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 극복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환경이 다를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인들과 즐기고, 다른 사람들은 동호회 활동을 하죠.
전자든 후자든 특정 상황에 오래 처해 있다면 정체되고 권태기가 올 수 있습니다.
멤버가 고정되고 게임도 고정될 경우 말이죠.
게임이 자주 바뀐다든지 모임에 오는 구성원이 조금씩 바뀐다면
권태기가 천천히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인 모임이든 동호회 모임이든
한두 사람이 전체를 다 떠받치는 상황에 있다면
번아웃에 의해 권태기가 올 수 있을 겁니다.
소수의 사람들을 태워서 돌아가는 엔진은 오래 갈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멤버들을 길러내야 하죠.
사람은 넓게 말하면 환경, 좁게 말하면 문화에 금방 익숙해지므로
모임 내의 문화를 적극적이게 만들고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권태기가 온 분들이라면 열정이라는 연료가 채워질 때까지 보드게임을 한동안 쉬거나
모임의 환경을 바꿔 보는 게 좋습니다.
모임 장소를 바꾸거나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거나,
아니면 다른 모임들을 방문하고 그 모임들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지 느껴 보는 것이죠.
쉬는 것,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는 게
권태기를 빠르게 흘려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1. 보타닉 가든 Verdant
긱정보 (2024년 1월 24일 기준)
평점 7.4 | 투표수 4,148 | 웨이트 2.09
오랜만에 제홍 님이 수원에서 놀러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제홍 님이 게임을 여러 개 싸 들고 오시는 편이어서
저는 태양신 라 하나만 들고 모임 장소로 갈 수 있었습니다.
제홍 님이 가져오신 게임들 중에서, 너굴 님이 보타닉 가든을 선택하셔서
그걸 첫 번째 게임으로 플레이했습니다.
게임 테마는 실내에서 여러 식물을 가꾸는 것이더라고요.
방식은 식물 카드와 방 카드 중 하나와 물품 타일 하나를 드래프팅으로 가져와서
자신의 태블로에 3 x 5 형태로 배치를 합니다.
카드는 반드시 식물과 방이 서로 번갈아 놓여야 하고요.
각 식물은 원하는 조도가 있어서
인접한 방에서 나오는 빛이 그 조도에 맞으면 그 식물이 더 성장하게 됩니다.
식물마다 목표 수치가 있어서 신록 토큰이 그만큼 쌓이면
그 식물이 완성되어서 화분으로 옮겨 심어지죠.
토큰은 육성 타일과 물품 타일로 나뉘는데요.
육성 타일은 비료, 모종삽, 분무기로 특정 조건 하의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게 합니다.
물품 타일은 실내에 배치할 수 있는 가구나 동물로서
방 타일의 빈 칸에 배치될 수 있죠.
게임은 종료될 때까지 이렇게 진행되고요.
점수체계는 포인트 샐러드처럼 여러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먼저 가져가는 화분일수록 승점이 높고,
방 타일은 일치하는 색깔의 인접한 식물에 대해서 승점을 주고,
가구와 동물은 서로 다른 종류로 모을수록 승점을 더 받는 식입니다.
이것 이외에도 득점 방식이 더 있습니다.
게임의 테마와 색상이 편안할 뿐 아니라 방식도 솔리테어스러워서
굉장히 평화롭습니다.
다른 사람이 필요한 것을 끊어 먹는 거 말고는 인터랙션도 없다시피 하고요.
누군가가 가져간 후에 어떤 카드, 어떤 타일이 뽑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각자 1인플 퍼즐 게임을 하는 느낌이어서
저한테는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 (심심하더라고요.)
게임에 대한 호불호
너굴: 상
마요: 상
제홍: 상
skeil: 중
2. 글래스 로드 Glass Road
긱정보 (2024년 1월 24일 기준)
평점 7.4 | 투표수 11,371 | 웨이트 2.95
그 다음으로 제홍 님이 선택하신 글래스 로드를 해 봤습니다.
우베 아저씨 게임인데, 수확 시스템이 없는 것인데요.
가마에서 유리와 벽돌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다른 여러 자원을 모아서 변환해야 하는 게임이죠.
플레이어 보드는 큰 숲, 작은 숲, 구덩이, 연못 등이 있어서
그런 자연경관을 통해서 자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만
자원을 변환하거나 승점을 얻으려면 건물을 건설해야 해서
그런 건물을 지을 빈 칸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려면 자연경관을 밀어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미안해...
게임 진행 방식은 마녀의 물약/브룸 서비스와 굉장히 비슷합니다.
시대의 시작 시마다, 각 플레이어가 자신의 덱에서 5장을 비밀리에 선택해서 핸드에 들고요.
한 시대는 세 라운드 동안 진행되는데,
각 시대의 시작 시에,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덱에서 카드 1장을 뒤집어서 자신의 앞에 놓습니다.
그리고 나서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뒤집어 놓은 카드를 앞면으로 뒤집는 턴을 가집니다.
만약 방금 앞면으로 뒤집어 놓은 카드가 자신의 핸드에 있는 플레이어는
반드시 해당 카드를 자신의 플레이어 보드의 우측에 놓아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따라 나온 카드가 없다면 현재 턴인 플레이어는
그 카드의 두 효과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현재 턴인 플레이어와 카드가 따라 나온 플레이어들 모두
그 카드의 두 효과 중 하나만 사용할 수 있게 되죠.
이 게임에 익숙해져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상황을 훑어 볼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으면
다른 플레이어가 선택할 카드를 미리 선택해서 그 카드가 따라 나오게 할 수 있죠.
저는 이런 방식으로 아주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만
결국 건물을 많이 건설하지 않으니까 점수가 안 나오더라고요. ㅠㅠ
게임에 대한 호불호
너굴: 상
마요: 상
제홍: 상
skeil: 상
3. 태양 너머로 Beyond the Sun
긱정보 (2024년 1월 24일 기준)
평점 7.9 | 투표수 13,473 | 웨이트 3.13
너굴 님과 마요 님이 먼저 가셨고요.
글래스 로드 도중에 도착하셨던 호사광인 님과 셋이서 BTS (?)를 했습니다.
저의 예상대로, 제홍 님은 첫 플레이임에도 무조건 어드밴스드 룰로 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난 번처럼, 무력이 세 보이는 빨간색 팩션을 선택했고요.
각 팩션의 효과가 비대칭으로 달라서 특색이 더 강해졌습니다.
저는 우주를 누비며 다른 팩션들을 때리고 몰아내면서 테라포밍을 했는데요.
제홍 님은 테크를 쭉쭉 올리면서 발전하셨습니다.
게임이 꽤 진행된 후에 뒤늦게 깨달았는데요.
제홍 님이 개인 보드에서 큐브를 거의 다 빼신 것이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홍 님한테 정말 잘 맞는 기술 카드가 떠서
상위 기술로 올릴 때에 요구조건을 하나 무시하는 효과 때문에
3레벨, 4레벨 기술을 너무 쉽게 달성하시고 계셨더라고요.
제가 테라포밍하는 속도보다 제홍 님이 기술을 올리는 게 훨씬 더 빨랐죠. ㅠㅠ
게임이 터져 있어서 원인이 뭐였을까 분석을 하다가
호사광인 님이 제홍 님이 개인 팩션 능력을 잘못 이해하셔서
효과를 훨씬 더 좋게 사용하신 게 아닌가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서 긱에서 해당 팩션에 대한 이미지나 질답 글을 찾으려고 했습니다만
왜 이 게임은 정보가 이렇게도 없는지..
그래서 게임을 거기까지만 하고 접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중
호사광인: 중
skeil: 중
4. 태양신 라 Ra
긱정보 (2024년 1월 24일 기준)
평점 7.6 | 투표수 24,593 | 웨이트 2.34
다음으로 머리를 식힐 겸, 태양신 라를 했습니다.
제 기록 상으로 태양신 라를 49번을 해서 한 번만 더 하고 봉인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잘 안 와서 이날 억지로 가져갔거든요.
다행히 선택을 받았네요.
첫 시대부터 파라오에서 계속 밀렸습니다.
그나마 나일강과 범람으로 점수를 좀 먹었는데요.
두 번째 시대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ㅠㅠ
세 번째 시대에서 범람을 놓치긴 했습니다만
첫 시대부터 꾸준하게 기념물을 다양하게 모아서
마지막에 7종까지 모았고요.
태양 마커 숫자도 높게 잘 유지해서 5점을 빨아 먹었더니
아슬아슬하게 1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태양신 라의 한글판도 나왔고 최근에는 이안 오툴 아저씨가 그린 판본도 나왔으니
이제 저의 구판은 영구 봉인해야 할 것 같네요.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상
호사광인: 상
skeil: 중
5. 위대한 로렌초 Lorenzo il Magnifico
긱정보 (2024년 1월 24일 기준)
평점 7.9 | 투표수 13,522 | 웨이트 3.29
이날 마지막 게임으로 로렌초가 선택됐습니다.
한 3년 전에 처음 해 보고 그 이후에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요.
규칙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힘들었던 기억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 기억이 맞았는지 정말로 시작부터 빡빡했습니다.
첫 번째 파문 타일에 생산 주사위 숫자가 낮아지는 게 걸려 있었습니다.
제홍 님이 저건 피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첫 파문을 피하려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파문들도 다가오고 있었고...
없는 살림에 다 쥐어짜서 교회에 냈는데 더 내 놓으라는 상황.
후반에 생산을 해서 따라가고 싶었으나
호사광인 님한테 한 턴 차이로 자리를 빼앗겨서 생산이 막히고
뭔가 아그리콜라 때보다 더 빡빡한 것 같은 느낌이... 중세 유럽은 지옥이야...
이거 사람이 할 수 있는 게임입니까? ㅠㅠ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상
호사광인: 상
skeil: 중
설 연휴 때에 뵙겠습니다.
'정기모임 후기 > 202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7.13] 제234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4.07.24 |
---|---|
[2024.04.13] 제233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4.04.24 |
[2024.03.23] 제232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4.04.10 |
[2024.02.24] 제231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0) | 2024.03.06 |
[2024.01.27] 제230회 안양 타이레놀 모임 기록 (1) | 2024.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