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8년2018. 4. 25. 07:00
그게 아니고...
 
 
모임 활동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초보자들을 가르치면서 가끔 공통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본인에게 게임을 알려 주는 사람에 대한 “불신”이랄까요?
’이 사람은 자신이 이기기 위해 나한테 제대로 알려 주지 않을 것이다.’
라는 걸 말이죠.
 
게임을 가르쳐 주는 사람마다 성향이 다릅니다.
혹자는
’게임은 지면서 배우는 거지!’
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첫인상이 중요하니까 이기게 해 줘야지.’
라고 합니다.
이건 딱히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적당한 방법을 선택하는 수밖에요.
가족이나 사제 (스승과 제자)처럼 끈끈한 관계라면 철저하게 밟으면서 가르쳐도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계속 볼 사이니까요.
하지만 서로 잘 모르는 사이라면 초면에 꾹꾹 밟기는 좀 그렇죠.
 
전략 게임에서 초보자가 숙련자를 이기는 건 대단히 어렵습니다.
초보자가 이기는 방법은 상대도 초보자이거나, 아니면 상대가 일부러 져 주는 정도죠.
그래서 보드 게임 문화를 잘 모르는 초보자가 어떤 전략 게임을 처음 배우는 자리에서 1등 하겠다고 하면
저는 그 자신감만 인정해 드리는 편입니다.
초보자가 숙련자를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는 날강도 같은 (?)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특정 게임에 대한 지식 그리고 노하우가 하루 아침에 그냥 얻어진 게 아닌데,
그걸 처음 보자마자 뛰어넘겠다는 발상은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보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해 본 게임에 대한 초두효과가 강합니다.
첫인상을 받으면 그게 계속 가죠.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 다음에 또 하자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는 쳐다도 보지 않을 겁니다.
대체적으로, 출시되는 보드 게임들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예전 게임들은 룰도 적고 직관적이어서 설명만 듣고도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이 되었지만
최근 게임들 중 다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고
”일단 해 보죠!”, “하면 알겠죠.”
라고 했다가는 중반부터 탈탈 털리게 됩니다.
그러면 그 게임은 나쁜 게임으로 낙인 찍히게 되고요.
 
저는 위의 두 가지 중에서 중간 즈음에 있습니다.
철저하게 밟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부러 져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기반을 다지는 것은 꼭 챙겨 줍니다.
기반을 못 만들면 나머지 시간 동안에 고통받을 게 뻔하니 그것만은 피하게 해 드리려는 거죠.
중반 즈음 되면 이제는 제가 크게 개입하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둡니다.
자기 스스로 고민하고 계획하고 행동하고, 점수계산까지 해 봐야 뭔가를 해 봤다는 성취감이 생길 테니까요.
그러니 제가 개입해서
”이건 정말 하면 안 됩니다!”
라고 하는 것은 배우는 사람이 초반에 최악의 수를 두었다는 얘기죠.
이걸 잘못 이해해서
’내가 좋은 수를 둬서 본인이 손해볼까봐 그러는 거구나!’
라고 오해하고 고집부리면 이제부터 지옥이 펼쳐질 예정인 겁니다.
 
배우시는 분을 생각해서 그런 것이니, 의심을 살짝 내려 놓고 저를 믿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해치지 않습니다...
 
 

 
 
물천사 님이 개인적인 일 때문에 이번 정모에 못 온다고 예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사람들이 적게 모일 거라고 예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새로 오신 분을 포함해서 무려 여덟 명이나 모였네요. ㅎㅎ
흥했습니다.
 
 
 
 
1. 모던 아트 Modern Art
 
 
도착하자마자 벌써 세 분이 와 계셨습니다.
전에 키니 님께 모던 아트가 4명이서 해도 괜찮은지 여쭤 봤었는데요.
괜찮다고 답하셔서 모던 아트를 꺼냈습니다.
 
Ngel 님이 유군 님에게 룰 설명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제 첫 핸드에는 작가들이 골고루 들어온 편이었습니다.
첫 시즌에 초반에 라이트 메탈 작품이 두 장이나 나와서
제 손에 있던 라이트 메탈 작품 2장을 더블 경매로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몰고 갔습니다.
이 두 장을 키니 님에게 적당한 가격에 판매했는데요.
제 손에는 그 두 장 이외에 라이트 메탈 작품이 없어서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가 저 작가 작품들을 조금씩 모아서 위험에 대비를 했죠,
제 앞 턴인 키니 님이 라이트 메탈로 끝내지 않으실까 생각했는데
다른 작가의 작품을 내시는 걸 보고 첫 시즌에는 라이트 메탈이 1위를 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다음 제 턴에 시즌을 끝낼 수 있는 결정권이 있었습니다.
칼 기터와 크립토 중에 아무거나 내도 시즌이 끝나는 상황이었는데요.
계산을 해 보니 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소비하신 유군 님을 유리하게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칼 기터를 내고 끝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즌에서도 라이트 메탈과 크립토가 강세였습니다.
두 번째 시즌에서 제가 크립토 작품을 더블 경매로 내 놓아서 돈을 꽤 남겼던 걸로 기억합니다.
카드 운이 계속 잘 따라서 적시에 더블 경매로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시즌에서 Ngel 님이 역시나 라이트 메탈을 미셨습니다.
처음 두 시즌 연속으로 라이트 메탈이 2위를 했기 때문에 남은 라이트 메탈 작품이 적을 수밖에 없었지만
제 손에 있던 마지막 라이트 메탈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라이트 메탈이 2위를 굳혔습니다.
 
마지막 시즌에서는 라이트 메탈이 나오기가 불가능했습니다.
대신에 한 번도 시장에 나오지 않은 요코의 작품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았지만 어째서인지 나오지 않더군요.
이 시즌에서 크리스틴, 칼 기터, 크립토 모두 순위에 들 수밖에 없었고,
순위에 들면 누적되는 가치가 있어서 고가에 되팔 수 있었습니다.
칼 기터가 1위로 마감하고 순위에 든 작가들 셋 모두 가치가 60으로 정해졌습니다.
 
점수계산을 해 보니 Ngel 님이 많이 따라오셨습니다만 제가 작은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끝에 키니 님이 손에 요코 작품들이 많이 남은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ㅠㅠ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Ngel 키 니 스케일 유 군
$592,000 $508,000 $607,000 $419,000
 

 
 
게임에 대한 인상
유군:
키니:
Ngel:
skeil:
 
 
 
 
2. 뉴 헤이븐 New Haven
 
 
오후 2시에 오시기로 한 분들이 셋이나 있어서 짧은 게임을 골라야 했습니다.
키니 님이 가져오신 듣도 보도 못한 게임 (?)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목에 모두가 아는 그 말할 수 없는 "헤이븐"이 있어서 살짝 무서웠지만요.
 
게임은 크니치아 박사의 Ingenious 인지니어스 (독어판 제목: Einfach Genial 아인파흐 게니얼)과 비슷했습니다.
내가 방금 놓은 타일에서 연속되는 만큼의 자원을 생산하고 그 자원을 소비해서 자신의 보드에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내가 쓰고 남은 자원으로 상대 플레이어들도 순서대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건물 짓기가 끝나고 재고가 없는 자원 마커만큼 현재 플레이어가 건물 타일을 뽑아갑니다.
그러니까 생산된 자원을 내가 다 쓰거나, 남았을 때에는 남이 충분이 많이 써 줘야 나한테도 도움이 되죠.
이러한 인터랙션이 참신했습니다.
 
플레이어의 보드에는 건물을 놓을 수 있는 칸이 그려져 있는데요.
그 칸에 맞는 숫자의 건물을 놓거나, 숫자를 무시하고 싶을 때에는 건물을 뒤집어서 건설하면 됩니다.
빙고 게임처럼 한 줄을 건물들로 다 채우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인데요.
줄에 건물들을 모두 앞면으로 건설하면 그 줄의 점수가 2배로 뜁니다.
고득점을 원하면 앞면으로만 건설하는 게 좋지만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건물은 4종류인데, 각 종류의 첫 번째 건물은 아무 칸에나 건설될 수 있지만 두 번째부터는 같은 종류의 건물에 인접해야 하거든요.
 
저는 건물 타일 운이 잘 따라서 필요한 줄에 딱딱 맞게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나무와 양 자원이 폭발적으로 많이 생산될 때에 잘 얻어 타서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건물들을 먼저 건설했거든요.
거의 끝날 때 즈음에 나무가 막혀서 어쩔 수 없이 양 건물 1개를 뒤집어서 건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총 4줄을 완성했는데요.
전체적으로 점수가 높은 줄이었고, 딱 한 줄에만 뒤집어진 건물이 있어서 점수가 제 예상보다 잘 나왔습니다.
다른 분들은 완성된 줄 개수는 많았으나 뒤집어진 건물들이 많았네요.
 
꽤 괜찮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Ngel 키 니 스케일 유 군
25 24 29 17
 

 
 
게임에 대한 인상
유군:
키니:
Ngel:
skeil:
 
 
 
 
3. 스톤 에이지 + 스톤 에이지: 확장 + 스톤 에이지: 카지노 + 스톤 에이지: 매머드 떼 Stone Age + Stone Age: The Expansion + Stone Age: Casino + Stone Age: Mammoth Herd
 
 
저희가 뉴 헤이븐을 거의 끝내고 있을 때 즈음에 싸이구리 님이 도착하셨고요.
그 다음에 쿠이님 님이라는 새로운 분이 오셨습니다.
마법의탑 님이 늦으셔서 싸이구리 님이 사 오신 떡볶이를 먹으면서 기다렸습니다.
 
테이블을 정리하고 인원이 7명이어서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키니 님이 가져오신 스톤 에이지 확장 + 프로모 쪽에 앉았습니다.
얼마 전에 싸이구리 님에게서 스톤 에이지를 배우신 유군 님이 저희 쪽 테이블에 오셨습니다.
 
스톤 에이지 확장에는 장신구가 도입되는데요.
음식을 얻는 행동 칸에서 음식 대신에 장신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장신구는 자원으로 교환하거나, 또는 문명 카드를 구입하거나 건물을 건설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카지노 프로모는 주사위 5개를 굴려서 나온 결과만큼 점수를 얻는 일회성 효과를 가진 건물이고요.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얼마 전에 나온 매머드 떼 프로모입니다.
스톤 에이지에 새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좋은 프로모라고 생각하는데요.
매머드 떼 타일에 매머드 토큰이 놓이는 생산 칸이 그려져 있고,
그 생산 칸에서 행동을 끝낸 일꾼들이 음식 1개를 추가로 지불하고 매머드 떼 타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음식 먹이기 전에 매머드 떼 타일에 놓인 일꾼들이 동시에 주사위를 굴려서
가장 높은 단일 주사위 결과를 굴린 플레이어가 그 매머드 떼 타일을 획득하면서 그 타일에 명시된 보상을 선택해 받을 수 있습니다.
매머드 사냥에서 승리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마이너 보상을 받고요.
이 보상은 꽤 쏠쏠하고, 게임의 종료 시에 매머드 떼 타일을 가장 많이 가진 플레이어는 보너스 10점도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매머드를 잡으러 달려들게 됩니다.
매머드를 사냥할 때에 음식을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에
스톤 에이지 중반에 음식이 남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게임이 굉장히 타이트해졌습니다.
 
이날은 제 다음 턴인 싸이구리 님이 주사위 드래프팅 카드를 굉장히 많이 가져가시면서 제가 엄청 말렸습니다.
세 번째 플레이어였던 저보다 네 번째 플레이어였던 싸이구리 님이 밭 트랙을 먼저 올리셨거든요.
게다가 제 주사위 운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나빠서 따라가기가 불가능했습니다.
스톤 에이지를 꽤 여러 번 해 봤습니다만 선두 그룹보다 50점 이상 뒤쳐진 건 정말 오랜만이었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유군:
키니:
skeil:
 
 
 
 
4. 테라포밍 마스 Terraforming Mars
 
 
옆 테이블에서는 쿠이님 님이 가져오신 테라포밍 마스를 하셨습니다.
처음 하시는 마법의탑 님을 위해 Ngel 님이 설명을 하셨는데요.
중간중간에 옆 테이블을 보니 마법의탑 님이 힘드셨는지 축 쳐져 있으셨습니다.
Ngel 님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처음 하셨지만 잘 하셨다는데요. ㅎ
 
 
게임에 대한 인상
마법의탑:
쿠이님:
Ngel:
 
 
 
 
5. (태양신) 라 Ra
 
 
두 테이블이 서로 비슷하게 끝나서 인원을 섞었습니다.
경매 게임을 하고 싶다는 유군 님, 그리고 전에 라를 배웠는데 재미가 없었다는 싸이구리 님을 위해
제가 라를 준비했습니다.
쿠이님 님도 제가 있는 테이블로 오셨는데요.
제가 세 분에게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는데, 쿠이님 님이 너무나 어려워 하시더라고요.
테라포밍 마스를 가져오시고 룰도 아시는 분이면 그것에 비해 너무나 쉬운 라는 금방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쿠이님 님이 인상을 심하게 쓰며 모르겠다고 하셔서 제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시작해 봤습니다. ㅠㅠ
 
싸이구리 님이 다른 모임에서 라를 배우셨는데, 알려 주신 분이 심각하게 잘못 알려 주신 겁니다.
라 마커를 가져와서 경매를 부르는 것을 자기 턴에만 할 수 있는데,
아무나 아무 턴에 라 마커를 가져와서 할 수 있다고 하셨다네요. 그거 정글 스피드 아닙니까...? ㅠ
운이 크게 작용하는 경매 게임인 것은 맞지만, 싸이구리 님이 경박한 경매 게임이었다고 강조하셨던 이유가
그때 잘못 배우신 것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쿠이님 님이 끝날 때까지 게임을 이해하지 못 하셔서 게임 내내 억눌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뽑히는 타일의 운 영향이 없지 않았지만 가지고 있던 태양 타일의 쓰임새를 모르고 하셔서
태양 타일의 숫자가 낮으니 이길 수 없다고 여러 번 말씀하시는 걸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텍스트/언어 의존도가 거의 없는 게임이지만
게임 보드에 적힌 점수계산 관련 텍스트를 잘 못받아들이셔서 더 어려워하신 것 같았습니다.
 
중 왕조 때에 제가 높은 태양 타일을 가지고도 라 타일이 빨리 뽑혀서
제대로 써 보지도 못 하고 망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게 되었습니다.
 
신 왕조에서 범람으로 큰 점수를 얻으시고, 종료 시에 건물 종류를 많이 모으신 싸이구리 님이 큰 점수로 승리하셨습니다.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유 군 쿠이님 스케일 싸이구리
38 16 21 51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유군:
쿠이님:
skeil:
 
 
 
 
6. 건축가 티보르 Tybor der Baumeister
 
 
옆 테이블에서는 키니 님이 가져오신 카드 게임을 하셨습니다.
게임 상자 그림만 보고 룩아웃 게임즈에서 나온 건 줄 알았는데, 다른 데에서 나왔더라고요. ㅋㅋ
 
 
게임에 대한 인상
마법의탑:
키니:
Ngel:
 
 
 
 
7. 건축가 티보르 Tybor der Baumeister
 
 
마법의탑 님이 먼저 가시고 남은 두 분이서 한 번 더 하셨다고 합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키니:
Ngel:
 
 
 
 
8. (태양신) 라 Ra
 
 
라가 끝나고 나서 쿠이님 님이 이제 알겠다면서 한 번 더 하자고 하셨습니다.
싸이구리 님은 다른 게임 하시겠다고 옆 테이블로 가시고 남은 세 명이서 한 번 더 했습니다.
3인 게임에서는 태양 타일을 4개씩 받고 합니다.
 
유군 님이 낮은 태양 타일로 공격하는 것을 이해하셔서 경매에서 압박을 하셨습니다.
쿠이님 님은 룰은 이해하셨지만 태양 타일을 잘 쓰는 방법을 모르셔서 경매에서 낙찰받을 타이밍을 여러 번 놓치셨습니다.
타일 빨을 잘 받으면 라 타일을 피하면서 뽑을 수 있지만
라를 여러 번 해 보면 '이쯤 되면 라가 뽑히겠구나.'라는 느낌이 옵니다.
그러면 그 전에 경매를 일으켜서 타일들을 먹어야 하거든요.
3인플에서 왕조마다 최대 4번 낙찰받을 수 있다고 해서 너무 여유롭게 하면 안 됩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유군:
쿠이님:
skeil:
 
 
 
 
9. 아그리콜라 (개정판) Agricola (Revised Edition)
 
 
라가 끝나고 뭘 할지 정하지 못 했습니다.
쿠이님 님이 도미니언을 하자고 하셨는데, 제가 초보자 여러 명을 데리고 도미니언 3인플 하는 거 안 좋아하거든요.
두 분이서 하라고 서로 양보하다가 도미니언은 결렬되고, 제가 아그리콜라를 배우시라고 했죠.
두 분께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쿠이님 님이 시작 플레이어로 결정되셨으나 본인이 싫다면서 제게 양보하셨습니다.
제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겠다는 말씀이셨는데요.
일꾼 놓기 게임에서 행동 칸이 점유되면 막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믈 따라할 수가 없습니다.
초보자 둘을 데리고 제가 시작 플레이어를 하면 양심에 찔려서 유군 님에게 양보했습니다.
유군 님에게 직업 놓기를 하거나 나무 3개 먹는 것 중에서 직업 놓기가 더 좋다고 팁을 드렸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좋으셔서 직업도 좋은 걸로 잘 놓으시더라고요.
 
쿠이님 님은 힘들어 하며 게임을 하셨는데요.
2주기 초반에 모인 나무를 다 써서 울타리를 치시려는 걸 제가 막았습니다.
그러자 쿠이님 님은
"어차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거 하고 싶은 대로 할래요."
고 하셨죠.
복잡도가 낮거나 짧게 걸리는 게임이면 그렇게 망해 보는 경험 (?)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아그리콜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룰도 많고 복잡하고, 게임 시간도 3인플이면 90분 정도 되니 짧지도 않습니다.
중반부터 밀리면 남은 시간 동안에 게임을 그만두고 싶을 수도 있거든요.
게다가 초보자면 초두효과가 강해서 첫 게임에서 망한 게임을 다시는 안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제가 쿠이님 님에게 팁을 드리는 것은 게임에서 이기시라고 그런 게 아닙니다.
아그리콜라는 초보자가 숙련자를 이기는 게 대단히 어려운 게임이어서
이날 처음 하시는 쿠이님 님이 이기시 걸 기대하지도 않았거든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게임을 풀어가는 90분의 시간 동안에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재미있게" 하시라는 거였습니다.
지더라도
'이 게임 꽤 재미있구나!'
라고 느끼면 아그리콜라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실 수 있으니까요.
 
제가 개입해서 울타리 치시려던 나무로 중반에 나무 방을 붙이시고 가족도 저 다음으로 잘 늘리셨습니다.
화로나 화덕을 너무 늦게 놓으셨지만 그 전까지 모이는 음식을 가져다가 잘 버티셨고요.
후반에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하셨는지 4번째 가족도 늘리시고 울타리도 치면서 빈 칸들을 막으셨습니다.
 
게임 중간에 제가 테라포밍 마스 익히는 데에 얼마나 걸리셨는지 여쭤 봤는데요.
꽤 오래 걸렸다고 대답하셨습니다.
테라포밍 마스를 할 줄 아신다고 하셔서 난이도 있는 게임을 쉽게 이해하실 걸로 짐작한 제가 실수를 한 듯 합니다.
할 줄 안다고 했지, 빨리 익혔다고는 안 하셨으니...
 

 
 
게임에 대한 인상
유군:
쿠이님:
skeil:
 
 
 
 
10. 도미니언 Dominion
 
 
오후 9시 반 즈음이 되어서 쿠이님 님이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시며 귀가하셨습니다.
옆 테이블은 게임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유군 님을 데리고 도미니언 2인플 강습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번까지 예배당 잘 쓰는 것을 가르쳐 드렸는데요.
다음으로 정원에 대해서 보여 드렸습니다.
 
제가 정원을 6장 이상 쓸어가게끔 덱을 만드는 동안에 유군 님은 금화를 찍으면서 속주를 가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시장과 작업장이 적당히 모이자 저는 정원을 쓸어담기 시작했는데요.
유군 님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시고는 정원을 끊으려고 하셨습니다만
하필 그때에 구입 2개에 7원밖에 나오지 않아서 정원을 1장 끊어가시는 데에 그쳤습니다.
저는 남는 구입으로 동화와 사유지를 계속 찍고 덱을 불렸습니다.
제 덱이 30장이 되지 않을 때에 정원을 찍기 시작했는데요.
게임의 종료 시에 제 덱은 66장이었습니다.
 
유군 님이 덱을 불려야 얼마나 불리겠나 생각했다 하셨는데요.
덱이 특정 시점에 터지도록 만들어 놓으면 20-30장은 금방 불립니다. ㅋㅋ
 
지난 번까지 유군 님이 도미니언에 "중"을 주셨는데, 드디어 "상"으로 올려 주셨네요.
도미니언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ㅎ
 
아, 그러고 보니 유군 님이 이날 저한테서 아그리콜라까지 배우시면서
초보자 오시면 제가 알려 드리는 전략 게임 사대천왕 (푸에르토 리코, 아그리콜라, 도미니언, 상트 페테르부르크)을 다 해 보시게 됐네요. ^^
 

 
 
게임에 대한 인상
유군:
skeil:
 
 
 
 
11. 촐킨: 마야의 달력 Tzolk'in: The Mayan Calendar
 
 
티칼 노래를 부르신 싸이구리 님을 위해, Ngel 님이 티칼 사원이 있는 촐킨을 가져오셨습니다.
끝나고 들어보니 싸이구리 님이 촐킨이 너무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재미는 있으셨나 봅니다. ㅎㅎ
 
키니 님은 다른 약속이 있으셔서 가시는 길에 모임에 들러 주신 거였는데요.
티보르가 끝나고 가셨습니다.
 
아, 전국구 방송인 (?) 에피아. 님이 녹음을 끝내고 들르셨네요.
붉은 융단 떼거리 레드 벨벳을 입고 오셨...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에피아.:
Ngel:
 
 
 
 
12. 푸에르토 리코 Puerto Rico
 
 
그리고 세 분이서 푸에르토 리코를 하셨습니다.
지난 번에 싸이구리 님이 푸에르토 리코에 "중"을 주셨는데, 올라갔네요. ㅋ
이게 한 번 해 보고 느낌이 잘 안 오는 게임이긴 하죠.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에피아.:
Ngel:
 
 
 
 
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공기가 차가워졌습니다.
네로에 다시 올라가서 우산을 챙겨 내려오니 네로 건물 앞에 있는 닭갈비집에 가자고 의견이 모였습니다.
예전에 물천사 님하고 와서 먹었을 때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삼겹살도 주네요. ㅎㄷㄷ
일요일에 모임 끝나면 보통 빨라야 9시 반 늦으면 10시 반이어서 식사를 제대로 못 했는데요.
이 닭갈비집이 대안으로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물천사 님이 못 오셔서 아쉬웠는데, 저녁식사 때에 물천사 님 얘기가 많이 나와서 마치 참석하신 착각이 들었네요. ㅋㅋ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