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왕조를 만들려는 자들
 
 

 
 
노리고 한 건 아니었는데, 우연히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기간에 플레이를 했고, 마지막 경기가 끝나자마자 후기를 올리게 되었네요.
네이션스 + 왕조들 확장을 말이죠.
 
프로야구에서 보통 연속으로 3시즌 동안 우승을 하면 그 팀이 '왕조를 이루었다'고 말합니다.
기아 타이거즈 (+ 전신이었던 해태 타이거즈)는 어제 끝난 2017시즌을 포함해서 총 11번 우승했고,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을 했죠.
(그러나 IMF를 거치며 선수들을 내다 팔면서 해태 왕조가 몰락했습니다. ㅠㅠ)
재작년부터 팀 리빌딩을 하며 신왕조를 세울 각오를 다졌는데요.
 
한편 프로야구 원년에 우승했던 당시 OB 베어스는 현재 두산 베어스죠.
2015년과 2016년 연속 2시즌 우승했고, 드디어 올해가 '베어스 왕조'로 불리느냐 마느냐가 걸린 시즌이었습니다.
 
 
어제 끝난 마지막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팬들의 심장에 무리가 가는 아슬아슬한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기아 타이거즈가 중반까지 무려 7점을 내며 우승을 쉽게 확정짓는가 싶더니만
7회말에 두산 베어스가 6점을 내면서 한 점차 승부로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9회말, 두 팀 감독이 운명을 건 포커 게임을 시작했는데...
 
김태형: 손패 뭐임? 까봐 까봐!
김기태: 나? (양아들) 김주형! ㅋㅋㅋ - 송구 실책 저지르고 1사 주자 2, 3루 만듦!
김태형: 내 패는 (양아들) 김재호! ㅋㅋㅋ - 2사 만루에서 초구 건드려서 포수 파울 플라이 치고 경기 끝.
 
양팀 팬들 병 걸리게 하는 두 분...;;;
 
아무튼 올해 야구 덕분에 즐겁게 보냈는데, 모든 경기가 끝나서 아쉽네요. ^^;;
내년 봄까지 어떻게 기다린담...;;;
 
 

 
 
 
저는 네이션스를 좋아합니다.
쓰루 디 에이지스를 먼저 알게 되었지만 네이션스 쪽이 더 잘 맞았습니다.
쓰루 팬이라면, 제가 쓰루의 맛을 제대로 몰라서 그런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관점을 다르게 하고 싶네요.
 
모임에서 게임 규칙 설명을 하고 게임을 소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네이션스는 굉장히 좋은 문명 게임입니다.
설명할 것이 생각보다 적고, 진행은 직관적이고,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전략 게임을 어느 정도 해 본 플레이어라면 쉽게 감을 잡습니다.
게임 내에 자원이 여러 가지 있어서, 균형있게 운영하는 맛도 훌륭하고요.
쓰루 디 에이지스에는 없는, '서로 다른 국가'도 네이션스가 가지는 장점 중 하나고요.
 
 
지난 토요일에 네이션스를 하려고 인원을 모았으나 쿠웨이트박 님과 물천사 님만 가능하셨습니다.
그런데 두 분도 일찍부터 시간이 가능하신 것도 아니어서 좀 불안불안 했지만 두 분 다 참석하셔서 잘 진행되었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이 오후 4시 즈음 오셔서 2인으로 세팅을 하고 기본판 규칙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여러 번 해 보셔서 네이션스의 규칙을 빠르게 이해하셨습니다.
끝날 때 즈음에 제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쓰루 디 에이지스 사이에 네이션스가 있다'고 말한 이유를 이해했다고 하시더군요. ^^
둘이서 하니까 4시대 끝까지 진행해도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은 첫 플레이였지만 저와 불과 4점차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38점 : 34점)
재미있다고 하셔서 소개해 드린 저도 기뻤고요.
 
 
 
 
 
네이션스 + 네이션스: 왕조들 Nations + Nations: Dynasties
 
 
오후 6시가 넘어가자 물천사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심신이 피곤하실 텐데 오셔서 감사했습니다.
 
예전에 물천사 님이 저와 왕조들 확장을 같이 하셨습니다.
딱 한 번이었고, 꽤 오래 전 일이어서 쿠웨이트박 님과 같이 확장 룰 설명을 들으셨습니다.
 
왕조들 확장에는 제목처럼 국가마다 할당된 2장의 왕조 카드가 있습니다.
왕조 카드에는 패시브 효과가 적혀 있고, 혼란 카드를 가져오는 행동을 통해서만 왕조 카드 1장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혼란 카드를 가져오면 그 라운드의 종료 시까지 자신의 국가의 안정도가 2단계 내려갑니다.
왕조가 바뀌면 세상이 혼란하다, 뭐 그런 거겠죠. ㅎㅎ
 
두 번째로 이 확장에 추가된 것은 천연 불가사의입니다.
기본판이 불가사의는 인류가 인공적으로 만든 것들인데 반해 이 천연 불가사의들은 인류가 발견한 자연경관 같은 것들입니다.
공급처에 있는 건축가 마커를 가져와서 해당 카드에 올려 놓는 것은 같으나,
돌을 지불해야 하는 인공 불가사의와 달리, 천연 불가사의에는 아무 자원도 지불하지 않고 올려 놓습니다.
대신에 페널티로서 발견 중인 천연 불가사의를 가지고 있으면 건축가 마커를 가져오는 행동 이외에 아무 행동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진보 카드를 가져오는 게 급하지 않을 때나 다른 플레이어들이 라운드에서 나갔을 때에 합니다.
 
이날은 아주 공정한 방법으로 턴 순서를 정했습니다.
저 - 물천사 - 쿠웨이트박 순이어서 역순으로 국가 보드를 선택했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은 한국을 크~ 국뽕에 취한다, 물천사 님은 페르시아를, 저는 토르 때문에 바이킹을 골랐습니다.
 
바이킹은 기본 능력은 생산 소단계 직후에 자원 1종류를 선택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그 자원 1개를 버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약탈인가 봅니다.)
바이킹의 왕조는 Varangian 바랑인과 Norman 노르만인인데요.
전자는 조언자를 구입할 때마다 +4책을 주고, 후자는 전투 카드에서 참조하는 분노에 +3을 줍니다.
 
페르시아는 기본 능력이 없는 대신에 식민지 슬롯이 하나 더 많습니다.
그리고 시작 자원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조금 더 많아서 풍족하죠.
페르시아의 왕조로는, 성장 소단계 때에 인구를 늘렸을 때에 첫 액션으로 그 인구를 공짜로 배치할 수 있는 Achaemenid Empire 아케메네스 제국과
돈 2개를 받기 위해 혼란 카드를 가져올 때에 그 혼란 카드를 바로 버리는 Sassanid Empire 사산 제국이 있습니다.
 
한국은 황금기 카드를 구입하면 건축가 2개를 공짜로 가져와서 놓을 수 있습니다.
라운드마다 할당되는 건축가가 아니라 공급처에 있는 걸 가져오는 거여서 꽤 좋아 보였습니다!
고려 왕조는 전쟁 해결 소단계에서 군사 건물에 놓인 인구마다 +3전투력을 주고,
조선 왕조는 라운드마다 1번, 행동으로서 왕조 카드에 자신의 자원 1종류를 3개까지 올려 놓고 해결 단계 이후에 왕조 카드에 놓은 자원을 3배로 만들어서 가져오는 것입니다.
 
 
제1-2라운드
 
물천사 님이 사산 제국을 내리셨습니다.
이건 앞으로 혼란 카드를 페널티 없이 +2돈으로 쓰면서 혼란 카드를 소진시키겠다는 신호였습니다.
 
2라운드에 물천사 님은 두 턴에 걸쳐 혼란 카드 2장을 가져와서 페널티 없이 돈 4개를 얻으셨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은 전쟁을 대비해서 고려를 내리셨고요.
 
라운드 바이킹 (skeil) 페르시아 (물천사) 한국 (쿠웨이트박)
생산량
1 4 1 1 2 0 1 2 0 0 2 3 0
2 3 3 1 4 0 1 4 0 0 0 1 0
 
생산 직후에 저는 두 분이 돌을 1개씩 버리게 했습니다.
전쟁에서 물천사 님만 패배했고요.
이벤트는 팍스 로마나 (skeil +1점)와 한 왕조 (물천사 +1인구 +3쌀)이었습니다.
 
2라운드의 생산 직후에 저는 쌀을 버리게 했습니다. ㅎ
제가 생산을 보완하기 위해 군사력을 포기했는데, 이 때문에 전쟁에서 저만 패배했습니다.
이벤트는 황건적 반란 (skeil -3쌀)과 스파르타쿠스 반란 (쿠웨이트박 턴 순서 맨 뒤로)였습니다.
 
책 자원 관리를 잘 한 덕분에 1시대 종료 시에 저는 +2점, 쿠웨이트박 님은 +1점을 받았습니다.
 
 
제3-4라운드
 
쌀 생산을 높이는 건물과 식민지 덕분에 저의 쌀 생산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4라운드에 드디어 저도 왕조 카드를 내렸습니다.
조언자로 세종대왕 카드를 가져올 계획이어서 바랑인을 선택했습니다.
 
라운드 바이킹 (skeil) 페르시아 (물천사) 한국 (쿠웨이트박)
생산량
1 4 1 1 2 0 1 2 0 0 2 3 0
2 3 3 1 4 0 1 4 0 0 0 1 0
3 8 2 4 4 0 2 6 3 2 -1 6 6
4 7 3 4 4 6 4 5 3 3 2 5 6
 
생산 직후에 쌀을 약탈했는데요.
쌀을 다 쓴 물천사 님은 자원 부족이 일어나서 -1점을 받고 책으로 냈습니다.
여전히 군사력이 낮아서 전쟁에서 저만 패배했습니다.
이벤트는 봉건적 부과조 (턴 순서 그대로)와 만사 무사(쿠웨이트박 -4돈)이었습니다.
 
4라운드의 약탈은 또 쌀이었습니다.
전쟁은 없었고요.
이벤트는 제4차 십자군 원정 (skeil -4책)이었습니다.
 
불가사의 완성으로 쿠웨이트박 님이 책에서 역전하시면서 쿠웨이트박 님이 +2점, 제가 +1점을 얻었습니다.
 
 
제5-6라운드
 
생산체제를 바꾸었습니다.
저는 쌀이 너무 많아서 부족한 돈을 높였고, 물천사 님은 돌을 내리고 책을 올렸습니다.
 
6라운드에 여전히 쌀이 많은 저는 책을 크게 높였고, 책 트랙에서 앞선 쿠웨이트박 님은 책 생산을 포기했습니다.
 
라운드 바이킹 (skeil) 페르시아 (물천사) 한국 (쿠웨이트박)
생산량
1 4 1 1 2 0 1 2 0 0 2 3 0
2 3 3 1 4 0 1 4 0 0 0 1 0
3 8 2 4 4 0 2 6 3 2 -1 6 6
4 7 3 4 4 6 4 5 3 3 2 5 6
5 5 3 6 4 6 2 7 8 3 2 5 6
6 3 3 6 11 5 2 6 8 6 5 7 0
 
또 쌀을 약탈했고, 전쟁 없이 평화로웠습니다.
이벤트는 튤립 파동 (skeil -1점)과 강희제 시대(물천사 +3돈)이었습니다.
 
6라운드에도 계속 쌀을 약탈했습니다.
물천사 님이 전쟁에서 패배해서 승점을 잃었습니다.
이벤트는 검은 수염 (물천사 -5돈)과 인권보호법 (물천사 +1점)이었습니다.
 
책 트랙에서 여전히 앞선 쿠웨이트박 님이 +2점, 제가 +1점이었습니다.
 
 
제7-8라운드
 
라운드 바이킹 (skeil) 페르시아 (물천사) 한국 (쿠웨이트박)
생산량
1 4 1 1 2 0 1 2 0 0 2 3 0
2 3 3 1 4 0 1 4 0 0 0 1 0
3 8 2 4 4 0 2 6 3 2 -1 6 6
4 7 3 4 4 6 4 5 3 3 2 5 6
5 5 3 6 4 6 2 7 8 3 2 5 6
6 3 3 6 11 5 2 6 8 6 5 7 0
7 0 8 6 9 5 2 8 28 8 15 5 0
8 -5 11 8 7 5 6 8 52 12 -1 8 -2
 
7라운드에서 돌을 약탈했고, 전쟁은 없었습니다.
이벤트는 드레퓌스 사건 (쿠웨이트박 -8책)이었습니다.
 
8라운드에서 쌀 약탈로 다시 바꾸었고, 전쟁에서 물천사 님만 패배했습니다.
이벤트는 모스크바로의 행진 (물천사 -1식민지)와 타이핑 반란 (쿠웨이트박 -10책)이었습니다.
 
책을 포기한 쿠웨이트박 님과 책을 폭발시킨 물천사 님으로 인해 물천사 님이 +2점, 제가 +1점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3시간 동안 길고 길었던 네이션스와 왕조들 확장 플레이가 끝났습니다.
 
바이킹인데 세종대왕이 조언자...;;;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페르시아인데 나이팅게일이 조언자...;;; 그리고 노트르 담 성당이...;;;
 
한국인데 베르사유 궁전과 503 마리 앙투아네트 콤보가...;;; 콜로세움과 타지마할은 또...;;;
 
 
최종 점수계산
 
  바이킹 (skeil) 페르시아 (물천사) 한국 (쿠웨이트박)
승점 토큰 9점 3점 8점
식민지 3점 2점 1점
불가사의 -1점 2점 7점
민간건물 9점 10점 11점
군사건물 5점 0점 3점
나머지 9점 (96) 14점 (141) 7점 (75)
총점 34점 31점 37점
 
캬~~ 국뽕에 취한다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13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