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2017.07.09] 제69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에서 떼어왔습니다.
[!] 본 글에는 시즌 1의 11월, 12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날 B.B.빅을 시작하기 전에 에피아. 님과 물천사 님까지 셋이서 11월 1차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에 11월 2차부터 이어서 했습니다.
캐릭터는 전날과 동일하게 면역학자 (스티븐 C. 걸)을 넣었습니다.
3연속 패배를 했기 때문에 이벤트 카드를 8장이나 넣을 수 있었습니다! ㅋ
1차 때에 질병 큐브를 제거하는 동안에 덱이 다 떨어져서 끝났기 때문에 도시들이 크게 붕괴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접종을 많이 해놓고 끝내서 투명화 인간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11월에 해야 할 3개의 목표 중 접종과 군사시설 파괴는 쉬웠습니다.
면역학자와 위생병이 있어서 질병 큐브와 투명화 인간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질병 치료제를 만들 카드가 잘 모이지 않아서 시간이 꽤 걸렸는데요.
턴을 계산해 보니 물천사 님의 턴이 다시 오면 마지막 빨간색 질병 (A-Zae)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데,
덱이 다 떨어져 가서 그 턴이 오지 않았습니다.
묘수풀이 모드 발동...
남은 7장 중에서 물천사 님이 2장, 에피아. 님이 2장 받으면 3장이 남고...
7장 중에 감염이 하나 있긴 한데, 저 턴 전에 터지면 망하는 거였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안 터질 거라 가정하고... ㅋㅋ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받으시는 카드 4장 중에 긴급 수송이 뜨면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카드운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물천사 님이 받은 카드는...?
아, 이벤트도 아니었고 감염도 아니었습니다... ㅠ
그렇다면 에피아. 님이 받은 카드는...?
아? 아! 긴급 수송~~~~!!
그리하여 제 턴에 제가 에피아. 님에게서 빨간 도시 카드를 1장 받고,
긴급 수송으로 물천사 님을 옮겨서 빨간 카드를 1장 더 받아서
세 번째 빨간색 치료제까지 개발해서 11월을 클리어했습니다!
그리고 12월!
마지막 달이 되자 게임이 전환을 맞이했습니다.
이제는 질병 치료제 개발은 목표에서 사라졌고,
조디악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모든 투명화 도시에서 접종을 하고
마지막 수색 미션을 성공해야 했습니다.
이 미션은 투명화 질병 바이러스를 비축한 탱크를 찾아서 파괴하는 것이었는데요.
애틀란타 본부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트랙에서 다음 칸으로 가려면 그 칸이 요구하는 색깔의 카드를 지정된 개수만큼 버려야 했습니다.
치료제 개발이 없어진 대신에 다른 방법으로 카드를 모아서 버리도록 만든 것이죠.
재미있는 건 알맞은 카드만 있다면 한 번의 행동으로 여러 칸을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턴 계산까지 해가며 카드를 모으고 불필요한 것은 버려야 했습니다.
도중에 이벤트 카드를 쓰는 것을 잊어버려서 마지막 확산이 터졌는데,
시간을 살짝 되돌려 예측 카드도 쓰고 검역 토큰 놓는 카드도 쓴 걸로 하고 계속 했습니다.
놀랍게도 검역 토큰이 있는 도시에 딱딱 맞게 나와서... 허헙;; ㅋ
검역 토큰을 대신 버리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쌍안경 장비를 버려가며 아슬아슬하게 탱크 위치를 발견해서 파괴했습니다.
남미 끝에 있는 산티아고가 유일하게 남은 투명화 도시였는데요.
주변이 대부분 초토화되어서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또 묘수풀이 모드를 발동하여...
물천사 님의 면역학자와 저의 종합 의사가 리마에 있는 군사시설로 이동을 해서
면역학자의 능력으로 리마에 인접한 산티아고에 접종을 하고,
저의 C4 장비로 리마에 있는 군사시설을 파괴하면서 12월을 클리어했습니다!
We are the Champions~
무려 10개월에 걸쳐서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을 끝냈습니다.
11월 2차를 패로 잘못 적었는데 나중에 정정했습니다.
마지막에 지구를 구한 영웅들입니다.
* 과학자 (매드 사이언티스트)
* 면역학자 (스티븐 C. 걸)
* 위생병 (핫산)
* 종합 의사 (으사 양반)
점수계산하는 게 있더군요.
도시의 공황 상태에 따라 점수가 달라서 색깔 큐브로 표시하며 계산했습니다.
0-1은 초록색으로, 2-3은 파란색으로, 4는 빨간색으로요.
총점 721점이었습니다.
저는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서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평점을 바꿨습니다.
"9"에서 "10"으로요!
제가 여태까지 10점을 준 게임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10점을 이 게임에 주었습니다.
좋은 게임에 대한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고, 또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저는 팬데믹 레거시가 게임의 "본질", 게임의 "용도"를 상기시켜준 것에서 큰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발전해 오고 있고 그에 따라 복잡해지고 있는데,
게이머들이 무언가 잊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좋은 게임이란 고도의 전략성/복잡성, 수려한 구성물과 동의어는 아닐 겁니다.
애초에 게임은 무엇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을까요?
게임과 장난감을 구별짓는 것은 바로 "규칙"입니다.
플레이어 모두가 동의한 규칙 하에서 진행되죠.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통해 즐거움이란 걸 얻습니다.
혹자들이 "세련되었다" 혹은 "유기적이다"라고 말하는 복잡성만으로는 게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없을 겁니다.
또 목재나 금속, 유리 등의 예쁜 구성물이 게임의 즐거움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주객전도되어가는 보드게임계에
팬데믹 레거시는 과감하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카드? 그냥 찢어!
스티커? 그냥 붙여!
진행하다가 틀렸다고? 그냥 해!
클리어 한 후에 다시 못 한다고? 너희가 하면서 즐거웠으면 그걸로 된 거 아냐?!
여러분에게 팬데믹 레거시는 어떤 의미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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