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누군가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A&A 후기
 
 

 
 
원래는 돌아오는 토요일이 B.B.빅 주간인데, 물천사 님이 그 토요일에 선약이 있다고 말씀하셔서 한 주 앞당겼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A&A: 기념판이 지난 목요일에 네로에 도착해서 그날 밤에 제가 네로에 급하게 들러 게임 보드와 테이블 크기를 재어 봤습니다.
게임 보드가 어마무시하게 커서 이걸 들고 있으면 왠지 베르세르크의 가츠가 된 느낌이... 그건 겜이라 하기엔 너무나 컸다;;;
 
이것도 다행히 4인 테이블 안에 게임 보드가 다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4-6명이 게임을 한다면 2인용 작은 테이블을 옆에 붙여서 해야 할 것 같더군요.
토요일 오후에 저희가 테이블 2개를 쓰려면 적어도 4명 정도는 모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토요일 당일에 3명만 가능한 예상치 못한 안 좋은 상황이 일어날 뻔 했으나 갑자기 로이 님이 오신다고 하셔서 기적적으로 4인이 만들어 졌습니다! +o+
 
 
이 게임의 제목은 Axis & Allies. 뜻은 추축군과 연합군.
우리나라 커뮤니티에서 액시스 앤 얼라이즈라고도 불리는데, 정확한 발음으로는 '앨라이즈'가 맞습니다.
ally는 품사에 따라 발음이 조금 다른데요.
명사일 때에는 '앨라이'로, 동사일 때에는 '얼라이'로 발음됩니다.
 
제가 A&A를 처음 접한 건 아마 2000년대 초였습니다. (꼬꼬마 시절...)
당시에 보드게임 카페에 가면 진열장 한쪽에 A&A가 필히 있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 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고, 거의 대부분 장식품 (?)으로 사용되었죠.
보드게임 카페에 대략 1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이걸 배울 손님이 없었을 뿐더러 알려줄 수 있는 직원도 드물었으니까요.
그러다가 2004년에 A&A: 개정판이 나오면서 저도 용돈을 털어서 구입하게 되었고 그걸로 꽤 여러 번 했던 것 같네요.
 
 
 
기념판은 2008년에 이미 한 번 나왔습니다.
이탈리아가 별도의 강대국으로 분리되고, 순양함까지 추가된 새로운 판본이었죠.
그러나 절판되고 나서 가격이 치솟아서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올해에 기념판이 재판된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시 심장이 두근거렸죠.
'인연'처럼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고, 원하는 게임은 재판되도록 되어 있을 지도... (팬데믹 레거시 사태도 아마...?)
 
 
 
 
액시스 앤 앨라이즈: 기념판 Axis & Allies Anniversary Edition
 
크고 아름다운 A&A: 기념판
 
 
쿠웨이트박 님의 도착 시각, 대충 오후 6시 즈음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쿠웨이트박 님이 등가교환 (=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기)를 시전하시면서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하신 겁니다!
로이 님과 같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셨으나 서로를 모르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기념판을 펀칭했습니다.
룰북에 게임 피스 개수가 적혀 있어서 다 같이 세어 봤습니다. 다행히 다 맞더군요. ㅋ
새벽에 룰북을 열심히 읽었으나 졸려서 뒤쪽으로 갈수록 머리 속에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뒤쪽이 중요한데... ㅠ)
룰 설명하는 데에 조금 힘들었습니다.
 
룰북에 맵의 북쪽에 연합군 플레이어들이, 남쪽에 추축군 플레이어들이 앉는 것을 추천하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 맞춰 팀을 나눴습니다.
북쪽에 앉으신 쿠웨이트박 님이 소련, 저는 영국을 선택했고, 남쪽에 계신 로이 님이 일본, 물천사 님이 독일을 잡았습니다.
남은 국가가 진영마다 1개씩이었는데요.
보병을 주로 뽑는 심심한 소련을 잡은 쿠웨이트박 님이 미국을, 독일을 잡은 물천사 님이 독일에 가까운 이탈리아를 같이 하는 걸로 했습니다.
세팅이 1941과 1942가 있는데, 긱에서 1942가 조금 더 일찍 끝난다고 해서 1942로 골랐습니다.
1942에서 턴 순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일본 (로이)
 2. 소련 (쿠웨이트박)
 3. 독일 (물천사)
 4. 영국 (skeil)
 5. 이탈리아 (물천사)
 6. 미국 (쿠웨이트박)
 7. 승리 조건 확인
 
 
시작 배치 짜잔!
 
 
제1라운드
 
로이 님이 쉽사리 마음을 정하지 못 하셨습니다. 로이둥절;;;
아마도 전쟁 게임을 처음 하시는 거여서 그러셨던 것 같았습니다.
제가 A&A를 하기 위해서 마레 노스트룸: 제국들을 먼저 알려 드리고, 네이션스를 위해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가르쳐 드렸... (이것이 B.B.빅 픽처!!)
그래서 마레 노스트룸을 해 보신 물천사 님과 쿠웨이트박 님에 비해 시작이 어려우셨을 겁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일본 턴이 먼저...;;;
같은 편인 물천사 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로이 님이 유닛 구입을 하셨습니다. (세 분이 A&A가 처음이셔서 '연구 및 개발' 단계는 빼고 했습니다.)
일본은 대륙을 노렸습니다.
만주에 있던 군대로 소련을 공격하는 한편 동남아시아에 있던 군대로 인도 차이나를 공격했습니다.
본섬에 있는 지상 유닛들을 수송선에 실었습니다.
 
소련은 '인민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보병만 생산했으며, 안쪽에 있던 군대를 독일과 맞닿은 전선으로 당겨 놓았습니다.
 
독일을 스탈린그라드를 공격하고 점령했습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링크)
레닌그라드도 공격했으나 점령에는 실패했습니다. (레닌그라드 전투 링크)
 
영국은 본섬에 있던 지상 유닛을 수송선에 실었습니다.
독일에 전략 폭격을 하려고 했으나 쫄보여서 다음에 하는 걸로... ㅠ
 
이탈리아는 북아프리카에 있던 지상 유닛을 수송선에 실었습니다.
 
미국은 영국 본섬에 있던 폭격기로 독일을 전력 폭격했습니다.
전략 폭격을 하면 주사위 1개를 굴리고 그 결과만큼의 피해 토큰을 공단 마커 밑에 놓습니다.
그 공단은 유닛 배치할 때에 밑에 놓인 피해 토큰만큼 덜 생산됩니다.
그 피해 토큰은 해당 국가의 유닛 구입 단계에서 1원을 낼 때마다 1개씩 제거됩니다.
 
미국 플레이어에게 조종되는 중국은 추축군이 점령하지 않은 중국 영토의 반만큼 보병을 생산합니다.
 
 
제2라운드
 
일본은 태평양에 있는 미드웨이 섬과 중국을 공격했습니다. (미드웨이 해전 링크)
 
소련은 열심히 보병들을 뽑아서 독일의 추가 공격에 대비했습니다.
 
독일은 레닌그라드를 재차 공격해서 결국 점령했습니다. 소련, 지못미... ㅠ
 
영국은 노르웨이 상륙 작전에 성공하고, 일본 군이 주둔한 버마도 공격했습니다. (노르웨이 전역 링크)
독일에 전략 폭격을 하여 '2'의 피해를 줬고, 전투기를 보내 북서부유럽을 공격했습니다.
 
이탈리아는 탱크로 아프리카 전격전을 벌이고, 본국에 있던 군대를 서유럽을 향해 북진시켰습니다.
 
미국은 또 독일을 전략 폭격을 했고, 무려 '6' 피해를 주었습니다.
중국군은 상하이를 일본군으로부터 되찾았습니다.
 
 
 
제3라운드
 
일본은 인도 앞바다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양 영일전쟁 링크)
그리고 태평양에 있는 미국 섬들을 공격했습니다. (진주만 공격 링크)
 
소련은 한 기뿐이던 폭격기를 날려서 독일에 전략 폭격을 했으나 결과는 '1'...;;;
 
독일은 캐나다 바로 앞의 북대서양에 모여 있던 영국 함선들을 공격했고,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공격했습니다.
삼바 월드컵 우승하러 상륙작전으로 브라질을 침공했습니다.
 
영국은 인도가 안전해지자 일본이 주둔하고 있던 인도 차이나를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이 방금 점령한 노르웨이를 공격해서 다시 점령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영국이 방심한 틈을 타 아프리카 전역을 전격전으로 점령했고,
피자 배달하러 탱크로 북유럽까지 진출했습니다.
 
미국은 코앞까지 쳐 들어온 일본을 혼내주기 위해 공중 유닛과 이전 라운드에서 대피했던 함선들을 모아 일본 함선들을 전부 때려 잡았습니다.
 
몹시 화가 난 미국 형아
 
 
 
겨우 세 라운드 했는데 벌써 밤 10시... ㅠ
다음에 더 길게, 제대로 해 보는 걸로 하고...
 
(급마무리) 이제 헤어질 시간이에요. 친구들, 안녕~~~~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14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