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냐, 무작위냐?
전략 게임을 선호할수록 대체적으로 랜덤성을 기피하게 됩니다.
한두 시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운영을 하는데,
랜덤성으로 인해서 내가 쌓아 올린 것들이 무너져 내리면
내 정신도 무너져 내리곤 하죠.
그렇다고 해서 랜덤 요소가 없어도 게임이 너무 건조해집니다.
그 게임에 대한 정보를 모두 외워 버리면 고정된 기보 같은 것이 생겨서
플레이에 변수가 사라져 버리니까요.
제 게임 성향은 전략 게임을 좋아하니까
게임이 어느 정도 고정된 틀을 제공하지만 랜덤성이 약간은 있는 걸 선호하는 것 같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1. 티켓 투 라이드 Ticket to Ride
긱정보 (2022년 10월 5일 기준)
평점 7.4 | 투표수 80,278 | 웨이트 1.84
원래 계획으로는 현준 님까지 4인플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전날 새벽에 귀가하셨다는 현준 님의 카톡을 보고는
'모임 시작 시각에 절대 못 오신다...'
라는 예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좀 주무시다가 늦게 오시더라도 좋은 컨디션으로 오시는 걸 권했죠.
12시에 세이토 님과 에테르 님이 오셔서 3인으로 할 게임을 골라야 했는데요.
에테르 님이 티켓 투 라이드를 원하셔서 그걸로 선택했습니다.
혹자는 이런 게임을 모임에서 해야 하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보드게임 동호회에서 보통은 비(非)보드게이머인 지인들과 못 하는
웨이트가 다소 높은 전략 게임을 하려고 하죠.
그런데 비보드게이머인 지인들에게 게임을 전파해야 하는 상황이 결국에는 찾아 옵니다.
그 대상이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요.
만약에 그런 대상과 함께 할 게임을 전혀 해 보지 않았다면
그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건 작은 문제입니다.
큰 문제는 그런 게임들의 장점을 얕보게 된다는 겁니다.
보드게임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고차원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만들어진 게임은 조잡하고 하찮아 보일 수 있거든요.
그러나 복잡하고 세련된 게 좋아 보이는 건
어디까지나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게이머들의 관점일 뿐입니다.
비보드게이머들의 관점에서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빵빵 터지는 재미를 주는 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게임들일 겁니다.
그러니까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게이머들도 카탄이나 카르카손, 티켓 투 라이드, 팬데믹처럼
직관적이고 대중적인 게임들을 잘 익혀 놓고 접대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배우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겠죠.
아무튼 티켓 투 라이드의 규칙서는 네 쪽인데요.
한 쪽은 구성물 설명이어서 실제 규칙은 세 쪽에 불과합니다.
규칙도 쉽고 직관적이죠.
열차 카드를 모은다 - 열차 카드를 써서 열차를 놓는다 - 추가 점수를 얻을 티켓을 뽑는다
3인 게임에서는 복선 구간을 단선만 씁니다.
초반부터 에테르 님과 얽혀서 서로 길막 아닌 길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최초로 받은 티켓 3장 중 2장이 적당히 길고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그 2장만 선택하고 나머지 하나를 포기했거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널널하게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세이토 님은 혼자 중부와 남부에서 확장을 하셨고요.
후반에 중부에서 셋이 다 얽혔는데, 얼마 후에 게임이 종료되었죠.
제가 티켓 2장 다 성공하고 최장 연결 보너스까지 얻고 승리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상
에테르: 상
skeil: 상
2. 도미니언 (개정판) Dominion (Second Edition)
긱정보 (2022년 10월 5일 기준)
평점 7.9 | 투표수 7,108 | 웨이트 2.17
다음 게임으로 에테르 님이 도미니언을 고르셨습니다.
저는 무척 좋아하는 게임입니다만 입문자와 할 때에는 2인으로 하는 걸 선호합니다.
인원이 늘어나면 자기 턴이 돌아오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입문자들끼리 하면 그 시간이 훨씬 더 길어서 지루해집니다.
그래서 빨리 끝내고 차라리 한두 게임 더 하시는 걸 권하는 것이죠.
세이토 님은 해 보신 적이 있으셔서 에테르 님을 위해 규칙 설명을 드렸습니다.
저는 빠지고요.
금을 일찍 얻으면 좋다는 걸 알고 계신 세이토 님이 금을 일찍 구입하시고 덱에 금을 여러 장 넣으면서
승패가 어느 정도 결판이 난 상태였습니다.
에테르 님은 작업장 때문에 덱이 두꺼워지고 효율이 떨어지고 있었거든요.
이건 입문자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통과의례 같은 겁니다.
덱 빌딩 게임, 그 중에서도 도미니언의 규칙이 쉬워서 운영도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데
하다 보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덱이 망가집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춤출 수 있지만 자신의 스텝이 엉켜서 넘어지는 것처럼요.
세이토 님이 속주를 거의 다 가져가신 상태였고,
에테르 님은 8원 이상임에도 일부러 공작령을 구입하셨습니다.
에테르 님께 속주 구입하시면서 끝내달라고 얘기하려다가
어떻게 하시는지 그냥 지켜 봤습니다.
끝나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공작령을 사서 따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세이토 님은 여섯 걸음씩 가고, 에테르 님이 세 걸음씩 가면 절대로 못 따라 잡죠...;;;
도미니언을 마치고 정돈할 때에 현준 님이 오셨습니다.
도미니언을 보시고 싫어하는 말씀을 하셨는데, 플레이가 틀에 박혀서 싫다고요.
호불호는 개인의 영역이라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이 없습니다만
도미니언을 조금 더 해 보시고 평가해 보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얼마 전에 커뮤니티에서 도미니언 글에 대한 댓글에 있었던 내용인데요.
도미니언을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기본판만 해보고 평가를 한다고요.
장님 코끼리 만진다는 속담이 있 듯이,
기본판만 해 보고 평가하기에 좀 이르지 않나 싶네요.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상
에테르: 상
3. 뱀파이어 퀸 Vampire Queen
긱정보 (2022년 10월 5일 기준)
평점 6.4 | 투표수 463 | 웨이트 1.14
현준 님이 게임을 잔뜩 가져오셨는데요.
시간 관계상, 부두 프린스와 뱀파이어 퀸 중에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부두 프린스는 해 봤는데 단점이 명확해서
뱀파이어 퀸을 하고 싶었습니다.
현준 님에게서 규칙 설명을 들었더니 달무티랑 거의 똑같더라고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했는데, 패스에 대한 규칙이 모호한 겁니다.
그때부터 영어 룰북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하면서 룰북을 읽으면 게임에 집중을 못 합니다.
다섯 페이즈 중에 두 페이즈가 지났는데, 제 점수가 100점이 넘었죠. (점수를 얻으면 안 좋은 겁니다.)
세 번째 페이즈 시작할 때에 규칙을 완전히 다 잡고 시작했습니다.
규칙이 이정도로 바뀌면 새로 시작할 줄 알았는데 그냥 이어서 진행하시더라고요...;;;
아무튼 규칙을 다 잡고 나서 세 페이즈 연속으로 핸드를 다 털어서
점수를 더 얻지 않고 끝났습니다.
하위권이었다가 2등으로 마무리... 휴 =3
처음으로 한 규칙은 '하'였지만 바로 잡은 규칙으로는 괜찮은 '중'입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중
에테르: 중
현준: 중
skeil: 중
4. 아그리콜라 (개정판) Agricola (Revised Edition)
긱정보 (2022년 10월 5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13,696 | 웨이트 3.50
에테르 님이 피곤하셔서 먼저 가셨고요.
마지막으로 할 게임을 골라야 했는데요.
현준 님이 가져오신 어떤 게임을 꺼내서 펼치시더라고요.
하고 싶은 마음과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싸우고 있어서 쉽게 결정을 못 하고 있었는데요.
그 게임을 곧 판매하실 거라고 하셔서 저는 지난 번에 얘기가 나왔던 아그리콜라를 하자고 얘길했습니다.
현준 님 표정이 못내 아쉬워 하셨는데요.
게임을 많이 가져오시는 건 감사하고 죄송하지만
이날 너무 많이 가져오셨더라고요. (그거 다 하려면 밤새야...)
아그리콜라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처음 하시는 거여서 카드를 반으로 줄여서 4장씩만 드리고 했습니다.
카드 텍스트를 읽느라 플레이에 집중을 못 하는 걸 막으려고요.
각자 카드가 나쁘지 않게 받은 것 같고요.
받은 카드로 콤보를 잘 만드시더라고요.
밭 테크를 타는 현준 님이 말릴 뻔 한 거 한 번 잡아 드려서 살려 드리고
빵 굽기 행동 칸 양보해 드리고 했습니다.
첫 게임에 구걸하면 재미가 떨어질 것 같아서요.
결과적으로 현준 님이 좋은 성적으로 1위를 하셨는데요.
평을 들으니 플레이가 고정적인 게 별로라고 하셨던...
이것도 좀 많이 해 보셔야 할 것 같지만
어쩌면 전략 게임과 잘 안 맞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이토 | 현 준 | 스케일 | |
밭 | 2 | 4 | 4 |
우리 | 4 | 4 | 4 |
곡식 | -1 | 4 | 2 |
채소 | -1 | 4 | 1 |
양 | 1 | 1 | 1 |
돼지 | 2 | 1 | 2 |
소 | -1 | 3 | 2 |
빈 칸 | -1 | - | -1 |
울타리 친 외양간 | - | - | 1 |
흙/돌방 | - | 8 | 6 |
가족 | 12 | 12 | 12 |
카드 | 3 | 3 | 5 |
보너스 | 5 | - | - |
구걸 | - | - | - |
총점 | 25 | 44 | 39 |
게임에 대한 호불호
세이토: 상
현준: 중
skeil: 상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정기모임 후기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10.22] 제206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1) | 2022.11.09 |
---|---|
[2022.10.08] 제205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2.10.19 |
[2022.09.10] 제203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2.09.21 |
[2022.08.27] 제202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2.09.07 |
[2022.08.13] 제201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2.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