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안양 vs. 창원, 반지의 전쟁 대결!
6월에는 타일에놀 B.B.빅 세션을 두 번 열 계획이 있었습니다.
매달 두 번씩 꼬박꼬박 하려고 했으나 4-5월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 번씩만 했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게임들 중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반지의 전쟁을 안 한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 이걸로 정했습니다.
혹시라도 반지를 하러 오실 분이 계실까봐 공지를 올렸는데...
안냐새우 님이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오후에나 도착한다고 하시는데
오셔서 설명 듣고 뭐하고 하면 한 게임밖에 못 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안냐새우 님도 게임을 오래 하고 싶으셨는지 그 다음 주에는 모임이 없냐고 물으셨는데,
제가 요새 언집배 번역하느라 시간을 거의 다 쓰고 있어서 확답을 드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아무튼 10일 정오... 가 지난 시각에 물천사 님이 오셨습니다.
둘이서 정말 오랜만에 반지의 전쟁을 펼쳤습니다.
저는 자유민족, 물천사 님이 암흑군단을 맡으셨습니다.
가운데-땅이 서서히 밀리는 동안에
원정대는 모르도르를 향해 조금씩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확장판의 "나랴의 소지자" 간달프를 내세웠는데,
주사위 운이 따르지 않아서 "눈"이 두 번이나 나와 원정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조건이 충족되는 대로 안개산맥의 독수리파를 등장시켰고,
나중엔 원정대에서 나간 레골라스가 팡고른 숲에 서 있으며 엔트들을 등장시켰습니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은 간달프는 데일로 보내고 나랴의 능력을 사용해서
북부국을 바로 "전쟁 중"으로 만들었습니다.
간달프가 나간 후에 "두나단" 성큼걸이가 원정대를 잠깐 이끌다가
돌 암로스로 뛰어가서 왕이 될 준비를 했는데,
"서부의 의지" 결과가 드럽게 안 나와서 왕이 되는 데에 한참 걸렸습니다. ㅠㅠ
왕이 된 기념으로 "왕의 도전" 카드를 써봤는데 "눈" 타일을 3개가 뽑히고 말았습니다.
왕이 되자마자 죽게 생겨서 미리 등장시켜 놓은 갈라드리엘 네냐 능력을 급하게 써서
마지막으로 뽑은 "눈" 타일을 제거하고 다시 뽑기를 했는데,
운이 좋게도 숫자 타일이 나오면서 아라고른이 죽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왕의 도전"과 네냐 능력으로 "눈" 타일이 3개나 제거되었습니다! wow
어찌어찌 해서 결국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에까지 올라갔으나
추적 풀에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이 거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끌면서 암흑군단의 거점 2곳을 노렸습니다만
거점 1곳만 점령하고 시간에 좇겨서 원정대를 진행시키다가 타락으로 패배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인물 사건 덱을 살펴 보니 좋은 카드들이 거기에 다 몰려 있더라고요. ㅠㅠ
주사위도 안 되고 카드도 안 되고... ㅠㅠㅠ 나무수염 괜히 뽑았으...
1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안냐새우 님이 오실 때까지 약 90분이 남아서 물천사 님과 한 게임을 더 했습니다.
이번엔 진영을 바꿔서 했습니다.
물천사 님은 클래식한 기본판 간달프를 길잡이로 정했습니다.
초반에 "눈"을 2개씩 놓으면서 강하게 푸쉬 했습니다만
물천사 님은 그럼에도 원정대를 진행시키셨습니다.
원정대 트랙에서 3번째 칸까지 올리시자 저는 모리아에 발록을 꺼내서 방어하며
원정대가 산을 돌아서 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던랜드인들을 등장시켜서 이센가르드국에 붙이고,
거미들을 등장시켜서 중앙을 지나가는 원정대를 견제하려고 했습니다.
분파 사건 카드들 중에서 "웅골리안트의 아이들"과 "사악한 놈들"로
거미들이 원정대에 달라붙어서 타락 점수를 올리는 데에 기여를 했습니다.
추적 중에 스메아골 타일이 뽑혀서 원정대를 한 번 살려주었는데,
나중에 스메아골이 몸빵으로 죽으면서 저에게 "우리가 보물을 가져야 해" 카드를 주었습니다.
동료 몇 명이 있는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에 올라갔으나
스메아골이 길잡이일 때에 사용한 "우리는 돌아갈 수 없을 거야" 덕분에
제 손에 있는 인물 사건 카드를 버리면서 타락 점수 2점씩 올렸습니다.
그것 때문에 타락 점수에 여유가 있었던 물천사 님이 다급해지시고
원정대가 앞으로 가다가 타락해 버렸습니다.
게임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었는데요.
도중에 안냐새우 님이 오셔서 왜 이렇게 빨리 오셨나 싶었는데.
30분 먼저 오신 것도 있었고, 저희가 두 번째 게임은 60분만에 끝냈던 것이었습니다. ^^;;
반지의 전쟁 (2판) + 반지의 전쟁: 가운데-땅의 귀인들 + 반지의 전쟁: 가운데-땅의 전사들 War of the Ring (Second Edition) + War of the Ring: Lords of Middle-earth + War of the Ring: Warriors of Middle-earth
저는 옆으로 빠져서 안냐새우 님께 첫 번째 확장과 두 번째 확장에 대한 룰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기본판을 여러 번 해보셨다고 하셨는데 플레이를 지켜보니 정말 꽤 많이 해보신 느낌이 났습니다. ^^
물천사 님은 자유민족, 안냐새우 님은 암흑군단으로 플레이하셨는데요.
마찬가지로 물천사 님은 기본판 인물들로 구성된 원정대로 시작하셨습니다.
안냐새우 님이 확장에 익숙하지 않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카드 텍스트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셨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확장에 빠르게 적응하셨죠.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가 인쇄해 놓은 참조 카드들을 꼼꼼히 확인하시면서
초반부터 거미 분파를 일찍 모집하고 중반 즈음에 8마리 전부를 중원에 놓으셨습니다.
거미를 피하려 원정대가 경로를 비틀자 그에 맞춰서 거미 분파 사건 카드로 거미들을 일사불란하게 이동시키셨습니다.
저그의 럴커 밭을 지나는 느낌이었습니다. ㅎㅎㅎ
동료를 데리고 산에 오른 원정대는 추적 타일의 피해를 동료를 던져 막으면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하여
물천사 님에게 승리가 돌아갔습니다.
거미 2마리가 제거된 후에 찍은 거여서 포스가 덜 한 것 같습니다만...
세 게임을 연속으로 하신 물천사 님은 옆으로 빠지시고 제가 들어갔습니다.
안냐새우 님은 주종족 (?)인 자유민족을, 저는 암흑군단을 했습니다.
시작 시에 확장판 보로미르를 미나스티리스로 빼놓으셨는데,
기적처럼 "곤도르의 집사들" 사건 카드가 나오면서 곤도르국에 병력이 쌓였습니다.
저는 이센가르드에 병력을 모아서 로한과 대치시키고
던랜드에 모인 병력과 던랜드인들을 합쳐서 북상시킬 계획을 세웠습니다.
견제용으로 나왔던 발록에 군대를 붙여서 로리엔을 빠르게 점령하고,
"그림자들이 모이다" 카드로 발록 군대를 리븐델을 향해 올라가던 군대에 보내서 합칩니다.
"호전적인 우룩-하이" 카드로 이 거대한 군대가 리븐델은 세 전투 라운드만에 점령하게 했습니다.
안냐새우 님은 이전 게임에서의 거미 플레이만큼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셨습니다.
"들어올려져 저 멀리 실려 가다" 분파 사건 카드로 원정대를 진행시키셨는데요.
"우리의 모든 힘의 결합" 분파 사건 카드로 다른 분파 사건 카드를 버리면서
"들어올려져 ..."를 다시 퍼오신 후에 사용하시고,
다시 "우리의 모든 ..."으로 "들어올려져 ..."를 또 퍼오신 후에 사용하시면서
원정대의 진행 속도를 올리셨습니다.
"들어올려져 ..." 분파 사건 카드로 원정대를 진행시킬 때에 자유민족의 이점은
그 분파 사건 카드를 사용하는 데에 사용한 행동 주사위 결과가 추적 칸에 놓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ㅠ
"우리의 모든 ..."이 딱 2장인데 그 2장을 잘 사용하셨습니다. wow
저는 남쪽에서 움바르의 해적선들을 준비 중이었고,
거미들을 피해서 경로를 바꾼 원정대는 미나스 티리스에 멈춰서 타락을 치유했습니다.
모란논으로 그냥 들어가서 모르도르 트랙에 올라가실 수도 있었으나
안냐새우 님은 게임을 더 길게 보고 계셨던 것 같았습니다.
안전을 생각해서 쉬었다 가시기로 한 거죠.
게다가 제가 비활성 카드들을 많이 깔아 두었는데,
원정대가 미나스 티리스에서 쉴 때에 그 암흑군단 사건 카드들 중 몇몇이 버려졌습니다.
다시 원정대가 미나스 모르굴을 향해 진행하자
저는 "혹독한 날씨"로 원정대의 마지막으로 알려진 위치를 미나스 티리스 밖으로 바꾸고,
"나즈굴이 습격한다!"로 추적 굴림까지 얻어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날 제가 했던 플레이 중에 첫 경기에서 네냐로 아라고른 살린 것 이외에 가장 마음에 든 플레이였습니다.
사건 카드 2장을 조합해서 원정대를 자유민족 미정복 거점에서 끄집어낸 후에 추적 굴림까지 한 것 말이죠. ㅎㅎ)
이에 안냐새우 님은 원정대를 다시 미나스 티리스로 물리는 초강수를 두셨고,
저는 그 사이에 "오르상크의 팔란티르"를 활용하여 필요한 카드들을 찾기 위해 사건 카드들을 사용하며 뽑았습니다.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에 올라갔고,
안냐새우 님이 아껴두신 "위험의 예감"으로 추적 풀에서 암흑군단 특별 추적 타일 1개를 제거하셨습니다.
제가 겨우겨우 1개 넣어둔 건데, 하필 그게 뽑혀 나갔네요.
저도 이에 질세라 "깊은 물 속에서 나온 잔혹한 놈"으로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 1개를 효과없이 제거했습니다.
사이좋게 서로 한 방씩 주고 받았으나
추적 풀에는 아직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이 더 있어서 제가 훨씬 불리했습니다.
제 계산으로는 추적 풀에 "눈" 타일이 여러 개 남았는데 뽑히지 않아서 원정대를 멈출 수 없었고
결국 원정대가 반지를 파괴하면서 게임이 끝나 버렸습니다.
암흑군단 인물 사건 덱에 남은 8장을 살펴 보니 그 중 6장이 지금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또 카드빨... ㅠㅠ
하루 동안에 반지의 전쟁을 4번 했는데요.
1. 물천사 암흑군단 승 : 패 자유민족 skeil
2. 물천사 자유민족 패 : 승 암흑군단 skeil
3. 물천사 자유민족 승 : 패 암흑군단 안냐새우
4. 안냐새우 자유민족 승 : 패 암흑군단 skeil
물천사 님은 2승 1패, 안냐새우 님은 1승 1패, 저는 1승 2패였네요.
종족별로는 자유민족이 반지 파괴로 2승, 암흑군단은 타락으로 2승이었습니다.
11시가 넘어서 다음 날 모임을 위해 이날의 모임을 끝냈고 맥도널드에 가서 저녁 식사 (?)를 했습니다.
제가 3년 전 여름에 "뜻밖의 방문"이란 남부지역 순회방문을 할 때에
창원 모임에 들러서 하루 님께 반지의 전쟁을 알려 드린 적이 있습니다. (링크)
정말 더운 날씨에 생전 처음 가본 창원에서 게임을 가르쳐 드리고 왔었는데요.
안냐새우 님이 하루 님에게서 반지의 전쟁을 배우셨다고 하신 것 같네요.
반지의 전쟁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번역자 입장에서 저한테 기쁜 일이지만
플레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게 훨씬 더 기쁩니다.
3년 전에 창원에 심은 민들레 홀씨가 쑥쑥 자라 퍼지고 안양에서 다시 만난 느낌이랄까요. ㅎ
안냐새우 님이 반지의 전쟁을 잘 하시니까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우니 잠이 안 왔습니다.
손육공 아저씨의 말이 이해되네요. ㅋ
다음에는 언집배: 지붕 위의 망대 확장 특집입니다.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6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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