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저택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거의 한 달 반만에 B.B.빅이 열렸습니다.
멤버들이 토요일에 시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B.B.빅 모임 컨셉에 맞는 게임을 준비하기도 어려워서요.
이번에는 설 연휴 동안에 시간을 맞추게 되어서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에피아. 님이 좋아하시는 게임을 배워 보기로 했습니다.
그 게임은 "광기의 저택"이었습니다.
이 게임도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크툴루 신화를 다룬 다른 게임들을 해 보았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저희 모임에서 아컴 호러와 엘드리치 호러, 아캄 호러: 카드 게임 등을 했었기 때문에
멤버들 모두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멤버들이 동시에 모이는 게 아니어서 일찍 오신 에피아. 님에게 게임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것은 반지의 전쟁! 광기 받고, 반지 더!
에피아. 님께 미리 여쭤 봤는데, 반지의 제왕 영화도 봤고 소설도 읽었다고 하셨습니다. ㅎㄷㄷ
테마틱 게임의 강자셨네요.
저도 무척 오랜만에 룰을 설명하는 거여서 예전보다 설명을 못 했습니다. ㅠㅠ
최근에 반지를 배우러 오시는 분이 없어서...
약 한 시간 동안 룰 설명을 드리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게임 센스가 좋은 에피아. 님이 룰을 쫙쫙 흡수하시는 걸 보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제가 자유민족을 맡고, 에피아. 님에게 암흑군단을 하시라고 추천해 드렸습니다.
처음 할 때에는 암흑군단이 더 쉽거든요.
어쩌다 보니 양쪽 다 베스트 오프닝이 되어서, 저는 첫 턴에 아라고른이 나와서 5번째 주사위를 확보했고,
에피아. 님은 사루만이 나와서 8번째 주사위를 얻으셨습니다.
저는 전체적으로 칼이 잘 나오지 않고 투구가 많이 나와서 원하지 않았지만 방향이 전쟁 쪽으로 잡혔습니다.
에피아. 님도 행동 주사위가 살짝 어렵게 나와서 '눈'이 좀 많이 나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제 원정대는 좀처럼 앞으로 가지 못 했죠.
5턴을 시작할 때 즈음에 쿠웨이트박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에피아. 님을 위한 개인교습이어서 하던 반지의 전쟁을 접을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에피아. 님이 여유 시간 내기 힘드실 예정이어서 이날 한 반지의 전쟁도 미루다 미루다 한 거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6턴까지 끝내고 쿠웨이트박 님과 같이 하자고 말씀 드렸더니
룰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옆에서 구경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곤도르는 쉽게 밀렸지만 제가 로한의 병력을 계속 모아 놓고 있었습니다.
이걸로 암흑군단 거점 어딘가를 뚫으려고요.
손에 사건 카드들이 잘 들어와서 중반부터 끝낼 각을 재고 있었습니다.
펠라르기르에 이어서 돌 암로스가 밀릴 위기에 처하자 아라고른으로 던해로우의 망자들을 이끌고
돌 암로스로 진군하던 암흑군단 군대를 물렸고요.
"워세스의 길들"로 오스길리아스 주위에 커다란 로한 군대를 떨구었습니다.
병력이 로한을 향해 깊숙히 들어와 있던 에피아. 님의 군대는 방향을 돌려서 다시 곤도르로 향했고,
저는 미나스 티리스를 탈환하는 동시에 미나스 모르굴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승리 점수 2점을 만들었죠.
당황하신 에피아. 님이 모르도르 안에 군대를 모집하고 저 멀리 돌 굴두르의 군대를 이끌고 내려오셨는데요.
저는 빈틈을 찔러서, 유일하게 2지역 이동할 수 있는 카드로 미나스 모르굴에서 움바르 바로 앞까지 이동시켰습니다.
서로 남은 행동 주사위 수가 적어서 에피아. 님이 제 군대를 막기가 매우 어려워졌고요.
제 마지막 행동 주사위 2개를 사용하여 움바르를 포위한 다음에
포위 공격 성공으로 승리 점수 2점을 추가해서 승리했습니다!
반지의 전쟁을 이날 처음 해 보신 거였지만 에피아. 님이 정말 잘 하셨습니다.
시간이 꽤 흘러서 벌써 오후 5시가 가까워졌습니다.
반지의 전쟁이 거의 끝날 무렵에 물천사 님도 오셨고 다음 게임을 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에피아. 님이 광기의 저택을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셔서
남은 셋이서 Voodoo Prince 부두 프린스라는 새로운 트릭 테이킹 게임을 했습니다.
점수계산 특성 때문에 3인 게임으로 하니까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광기의 저택들 Mansions of Madness
그리고 오후 6시 반 경에 드디어 광기의 저택 설명을 시작하셨습니다.
광기의 저택은 2011년에 1판이 나왔고 2016년에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2판이 훨씬 더 좋고 재미있다고 하셨는데, 이날 가져오신 것은 1판...
지인 분에게서 빌려오신 거였는데 한 번이라도 플레이하고 돌려 드리기 위해 반납을 미뤘다고 하셨습니다. ㅠ
큰 지역을 돌아다니는 아컴 호러나 엘드리치 호러와는 다르게, 제목처럼 저택 한 곳의 안을 모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컴 호러: 카드 게임보다 더 좁은 장소를 돌아다니는 건데요.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 느낌인데, 맵은 그것보다 더 좁습니다.
방식은 디센트처럼 한 명이 마스터 역할 (여기에서는 키퍼)을 맡아서 나머지 플레이어들을 괴롭힙니다.
에피아. 님이 키퍼를 하기로 하셨습니다.
저는 롤 플레잉 게임을 할 때에 무조건 마법을 쓰는 캐릭터를 고릅니다.
그래서 마법 쓰는 아주머니를 골랐죠.
이 게임에서 스탯을 정하는 게 재미있습니다.
A와 B를 합쳐서 한 캐릭터의 스탯이 되는데요.
A와 B 각각이 2장이기 때문에 서로 조합할 수 있습니다.
그 선택에 따라 시작 스탯과 시작 카드가 정해집니다.
쿠웨이트박 님은 총 잘 쏘는 캐릭터를 선택하셨습니다.
물천사 님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캐릭터를 고르셨네요.
저택의 방 타일에는 몇 개의 칸으로 나눠져 있고요.
하나의 칸에 들어갈 때마다 이동 포인트를 소비합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턴 동안에 이동 포인트 2점을 사용할 수 있고, 이동 후에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저택에 숨겨져 있는 단서들을 모아서 목표를 완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방을 조사할 때에 꽝이 나오기도 합니다. ㅠㅠ
그리고 키퍼의 턴에는 토큰 (= 일종의 자원)을 소비해서 행동이 적힌 카드를 활성화하는데요.
이걸로 나머지 플레이어들을 괴롭힙니다.
첫 턴에 에피아. 님이 광신도를 소환해서 물천사 님을 공격했네요.
다행히 광신도는 약한 괴물이어서 물천사 님은 역공에 성공하시고 광신도를 기절시켰습니다.
조사하다 보면 조사자 플레이어들에게 퍼즐이 주어집니다.
정해진 스탯의 포인트를 사용해서 서로 인접한 퍼즐 타일들의 위치를 바꾸거나 타일을 90도만큼 돌려서
흐트러져 있는 전체 그림을 완성해야 합니다.
완성할 때까지 페널티가 가해져서 무시하고 지나가기에 신경이 꽤나 쓰이더군요.
쿠웨이트박 님이 정전된 방에서 전기선을 연결하려 퍼즐을 풀고 있습니다.
키퍼의 턴이 끝날 때마다 이벤트 카드에 시간 토큰이 하나씩 쌓이고 정해진 만큼의 토큰이 누적되면 그 카드가 공개됩니다.
그러면서 이 시나리오에 대한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죠.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도 이러한 방법으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조사자는 미리 정해진 양의 기술 토큰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이것은 특성 시험을 하기 직전에 사용되어서 성공률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에피아. 님이 보내온 불쌍한 괴물들을 기리고자 영정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소화기로 두들겨 맞고 총 맞고... ㅠㅠ
후반이 되자 조사자들은 바빠졌습니다.
이벤트 덱에 카드가 몇 장 안 남아서 몇 라운드밖에 남지 않은 걸 알게 되었거든요.
저희는 단서들을 다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서로 갈라져서 방을 조사하려 했지만
잠겨 있는 방과 방해하는 괴물들 때문에 시간을 꽤 낭비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조사자들은 좀비를 뚫고 가장 안쪽에 있는 방을 향해 돌진했습니다.
방을 뒤지면서 마지막 단서를 찾았습니다만
에피아. 님이 숨겨놓은 그 단서는 저희가 지나쳐간 좀비가 있던 방에 있었습니다. ㅠㅠ
결국 마지막 이벤트가 실행되면서 조사자들은 패배했습니다. (낚였네요.)
플레잉 타임은 2시간 반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길지 않았지만 세팅 시간이 길어서 그 시간을 합치면 B.B.빅의 취지에 부합하게 되니까요...;;;
아무튼 에피아. 님 덕분에 드디어 광기의 저택을 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멤버들이 광기의 저택 2판에도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는데요.
뭐, 아무나 사 주세요. ㅋㅋ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17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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