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22년2022. 11. 23. 07:00
고전 게임
 
문학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게 고전이다"
라고요.
보드게임에서 언제를 기준으로 고전이라 불릴 만한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나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나온 게임일수록 규칙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정교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건 사실입니다.
 
제가 최근에 나온 웨이트 높은 전략 게임들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가
배우기에도 힘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기도 힘들어서 그렇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한 번에 설명해 드리면 좋겠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오는 공개 모임에서 설명하고 다음에 또 설명하고 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더라고요.
 
예전 게임들은 더 간단하고 직관적이어서 모임에서 입문자들에게 소개하기에는 좋지만
뭔가 보정해야 할 규칙들이 보이곤 합니다.
그 이후에 나온 게임들의 맛을 봤기 때문에 눈이 좀 트여서 그럴 수도 있겠죠?
 
 
 
 
1. 세레니시마 (개정판) Serenissima (Second Edition)
 
긱정보 (2022년 11월 23일 기준)
평점 6.9 | 투표수 971 | 웨이트 2.93
 
 
카오스 님이 저희 모임에 처음 오셨을 때에 세레니시마 얘기를 하셨거든요.
이사하면서 빠뜨렸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고 잊어 버렸는지
저도 아주 옛날에 세레니시마를 가지고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파란색 상자였는데, 그건 1996년에 발매된 초판이고요.
카오스 님이 가져오신 건 2012년에 나온 개정판입니다.
 
저는 왠지 모르게 이 게임은 엄청나게 복잡하고 빡빡한 게임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카오스 님에게서 규칙을 들으니까 엄청 간단했습니다.
아무래도 예전 게임들의 규칙은 간단하고 좀 투박하죠.
 
게임 배경은 15세기 지중해 연안입니다.
이때가 패권이 지중해에서 인도양과 대서양으로 넘어가는,
이른바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는 시기죠.
그래서 지중해에서 상업으로 먹고 살던 국가들과 한자 동맹의 도시들이 몰락하게 됩니다. ㅠㅠ
 
세레니시마에서, 각 플레이어는 나무를 생산하는 스타팅 포인트 다섯 곳 중에 하나를 선택합니다.
스페인의 발렌시아, 이탈리아의 제노바와 베네치아, 나중에 튀르키예가 되는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말이죠.
이 게임에서 교역과 전투 모두 해야 하는데요.
플레이어는 상품이나 선원을 자신의 갤리선에 실어서
그 상품이 없는 다른 도시에 판매하거나, 다른 국가의 갤리선이나 항구를 파괴합니다.
 
이 게임은 라운드 수가 정해져 있는데, 도제 카드에 따라 라운드가 줄어들거나 늘어나기도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처음에 두 척의 갤리선을 가지고 시작하는데요.
갤리선에 적힌 숫자가 턴 순서를 가리킵니다.
이 숫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준비할 때에 플레이어들이 시작 플레이어부터 정방향으로 하나씩 고르고,
그 다음에 마지막 플레이어부터 역방향으로 하나씩 고릅니다.
플레이어들이 소유한 갤리선 수가 자신의 턴 수라는 의미가 됩니다.
 
자신의 턴이 되면 행동이나 투자 중 하나만 할 수 있습니다.
행동을 선택하면 선적-이동-판매/전투를 순차적으로 하고,
투자를 선택하면 선원을 모집, 갤리선을 구입, 요새와 성당을 건축합니다.
 
갤리선에는 5개의 칸이 있어서, 선원과 상품을 최대 5개까지만 실을 수 있습니다.
배에는 선원이 반드시 하나는 있어야 하고요.
상품을 많이 실으면 판매하러 다닐 때에 효율적이지만
자신의 배보다 선원이 많이 탄 다른 국가의 배를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 배가 이동을 허락하면 통과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못 나갑니다. ㅠㅠ
 
해 보니까 돈이 되면 배를 구입해서 턴 수를 늘려야 하고,
선원이 많이 탄 배로 전투를 하고, 상품을 많이 실은 배로는 교역을 하는 식으로 해야 하더라고요.
 
전투가 일어나면 선원 수만큼 주사위를 굴려서 명중이 나온 것만큼 상대가 자신의 선원을 제거합니다.
재미있는 점이 이동을 하고 전투를 하면 이동한 칸 수만큼 공격자는 주사위를 덜 굴리는데요.
이 페널티는 그 전투에서 처음에 굴릴 때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한 번만 버티면 됩니다.
요새는 항구 주둔군이 주사위 2개로 선빵을 날리게 하는 능력이 있지만
점령당하면 소유권도 넘어가더라고요.
 
옛날 게임이다 보니 주사위 결과를 보정할 수단이 없습니다.
그래서 많이 굴린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결과를 얻는 건 아니죠.
에테르 님이
"다이스 갓을 믿습니다..."
라고 중얼중얼 거리며 하셨는데요. ㅎㅎ
기도 메타가 필요한 게임이죠.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카오스:
skeil:
 
 
 
 
다음 게임 하기 전에 잠깐 식사를 했습니다.
 
 
 
 
 
2. 아그리콜라 (개정판) Agricola (Revised Edition)
 
긱정보 (2022년 11월 23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14,017 | 웨이트 3.50
 
 
다음으로 에테르 님이 원하시던 아그리콜라를 했습니다.
에테르 님이 웨이트가 높은 전략 게임을 할 때에 힘들어 하셨는데요.
직전 모임에서 아그리콜라와 웨이트가 비슷한 프레타 포르테라는 예방주사를 맞으셔서 괜찮지 않을지...
제가 석기시대를 알려 드렸던 이유도 이런 일꾼 놓기 게임들을 좀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아그리콜라를 소화하실 수 있다면 다른 일꾼 놓기 게임들도 거부감 없이 하실 수 있겠죠.
 
에테르 님께 설명을 드렸더니 규칙은 이해하신 것 같았습니다.
운영을 하면서 익히면 되니까요.
 
에테르 님은 직업을 조금 많이 내리셨는데요.
다행히 각 직업의 능력을 이해하고 잘 쓰셨습니다.
음식이 떨어지는 것에 주의를 드리면서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 드렸습니다.
 
제가 처음 알려 드릴 때에 점수계산 체계를 자세하게 설명 드리지는 않습니다.
그냥 농장에 빈 칸 없이 하고, 각 자원을 최소 하나 확보하라고만 말씀 드리거든요.
물론,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릴 수 있게 필요한 상황에서 설명은 드립니다.
 
중반에 나무가 왕창 쌓인 적이 몇 번 있었는데요.
에테르 님이 그걸 놓쳐서 울타리를 못 치셨던 것 같습니다.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에테르 스케일 카오스
4 4 1
우리 -1 4 2
곡식 -1 3 1
채소 4 4 -1
-1 1 1
돼지 -1 2 2
-1 4 -1
빈 칸 -6 - -
울타리 친 외양간 - - -
흙/돌방 4 8 4
가족 12 15 15
카드 4 2 4
보너스 1 - -
구걸 - - -
총점 18 47 28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카오스:
skeil:
 
 
 
 
3. 렉시오 Lectio
 
긱정보 (2022년 11월 23일 기준)
평점 6.8 | 투표수 673 | 웨이트 1.91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에테르 님이 가져오신 렉시오를 했습니다.
 
초반에 핸드 운이 좋아서 연속 두 번으로 1등으로 나갔습니다만
그 다음부터 카오스 님이 연속으로 기습적으로 1등으로 나가셨습니다.
제가 "2"를 처리하지 못해서 크게 물렸거든요. ㅠㅠ
 
에테르 님이 칩을 다 잃어서 게임이 끝났습니다.
 
끝나고 카오스 님이 말씀하셨는데, 포커 류를 아주 좋아하신다고요.
제가 타짜인 줄 알았으나 제가 호구였습니다. ㅠㅠ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카오스:
skeil: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