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2. 16. 07:00
이게 ○○이냐?
 
 

 
 
스승의 날 이브에 조촐하게 세 명이서 모였습니다.
일찍 오시는 분이 없어서 4시부터 모임이 열렸는데요.
왠지 모르게 피곤한 하루... (아무래도 전날의 시간 여행 때문에...;;;)
 
 
1. 산 후안 San Juan
 
 
처음으로 꺼낸 게임은 알레아 스몰 박스의 마지막 5번인 산 후안이었습니다.
물천사 님과 Frozenvein 님 두 분 모두 푸에르토 리코를 할 줄 아셔서 금방 익숙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문제는 그 엄마 게임 (?)보다 이 조그만 자식 게임 (?)엔 건물이 꽤나 많습니다.
처음 나오는 것도 있고, 있었던 것 같은데 효과가 다른 것도 있어서
건물을 하나하나 다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플레잉 타임은 짧으나 첫 게임은 이 건물 설명 때문에 길어질 수밖에 없네요.
(설명 안 드리고 했다가 나중에 댓글로 무슨 얘기가 나올지 모르니... ㅠㅠ)
 
산 후안이 예전에 꽤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알레아가 이 스몰 박스군을 단종시킨 후에 새로 만든 미디엄 박스군을 푸시하고 있어서 산 후안을 구하기 어려웠으나
다행히도 미디엄 박스에서 부활을 시켜주었습니다.
 
그런데 미디엄 박스인 2판으로 넘어가면서 건물 몇 개를 패치해 주었는데
새 규칙이 합리적입니다!
이 1판은 몇 번 해보면 어딘가 모르게
"야! 그거 사기 건물 아냐?!" 이게 게임이야?
란 말이 나오죠.
게다가 2판에는 예전에 따로 발매되었던 확장들도 들어 있어서 일석이조거든요.
 
패치된 건물 셋은
* Goldmine 금광: 로또 당첨 (?)되었을 때에 원하는 건물을 가져가는 것 대신에 가장 싼 건물을 가져가는 걸로 쎄게 너프!
* Guildhall 상인조합: 생산 건물마다 무조건 2점씩이었는데, 각 종류마다 첫 번째는 2점, 그 다음부터는 1점으로 살짝 너프!
* Prefecture 관사: 비용이 3원에서 4원으로 살짝 너프!
 
일단 첫 게임이어서 패치를 적용하지 않고 그냥 해보기로 했습니다.
부조리한 것은 당해봐야 알죠.
아, 옵션 규칙을 적용해서 턴이 나중인 플레이어들은 카드를 더 받고 초과분을 버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두 분은 처음해보는 것임에도 잘 따라오셨습니다.
 
제가 시작 플레이어여서 첫 핸드에 다른 생산 건물이 있길 바랬건만
1도 없었습니다. ㅠ
어쩔 수 없이 추가 판매 효과가 있는 Trading Post 교역소를 먼저 건설했고요.
몇 라운드 지나니까 교역소의 파워가 느껴졌습니다.
다른 분들이 상인 잡을 때 뭔가 찝찝한 느낌이 있었나 봅니다.
손해보는 것 같은 느낌? ㅋ
 
그리고 두 번째 건물로 담배 공장을 지어서 고오오오급 작물을 생산하려고 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의원을 자주 잡으시길래 관사를 건설해서 킵 하는 카드 수를 1장 늘렸고요.
생산과 판매가 잘 이루어져서 돈 (핸드의 카드 수)에서 안 밀려서
특권을 더블로 만들어주는 도서관은 쉽게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Frozenvein 님이 초반에 금광을 놓으셨는데 안 터지더라고요.
저는 중반에서 후반 넘어갈 때 즈음에 금광을 건설했는데 3번 중에 2번 터졌습니다. 3타수 2안타!
심지어 마지막에 터진 건 보너스 점수까지 고려해서 안 비싼 생산 건물을 가져갔네요. ^^;;
 
후반에 은 공장을 놓으니까 다른 분들이 생산을 안 잡으려고 하셨습니다. 해치지 않습니다
마지막 턴엔 상인조합을 건설하면서 점수 계산으로 넘어갔습니다.
 
4-5점 차이로 제가 이겼던 것 같습니다.
건물 12개를 모두 건설하지는 못 했지만
완전한 생산 건물 체제에 상인조합까지 놓아서 보너스 10점이 컸습니다.
 
Frozenvein 님은 2번째 라운드에서 예배당을 놓으셔서 초반에는 거의 사용하지 못 하시고
판매가 잘 이루어진 중후반부터 카드를 1장씩 묻으셨습니다.
예배당도 좋은 건물인데 핸드에 카드가 모여야 더 강력해집니다.
 
본의 아니게 2판으로 가면서 너프 먹은 3종 세트를 다 써서 이겼네요;;;
앞으로는 2판을 가져가겠습니다.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Frozenvein:
skeil:
 
 
 
 
2. 뤄양의 사람들 At the Gates of Loyang
 
 
두 번째는 물천사 님이 하고 싶어서 가져오신 우베 아저씨 게임이었습니다.
아그리콜라 - 르 아브르에 이어지는 수확삼부작이지만
느낌이나 복잡도 면에서 다른 수확 시리즈에 비해 차이가 크고, 가장 중요한 건 룩아웃 게임즈에서 나오지 않아서
뭐랄까요, 사생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존 스노우
 
제 개인적으로, 코X게의 이상한 제목 번역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현지어로 독음해야 하는 것 때문에 낙양을 뤄양으로 표기한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도대체...;;;
 
혹시...
 

(빰.빰.빰.빰. 빠.바~)
 
 
룰을 모르셔서 제가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가며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것도 큰 틀은 쉬운데 문제는 20종류나 되는 조력자 능력...;;;
이게 서로 콤보 같은 것도 있어서 한 번씩은 짚어 드렸습니다. 하?게 불태웠어...
 
시작했는데 1라운드 밭이 3칸짜리 부추밭... ㅠㅠ
부추밭에 밀을 심으면서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가판에서라도 부추가 나왔으면 바꿔서 심었을 텐데 말입니다.
돈을 주고 사서 심었어야 했을까요?
 
아, 한글판 룰북에 부추를 파로 번역했더라고요? 에잉??
파 하면 또 이분을 빼 놓을 수 없는데요.
 

퐈~~~~
 
(단골과 뜨내기) 손님을 가게나 노점으로 번역한 것도 좀...;;; 허허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손님도 잘 안 나와서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사는 인생을 체험하며
다른 분들은 라운드마다 2점씩 갈 때에 1점씩 갔습니다. ㅠㅠ 귀농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거군요.
 
중반 즈음 되자
"이번 생은 틀렸어..."
라는 생각이 들며 정신을 놔 버렸습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ㅠㅠ
다른 분들 하는 거 옆에서 구경하는 옵저버 같은 신세...
 
 
뤄양의 점수체계가 번영의 길 1칸이 1점이 아니라,
실제로는 엽전 1개를 1점으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차이가 커지기 마련인데
그걸 1-2칸 차이로 교묘하게 가려놨지만 이게 실제로는 10-20점 차이가 되죠.
 
Frozenvein 님이 18점, 물천사 님이 16점?을 달성하셨습니다.
 
 
뤄양을 출시되었을 때 많이 하고 그동안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못 하지만) 당시에 아그리콜라를 잘 못 하던 때라
엔진 빌딩을 하는 걸 이해 못했던 시절이었죠.
 
수 년이 지나서 엔진이 뭐고, 그 엔진을 어떻게 만드는 걸 깨닫고 나니까
뤄양을 보는 제 시각도 조금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예전엔 상점에서 구입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재투자로서 밭에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체제를 갖추려면
엽전 몇 냥 정도는 시원시원하게 쓰는 게 올바른 판단인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Frozenvein:
skeil:
 
 
 
 
3. 한자 토이토니카 Hansa Teutonica
 
 
세 명이어서 제가 가져간 한자 토이토니카를 했습니다.
최근에 자주 밀고 있는데요.
룰도 간단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빌드 싸움과 타이밍 싸움 등 재미 요소가 많아서
제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점, 그리고 다른 플레이어의 파훼법을 생각해 오는 것도 즐겁더군요.
 
턴 순서는 물천사 - Frozenvein - 저 순이었습니다.
첫 플레이어는 당연히 남쪽을 막는 게 정석이고,
두 번째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Frozenvein 님은 2개 중 하나를 북서쪽 (재배치) 쪽에 놓으셔서
저는 북쪽 (색깔)에 놓았습니다.
 
두 분이 먼저 3액션에 도달하고 저는 마지막으로 3액션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황색을 열고 북쪽 도시에 영업소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물천사 님이 남쪽 도시 (액션)에 영업소를 놓고,
Frozenvein 님은 그곳과 연결된 도시에 디스크로 영업소를 놓았습니다.
각자 누군가가 기술 개발하러 들어오면 점수를 먹으면서 다른 걸 하겠다는 생각이었죠.
 
저는 보너스 마커를 먹으면서 열심히 북동쪽에 영업소를 놓았습니다.
안 들키려고 했는데 뻔히 보여서 두 분이 동쪽과 중앙을 막으면서 저의 확장을 저지하셨습니다.
 
저는 북쪽에서 점수를 올리기 쉬웠습니다.
한 경로 양 끝에 제 영업소를 놓아서 그 무역로에서 점유가 발생할 때마다 2점씩 얻을 수 있었죠.
물천사 님도 남동쪽에 2점씩 먹을 수 있는 무역로를 만드셨는데,
물천사 님이 5액션까지 개방해 놓으신 상태여서 Frozenvein 님이 견제를 하셨습니다.
 
시간이 충분하면 동서를 잇는 보너스 7점을 얻으려고 했는데
서쪽은 Frozenvein 님이 서서히 막고 계셨고,
물천사 님은 5액션을 십분 활용해서 턴마다 2점씩 쭉쭉 올리고 계셨습니다.
뤄양에서 나갔던 운이 이때 저한테 돌아왔는지,
+기술 보너스 마커를 제가 중반에 확보해 두어서 후반에 열쇠 기술을 올리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색깔이 허용하는 대로 연결된 도시마다 제 영업소를 더 놓으며
클로징 준비를 했습니다.
 
게임은 물천사 님이 21점에 도달하면서 끝났습니다.
 
두 분은 완전히 개발한 기술에 대한 점수를 약간 받으셨고,
보너스 마커는 제가 4개 얻어서 이걸로 10점을,
쾰른 테이블에 대해서 Frozenvein 님이 8점,
제가 도시 메이저리티에 대해 16점, 영업소 네트워크에 대해 20점을 얻어서
꽤 큰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Frozenvein 님이 하셨던 그룹에서는 이런 스타일로 플레이하지 않아서
초중반에 감을 못 잡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자주 하다 보니 적당한 시점이 되면 알을 몇 개 박아서 점수 먹는 엔진을 만들고
게임을 빨리 끝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4명이서 해도 60분 내외로 끝나는 편입니다.
 
아무튼 한토토는 재미있습니다.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Frozenvein:
skeil:
 
 
 
 
4. 블루 문 시티 + 블루 문 시티: 확장 타일 세트 Blue Moon City + Blue Moon City: Expansion Tile Sets
 
 
새 대통령이 선출되신 기념으로 블루 "문" 시티를 가져가 봤습니다.
박스 색깔도 파란색, 더 "블"어 시티당...
 
6개월 전에 이걸 할 때에 프로모 타일의 능력을 잘못해서 이번엔 제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제대로 했더니 게임이 이상해졌습니다!
프로모 타일 4개 중 병원의 능력이 너무나 강력했습니다.
 
능력을 이해하신 두 분은 병원으로 가서
자신의 턴을 마칠 때마다 추가 카드 2장을 뽑으셨습니다.
저는 두세 라운드가 지난 후에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긱에서 프로모 타일에 관련된 글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턴을 마칠 때에 핸드에 카드가 1장 늘어납니다.
도중에 완성되는 건물의 보너스로 카드를 1-2장 추가로 받기도 하는데요.
보통은 1장입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턴을 3번 정도 기다리면 핸드에 9장이 늘어납니다!
병원이 한쪽 구석에 있어서 병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데에 턴이 더 필요하지만
블루 문 종족 중에서 비행 종족이 있어서 플레이어에게 추가 이동 효과를 주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핸드에 이 종족이 잡히면 이동하는 턴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ㅠㅠ
 
블루 문 시티는 보통 한 건물을 혼자서 다 건설하지 못해서
메이저리티 먹도록 계산하고 기다리는 분위기였는데,
서로 싸우던 블루 문 종족이 화해해서 서로 돕고 무너진 도시를 재건하는 테마는 어디로 가고
병원에서 기 모은 선두 쳐먹은 초사이어인들이 갑자기 날아와서 건물을 혼자 후다다닥 짓고
다시 병원으로 날아가서 기 모으는 이상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이게 게임이야?!
이게 블루 문 시티야?!
이게 나라냐?! ㅠㅠ
 

시구자: 헬로비너스 나라... ㅇㅈ
 
 
긱 포럼에서 저처럼 병원의 언밸런스함을 지적한 글에 어떤 유저가 반대편 시각으로 본 댓글도 있었습니다.
병원에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병원에서 턴을 버리는 것이 큰 이득은 아니다라는 게 그 의견이었는데요.
병원에 가는 데에 보통 두 턴이 걸리고 나오는 데에도 두 턴이 걸립니다.
병원 모서리에 가까운 곳이라면 한 턴만에 도달하지만요.
따라서 비행 종족 카드가 잡히지 않으면 병원에 들락거리는 데에 턴을 소비하는 사이에
다른 건물들을 건설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혼자서는 힘들 것 같고 병원에 안 가는 플레이어들이 합심해서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되도록이면 병원 모서리에 가까운 건물들부터 아작내고...?
 
그러면 일부러 비행 종족 카드 안 버리고 계속 킵을 하고...
용들을 한곳에 모아서 황금 비늘을 효율적으로 모으고
그걸로 추가 크리스탈 모아서 첨탑에 기부하고
게임을 빨리 끝내라는 것 같은데... 초전략 게임이 되었다...
 
크니치아 박사님에게 메일을 보내봐야 할 것 같군요... ㅠㅠ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Frozenvein:
skei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