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1. 28. 07:00
공허의 유산 Legacy of the Void
 
 

 
오늘 제목을 보고 이걸 떠올리신 분이 있다면,
네, 낚이신 거고요. ㅋㅋ
제가 얘기하려는 것은 "레거시 게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발표 시부터 걱정했지만 그들 (+ 저)의 우려와는 달리,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은 초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게임의 구성물에 물리적인 변화를 주어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레거시 게임의 특징이
그 게임의 테마와 결부되면서 엄청난 몰입감을 준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의 리뷰 (링크)에서도 얘기했지만,
팬데믹 레거시의 성공 덕분에 (?) 게이머들이 잊고 살았던 것들을 일깨워줬습니다.
게임은 원래 플레이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 (뜯지도 않고 막 쌓아 놓고 계시죠?),
그리고 긱 평점의 기준이 무엇이인가에 대한 것 (전략성에 대한 점수로 알고 있는 분 계시죠?),
마지막으로 보드게임은 원래 소모성이라는 것입니다 (박스 포장에, 보드 포장에...).
 
 
저희 모임에서도 팬데믹 레거시를 하고 있습니다만
팬데믹 레거시라기 보다는 "레거시 게임" 특성 그 자체에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뭐, 이건 레거시 게임뿐만이 아니라 디센트 같은 캠페인 게임에서도 나타나는 문제일 겁니다.
 
바로 플.레.이.어.
 
레거시 게임이라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캠페인 게임이라면 여태까지 저장된 캐릭터 스탯과 게임 상황을 이어가기 위해서
같이 하던 사람이 계속 참석해야 합니다.
도중에 빠져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막막해지죠.
그냥 진행하자니 누군가가 빠진 사람의 몫까지 떠안아야 해서 미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어받으라고 하면 이미 지나간 부분에 대해 미안해지죠.
이건 공개 모임에서든 비공개 모임에서든 똑같을 겁니다.
 
이런 게임들이 재미는 있는데,
멤버들의 불참 정도에 따라 일시적으로 심하면 영구적으로 못 할 수 있다는 큰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세호 씨, 레거시 모임에 왜 안 왔어요?!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때의 그 공허함이란... (다음에 언제 하죠? / 저도 모르죠...)
 
 

 
 
1.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제가 집에서 큰 구렁이를 낳느라 (?) 늦게 도착했습니다. (쉐임, 쉐임... ㅠ)
네로 보드게임 카페에 도착하니 이미 세 분이서 달리고 계셨습니다.
저 때문에 일부러 접으시려는 걸 그냥 하시라고 하고
저는 옆에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3번째 라운드까지 누구도 $25,000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네 번째 라운드에서 에피아. 님이 역전하셨습니다. 갓피아., 찬양하라!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친구:
 
 
 
 
2. 시타델 (2016년 판) Citadels (2016 Edition)
 
 
간만에 여러 명이서 할 수 있는 게임을 구입했습니다.
이번 신판에는 기본판과 다크 시티 확장의 카드들뿐 아니라 새로 추가된 카드들이 들어 있는,
그 나름 빅 박스 (;;;) 패키지입니다.
이걸 설 연휴 때 (몰래몰래 모인) 모임에서 몇 번 했는데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시타델은 7인이나 8인까지 즐기는 다인용 파티 게임으로 주로 즐기시는데,
저는 거꾸로 2-4인까지 적은 인원으로 초전략 게임 (?)으로 합니다.
(4인일 경우에는 9번 캐릭터까지 넣어서) 각 플레이어가 2장의 캐릭터로 2턴을 가지도록 진행합니다.
그러면 진행이 늘어지지 않아서 30-40분 안에 끝납니다.
게다가 2바퀴짜리 드래프트여서 서로의 캐릭터를 추론하는 맛도 훨씬 커집니다.
 
이번 신판에는 유니크 디스트릭트 (보라색 건물)이 약 30장 들어 있는데,
이걸 한 번에 다 사용하지 않고 일부만 사용하고,
27장이나 되는 캐릭터도 원하는 대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친절한 설명서에, 도미니언에서 왕국 카드 추천 조합처럼
몇 가지 추천 조합이 있어서 그대로 세팅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아마 첫 번째 추천 조합이었죠?
 
1번은 치안 판사, 2번은 도둑, 3번은 마법사, 4번은 귀족,
5번은 주교, 6번은 상인 (Trader), 7번은 건축가, 8번은 원수, 9번은 여왕.
 
새로 추가된 캐릭터들의 능력이 재미있습니다.
치안 판사는 진짜 1개와 가짜 2개의 문서 토큰을 원하는 캐릭터에게 배정하고,
진짜 문서가 놓인 캐릭터가 자신의 턴에 첫 번째 건물을 건설한 후에
그 문서 토큰을 공개하면서 그 캐릭터가 방금 건설한 건물을 빼앗아 옵니다. (법원에 압류당한 듯;;;)
다행히도 돈은 돌려받지만 기분이... ㅋ
 
마법사나 상인, 건축가, 원수 등은 자신의 특별 능력 때문에
한 턴에 2개 이상의 건물을 건설할 수가 있는데요.
치안 판사 때문에 첫 번째로 건설하는 건물을 값싼 걸로 짓거나
일부러 건설은 안 하고 턴을 넘기는 일이 생깁니다.
치안 판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돈을 남기다 보니
도둑에게 조금 더 큰 기회가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귀족은 왕과 비슷합니다.
왕관을 가져와서 다음 라운드에서 시작 플레이어가 되는데요.
노란색 건물마다 돈을 받는 게 아니라 건물 카드를 받는 게 차이점입니다.
 
기본판에서 상인이라 불렀던 Merchant는 "무역상"으로 번역해야 했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추가된 Trader 상인은 기본판의 무역상과 비슷합니다.
초록색 건물마다 1원씩 받는 것은 같지만
기본 수입에 추가로 1원을 받는 능력은 없고,
대신에 초록색 건물을 원하는 만큼 건설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돈이 있다면 말이죠.)
 
원수는 상대의 건물을 부수는 것 대신에
3원 이하짜리 값싼 건물을 돈을 주고 빼앗아 옵니다;;;
트롤링 플레이어 때문에 게임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만든 직업이 아닌가 싶고요.
 
 
앞으로도 모임에서 적은 인원으로 2바퀴 드래프트 룰로 종종 할 것 같습니다.
 

사진을 못 찍어서 전전날 찍은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친구:
skeil:
 
 
 
 
3. 도그 DOG
 
 
설 명절이어서 윷놀이와 비슷한 게임을 준비해 갔습니다.
게임을 사고 싶었으나 구하기 힘들어서 직접 그렸습니다...;;;
 
네로 사장님이 지나가시면서
"어? 이거 Pachisi 파치시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파치시를 아시다니... ㅎㄷㄷ)
 
도그는 파치시를 개량한 게임이니까 완전히 틀리신 건 아닙니다. ^^;
주사위로 하는 파치시와 달리, 도그는 카드로 합니다.
둘씩 짝을 지어서 팀플로 진행한다는 것은 같을 겁니다.
 
플레이어들은 번갈아 카드 1장씩 내야 하고,
자신의 말은 반드시 자기가 낸 카드의 숫자만큼 정확하게 가야 합니다.
각 말은 집에서 놓여 있고,
플레이어가 시작 표시가 있는 카드를 내야 말 1개가 시작 지점에 놓입니다.
자신의 말이 (상대의 것이든, 파트너의 것이든, 심지어 자신의 것이든) 다른 말에게 잡히면 다시 집에 놓입니다;;;
자신의 말을 움직일 수 없는 카드만 있다면
핸드를 공개하고 라운드에서 탈락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핸드를 다 사용했거나 라운드에서 탈락하면
다음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라운드마다 받는 카드의 수가 달라집니다.
6장 -> 5장 -> 4장 -> 3장 -> 2장 -> 6장 -> 5장 -> ...
이런 식으로 되고요.
그래서 긱에서 찾아보니까 누군가가 주사위로 표시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
 
그리고 카드를 받은 후에 파트너와 카드 1장을 교환합니다. (약간 티츄스럽네요.)
 
이런 식으로 같은 편의 모든 말이 도착 지점에 놓이면 승리하는
경주 게임입니다.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예전에 BSW에서 사람들이 꽤 많이 했던 걸로 압니다.
명절 때에 접대용으로 꺼내기에 꽤 괜찮은 게임입니다. ^^
 

도미니언 카드를 사용해 핸드메이드 한, 도그+미니언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친구:
skeil:
 
 
 
 
4.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Pandemic Legacy: Season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친구:
skeil:
 
 
 
 
약속이 있는 에피아. 님은 먼저 가시고
남은 세 명이서 엄마 때찌 가서 햄버거를 먹으려다가
엄마 때찌 직전에 있는 순대곱창 가게에 꽂혀 들어가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ㅎㅎ
 
친구 님에게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자주 놀러와 주세요. (팬데믹 레거시 하게요... ㅋㅋ)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