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8년2018. 10. 5. 07:00
관심법이 아닌 겜심법
 
 
때때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을 관찰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표현을 하죠.
모임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제가 관상쟁이는 아니지만) 그러한 표현들을 통해서 그 사람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낯선 사람을 만날 때에는 그런 것을 통해서 미리 대비를 하기도 합니다.
만나는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에 안 맞을 수도 있는 저의 언행을 미리 차단하려는 것이죠.
 
게임을 같이 해 보면 설명을 들을 때에나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어떤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손에 들고 있을 때에 얼마나 힘을 주는지, 셔플을 어떻게 하는지, 카드들을 자신의 플레이 공간에 어떻게 배열하고 전시하는지 등을 보고도요.
(제가 좀 특이한 걸까요? ㅋㅋㅋ)
 
지난 모임에는 새로 두 분이 오셨는데요.
게임을 통해서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만 자주 만나면서 더 알아가기로 하죠. ㅎㅎ
 
 

 
 
1. 푸에르토 리코 Puerto Rico
 
 
간만에 늦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정오에 오시기로 한 새로운 분이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ㅠ
물천사 님과 얘기를 나눠 보니 보드라이프의 게시판에 오고 계시다가 댓글이 달렸으니 기다려 보라고 하시더군요.
(안 나타나시면 배 고파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려고 했는데) 10여 분 지나서 도착하셨습니다.
 
김용권 님은 다른 모임에서 파티 게임들을 아주 많이 해 보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제가 저희 모임에서는 전략 게임의 비중이 높다고 미리 말씀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전략 게임들을 배워 보고 싶다고 하셨죠.
나중에 다른 분들이 오실 때까지는 일단 둘이서 게임을 해야 해서 제가 몇 가지를 추려 드렸습니다.
아그리콜라는 1번 해 보셨는데 2인플은 별로인 것 같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돌고 돌아서 결국 푸에르토 리코를 선택하셨습니다.
 
기본 설명을 드리고 보드게임긱에 들어가서 (공식 룰이나 다름없는) 2인 변형규칙을 찾아서 적용했습니다.
 
제가 시작 플레이어여서 채석장 잡고 소형 상가 먼저 짓느라 생산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김용권 님은 옥수수를 생산하고 선적하시면서 승점 칩을 차곡차곡 쌓아가셨네요.
조금 지나서 저는 인디고를 생산해서 판매하면서 돈을 좀 만졌습니다.
그 다음에는 돈을 잘 모아서 채석장의 도움으로 김용권 님보다 커피 건물을 먼저 올렸습니다.
김용권 님은 대형 상가를 건설하신 후에 돈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김용권 님의 승점 칩과 이주민 수가 무서워서 조금 이른 시점에 세관과 요새랑 잘라 먹었습니다.
채석장이 많다 보니 건물 지을 때에 편리했습니다.
제가 대형 건물을 3개나 짓고 건물 칸을 다 채워서 게임 종료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케일 김용권
선적 16 31
건물 26 11
추가 요새 6
세관 4
시청 6
주거지 4
총점 58 46
 

 
 
게임에 대한 인상
김용권:
skeil:
 
 
 
 
2. 도미니언 Dominion
 
 
첫 번째 게임 왕국 카드 세트를 골랐습니다.
 
 
오후 2시에 오시기로 한 분들이 늦는다고 하셔서 2인용 게임을 더 했습니다.
고르다 보니 이것 저것 다 안 되어서 결국 도미니언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오래 전에 1번 해 보았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제가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김용권 님이 2원-5원 스플릿을 잡으셨는데요.
Moat 해자랑 Smithy 대장장이를 선택하셨습니다.
제가 5원 잡혔으면 5원짜리 카드 구입하시는 게 좋다고 말씀 드렸지만 그냥 하시겠다고 하셨고요.
저는 은화와 Remodel 개조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개조로 사유지를 대장장이나 마을로 바꿔가면서 엔진을 만들었습니다.
비교적 초반에 5원이 잘 잡혀서 Mone 광산을 먼저 찍고 그 다음부터 5원이면 Market 시장을 구입했습니다.
 
김용권 님은 돈을 안 사고 액션 카드 위주로 덱을 구성하시다 보니 돈이 안 나와서 고생하고 계셨습니다.
Cellar 저장고를 구입하시고는 핸드를 돌리는 게 인상적이셨는지 여러 장 쓰시더라고요...;;;
 
중후반에 제가 길다란 엔진이 턴마다 터져서 16원 이상을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 덱에 동화가 거의 없었을 겁니다.
 
 
빨리 끝난 감이 있어서 한 번 더 하시라고 권했습니다.
김용권 님은 이번에도 2원-5원 스플릿.
시장이랑 해자를 구입하시는 것을 잠시 중단시키고 원 포인트 강의를 했습니다.
해자로 드로우 해서 시장이 나오면...?
해자는 (전문용어를 좀 쓰자면) 터미널 카드라서 액션 하나로 그냥 뽑으면 뽑혀 나온 액션 카드가 그대로 죽어 버립니다.
(저는 그 시점에서 시장 대신에 광산이 더 좋아 보였지만) 그럴 거면 차라리 해자보다는 저장고가 낫다고요.
저는 또 3원-4원 스플릿이라 전 경기랑 똑같게 했습니다. (거의 A.I. 모드...)
 
전 경기랑은 다르게, 돈을 찍으시면서 운영을 하시니 6원 이상을 쉽게 만드셨습니다.
저는 전과 비슷하게 운영해서 덱이 점점 세지고 있었고요.
김용권 님이 속주를 몇 장 구입하셨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가 나아지셔서 좋았습니다. ㅎ
 
 
게임에 대한 인상
김용권:
skeil:
 
 
 
 
3. 블러프 Bluff
 
 
모임에 오시기로 한 딸기 님과 양 님이 오지 않으셨습니다. ㅠ
보드라이프 댓글에 한 분은 늦게 온다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은 못 온다고 하셨는데 말이죠.
두 번째 도미니언이 끝날 무렵, 왠지 저희 모임에 오신 것 같은 남자 분이 옆 테이블에 조용히 앉아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분은 몇 주 전에 저희 모임에 오시려다가 일요일에 다른 약속이 생겨서 못 오셨던 녹림 님이었습니다.
김용권 님이 예정보다 20분 정도 일찍 가셔야 해서 빨리 끝나는 3인 게임을 골라야 했습니다만
제 눈에 들어오는 어지간한 게임들은 설명을 하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들이었습니다.
제 동공이 떨리는 와중에 위쪽에 있던 블러프가 보였습니다.
제가 김용권 님에게
”이거 해 보셨나요?”
라고 여쭙자
”네, 해 봤어요.”
라고... ㅠ
다행히 김용권 님이 이걸 하자고 하셨고요.
설명을 계속 해서 체력이 바닥나고 있어서 김용권 님에게 녹림 님께 설명을 해 달라고 부탁 드렸습니다.
 
첫 게임은 김용권 님이 먼저 탈락하시고 제가 많이 가지고 있던 주사위들을 하나둘씩 잃어서 녹림 님과 주사위 1개씩을 남겨 놓고 있었고요.
제가 블러핑을 걸었는데 녹림 님이 오픈하자고 하셔서 제가 마지막 주사위를 잃고 녹림 님이 승리하셨습니다.
 
 
순식간에 끝나서 한 번 더 했고요.
이번에도 김용권 님이 가장 먼저 탈락.
나머지는 전과 반대 상황이었고요.
또 주사위 1개씩 남겨 놓은 상황에서 녹림 님의 블러핑에 속지 않고 오픈을 외쳤고 제가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김용권:
녹림:
skeil:
 
 
 
 
4. 아그리콜라 (개정판) Agricola (Revised Edition)
 
 
김용권 님을 먼저 보내 드리고 다시 2명만 남았습니다.
제가 가방에 5인일 때를 대비해서 엘 그란데를, 4인일 때를 위해 타지 마할을 가져왔는데 쓸모없게 되었습니다. ㅠㅠ
녹림 님이 보드게임을 거의 모르니 아무거나 상관없다고 하셨고요.
초보자 커리큘럼 (?)에 맞춰 푸에르토 리코나 도미니언이 있지만 방금 전에 한 번씩 설명했던 거라 그날 또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하자니 딸기/양 남매님들이 마음에 걸려서 다음에 한꺼번에 알려 드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저도 설명하는 거 힘들어요.)
그래서 김용권 님에게 선택받지 못한 아그리콜라를 가르쳐 드리기로 했습니다.
빡센 감이 있지만 보드게임을 어차피 모르신다니 지금으로서는 어렵고 쉬운 기준이 없으실 테니 그냥 하는 걸로... (강하게 키운다!)
 
설명을 쭈욱 드리고 시작 플레이어를 먼저 드리고 했습니다.
첫 플레이 하시는 거라 텍스트 부담을 줄어 드리기 위해서 카드는 5장씩만 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첫 턴에 교습 칸을 통해 “농번기 일꾼”을 내리시고, 나중에 두 번째 직업으로 “보조 경작자”를 내리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직업 카드가 잘 걸린 것도 있지만 처음 하시는 데에 게임 센스가... ㅎㄷㄷ
날품 팔이 칸을 열심히 이용하시니 밭도 만들어지고 곡식과 채소가 늘어만 갔습니다.
 
저는 버섯 따는 사람을 조금 늦춰가면서 많이 모인 나무 누적 칸이 잘리지 않도록 먼저 가져갔습니다.
흙과 화로를 먼저 가져온 덕분에 양 4마리로 초반에 버틸 음식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다수가 모인 자원으로 방을 한 번에 두 칸을 늘리고 가족도 늘렸습니다.
녹림 님도 자원을 금방 모아서 3번째 가족 말을 얻으셨습니다.
 
나무가 너무 많이 모여 있어서 나무를 먹고 울타리를 평소보다 일찍 치고 동물들을 데려왔습니다.
연못 오두막과 우물로 중반 음식을 마련하고 후반에는 잘 살린 동물들로 음식 엔진을 굴렸습니다.
13라운드에 5가족이 되어서 밭을 열심히 갈면서 빈 칸을 메꾸었습니다.
 
녹림 님은 남는 나무로 나무 방을 더 짓고 울타리도 치셨습니다.
 
각자 하고 싶은 대로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플레이했네요. ㅋㅋ
녹림 님은 처음 하셨는데 34점 정도 나왔고요. ㅎㄷㄷ
저는 정말 오랜만에 50점대 점수가 나왔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skeil:
 
 
 
 
5. 미친 왕 루트비히의 성 Castles of Mad King Ludwig
 
 
아그리콜라가 끝날 때에 물천사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초보자들 오신다고 난이도를 생각해서 루트비히를 가져오셨더라고요.
물천사 님이 설명하시는 동안에 저는 할아버지 치킨집에 가서 배를 채우고 왔습니다.
 
총애가 침실방 넓이, 공원 개수, 공원 넓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턴 순서가 녹림 - 물천사 - skeil 순이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초반부터 공원을 많이 가져와서 총애 두 부문에서 1등을 맡아놓은 셈이었습니다. ㅋㅋ
 
중반부터 어쩌다 보니 미션 카드를 여러 번 뽑게 되었습니다.
카드가 잘 뽑히면 좋지만 안 그러면 기회만 날리는 셈인데요.
이날은 카드가 괜찮게 들어왔습니다.
거의 마지막에 뽑힌 게 공원마다 점수여서. ㅋㅋㅋㅋ
 
기본 점수가 물천사 님에 이어 2등이었던 것 같은데요.
제 총애와 카드 점수가 커서 넉넉하게 역전승했습니다.
이날은 카드가 정말로 잘 풀렸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물천사:
skeill:
 
 
 
 
6. 테라포밍 마스 Terraforming Mars
 
 
마지막 게임으오로, 제가 테라포밍 마스를 하자고 했습니다.
뒤늦게 재미에 빠져서 자주 하게 되네요. ㅋ
테라포밍 마스와 확장들을 계속 구입해 오고 있는데요.
저는 아직까지는 기본판을 더 연습하고 싶어서 초보자분들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턴 순서가 물천사 - skeil - 녹림 순이었습니다.
기업은 물턴사 님이 인벤트릭스, 저는 (타르시스를 포기하고) 헬리온을, 녹림 님이 닉네임에서도 느껴지는 녹색의 기운처럼 에코라인을 고르셨습니다.
헬리온보다 타르시스의 승률이 더 높다고 알고 있지만 저는 좀 더 어려운 걸 도전해 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ㅎㅎ
 
초반부터 무서웠습니다.
물천사 님은 1세대에 카드를 2원 할인해 주는 카드를 내리셨고, 녹림 님은 녹지를 정말 무섭게 많이 조성하셨습니다. ㅠㅠ
저는 일단 티타늄과 에너지 생산이 잘 이루어졌고, 열 자원이 잘 쌓여서 초반부터 온도를 올렸습니다.
그걸 꾸준하게 하니까 돈 수입이 잘 올라가더라고요.
 
물천사 님은 미생물 관련 카드를 많이 내리셨고요.
저는 기회가 되는 대로 요르빅 태그 카드를 잡았습니다.
 
카드를 싸게 내릴 수 있는 물천사 님 때문에 점수 카드가 제 손에 잘 안 들어오는 듯했습니다.
테라포밍 지수와 기업상, 업적만 보면 제가 무난하게 잘한 것 같은데
물천사 님이 카드 점수에서 어마어마한 점수를 모아 역전승하셨습니다. ㅠㅠ
이길 줄 알았는데 5점 차이로 져서 아쉬웠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천사
인벤트릭스
스케일
헬리온
녹 림
에코라인
테라포밍 38 49 29
기업상 5 7 2
업적 0 10 5
녹지 + 도시 7 + 1 3 + 5 11 + 13
카드 46 18 12
총점 97 92 72
 

 
 
게임에 대한 인상
녹림:
물천사:
skeil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