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빡겜, 너는 즐겜
하루 전날에 제가 어머어마하게 말렸죠.
근데 바로 다음날, 다른 분이 저보다 더 말릴 줄을 상상도 못 했습니다...
너무나 웃픈 상황이어서 이게 게임인가 싶을 정도! 역대급!
1. 아웃리브 + 아웃리브: 킥스타터 독점 프로모 Outlive + Outlive: Kickstarter Exclusives
다른 분들도 늦게 오신다고 하셔서 저도 오후 4시가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물천사 님이 오셔서 4인플로 할 게임을 미리 세팅하고 있었죠.
킥스타터를 통해 나온 이 게임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S.F.의 하위 장르인데요.
인류 문명이 핵전쟁으로 붕괴된 이후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매드 맥스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네요!
핵전쟁의 결과로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음식입니다.
방사능으로 먹을 것들이 오염되어서 안전한 음식을 구하는 게 어려워지죠.
아니면 통조림 식품 등을 찾아야 합니다.
가축이나 야생 동물도 방사능에 오염되어서 개체수가 적을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물천사 님에게서 룰 설명을 들었는데...
이건 일꾼 놓기에 액션 포인트를 토핑으로 살짝 뿌리고
이벤트는 뭔가 노트르 담이나 진년, 트루아 같고... 음...;;;
재미있는 요소는 일꾼에 숫자가 적혀 있어서
이게 전투력과 액션 포인트로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약한 일꾼을 만나면 삥 뜯습니다;;;
자원을 가져갈 때에는 그 숫자만큼 가져갈 수 있고요.
사냥할 때에도 이 숫자를 참조합니다.
숫자 큰 일꾼이 좋다고 마냥 나중에 사용할 수만은 없습니다.
자원들은 라운드마다 일정 개수만 공급되기 때문에 늦게 가면 없을 수도 있습니다. ㅠ
다른 플레이어에게 삥을 뜯는다 하더라도 주는 사람이 선택해서 주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자원을 받아올 수도 있죠.
이 딜레마가 참 오묘했습니다.
각 클랜은 지하에서 살고 있고,
지상과 가장 가까운 방에서는 공기를 정화해서 나머지 방에 공기를 공급합니다.
각 방은 건설되고 일꾼으로 가득 차면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방을 건설할 때에 자원 2개를 절약하는 방을 가장 먼저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이벤트 카드 1장을 무시하는 걸 완성했죠.
그랬더니 다른 분들이 재앙으로부터 고통을 받을 때에 저는 팝콘을 우걱우걱 먹으면서 구경했습니다.
"자원 채취가 3개까지만 된다던데..."
"그래요? 저는 4개, 5개도 나오는데? 우걱우걱"
"동물들이 피폭으로 고기가 적게 나온다던데..."
"그래요? 우리 집 냉장고에 고기 많은데? 우걱우걱"
"밖에서 핵 폭탄이 터졌다던데..."
"그래요? 우리 집엔 아무 일 없는데? 우걱우걱"
저는 이벤트로 큰 피해를 입지 않아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도록 내버려뒀더니
다른 분들은 모아진 자원으로 이벤트를 해결하셨습니다.
이벤트는 트루아에서처럼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해결될 때까지 플레이어들을 계속 괴롭힙니다. (저는 아니고요. ㅋ)
각 클랜은 지도자를 한 명씩 받고 시작하는데,
저는 통조림을 쉽게 얻는 친구였습니다.
시작 아이템으로 받은 갈고리 달린 석궁은 통조림이 저장된 컨테이너에 쉽게 올라가도록 해서
저만을 위한 행동 칸 하나를 더 열어주었습니다.
끊길 걱정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야생 동물을 잡는 것은 세트 컬렉션을 유도합니다.
"숙련도" 개념이 있어서 같은 종류를 잡을수록 고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무리를 해가며 고기가 적게 나오더라도 사냥을 했습니다.
"이벤트 때문에 고기가 1개 적게 나와서 0개 생산이에요..."
"아, 그래요? 저 그 이벤트 무시할 건데? ㅎㅎ"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저에게는 살 만 한 세상이었습니다.
어느덧 6번째 라운드가 끝나고 게임도 종료되었습니다.
집에 식수와 고기가 남아서 생존자들을 더 끌어들이고 싶었으나
입구에 공간이 부족해서 더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잘 풀릴 줄 알았으면 입구를 미리 비워뒀는데 말이죠.
점수계산을 하니 제가 꼴찌...;;;
다른 분들은 자원을 쥐어짜가며 이벤트를 해결해서 그 이벤트 점수가 더해진 상태였습니다.
저는 하나도 안 했거든요.
다른 분들은 빡겜을 하셨지만 저는 그냥 즐겜.
게임의 테마가 잘 느껴져서 모두 즐겁게 했습니다.
outlive (남보다 오래 살다)라는 제목처럼 더 오래 살기 위해
공용 자원을 남들보다 먼저 그리고 더 많이 쌓아놓고 버티고 남의 것을 빼앗는,
생존을 위한 이기심만 남은 혼돈의 세상이 잘 느껴졌습니다.
게임의 물리적 무게가 엄청나서 물천사 님이 다시 가져오지 않을 거라고 하셨네요. ^^;;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상
에피아.: 상
쿠웨이트박: 상
skeil: 상
2.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Tigris & Euphrates
지난 주에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를 했는데 틀린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물천사 님이 근처 모 모임에 가셔서 하셨는데 룰이 달랐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다 틀리게 한 건가 싶었는데 제가 룰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면서 틀렸던 부분을 찾아냈습니다.
저희가 맞게 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Frozenvein 님이 오시면 팩트 체크를 하려고 했지만 미리 아셨는지 오시지 않으셔서...;;;
티&유 팩트 체크!
1. 기념물들은 게임 시작 시에 미리 조립한다 => 그래서 같은 색깔 조합이 나오지 않는다!
2. 누군가의 턴이 끝나면 모든 플레이어는 타일을 6개가 되도록 보충한다 => 그래서 게임이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
3. 지도자는 왕국을 합병하도록 놓을 수 없다 => 그래서 내부 충돌과 외부 충돌이 엄격하게 분리된다!
4. 합병 타일은 평화적인 합병이더라도 점수를 주지 않는다
5. 현재 플레이어는 현재 외부 충돌과 관련이 없더라도 해결 순서를 결정한다
6. 필요한 색깔의 기념물을 못 올릴 것이라면 2 x 2 타일들을 뒤집을 수 없다
7. 2 x 2 형태의 타일을 만들었지만 잊어버렸거나 고의적으로 기념물을 놓지 않았다면 나중에 그 타일들을 뒤집어서 기념물을 놓을 수 없다 => 남이 실수한 것을 주워 먹을 수 없다!
8. 보물이 있는 사원을 뒤집고 기념물을 올릴 때에 그 보물을 그대로 둔다.
9. 행동의 종료 시에 왕국에 보물이 2개 이상이라면 초록색 지도자의 플레이어가 1개를 제외한 그 왕국의 보물을 다 먹는다. & 위 상황에서 가능한 한 게임 보드의 모서리 부분에 가까운 보물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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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1번은 틀리게 해서, 나중에 필요할 때마다 조립했더니 같은 색조합이 나왔었습니다. ㅠ
2번은 물천사 님이 하신 두 모임에서 모두 틀리게 했습니다. ㅠ
저희는 게임이 더 오래 걸리게 했고, 다른 모임에서는 더 빨리 끝나게 했네요.
3번은 저희가 했을 때에 애매한 경우가 생겼었는데 이제 해결되었네요.
4번은 틀리게 했는지 불분명하네요.
9번이 크리티컬한 것 같습니다.
이건 이날 한 것도 틀렸습니다.
상인 (초록색 지도자)는 보물이 2개 이상 있는 왕국에서만 보물을 먹을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ㅠ
그러니까 상인으로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면서 트레져 헌팅을 하는 게 불가능한 거였습니다. ㅠㅠ
보물이 있는 사원이 2개 이상 합병되어서 제법 큰 왕국에서만 보물 빨아먹기가 가능합니다.
여태까지 한 거 다 무효!!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가 아니라 인도 버전 인더스&갠지스를 했...)
이날 쿠웨이트박 님이 공격적으로 하시다가 방어 플레이어에게 털리셔서 초중반까지 무지 힘드셨는데 말입니다.
에피아. 님은 첫 게임이셨는데 이유도 없이 여기저기서 맞으셔서... 죄송합니다...
보물 먹는 게 어려워서 플레이어들이 마음 먹고 빨리 끝낼 수 없게 되어 있네요.
다음부터 제대로 해봐요. 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상
에피아.: 상
쿠웨이트박: 상
skeil: 상
3. 시타델 (2016년 판) Citadels (2016 Edition)
시간이 애매하게 짧게 남아서 제가 가져간 케일러스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천사 님이 가져오신 시타델 2016년판 신판을 했습니다.
이날 에피아. 님이 레전드 게임을 만드셨는데...
캐릭터에 판사님과 협박범까지 들어간 무시무시한 게임이었습니다.
4명이어서 9번까지 넣고 2바퀴 드래프팅 하우스 룰로 했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이 3게임 연속 시작 플레이어가 되셨습니다.
가위바위보로도 이기시고 티&유 할 때는 타일을 뽑아서 시작 플레이어를 정했음에도 뽑히셨고... 게임에서 이기시라고요!
착하신 쿠웨이트박 님이 꿀잼 판사님은 뽑지 않으셔서 제가 골랐습니다. 헤에
어찌하다 보니 제가 초반에 잘 나가서 여기저기서 뚜까 맞고... ㅠ
제가 주춤하는 사이에 쿠웨이트박 님이 무섭게 올라가셨습니다.
사령관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제법 비싼 건물을 손에 가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한편 에피아. 님은 돈이 엄청 많으셨습니다.
왜 이렇게 많으셨는지 기억나지 않네요.
아무튼 제가 협박범을 잡은 라운드에 협박편지 2장을 깔고 진행을 했죠.
에피아. 님이 수입을 받으신 후에 협박편지에 굴하지 않고 "Go!"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협박편지는 진짜였던 것입니다!
에피아. 님은 가지고 있던 금화 11개를 저한테 다 넘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그분은 웃는지 우는지 모를 괴성을 지르셨고... 엄마아~~~~
나머지 분들은 부러움 반 시기심 반으로 제 것이 된 금화를 엿보셨습니다.
저는 넘치는 금화로 비싼 건물부터 내렸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돈이 많을 때에 판사님 영장이 빗겨가서 편하게 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쿠웨이트박 님은 꿋꿋하게 건물 5색을 모으시며 게임을 끝내려 하셨지만
건물을 빼앗아서 게임의 종료를 늦췄습니다.
그리고 에피아. 님이 이번엔 쿠웨이트박 님이 사주한 협박범의 타겟이 되었는데...
설마 두 번 당하지 않겠지?!
라는 반신반의는 협박범 앞에서는 그저 헛된 희망고문이었습니다.
최고의 플레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에피아.
이리하여 두 번에 걸쳐 총 금화 17개를 빼앗기신 에피아. 님... 광광 우럭따
견제를 뚫고 제가 건물 9개 짓고 보너스 5점 받고 40점으로 이긴 것보다 (이 승리를 밑거름이 되어주신 에피아. 님께 돌리며...)
일단 에피아. 님의 멘탈을 보호해 드리는 게 중요해서
시타델까지만 하고 식사를 하러 나왔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상
에피아.: 상
쿠웨이트박: 중
skeil: 중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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