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8년2018. 10. 31. 07:00
애프터 에쎈 슈필
 
 
에쎈 페어플레이 차트의 상위권에 대체적으로 전략 게임이 랭크되어 왔습니다.
보드게임을 좀 한다는 사람들은 괜찮은 전략 게임이 얼마나 나왔는가를 놓고 그 해의 성적을 논하기도 합니다.
빡빡한 전략 게임에는 나름대로의 중독성이 있어서 게이머들이 전략 게임을 더 찾게 만들게 합니다.
제가 봤을 때에는, 케일러스와 아그리콜라로 이어지는 일꾼 놓기 게임들이 세상에 나온 이후로 유로 게임을 만드는 공식 (?) 같은 게 성립된 듯 한데요.
이건 양날의 검입니다.
게임을 누구나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된 반면에 (테마는 정말 있으나 나마 하고)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 것이니까요.
 
유로 게임이 보드 게임 업계를 평정하자 그 틈새에서 파티나 가벼운 게임도 흥하고 있습니다.
하나비, 러브 레터, 코드네임즈가 그 예입니다.
올해 에쎈 슈필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작품, 게다가 파티 게임이 페어플레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자 올해는 망한 게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저는 점점 신작에 대해서 둔감해지고 있긴 합니다만 기회가 되면 올해에 나온 게임들도 해 보려고 하고요.
직접 해 보고 올해 에쎈 슈필이 망했는지 안 망했는지 말해도 늦지 않으니까 지금은 일단 가만히 있겠습니다. ㅋㅋ
 
 

 
 
1. 보라 보라 + 보라 보라: 주황 신 타일 Bora Bora + Bora Bora: Orange God Tiles
 
 
독일에서 에쎈 슈필이 열리는 기간이었는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긴 한국인데 저희 모임 참가자가 매우 적었습니다.
4주 전에 오시기로 하셨다가 모임 당일에 급불참을 알리신 딸기 님이 다시 오시기로 해서
저는 또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게임을 세팅하고 있었습니다.
녹림 님은 이미 오셨고, 10분 지나니까 딸기 님도 오셨습니다.
딸기 님이 배워 보고 싶다고 적어 놓으신 보라 보라를 시작했죠.
 
버건디의 성을 해 본 사람이라면 펠트 아저씨가 만들고 있는 게임 타입을 빨리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같이 하는 두 분이 보드게임을 시작하신지 얼마 안 되셨기 때문에 그것까지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설명 드리는 게임의 룰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많이 기억하시길 바랄 뿐이죠. ^^;;
보라 보라는 익숙해지면 별 게 아니지만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 기억할 게 상당히 많습니다.
득점 루트가 정말 다양하고 서로 조금씩 연결되어 있어서 뭔가에 집중/집착하다 보면 다른 것들을 놓치게 되곤 합니다.
 
저는 임무 타일과 오두막 확장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른 방법도 있는데 하다 보면 그걸 다시 하더라고요.
이날엔 시작 임무로 “여자 + 사제”가 걸려서 (노랑 신도 없고 해서) 첫 행동으로 “6”을 써서 사제를 놓고 여자 사람을 데려 오고 마지막으로 조력자로 조개 껍데기를 얻었습니다.
의식의 흐름이 아닌 임무의 흐름대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때 놓은 사제 덕분에 사원에서 메이저리티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되었죠. ㅎㅎ
저는 시작 임무를 아주 쉽게 달성했지만 두 분은 실패...
첫 라운드부터 조금 삐끗하셨습니다.
 
최근에 보라 보라를 여러 번 하면서 깨달은 게 사람 타일이 주는 효과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보너스 행동인데요.
무엇을 가져오는지에 따라 자신의 빌드를 쉽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확장을 좋아하는 편이라 육로와 해로 확장 능력을 가진 사람을 꼭 가져오곤 하죠.
같은 능력이면서 같은 성별을 2개 가지고 있다면 빌드가 훨씬 더 쉬워집니다.
확장 능력은 “2”여서 매우 약하고 제한적이지만 그걸 2개를 합치면 “4”가 되기 때문에 훨씬 쉬워집니다.
여기에 초록 신 능력으로 “x2”까지 먹이면 아무 데로나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이걸 깨닫고 나서는 높은 숫자를 요구하는 어려운 경로는 A 단계에서 하고 반대로 낮은 숫자로 가능한 쉬운 경로는 B단계로 넘겨 버리죠.
그래서 게임의 시작 시에 경로를 짜기 위해서 예전보다 맵을 오래 보고 있습니다.
 
이날엔 턴 순서가 나중이라 힘들 걸로 예상했지만 득점 루트가 다른 분들과 잘 안 겹쳐서 쉽게 풀어갔습니다.
녹림 님은 건축과 사람, 딸기 님은 장신구와 사람이었는데요.
사원에서 얻어오는 조커 신 타일이 많아서 오두막 확장할 때에 빨강 신 효과를 자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핸드에 신 카드가 많을 때에 “서로 다른 신 4장” 임무와 “파랑 신 2장” 임무를 처리했고,
중반에 한창 오두막을 많이 놓고 있을 때에 “특정 물고기 섬 3곳” 임무를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조커 신 타일이 많아서 다른 분들이 “조커 신 타일 2장” 임무를 못 잘라가서 저한테 쉽게 넘어 왔습니다.
 
제가 건설 행동을 거의 하지 않자 녹림 님이 (그 행동이 안 좋아서 그런 건지) 이유를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건설 사람 타일 가져가려고 했는데 본인이 2번이나 잘라가셨으면서...
나중에 정 할 게 없어서 건설에 한 번 들어갔습니다.
 
두 분이 처음 하시다 보니 놓치시는 게 많아서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딸기:
skeil:
 
 
 
 
2. 스톤 에이지 Stone Age
 
 
딸기 님이 오후 7시 즈음 가셔야 해서 오래 안 걸리는 게임을 골랐습니다.
석기시대였는데요.
딸기 님이 (저랑) 해 보셨다고 하셔서 다른 걸 할까 했는데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하셔서 그냥 했습니다.
바로 직전 보라 보라에서 대승을 거둬 미안한 마음으로, 두 분 중 한 분에게 시작 플레이어의 기회를 드렸고요.
녹림 - skeil - 딸기 순으로 정해지자 딸기 님이 후턴이 불리하다면서 턴 방향을 바꿔달라 하셨고, 그래서 반시계 방향으로 바꿔서 진행했습니다. (제가 이걸 굳이 왜 언급하는지 그 이유가 아래에 나옵니다.)
 
3인 게임이어서 마을 행동 칸 3개 중 2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맨 뒷 턴인 제가 초반에 꽤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음식이 더 많이 나가서요.
 
첫 라운드에서 딸기 님이 문명 카드를 구입하셨고, 2라운드로 넘어와서 딸기 님과 제가 마을 행동을 먼저 찍고 녹림 님 차례였을 겁니다.
비용 3개짜리에 밭 트랙을 올려 주는 문명 카드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 카드의 존재를 먼저 확인했지만 비용이 3이어서 다음 라운드에서 먹으려고 건드리지 않았죠.
그런데 녹림 님이 찜을 한 겁니다.
여기서 또 그런데...!
딸기 님이 비용 1개짜리 카드를 보시더니 이전 라운드에 본인이 구입한 건데 깜빡하고 안 가져간 거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 카드를 가져가시니 아까 비용 3짜리 카드는 2짜리로 내려온 거죠.
녹림 님의 부족 말은 여전히 그 카드 위에 있는 채로요.
비용이 2개였으면 저는 고민 안 하고 그냥 그 카드를 찜했을 겁니다.
장난을 섞어서 딸기 님이 제가 크게 손해 본 상황을 웃으면서 좋아하셨지만 저는 어이 없고 황당한 상태였죠.
제 상식으로 하자면, 그 라운드의 일꾼 놓기를 다 무르거나 딸기 님이 그 카드를 안 가져가야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 분들과 같이 하는 거라 그냥 진행했습니다.
 
중반까지 주사위가 잘 터지던 딸기 님이 후반 들어 갑자기 운이 안 따라서 자원이 줄어들었고요.
후반에 제가 음식이 적어서 주춤대는 사이에 녹림 님이 문명 카드를 많이 가져가셔서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직전 라운드에서 종류에 상관 없이 자원을 7개까지 넣고 점수를 뽑는 오두막이 나와서 그걸 찜 하고 금 칸을 노렸는데 달랑 2개 건졌습니다. ㅠㅠ
그래서 일부러 그 오두막을 가져오지 않고 다음 라운드에 한 번 더 노려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다음 라운드에서 시작 플레이어였거든요.
이번에도 똑같이 했는데 아쉽게도 금이 3개밖에 나오지 않아서 생각보다 점수를 많이 올릴 수 없었습니다.
 
제가 기본 점수는 잘 얻었으나 추가 점수에서 밀려서 역전패했네요.
두 번째 라운드에 있었던 (밭 트랙 올리는 카드) 해프닝과 마지막 두 라운드에서 금 캘 때에 주사위가 잘 안 나온 게 무척 아쉬웠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녹 림 딸 기 스케일
기본 점수 81 94 113
남은 자원 11 9 1
유물 25 16 36 + 1
장인 48 10 -
건축가 3 21 35
주술사 30 - 12
농부 15 12 12
총점 213 162 210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딸기:
skeil:
 
 
 
 
3. 르 아브르 Le Havre
 
 
7시가 넘어서 딸기 님이 먼저 가시고 둘만 남았습니다.
게임을 이것 저것 재 보다가 녹림 님이 도미니언을 하자고 하셨는데요.
3시간 넘게 남아서 다른 걸 먼저 하고 도미니언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녹림 님이 아그리콜라를 해 보셔서 제가 르 아브르를 해 보시라고 했는데요.
제가 괜히 욕심을 냈던 건지 게임을 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녹림 님이 배를 늦게 건조하셔서 중반부터 음식 셔틀로 턴 낭비가 있었고 부채가 점점 쌓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에는 배를 더 얻지 않으면 말라 죽으실 위기였거든요.
녹림 님이 자원으로 건물을 지으시려는 것을 제가 배를 지으시라고 권했습니다.
녹림 님은 어차피 졌다고 말씀하셨지만, 아직 중반인데 게임을 던져 버리시면 같이 하는 저도 게임을 하는 의미가 사라지게 되니까요.
 
표정이 안 좋으신 녹림 님을 데리고 제가 조종 (?)을 하면서 부채를 없애고 점수를 올리실 수 있게 알려 드렸습니다.
배도 여러 척 건조하고 돈도 많이 남기시면서 제가 걱정하던 것에 비해 게임이 잘 종료되긴 했습니다.
아무튼 그랬다고요...;;;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녹 림 스케일
건물 82 154
선박 74 18
추가 점수 - 마을 회관 16
은행 22
프랑 42 19
부채 - -
총점 197 229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skeil:
 
 
 
 
4. 도미니언 Dominion
 
 
밤 10시가 가 되어서 마지막 게임이 될 도미니언이 들어갔습니다.
처음 하시는 거여서 첫 번째 게임 세트로 골라 드렸습니다.
 
 
녹림 님이 2-5원으로 시작하시게 되었는데요.
Cellar 저장고와 Mine 광산으로 고르셨습니다. (5원으로 은화 구입하시려는 걸 제가...)
저는 3-4원 스플릿이어서 은화와 Remodel 개조로 시작했습니다.
 
녹림 님이 광산과 저장고를 잘 쓰셔서 덱의 구매력도 올라가고 덱 순환도 빨랐습니다만
저장고를 너무 많이 구입하신 나머지 핸드가 마르고 있었습니다.
Village 마을 - Smithy 대장장이를 넣지 않으면 핸드가 줄어들기만 하죠.
 
저는 개조로 사유지는 잘 제거했는데 마을과 대장장이가 잘 안 붙어서 애를 먹었습니다.
광산과 개조를 써서 동화를 은화로 바꾸고, 그걸 다시 Market 시장으로 바꾸면서 덱을 강화했죠.
 
속주는 녹림 님이 먼저 찍으셨지만 제 덱이 한 번 탄력을 받으니 8원이 쉽게 자주 만들어졌습니다.
나중엔 한 턴 동안에 금화 2개를 개조시켜서 속주로 바꾸고 게임을 종료시켰네요.
 
첫 플레이인데 재미가 느껴진다고 하셔서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skei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