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3. 28. 07:00
새드 헝거 게임
 
 

 
제 개인적으로 제니퍼 로렌스를 좋아해서 '헝거 게임'이란 영화도 챙겨 보았습니다.
단순한 액션 오락 영화인 줄 알았는데 원작 소설의 작가가 영감을 받은 일에 대한 얘기를 듣고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전쟁, 다른 한쪽에서는 오디션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TV를 보다가 스토리를 생각해 냈다고 하더군요.
근 미래에 있는 독재국가, 그것에 항거하는 사람들,
그들이 일으켰던 혁명의 실패에 대한 값비싼 댓가가 청소년들이 서로를 죽여야 하는 '헝거 게임'이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을 죽이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지만
일단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으면 영웅이 됩니다.
그 영웅에게는 평생 독재국가 '판엠'이 주는 부와 명예가 따르게 되죠.
 
 
저는 헝거 게임을 통해서 그것에 우리의 사회가 투영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연예계에서 말이죠.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좇아서 기획사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쳐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칼과 창 대신, 춤과 노래로 무장해서 다른 연예인들과 경쟁합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후원자로부터 보급품을 받을 수 있는 헝거 게임에서처럼,
팬이 많은 연예인들은 그들에게서 선물공세를 받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아니 대중에게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 그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연습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일정치 못한 수입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고,
또 다른 어떤 이들은 대중에게서 격리된 채 너무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심신에 병이 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젊은 아이돌 스타도 마음에 생긴 병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더군요.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다녔으면서 뭐가 부족해서 자살을 택했나?"
라며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초일류 대기업에 다니던 젊은 회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은 것이니까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이 잘못 한 게 아니라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든 것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도 반복되는 야근, 초과근무에 찌든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청년이 자살하는 사회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하늘의 별이 된 젊은 스타의 죽음을 계기로, 이제라도 우리 사회에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1. 티칼 Tikal
 
 
최근 한글판 발매 소식이 들려오면서 핫해진 티칼입니다.
자랑을 좀 하자면, 저희 모임에서는 작년 초부터 조금씩 했었죠.
제가 자주 가져오고 싶어도 이 변태 같은 박스 크기 때문에 불편해서 자주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티칼은 일반 룰과 경매 룰 두 가지가 있습니다.
당연히 처음 가르쳐 줄 때에는 일반 룰로 하는 게 좋습니다.
게임의 큰 규칙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
 
플레이어들이 규칙을 다 숙지하면 그 다음부터는 경매 룰이 더 재미있습니다.
이것으로 보물과 사원의 가치, 어떤 타일이 어느 곳에 놓여야 좋은지 등을 깨우치게 됩니다.
그러면 경매할 때 얼마로 입찰해야 하는지 감이 오기 때문에 경매가 치열하게 달아오릅니다.
 
저는 티칼을 일반 룰에서 경매 룰로 넘어갈 때 한 번,
그리고 다인 규칙에서 미니 티칼 (2인 룰)로 넘어오면서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티칼이 이런 게임이었어?!'
라면서요.
미니 티칼은 긱에서 한 유저가 제안한 비공식 룰이었지만 현재는 디자이너들도 인정한 공식 룰입니다.
맵을 좁히고, 헥스와 보물 타일 수를 줄이고, 사원 점령과 캠프 설치를 1회로 제한하지만 티칼의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줍니다.
초보자에게 게임을 가르쳐 주기에도 좋고, 숙련자들은 진검승부를 펼치기에도 좋습니다.
 
이날 쿠웨이트박 님에게 미니 티칼을 알려 드렸는데요.
게임 진행 시간이 짧고 재미있어서 내리 세 번 했습니다.
 
쿠웨이트박 님도 마음에 드셨는지 어지간한 2인용 게임보다도 재미있다면서 자주 가져오라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티칼을 20회까지만 하고 (이날 3번 해서 정확히 20번을 채웠습니다) 다음 가면 시리즈 작품으로 넘어가려고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제가 티칼을 가져올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게임에 대한 인상
쿠웨이트박:
skeil:
 
 
 
 
2. 우봉고 Ubongo
 
 
물천사 님이 오실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게임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쿠웨이트박 님이 이걸 하자고 하셨네요.
아직 해보신 적이 없으셔서 배우려고 하신 모양입니다.
 
간단한 퍼즐 게임이죠. 테트리스 같은.
원래는 퍼즐을 풀 때마다 어찌어찌해서 보석을 모으고 보석에 따라 순위가 가려지는 게임인데요.
보석 가져가는 규칙 빼고 그냥 해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네로 카페에 있던 우봉고는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좀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보석을 다섯 줄로 깔고 자기 마커를 좌우로 이동하면서 보석을 파먹었는데요.
신판에서는 달랑 두 줄만 깔리더군요.
 
쿠웨이트박 님과 3피스짜리 판으로 9번을 진행했는데요.
결과는 9:0으로 제가 승리했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이 처음하신 것도 있고요.
제가 공간지각력을 쓰는 게임을 유난히 잘 합니다. ^^;;
 
쿠웨이트박 님은 어이가 없으셨는지
"허허허"
웃기만 하시더라는...
 
 
게임에 대한 인상
쿠웨이트박:
skeil:
 
 
 
 
3. 이노베이션 딜럭스 Innovation Deluxe
 
 
최근에 쿠웨이트박 님과 열심히 하고 있는 이노베이션입니다.
같은 이노베이션을 놓고도 쿠웨이트박 님은 2인플을, 저는 3인플을 선호합니다.
2인으로 하면 나를 제외한 상대 1명뿐이어서 인터랙션 계산이 깔끔합니다.
3인 이상일 때에는 중간에 낀 사람이 생겨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힘들 때도 있죠.
 
그런데 최근 몇 게임에서는 시대를 빠르게 건너뛰는 플레이가 무척 강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시대에서 뒤쳐진 플레이어가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 똑같이 시대를 건너뛰거나
아니면 그 사이 시대 더미를 파내면서 따라가야 하는데요.
혼자서 시대 더미들을 파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두 명이서 같이 파면 더미가 2배로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시대를 앞서가는 플레이어를 따라가기가 수월하죠.
 
이날은 쿠웨이트박 님이 특별 업적을 초반에 달성하셨고, 저는 일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특별 업적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달성하는 방법/조건이 까다롭지만 미리 세팅을 하면 혼자 그걸 가져갑니다.
대신에 초반 빌드가 무너질 수 있어서 특별 업적 달성에 실패했을 때에 데미지가 큽니다.
 
점수를 통해 획득하는 일반 업적은 서로 비슷하게 달릴 때에 소강상태가 오게 됩니다.
도그마 효과로 상대의 점수 더미를 공격해서 점수를 깎으면 그 상대는 체제를 변경할 수밖에 없죠.
서로 그런 공격을 주고 받는다면 눈치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면서 공격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빌드로 넘어갈지를 놓고요.
 
제가 일반 업적을 4개까지 달성하면서 승리가 눈앞에 보였는데요.
쿠웨이트박 님이 뽑은 카드의 도그마 효과가 제 점수 더미를 공격하는 거여서 잘 굴러가던 제 빌드가 정지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점수를 다시 모으는 사이에 쿠웨이트박 님이 마지막 6번째 업적을 달성하시면서 게임이 끝났습니다.
저에게는 무척이나 아쉬운 상황이었죠. ㅠ
 

 
 
게임에 대한 인상
쿠웨이트박:
skeil:
 
 
 
 
4. 팬데믹 레거시: 시즌 2 Pandemic Legacy: Season 2
 
 
 
팬데믹 레거시: 시즌 2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쿠웨이트박:
skeil:
 
 
 
 
5. 키메라 스테이션 Chimera Station
 
 
네 명이서 키메라 스테이션을 했습니다.
물천사 님과 저만 해 봐서 나머지 두 분은 설명을 들으셨습니다.
두 분을 위해서 쉬운 규칙으로 종족 능력을 빼고 진행했습니다.
 
턴 순서가 쿠웨이트박 - 물천사 - 에피아. - 저 순이었는데요.
시작 카드는 저부터 역순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가장 보상이 적은 걸 고르고 넘겼습니다.
그랬더니 나머지 세 분이 부품을 얻는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셨습니다.
 
그에 대한 나비 효과는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컸습니다.
앞의 세 분이 차례대로 스플라이싱 칸에 들어가면서 라운드를 시작했고, 두 번째 라운드에도 똑같았습니다.
턴 순서가 가장 마지막이었던 저는 3라운드에나 스플라이싱을 할 수 있었습니다. ㅠㅠ
저는 음식이나 돈을 버는 사이에 다른 분들은 부품이 끼워진 일꾼으로 더 좋은 행동을 하신 거죠.
일꾼 수는 빠르게 늘릴 수 있었지만 일꾼에 부품이 너무 늦게 끼워져서 발전이 더뎠습니다.
행동은 많이 했지만 효율이 낮고 음식 압박 때문에 뭔가 꼬이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자원을 바탕으로 건물을 건설하면서 잘 따라갔습니다만
후반에는 커맨드 허브 칸이 정말 강력하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일꾼 수가 늘어나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앉아 있는 건물의 점수를 얻는 커맨드 허브 칸을 통해 큰 점수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커맨드 허브는 최대 3개까지 놓이는데, 이날은 마지막 하나가 나오지 않아서 2개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빨간색 집게발로 때려서 밀어내면 커맨드 허브에 한 번 더 들어갈 수 있는 거였죠.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선두 경쟁을 하셨는데요.
커맨드 허브에 더 많이 들어간 에피아. 님이 역전승하셨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쿠웨이트박:
skeil:
 
 
 
 
6. 드루이즈 Druids
 
 
제 개인적으로 아미고 사의 위저드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트릭 테이킹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마법사들의 세계라는 세계관/그림도 좋고요.
어떤 분들은 그림체가 안 예쁘다고 하는데요.
위저드 다음 작품부터 그림체가 좀 나아졌습니다. ^^;;
주로 하는 건 위저드 (특히 위저드: 20주년 판)이지만요.
 
얼마 전에 이 시리즈의 새 작품이 나왔는데, 독일에서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구매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내에 모 쇼핑몰에 들어와서 어렵게 한 카피 구입했습니다.
 
새벽에 룰을 읽고 이날 4명이서 처음 해 봤습니다.
드루이즈가 트릭 테이킹인 건 분명합니다.
리드 수트가 있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그걸 따라가니까요.
그런데 트릭을 따고 난 후의 처리가 독특합니다.
컬러레또처럼 같은 색깔끼리 따로 쌓아둡니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카드들이 계속 쌓이는데요.
라운드가 끝났을 때에 내 앞에 놓인 맨 위의 숫자의 총합이 점수가 됩니다.
 
이게 좀 오묘합니다.
높은 숫자를 내서 트릭을 따려고 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같은 수트의 낮은 숫자를 내 버려서 내 점수를 낮추죠.
트럼프 수트가 없어서 리드 수트가 가장 강합니다.
리드 수트를 못 따라오면 그 트릭에 나온 다른 색깔의 카드들 때문에 점수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게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라운드 패배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ㅋ
이 게임에는 5가지 수트가 있는데, 그걸 다 모으면 라운드에서 패배하고 라운드가 끝나 버립니다.
기분 좋다고 트릭을 계속 따기만 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그 트릭에 색깔을 다양하게 넣어서 내가 패배하게 만드는 거죠.
죽어가는 (색깔 종류가 다양한) 플레이어가 보이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득점을 하려고 애를 쓰게 되는 상황이 재미있었습니다.
 
기존의 트릭 테이킹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 있어서 앞으로도 자주 해 보고 싶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쿠웨이트박:
skeil: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