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반복
 
 
 
 
올해 3월 1일은 여느 해보다도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3.1 운동 100주년인 해였기 때문이었죠.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들으면 온통 애통한 일 투성입니다.
일본까지 뛰어든 제국주의 시대,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제국주의가 해체되나 했더니 두 열강에 의한 냉전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인류의 거대한 두 수레바퀴의 틈에 끼어, 힘없는 희생자였던 우리가 분단되어 버렸습니다.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일본은 그대로 있고요.
 
식민지 피지배와 한국전쟁이 할퀴고 간 폐허를 재건하게 위해 일제에 복속했던 무리를 처단하지 못하고 외려 요직에 앉쳤고,
다음 세대들에게 우리 근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사람들이 잊기를 바랐겠죠.
민족의 통합보다는 이념갈등에 의한 민족 분열이 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에 더 유리했을 겁니다.
 
우리 민족은 약 70년 째 둘로 갈라져 있습니다.
화합과 평화, 통일에 대한 열망도 한반도 주변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집어삼키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100년 전의 열강들의 후손들이 말이죠.
우리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날처럼,
우리 민족의 힘으로 다시 하나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그날이 우리의 진정한 독립일이 아닌가 싶네요.
 
 

 
 
새벽에 늦게 귀가해서 심신이 무척 피곤한 날이었습니다.
네 시간 정도 자고 모임 장소로 갔던 것 같네요.
이날 인랑 님이 1시에 오시기로 해서 3인 게임을 가져가려고 했으나
인랑 님이 일이 늦게 끝나게 됐다고 하셔서 cain 님과 2인 게임을 해야 했습니다.
 
 
 
 
1. 이노베이션 딜럭스 Innovation Deluxe
 
 
cain 님이 이노베이션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지난 주부터 이노베이션 딜럭스에 들어있는 3번째 확장 (운명적인 도시들)을 하고 있는데요.
이노베이션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텍스트가 거의 없습니다.
있긴 한데 카드 제목뿐이거든요. ㅎ
 
이 시티 (= 도시) 카드들에는 아이콘 자리가 6개가 있어서 시티 카드를 내려놓으면 아이콘 수에서 압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시티 카드에 있는 일회성 특별 효과가 정말 좋더라고요.
기본판 카드나 에코 카드로 시대를 올리려면 쉽지 않습니다.
시대를 올리는 효과가 있는 카드를 드로우해야 하고, 그걸 내려놓고, 실행까지 해야 하는데요.
초기 카드는 실행에 대한 비용이 높거나 조건이 달려 있을 뿐 아니라
실행하다 보면 상대에게 공유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생기죠.
시티 카드는 얻는 게 까다로울뿐이지 일단 내려놓으면 뭔가 잘 풀리더군요.
시티 카드의 효과는 나만 실행하는 것이고, 시대를 올리거나 더미를 펼치게 하는 효과가 많습니다.
시티 카드는 손에 최대 1장만 가질 수 있으므로 핸드 관리를 잘 해서 시티 카드를 따박따박 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첫 게임에서 첫 핸드에 석축과 성 아이콘이 있는 카드를 잡았습니다.
초기 시대에 성 아이콘이 있는 카드가 많으니 초반에 석축을 돌려서 “기념물” 업적 하나 획득하려고 했습니다만...
다음 턴에 2장을 드로우했는데 2장 모두 성이 있는 카드였습니다.
이제 1장만 더 가져오면 되는 거였는데 다음 세 장 모두 성이 없는 카드였습니다. ㅠㅠ
석축을 써 먹으려고 깡 드로우를 6장을 한 건데, 그걸로 3턴이 그냥 지나간 거죠. ㅠ
그 다음 턴에 결국 석축을 돌려서 기념물을 얻었으나 그 사이에 cain 님이 쭉쭉 치고 나가셔서 격차가 많이 벌어졌습니다.
시티 확장을 하다 보니 석축 효과가 좀 너프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려놓기 행동으로 새로운 색깔을 내리면 시티 카드를 뽑는데, 석축을 통해 내리면 시티 카드를 못 뽑거든요. 망했어요~~~~!!
 
그리고 보라색 “철학”으로 더미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요.
여기에서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 손에 하필이면 보라색 시티 카드 “뤄양”이 있어서 철학으로 펼치고 나서 시티 카드를 못 뽑게 된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뤄양을 내리면 철학이 덮여서 펼치는 걸 당장 못 하고... (하아... ㅠㅠ)
 
 
 
빨리 끝나서 한 게임 더 하기로 했습니다.
이전 게임을 교훈 삼아 시티 카드 관리를 잘 하기로 했습니다.
초반에 정말 잘 풀렸습니다.
시티 카드로 3시대까지 후다닥 올렸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는데...
cain 님이 진짜 말도 안 되는 시티 카드 드로우로 4시대까지 순식간에 올리고, 그뿐 아니라 더미를 펼치는 시티 카드까지 내렸거든요.
저는 펼치는 시티 카드가 안 나와서 강제로 숨고르기를 하고 있던 건데 말이죠.
 
거기서부터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cain 님 더미가 펼쳐져 있으니 아이콘 수가 많을 수밖에요.
높은 시대로 쭉쭉 올라가시고 높은 시대 카드를 손에 들고 계셨는데,
나중에 “자전거”로 그 카드들이 점수 더미에 들어가서 게임이 터져 버렸습니다.
 
이노베이션 100회플을 자축하고 싶었으나 아주 처참하게 졌고요. ㅠㅠ
 
 
 
게임에 대한 인상
cain:
skeil:
 
 
 
 
2. 도미니언 + 도미니언: 길즈 Dominion + Dominion: Guilds
 
 
유군 님이 시간이 되서 온다고 하셔서 시간 떼울 겸 도미니언을 하기로 했습니다.
cain 님이 짧은 시간 동안에 실력이 빨리 느셔서 벌써 씨사이드 확장을 다 떼셨어요.
그래서 가게에 있는 마지막 한 세트 길드 확장을 알려 드리기로 했습니다.
 
일단 추천 왕국 세트를 먼저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길드 확장의 추천 세트는 못 해본 것 같네요.)
 
 
이 조합으로 세 번을 해서 다 졌습니다... ㅠㅠ
Moneylender 대금업자로 동화를 폐기하면서 돈을 올리고 Stonemason 석공으로 과지불해서 5원짜리 액션 카드를 얻는 식으로 했는데요.
석공을 과지불해서 여러 장 구입하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덱이 너무 두꺼워지더라고요.
석공을 과지불해서 구입하면 그 석공까지 총 3장이 들어옵니다.
석공으로 0원짜리를 깨지 않는 한, 카드를 2장 가져와야 해서 이걸로도 카드 수가 한 장 증가합니다.
사유지를 깬다면 동화나 저주를 원하는 조합으로 2장 가져와야 하니까요.
제가 Laboratory 실험실이 많아서 다 커버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동화 개수가 많아서 덱이 안 돌았습니다.
 
동화가 많아지니 대금업자도 같이 늘려서 동화를 폐기하면서 돈을 올렸다면 더 나았을 것 같네요.
그리고 제가 Cellar 저장고를 안 가져왔던 것도 패인이었고요.
 
 
시간이 아직 남아서 한 가지 왕국 카드 세트를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Gardens 정원이 있는데 그걸 받쳐줄 카드가 없는 슬픈 세트였습니다.
오프닝에서 쓸 줄 안다면 Doctor 의사로 덱을 빠르게 줄이고 Soothsayer 예언자로 금화를 얻으면서 상대 덱을 망가뜨리면 됩니다.
안 가르쳐 드렸지만 cain 님이 알아서 잘 찾아내시더라고요... ㅎㄷㄷ
 
제가 3원, 4원이 잡혀서 3원으로 은화를 사고 4원으로 의사를 과지불해서 구입했는데요.
그 과지불로 덱의 맨 위 카드를 폐기하거나 버리거나 다시 돌려놓을 수 있는데,
하필이면... 하필이면... 직전 턴에 구입한 은화가 걸렸습니다. 아... ㅅㅂ
확률이 1/6이어서 낮은 확률인데... ㅠㅠ
의사가 말려서 어쩔 수 없이 의사를 하나 더 구입해서 의사 2장으로 힘겹게 사유지 2장을 폐기했는데요.
cain 님이 바로 다음 턴에 의사로 사유지 2장을 한 번에 폐기하시더군요. (의욕상실... ㅠ)
 
 
유군 님이 주차 때문에 늦으셔서 한 번만 더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5원, 2원이 잡혀서 5원일 때에 코인 토큰까지 써서 3원 과지불로 의사를 구입하면서 덱에서 카드 3장을 폐기하며 시작했습니다.
일단 이렇게 되니까 덱이 빠르게 얇아졌습니다.
예언자로 금화를 얻으면서 저주를 먹이고요.
빠르게 끝내기 위해서 Village 마을과 추가 예언자, Butcher 도살자를 보충했습니다.
덱이 얇은데 금화가 많아서 빅 머니에 가깝고, 도살자로 금화나 속주를 속주로 바꾸면서 게임이 금방 끝났습니다.
 
핑계거리를 하나 깔자면,
가게에 있는 도미니언 기본판은 손님들힌테 많이 나가서 슬리브가 걸레짝이 되어 있고 일부 카드는 약간 손상되었습니다.
인트리그나 다른 확장은 손님들이 거의 하지 않으니 상태가 매우 좋고요.
 
저는 셔플할 때에 세 종류를 씁니다.
딜 셔플로 4-7더미로 가르고, 파로 셔플 (반을 갈라서 옆으로 끼워 합침), 마지막으로 힌두 셔플 (화투 섞을 때 하는 셔플)로 끝내는데요.
가게 게임으로 파로 셔플과 힌두 셔플할 때에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너덜너덜한 슬리브가 셔플이 고르게 되는 걸 방해합니다. ㅠㅠ
셔플이 너무 거지 같아서 마지막 게임할 때에는 일부러 딜 셔플만 했더니 오히려 잘 되더라고요...;;;
제가 소유한 게임이 아니고 가게 거여서 제가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슬리브를 갈아 드리고 싶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cain:
skeil:
 
 
 
 
3.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유군 님이 도착하셨는데 물천사 님 오실 때까지 얼마 안 남아서 짧은 게임을 골랐고요.
유군 님한테 게임을 가르쳐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와이어트 어프로 정했습니다.
설명을 드리고 한 라운드 진행하니까 물천사 님이 도착하셔서 거기까지만 하고 끝냈습니다.
유군 님이 재미있어 하시는 듯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ㅎ
다음에 제대로 한 번 해봐요.
 
 
 
 
게임에 대한 인상
유군:
cain:
skeil:
 
 
 
 
4. 역사의 흐름 The Flow of History
 
 
이날의 메인 게임 중 하나는 물천사 님이 가져오신 역사의 흐름이었습니다.
최근에 한글판으로 나온 게임이어서 게시판 상에서 꽤나 핫한 게임인데요.
저는 이 게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어떤 게임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물천사 님의 설명을 들으니 쓰루 디 에이지스 + 이노베이션 같더라고요.
룰이 그래도 간결한 편이고 턴이 금방 돌아와서 템포가 빠를 것 같았습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원하는 만큼의 돈을 카드에 올려 놓고 그 카드를 “찜”하는 투자,
그리고 자신이 투자한 카드가 있다면 그 카드를 완성하는 행동이 주된 것이었습니다.
특이한 행동은 “저격”이었는데요. *** 님, 보세요...
남이 투자하고 있는 카드를 돈을 주고 빼앗아오는 건데요.
초반에 그 저격 요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cain 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한테서 탈탈 털렸습니다.
저는 그때에 돈을 벌어오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찾고 있었는데요.
저격을 여러 번 당하니 획득한 카드 수는 적고 돈만 남아돌았습니다.
하필이면 그 당시에 제 앞에서 풀에 있는 돈의 반을 가져가는 “수확” 행동을 해서
저한테 선택지가 적고 돈도 적어서 떠밀려서 투자를 한 건데 제가 돈을 적게 올려서 털린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유군 님과 제가 어쩌다 보니 저격당하기 쉽게 끔 하고 있어서 cain 님이 적은 돈으로 저격하여 카드를 많이 획득하셨고,
그 혼란을 틈 타서 카드 콤보 비슷한 걸 하셔서 크게 앞서가셨습니다.
카드 수가 적다 보니 저격을 당할 때든 완성을 할 때든 얻는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나마 군사력으로 밀고 나가서 비벼볼 만한 각이 나왔습니다만
상황이 저와 비슷했던 유군 님은 군사력에서 밀려서 가지고 있던 건물도 깨지는 더 안 좋은 상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다른 문명 게임들과 달리, 네이션스와 7 원더스는 군사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습니다.
반면에 역사의 흐름은 쓰루 디 에이디스처럼 군사력이 큰 영향을 줍니다.
강자가 약자를 직접적으로, 그리고 세게 때려서 무너뜨릴 수 있거든요.
점수가 불가사의에 크게 걸려 있어서, 방어력을 높이고 아이콘을 모아서 수입과 점수를 올리면 어렵지 않게 이기는 게임 같았습니다,
cain 님이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제가 어쩌다 보니 전체공격으로 cain 님까지 때렸는데요.
그게 cain 님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공격이었습니다.
 
저는 물천사 님과 유군 님을 때리면서 2위까지 올라갔지만 저는 기쁘거나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중반부터 1위가 정해져 버렸고, 그 1위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이 게임엔 없었습니다.
카드 풀이 인원 수보다 1장이 더 열리는데, 각자 투자로 찜하거나 저격하기 때문에
돈이 적을 때에는 할 수 있는 행동이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저는 이게 많이 답답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폐기하면서 투자되지 않은 카드를 가져가는 효과가 있는데,
이게 카드 빨이 엄청나서 저는 1시대부터 있던 카드를 4시대에서야 그 효과를 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미니언이나 이노베이션을 할 때에 카드 빨을 자주 얘기하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하는 건 게임이 짧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흐름은 뭔가 전략 게임의 냄새는 나는데 카드 운이 너무 크게 작용하고 플레잉 타임은 짧지 않습니다.
인터랙션은 크고 직접적인데, 이날처럼 1등은 우주방어하고 나머지 사람들끼리 2등을 놓고 싸우게 만드는 건 정말로 싫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유군:
cain:
skeil:
 
 
 
 
5. 레인 오브 다이스 Reign of Dice
 
 
마지막으로 cain 님이 모두를 위해 희생하시며 구해오신 GOD 게임 그 자체를 할 수 있었습니다.
cain 님이 설명해 주시는데 설명을 너무 대충하시는 것 같았는데 오해였습니다.
그게 룰의 전부였습니다.
턴은 주사위를 굴리고 이동하는 1단계와 카드를 플레이하는 2단계로 나뉩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보드의 트랙이 윷놀이 판처럼 보였는데 정말 윷놀이였습니다...;;;
주사위 굴려서 이동하고 도착한 자리에 중립 오브젝트나 상대의 영웅이 있으면 잡습니다. YUD 게임 그 자체...;;;
카드에는 랭크와 색깔이 있는데, 같은 색깔의 카드는 못 씁니다.
카드는 추가 이동을 주거나 공격을 하게 합니다.
상대를 방해하는 것들도 있고요.
 
카드는 턴 시작 시에 2장을 뽑고, 턴 종료할 때에 5장이 될 때까지 버립니다.
카드 덱이 많은 듯 하지만 같은 카드가 몇 장씩 있고 효과가 비슷한 카드도 여럿 있습니다.
카드를 뽑을 때에 그냥 덱의 맨 위 카드를 그냥 뽑더라고요.
아주 옛날 게임 같았습니다...;;; (지금이 몇 년이죠?)
 
흑백 톤의 카드 그림, 조악한 컴포넌트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cain 님이 가성비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요.
가격을 분모에 놓는다고 했을 때에 분자에 놓을 게임성이나 상품성이 “0”에 가까이 가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게이머/소비자가 가진 돈과 (보관할) 공간이 유한한 자원이므로
레오다가 다른 게임을 책장에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을까라고 의문을 가졌습니다.
가성비 문제보단 경쟁력 문제거든요.
 
 
 
그나저나 맺히신 게 많은 듯...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유군:
cain:
skei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