지도자 픽을 할 때에 로이 님 손에 토미리스 (패배 토큰 반사)가 보였습니다.
이걸 1픽으로 잡으시면 군사 점수에서 최소한 마이너스는 안 나옵니다.
패배 토큰이 Isul 님께로 다시 넘어가기 때문에 Isul&친구 팀의 감점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제 역할은 군사력을 계속 올려서 군사 승점을 챙기고 물천사&하루나 팀에 패배 토큰을 줄 수 있습니다.
이 팀전 규칙에서 같은 편끼리 군사 충돌은 발생하지 않는 대신에
인접한 상대편과 2번의 군사 충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승리하면 승리 토큰 2개를, 패배하면 패배 토큰 2개를 받는 거죠.
1시대에서 우리 팀은 자원 생산 건물을 열심히 놓았습니다.
저는 일부러 한 종류 (진흙)을 안 깔고 로이 님께 다 넘겨 드렸습니다.
로이 님과 내부거래를 하기 위함이죠. ㅋ
게다가 저는 동부 교역소를 놓아서 하루나 님에게 사는 원자재 값을 1로 낮추고,
추가로 동부 비밀 부두를 건설해서 턴마다 하루나 님에게 사는 첫 번째 원자재/상품 값을 1원 더 낮추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나 님에게 구입하는 첫 번째 원자재는 0원인 겁니다. ^^;
왼쪽의 로이 님에게는 진흙을 꼬박꼬박 2원에 사고요.
로이 님은 1시대에서 군사력을 올리지 않으셨지만
2시대에 갑자기
"(군사력으로) 이겨볼까요...?"
라고 말씀하시더니 군사력 2짜리 건물 하나로 Isul 님에게 이기셨습니다. ㅋ
페트라를 건설하려고 현금을 열심히 모으던 Isul 님에게 한 방 먹이신 거죠.
그리고 중간중간에 상대 플레이어들의 금고를 터는 검은색 도시 카드를 건설하셔서
몇몇 분들에게 원성을 샀습니다. ㅎㅎ
저 멀리 친구 님 나라에서 과학을 미친듯이 올리고 계셔서 로이 님과 같이 과학을 끊는 것도 생각했었는데요.
로이 님은 버려진 카드 더미에서 퍼오는 불가사의 능력 덕분에 과학 기호 1세트를 만드셨습니다.
과학을 더 달리는 게 의미 없을 것 같아서 한 세트로 만족하자고 말씀 드렸습니다. (과학 카드 1장 퍼오고 8점 벌었으니까요.)
3시대 시작 시에 하루나 님이 군사 건물은 안 짓고 다 넘기시는 걸로 봐서
물천사&하루나 팀이 군사 점수보다 다른 것으로 득점을 하려는 걸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무리하지 않고 군사 건물을 넘기고 다른 것으로 점수를 올렸습니다.
물천사 님이 파란색 민간 건물을 빨아들이고 계셔서 민간 건물을 많이 건설할 수 없었지만
큰 점수를 주는 건물은 지었습니다.
보라색 조합 건물도 건설했고요.
저는 로마 능력으로 추가 지도자를 뽑았고, 생산 건물들과 시너지가 나는 건물과 지도자를 놓았습니다.
마지막에 군사 건물이 계속 들어왔는데, 군사 건물마다 점수 주는 지도자가 있어서 그냥 건설했습니다.
Isul 님이 군사력을 역전하실 계획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저와 로이 님이 Isul 님에게 군사 건물이 넘어가지 않도록 끊으며 완벽하게 저지했습니다. (이런 게 팀플의 묘미죠!)
Isul 님은 페트라 현질, 민간 건물, 지도자와 도시 카드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셨고,
친구 님은 과학 (5/4/2)으로만 59점을 얻었습니다.
저는 군사 토큰에서 18점 만점, 다수의 지도자 덕분에 21점을 추가로 얻었고,
로이 님이 여러 부문에서 고른 득점을 하셔서 꽤 높은 점수를 얻으셨습니다.
최종점수는?
Isul&친구: 134 (51 + 83)
물천사&하루나: 121 (63 + 58)
skeil + 로이: 139 (66 + 73)
제가 서포트 확실히 한다고 했었죠? ㅋㅋ
제가 1시대 때에 돈 1원 남기고 부채 토큰 1개 받으라고 조언한 덕분에 자원 안 말리고 운영 잘 됐죠? ㅋ
높은 과학 업적을 달성하고도 분패하신 친구 님이 저희 로마를 원망하셨지만
이건 로마빨이 아니라 실력빨입니다. ㅋㅋ 큰 그림! 빅 픽쳐!
확장을 2개나 넣었고, 팀전에서 팀동료끼리 상의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걸렸지만
여운이 길~~~~게 남은 명경기였습니다.
다음에도 팀전으로 해보고 싶네요.
저를 꼭 뽑아주세요. (핑미 핑미 핑미업?)
5. 보라 보라 + 보라 보라: 주황 신 타일 Bora Bora + Bora Bora: Orange God Tiles
그 다음에 3명씩 나눠서 각자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저희 쪽은 로이 님, 친구 님, 제가 보라 보라를 했습니다.
로이 님이 처음하신 거여서 제가 "쉬운 게임" 드립을 치며 안심시켜 드렸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
지난 번에 한 것처럼 사람 타일 집고 B단계에서 확장과 사람 가져오기로 쉽게 가나... 했는데,
한 번 당해보신 친구 님이 제 앞에서 똑똑 끊어가셔서 제 전략이 막혔습니다.
그리고 로이 님도 본의 아니게 제가 해야 하는 행동 칸에 주사위를 놓으셔서... ㅠㅠ
중간에 조금씩 꼬였지만 임무는 빠뜨리지 않고 다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두 분과 달리 조개 껍데기가 없어서 장신구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었죠.
사원에서 메이저리티 보너스를 먹고 쉬운 운영을 하려고 했으나
두 분이 계속 밀고 들어와서 제 사제들이 점점 쫓겨났습니다. ㅠ 총체적 난국.
마지막 라운드에 계산을 해보니 제가 잘못된 사람 타일을 가져와서 마지막 12번째 확장을 못 할 것 같았습니다. ㅠ
확장 - 오두막 - 사람 타일에 몰빵했는데 이게 막히니까 멘붕. 혼자 계속 장고 했습니다. =3
플랜 B로 건설 칸에 자원 채우고 건물을 지었습니다만
물고기 점수 높은 섬 자리를 많이 빼앗겨서 점수가 생각보다 많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거의 50점 차로 꼴등을 했네요. ㅠ
보라 보라에 더 이상 나올 전략이 없겠다 싶어서 마지막으로 하려고 가져왔는데
연습을 더 해야겠네요. ㅂㄷㅂㄷ
6.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물천사 님, 하루나 님, Isul 님은 이 게임을 하셨습니다.
물천사 님이 와이어트 어프를 설명하실 정도로 성장한 게 좋네요. ㅎ
7.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 Saint Petersburg (Second Edtion)
저희가 보라 보라를 하는 동안에 세 분이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1판 규칙으로 하셨다고 합니다.
물천사 님이 100점을 돌파하셔서 기뻐하셨고, 하루나 님도 처음하셨는데 80점 이상 달성하셨다고 하네요.
9시 반 즈음 끝내고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제가 그날 식사를 부실하게 해서 고기를 먹자고 했죠!
원래 가던 단골 고깃집이 업종을 바꿔서 다른 가게로 갔습니다.
물천사 님의 섬세한 가위질.
어쩌다 보니 하루나 님이 센터에 앉으셔서 얘기의 중심이 되신 것 같았습니다.
하루나 님이 우리 모임에 처음 오신 게 아니라 우리가 하루나 님 모임에 처음 간 것 같은,
하루나 님의 미친 친화력...;;;
게임을 많이 안 해보셔서 그렇지, 하면 적응을 빠르게 하셔서 앞으로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마작도 해보셨다고... (?)
다음 주는 연휴 중간인 일요일이어서 많은 분들이 마지막 휴가를 불태우실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천사 님, 친구 님, Isul 님 모두 따로 일정이 있으시다네요.
돌아오는 일요일에 타이레놀 모임에 나오고 싶은 ? 가이들은 모두 Sorry 질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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