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22년2022. 10. 19. 07:00
겜품제
 
보드게임 동호회 활동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상대에 대해서 가급적이면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서, 아이스 브레이킹 겸 해서 이것저것 여쭤 보거든요.
어떤 것을 물어 보냐면 보드게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든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최근에 한 게임, 구입한 게임 등
철저하게 보드게임의 경력에 대한 것만 여쭤 보며 대화를 합니다.
 
저는 저희 멤버들에 대한 사적인 정보 (이름, 나이, 직업 등)를 묻지 않거든요.
혹자는 모임에서 인간적인 면이 부족한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취미는 각자가 가장 좋아하는 현실 도피처일 거여서
현실에서 몇 발짝 떨어져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저는 울타리를 저~~~~~~~~~~ 멀리에서 크~~~~~~~~게 쳐 놓는 겁니다.
보드게임 동호회 활동을 오래 해 보면서 제 나름대로 정립한 철학 같은 거죠. ^^;;
 
얘기가 좀 샜는데요. ㅎㅎ
그런 소소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게이머로서의 견적이 딱 나오기도 하죠.
저는 게임 잘 하시는 분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제가 게임 센스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연습을 엄청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게임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규칙만 듣고 어떻게 저렇게 잘 하지?'
이러면서요. ㅎㅎ
뼈속부터 게이머이신 분들 사... 사... 좋아합니다. ㅋㅋ
 
 
 
 
1. 버건디의 성들 The Castles of Burgundy
 
긱정보 (2022년 10월 19일 기준)
평점 8.1 | 투표수 54,548 | 웨이트 3.00
 
 
이날 원래 4인 예정이었다가 한 분이 몸 컨디션이 안 좋으셔서 3인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 카오스 님이 처음 오셨는데요.
항상 일찍 오시는 세이토 님보다도 먼저 오셨더라고요.
얘기를 나눠 보니 게임을 잘 하시는 포스가 느껴져서 엄청 기대가 되는 분입니다. ㅎㅎ
 
첫 번째 게임으로, 제가 가져간 버건디의 성을 고르셨습니다.
명성 있는 게임인데, 두 분 다 해 본 적이 없으시다고요.
 
세이토 님은 3번 맵
 
카오스 님은 6번 맵
 
저는 9번 맵
 
어쩌다 보니 3-6-9네요. ㅎㅎ
 
게임 분위기가 세이토 님과 제가 배를 가져가면서 턴 순서 경쟁을 치열하게 했고요.
카오스 님은 뒷 턴에서 혼자 유유자적하게 남는 거 가져가면서 하셨는데요.
 
카오스 님이 초중반에 돼지 타일 4개를 가져가는 걸 나머지 두 사람이 전혀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초반에 베이지색 사유지에 같은 도시 타일을 놓을 수 있는 지식 타일도
카오스 님께 양보를 했거든요.
이게 나중에 얼마나 큰 점수를 줄지 저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ㅠㅠ
 
색깔에 대한 두루마리를 카오스 님이 더 많이 가져가셨는데요.
그 중에 성 (초록색)과 은광 (은색)처럼 타일 개수를 적게 필요한 것부터 완성하시며
좋은 전략으로 운영하셨죠.
세이토 님도 그 두 색깔에 대해서 두 번째로 완료하셔서 작은 두루마리라도 챙겨가셨습니다.
저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네요. ㅎㅎ
 
카오스 님이 저만치 앞선 채로 승리하셨습니다.
대충 계산해 보니까 4칸짜리 연두색 사유지에서 30점 정도 뽑으신 것 같은데,
그만큼 앞서신 듯합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카오스:
skeil:
 
 
 
 
2. 아그리콜라 (개정판) Agricola (Revised Edition)
 
긱정보 (2022년 10월 19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13,791 | 웨이트 3.50
 
 
다음 게임으로 모임 장소에 있는 아그리콜라로 정하셨습니다.
카오스 님은 처음 하시는 거였고, 세이토 님은 두 번째였습니다.
규칙 설명을 드리고 나서, 카드 텍스트 읽는 게 힘드시면 카드를 4장씩만 받고 할지 여쭤 봤는데요.
카오스 님이 원래 규칙대로 7장씩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맞으면서 배우겠다 하시면서... 크~~~~
 
"양 1개" 칸이 1라운드에 나왔는데요.
카오스 님이 "양 보행자"를 첫 직업으로 내리셨던가 그랬습니다.
두 분 모두 직업을 3개 이상 놓으셔서 제가 직업을 놓을 시점이 늦어졌고요.
 
저는 자원들을 많이 가져가서 방 만들고 가족을 늘릴 준비를 했습니다.
제 핸드에 "재산 관리인"이 있어서 방을 4개까지 늘리고 나중에 돌집으로 올릴 생각을 했고요.
다른 분들보다 흙이 상대적으로 덜 필요할 걸로 예상되었습니다.
제 첫 직업이 "보조 경작자"여서 1주기는 날품팔이를 통해 밭을 쫙쫙 늘렸습니다.
흙은 제가 늦게 가져간 편이었지만 화로를 가장 먼저 가져왔던 것 같고요.
 
세이토 님은 "제지업자"와 "작살꾼"으로 음식이 부족하지 않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 다음으로 방 만들기를 하셔서 3가족 체제로 올라오셨고요.
카오스 님은 울타리를 먼저 치셔서 방 만들기가 살짝 늦었습니다.
 
중반부터 저는 밭에 씨앗을 뿌리고 돌이 많아서 돌가마로 빵을 구우며 먹고 살았습니다.
두 분 모두 화로/화덕이 갖춰져서 가축들을 잡아 먹으면서 유지하셨고요.
 
세 사람 모두 외양간을 지어서 그랬는지 상대적으로 나무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빈 칸이 많이 남아서 감점을 좀 많이 받으셨네요.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이토 스케일 카오스
-1 4 -1
우리 2 2 2
곡식 -1 4 -1
채소 -1 4 -1
-1 -1 1
돼지 3 2 -1
2 1 3
빈 칸 -4 - -7
울타리 친 외양간 - - 1
흙/돌방 4 8 8
가족 12 15 15
카드 6 5 4
보너스 - - -
구걸 - - -
총점 21 44 23
 
감점이 많아서 점수가 깎였지만 하고 싶은 대로 즐겁게 플레이하신 것 같았습니다.
아그리콜라의 재미를 일찍 발견하신 듯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그리콜라니까 아... 아... 아르가즘 느껴 버렷!
 

대충 껄껄껄 웃는 장면입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카오스:
skeil:
 
 
 
 
3. 한자 토이토니카 Hansa Teutonica
 
긱정보 (2022년 10월 19일 기준)
평점 7.7 | 투표수 13,695 | 웨이트 3.11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한토토인데요.
세 사람의 취향에 잘 맞았는지, 이날의 메인 게임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카오스 님에게 시작 플레이어를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라운드를 돌면서 턴이 앞쪽인 두 분이 3 액션을 찍으셨던 것 같고요.
 
카오스 님이 길목이 되는 도시들에 영업소를 일찍 박으면서 초반 러시 전략을 구사하셨습니다.
노란색 두루마리가 표시된 도시들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무역로 근처여서
플레이어들이 액션이나 돈 주머니, 특권 등의 기술을 올릴 때마다 카오스 님이 점수를 올리셨습니다.
문제는 카오스 님의 점수가 올라가는 속도가 제가 예상한 것보다 빨라서
세이토 님과 제가 그걸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죠.
scv 다 데리고 가서 불타는 건물들 수리해야 하는 상황...;;;
 
저는 기본 점수가 너무 낮아서 가망이 없었지만
동서 네트워크를 연결 중인 세이토 님은 비벼볼 만하셨습니다.
뒷심이 떨어진 카오스 님은 제가 세이토 님을 더 적극적으로 막길 원하셨는데요.
제가 세이토 님을 막으면 카오스 님이 1위를 굳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두 분이 경합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뭔가를 하면 승자를 가리게 되어서 난감했죠. ㅠ
 
제 게임 성향이 가급적이면 1위를 막자는 주의고,
카오스 님이 했던 것처럼 초반 러시 전략을 하면 후반에 힘 떨어지는 것은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세이토 님을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았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오스 세이토 스케일
기본 17 20 1
기술 - 4 4
접시 3 3 -
쾰른 - - -
도시 14 10 12
연결 4 6 4
총점 38 43 21
 
 
 
세이토 님이 동서 네트워크를 연결 중이셨을 때에 카오스 님이 그것을 막거나 늦출 곳을 짚어 주셨는데,
위 같은 이유로 그렇게 안 했거든요.
그래서 그 점 때문에 카오스 님이 무척 아쉬워하셨습니다.
게임 치우는 속도가 엄청 느리길래
"한 게임 더 하실래요?"
라고 여쭤 봤는데, 그 말을 기다리셨던 것 같았습니다. ㅎㅎ
 
 
두 번째 게임은 세이토 님부터 시작해서, 카오스 님이 마지막으로 했습니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 세이토 님이 괴팅겐 앞 무역로에 2개 박고, 제가 남은 칸에 하나를 박았는데요.
카오스 님이 세이토 님의 마커 1개를 밀어내면서 그 무역로에 서로 다른 색깔 마커 3개가 놓이게 되었습니다.
닉네임 그대로 카오스 상황을 만드신 거죠. ㅎㅎ
순한 맛으로 할 때에는 턴 순서대로 3 액션을 먼저 찍고, 마지막 플레이어가 고생하면서 3 액션을 찍는데요.
이렇게 매운 맛으로 하면 누가 3 액션을 먼저 찍을 수 알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룰렛을 돌리는 것처럼 된 거죠.
 
그런데 세이토 님이 이전 게임에서 카오스 님의 운영 방법을 따라하셨는데요.
카오스 님이 괴팅겐 쪽을 틀어 막았지만
세이토 님과 제가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게임이 초반에 터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카오스 님은 액션 기술을 쭉쭉 올려서 4 액션까지 찍었지만 저희는 여전히 2 액션이었거든요.
3인 게임에서, 누군가가 치고 나가는데 다른 플레이어들이 합세해서 막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게임이 일찍 터져 버릴 수 있습니다!
한토토 할 때에 상대가 하는 것을 보면서 운영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그걸 못 알아차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면 그렇게 되곤 합니다.
 
카오스 님은 5 액션을 뚫으셨고, 저희는 아직도 2 액션에 묶여 있었습니다.
카오스 님이 괴팅겐을 계속 틀어 막으면 두 사람이 gg를 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요.
다행인지 카오스 님이 다른 기술을 개발하러 다른 무역로에 마커를 놓으시면서
남은 두 사람도 액션을 올릴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액션을 조금씩 올렸는데, 세이토 님은 2 액션으로 영업소를 설치하면서 그대로 운영하시더라고요! 4 드론 러시...;;;
제가 한토토를 꽤 여러 번 해 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했지만
세이토 님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시도록 더 이상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1등은 이미 정해졌고, 제가 점수차를 얼마나 좁히는지만 남았습니다. ㅠ
 
카오스 님은 봉인이 해제되어 열쇠를 제외한 나머지 네 기술 모두 완전히 개방하셨고요.
그걸 바탕으로 쾰른 테이블에 디스크 4개를 다 박아서 보너스 35점을 확보하셨습니다. ㅠㅠ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이토 스케일 카오스
기본 20 16 7
기술 - 8 16
접시 - 6 6
쾰른 - - 35
도시 6 16 6
연결 5 14 2
총점 31 60 72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카오스:
skeil:
 
 
 
 
4. 도미니언 (개정판) + 도미니언: 인트리그 Dominion (Second Edition) + Dominion: Intrigue
 
긱정보 (2022년 10월 19일 기준)
평점 7.9 | 투표수 7,156 | 웨이트 2.17
평점 7.7 | 투표수 32,162 | 웨이트 2.42
 
 
 
시간이 넉넉하게 남지 않아서 짧게 짧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마지막으로 골랐습니다.
모임 장소에 있던 도미니언을 선택하셨는데요.
확장까지 해 보고 싶다고 하셔서 인트리그까지 다 넣고 했습니다. ㅎㅎ
 
오프닝에서 덱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선택하는 게 좋죠.
세이토 님은 가면무도회와 선구자를, 저는 가면무도회 2장을 구입했습니다.
카오스 님은 2원-5원 스플릿이어서 졸개와 노상강도를 구입하셨던 것 같습니다.
 
세이토 님과 저는 가면무도회로 덱을 서서히 줄여 나아갔는데요.
저는 가면무도회가 2장이어서 덱 압축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저는 5원이 잡히자 그때부터 하수인을 계속 구입했습니다.
하수인이 한 핸드에 여럿 잡히면 2원씩 생산하고
마지막 하수인으로 핸드를 쉬프팅해서 엔진을 계속 이어가는 방식이죠.
자신의 핸드에 카드가 5장 이상인 다른 플레이어들은
제가 핸드를 버리고 4장 드로우하는 걸 선택하면 따라해야 하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성가시게 합니다. ㅎㅎ
미니언 (= 하수인)이 필승법이냐고 물으면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할 건데요.
하지만 미니언이 많으면 운영할 때에 편합니다.
그래서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Dominion 도미니언은 Do Minion (= 미니언을 해라)이다"
라고 하죠. ㅋㅋ
 
중반에 카오스 님이 파괴공작원을 구입하셔서 저는 방어용으로 철공소를 구입해서 덱에 넣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철공소로 은 같은 것을 넣어서 파괴공작원의 공격을 현금으로 막으려고 했습니다만
제때 나오지 않아서 철공소로 액션을 얻기 위해 졸개를 가져오다 보니 그렇게 못 했습니다.
 
파괴공작원으로 제 속주 1장이 파괴되긴 했습니다만
엔진이 잘 돌아서 속주 5장으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 게임 더 했습니다.
역시나 랜더마이저 앱으로 왕국 카드를 선택했고요.
 
카오스 님은 또 2원-5원 스플릿을 잡으셔서 예배당과 실험실을 구입하셨고요.
세이토 님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ㅠ
저는 예배당과 은을 구입했습니다.
 
실력이 어느 정도 붙어 있다면 승패가 거의 결정된 거였습니다.
오프닝에서 5원짜리인 실험실과 예배당이면 최고의 조합이거든요.
이걸로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빠르게 덱을 압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중반부터 따라잡을 각이 나올지 지켜봐야 했습니다.
 
카오스 님이 덱을 빠르게 압축했지만 재물을 구입하지 않으셔서 구매력이 높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카오스 님이 금을 몇 장 구입하시면서 마녀나 사기꾼을 섞으면 속주로 달리면서 끝낼 수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제가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액션 카드들을 구입하셔서 제 눈이 번쩍 뜨였죠.
'이거 중반부터 뒤집을 수 있다!'
 
저는 공격을 다 맞아가면서 제 덱이 최적화될 때까지 버텼습니다.
귀족과 고문기술자, 회의실로 엔진을 만들어서 덱을 빠르게 돌렸고요.
장인으로 운영을 탄력있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귀족으로 엔진을 돌리니까 두 분도 따라서 귀족을 달리셨습니다.
마녀와 고문기술자, 사기꾼 때문에 저주 더미가 이미 다 떨어졌고,
두 분이 실험실을 많이 가져가셔서 실험실도 다 떨어져 있었고요.
제가 점수 카운팅을 해 보니까 귀족이 어느 정도 있어서 지고 있지는 않아서
후반에 장인으로 공작령을 가져와서 점수를 올리고,
마지막 남은 귀족을 제가 구입하면서 게임을 러시로 끝내서 승리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카오스:
skeil: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