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에 파일럿으로 모임을 한 이후에
2월 14일에 4회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그 날부터 몸이 심하게 안 좋아서 후기를 미처 작성하지 못했죠. ㅠ
21일은 몸이 여전히 안 좋아서 쉬고,
지난 주는 반응이 없어서 폭파.
우여곡절 끝에 3주만에 모임이 재개되었습니다.
물천사 님이 친구 한 분과 함께 와 주셨습니다.
제가 3시에 도착하자 두 분이 한국에서 장미 전쟁으로 알려진 The Rose King을 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게임을 접으시더라고요.
물천사 님이 불계패라고 선언하시며.
(두 분이 이세돌 vs. 알파고 경기를 하시는 거였는지... ㅎㄷㄷ)
1. 푸에르토 리코 Puerto Rico
두 분과 인사를 나누고 고른 첫 번째 게임은 푸에르토 리코였습니다.
(가볍게 이것부터 하자고 하셨다는...;;)
40여 분 간 설명을 해 드렸는데, 역시나 혼이 빠져나가는 표정.
잠깐 쉬고 플레이에 들어갔습니다.
물천사 친구분이 가위바위보에서 이기셔서 플레이 순서 결정권을 드렸습니다.
옥수수로 시작하는 게 아주 쵸큼 더 유리하다고 미리 말씀을 드리자, 주저하지 않고 옥수수 농장을 선택.
그래서 플레이 순서는 저 -> 물천사 -> 물천사 친구 이렇게 결정되었습니다.
빌드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저는 건설막과 대규모 농장으로 갔고,
물천사 님은 인디고와 설탕 생산이셨지만 치고 올라갈 타이밍에 설탕이 배에 실리면서 꺾이며 강제 선적,
물천사 친구분은 고급진 작물을 빠르게 선택하고 다품종 생산인데 공장으로 지원을 받는 체제였죠.
저는 다른 분들이 개척자 단계를 열여주실 때에 농장 타일 대신에 채석장 타일을 선택해서
생산을 최소한으로 하고 가난한 제 살림을 채석장을 통한 건설 할인으로 풀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돈이 잘 들어와서 (?) 건설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물천사 님은 생산 - 선적으로 풀어가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친구분이 대형 상가와 공장으로 얻는 이득을 드리면서까지 강요당했습니다.
물천사 친구분의 자본금이 빠르게 올라올 것이 보여서
"아, 이거 빨리 끝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이른 시점에 대형 건물 중 하나인 주거지 (대규모 농장으로 섬 개척은 잘 되어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요새 (후반에 플레이어들이 대형 생산 건물을 많이 건설해서 이주민 선에 이주민들이 많았거든요)를
건설해서 끝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천사 친구분은 어느새 세관을 건설하셨고,
마지막 라운드에 제가 시장 단계를 열고 배에 실릴 이주민이 부족해서 게임을 종료시켰습니다. (제가 그 라운드의 마지막 역할 선택자였습니다. 헤헤)
점수를 계산해 보니
제가 51점 (아무래도 대형 건물이 2개여서)
물천사 님이 41점, 친구분은 46점이셨습니다.
처음 배워서 하신 분들 치고는 꽤 높은 점수를 받으셨죠. ㅎ
(살짝 무서운데요. ㅠ)
게임이 마음에 드셨는지 한 번 더 하자고 하셔서 ㅎㅎ
두 번째 게임이 음...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네요. (어제 잠을 거의 못 자서. ㅠㅠ)
다들 생산이 굉장히 적은 빌드였는데요.
친구분이 40점 대 초반으로 1등, 제가 30점대 후반, 물천사 님이 30점대 중반이었던 것 같네요.
재미있었던 것은 전 게임에서 친구분이 물천사 님 설탕을 강제 선적시켰는데,
두 번째 게임에서는 반대로 물천사 님이 친구분의 담배를 강제 선적시키며 복수를. ㅎ
아직은 시야가 좁으셔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상황을 못 보고 (본의 아니게) 밀어주는 플레이가 있지만
몇 번 더 하시면 더 좋은 플레이를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
이제 딱 두 번 하신 거니까요.
2. 아그리콜라 Agricola
다음 게임으로는 아그리콜라를 선택했습니다.
이것도 물천사 님이 해보고 싶다고 미리 말씀하셔서 이걸로 정하게 됐네요.
제가 이날 한 두 게임 모두 좋아하고 잘 만들어진 명작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게임 경력에 비해 이 게임들을 늦게 시작해서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밑밥을 까는 이유는 좀 더 읽어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ㅠ
한 시간 가까이 설명을 해 드리고요.
끝에 팁을 몇 가지 강조했습니다.
제가 아그리콜라를 파악하는 데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일꾼 놓기 메커니즘에 따르는 음식이라는 유지비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아그리콜라에서는 초반에 생각해야 하는 두 가지 갈림길,
나무와 갈대를 통한 방 만들기 -> 가족 늘리기 준비,
흙으로 주요 설비를 놓고 -> 먹고 살 준비.
이 두 가지를 잘 말씀 드리고 진행에 들어갔습니다.
카페 사장님이 지나가시면서
"처음인데 (일반 규칙으로) 카드 써요?"
라며 놀라시더군요.
게이머는 강하게 키워야죠;;;
새끼들을 절벽에 떨구는 어미 사자의 심정으로...
물천사 님이 첫 턴에 나무 3개를 선택하시면서 나비 효과를 일으키게 됩니다.
당연히 친구분이 직업 놓기로 가고...
이상하게 친구분은 (추가 비용 음식 2개를 아까워하지 않으며) 직업, 설비를 열심히 놓으셨는데,
그 중에는 흙, 갈대와 음식을 미리 깔아놓는 것들이 많아서 부럽더군요.
저는 중간에 껴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나무는 아무 때나 나무를 음식으로 1:1 비율로 바꿔주는 직업 때문에 물천사 님이 쓸어가시고,
흙은 초반에 흙집으로 바꾼 친구분이 흙방 지으시려고 쓸어가시고...
방을 싸게 건설하는 목수와 뭔가 할 때마다 갈대 1개를 깎아주는 직업을 놓고도
나무가 부족해서 방을 빨리 못 늘리는 저.
가족 늘리기를 가장 빨리 했지만 푸드 엔진을 못 만들어서 중반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그리콜라가 몸과 마음에 이렇게 해롭습니다.)
양들과 낚시 칸의 밥은 물천사 님이 냠냠. (푸드 엔진을 못 만드셔서;;;)
친구분은 빨리 놓은 사육장 덕분에 나중 9번의 라운드 동안에 밥이 2개씩 나오는...
사육장 조건이 직업 4개 이상이었는데, 첫 턴에 물천사 님이 직업 칸을 선택하지 않는 바람에
사육장의 후폭풍은 매우 컸습니다. ㅠㅠ
물천사 님이 초반에 나무 얻으시려고 게임의 종료 시에 직업 가장 많이 놓은 플레이어에게 3점 주는 직업을 놓으셨는데,
사육장 때문에 직업을 열심히 놓은 친구분에게 너무나 유리한 상황이었죠.
(저는 괴롭네요. ㅠㅠ)
후반에 두 분은 5가족까지 달성하고,
저는 쟁기제작자로 열심히 밭 갈아서 빈칸 막고, 없는 동물들 가져오면서 감점을 막았습니다.
게임의 종료 시, 제 농장보드 상황이에요.
중반 지나서 남은 갈대로 버티려고 바구니 제작소 놓았고,
콩밭과 양념으로 채소로 먹고 살 수 있게 만들어 놔서
이렇게라도 된 것 같네요. ㅠㅠ
점수를 계산해 보니,
물천사 님이 36점, 친구분은 41점, 저는 38점 나왔어요.
사실, 룰 설명할 때에 일부러 점수 부분은 알려 드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농장 판에 빈 칸 없이 만들고, 없는 거 없이 이것저것 모으라고 말씀을 드렸죠.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점수계산 표를 보여주는 것보다 이렇게 얘기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접근성을 위해서요.
저도 오랜만에 아그리콜라 한 것 치고 점수 많이 나온 건데. ㅠ
처음 하신 분들이 30대, 40점대를 찍는 아그리콜라...;;;
얘기도 안 했는데 알아서 흙집, 돌집까지 올리시고요. (저는 나무집에 사는데. 힝)
초보자 코스프레 하며 도장깨기 하러 오신 분들이 아닌가 싶은... ㅋ
이분들 정체가 뭘까요?
아무튼 친구분들하고 할 때에 전략 게임을 제대로 못 한다고 타이레놀 모임에 나오신
두 분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 예상보다 일찍 가셨는데 다음 주에도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비기너스 럭은 끝났다구요! ㅋㅋ)
검은고양이 카페에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도 들어 왔다는데,
다음 주엔 이걸 해봤으면 좋겠네요. ㅎ
제 건강도 회복되었으니 매주 일요일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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