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8년2018. 9. 26. 07:00
아닌 밤 중에 물개 쑈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목입니다.
자주 만나기 어려운 가족, 친지, 친구 등을 만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쉽게 지갑을 엽니다.
많은 사람이 저렴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영화관에 가는 겁니다.
사전지식을 그다지 요구하지 않아서 돈 내고 의자에 앉아서 스크린을 바라 보면 그걸로 끝입니다.
당연히 추석 연휴를 노리고 영화관에 걸리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유독 많이 까이는 작품 (?)들이 있죠.
 
영화 유튜버들은 비평을 통해서 구독자를 모읍니다.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현란한 말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일부러 더 비평을 세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 영화 유튜버들이 공통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들이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추석에 다양한 가족 구성워들의 입맛을 채우려면 많은 재료가 들어가야 합니다.
왠지 명절 분위기와 맞으려면 한복이 들어가는 사극이어야 할 것 같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려면 정치적 갈등 같은 게 필요하고, 영화 좀 보는 사람들에게 맞추려면 연기 잘 하는 배우도 좀 들어가야 하죠.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잘 나간다는 아이돌도 좀 들어가야 할 겁니다.
그런데 이 아이돌이 문제입니다.
연기가 안 되거든요...;;;
 
TV에서 한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캐릭터가 작품을 끌고 가기 때문에 아이돌이 나와도 크게 상관 없다고 봅니다.
연기력도 좋았고요.
그런데 사극이면 좀 얘기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연기력이 진짜 받쳐줘야 흐름이 어색하지 않거든요.
 
생태계를 파괴하는 황소개구리처럼, 돈이 되면 뭐든지 다 뛰어드는 아이돌이 문화 산업을 해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무대 위에서 활동만 열심히 해 줬으면 합니다.
"그정도면 아이돌치곤 잘 한 거 아니에요?"
라고 쉴드치는 팬들도 있는데요.
그 아이돌이 "배우"로서 작품에 출연한 것이고요.
배우가 연기를 못 하면 배우 일을 하지 말아아죠.
연극, 뮤지컬, 영화판은 연기 못 하는 아이들이 (다른 배우들 밀어내고) 연기 연습한다고 뛰어노는 곳이 아니거든요.
 

 
 

 
 
원래 추석 연휴의 일요일에 모임을 열 계획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시겠지...'
라고 생각해서 모임 사람들에게 정기모임을 한 주 건너뛰겠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키니 님이 일요일에 시간 되는 분이 있냐고 물어 보시니 여기저기에서 손을 드는 겁니다.
 

일요일에 시간 되는 분, 손 들어 보세요. / 저요! 저요!
 
수를 세어 보니 정모 때보다 더 많이 오시려는 듯한...;;; 정모 안 한다고 한 사람, 누구야?
그래서 정모인 듯, 정모 아닌, 정모 같은 정모가 열려 버렸습니다. ㅎㅎ
 
 
 
 
1. 카르페 디엠 Carpe Diem
 
 
키니 님이 봇따리를 들고 오셨습니다.
해외구매를 대신 해 주셔서 쿠웨이트박 님이나 제가 산 물품들이 많았고요.
 
키니 님이 새로 가져오신 게임들 중에 제가 손꼽아 기다린 작품이 있어서 같이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알레아의 노예인 펠트 아저씨가 또 알레아 작품을 내놓았는데요.
테마는 왠지 로마 시대 같은데, 게임에서 테마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ㅎㅎ
 
카르카손처럼 타일을 가져다가 붙여서 건물이나 밭을 완성하는 건데요.
타일로 하는 버건디의 성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사위는 없고 플레이어 마커를 제한적으로 이동시켜서 타일을 획득하더군요.
펠트 게임답게 타일과 득점 방법이 많고, 감점 요소가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트라야누스 느낌도 들었고요.
 
특이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득점 방법을 플레이어들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12장의 카드가 깔려 있는데요.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서로 인접한 두 카드 사이에 자신의 마커를 놓고 그 두 가지 방법으로 점수를 올립니다.
그런데 그것도 선점형이어서 누군가가 먼저 찍으면 다른 곳에 두어야 하죠.
내가 특정 조건을 충족해서, 또는 특정 자원을 내서 점수를 많이 올리고 싶어도 너무 늦어 버리면 그 자리에 놓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리면서 하는 것보다는 그때 그때 빨리 챙겨 먹어야 하는 것 같더군요.
 
돈이 자원의 상위 개념이어서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돈을 쏟아 부어서 큰 점수를 얻을 수 있는데,
제가 그 부분을 놓쳤습니다.
저는 빌라의 굴뚝으로 점수를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저 나름대로 시험해 봤는데요.
굴뚝으로 20여 점 얻을 수 있었지만 다른 요소들을 놓쳐서 점수가 얼마 안 되더라고요.
 
키니 님이 말씀해 주신 두 가지 부분에서 펠트 아저씨가 약간 바보 캐릭터 (?)처럼 보였습니다.
첫 번째로,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 말의 이동을 제한하는 7망성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로마 시대의 도로를 표현한 듯한데요.
다음 타일을 얻기 위해서는 도로로 이어진 다른 장소로 반드시 이동해야 해서 약간 장고를 유발합니다.
그런데 긱에서 어떤 유저가 수학적으로 7망성 대신에 원형으로 배치하는 것과 똑같음을 증명해 버렸습니다. ㅎ
그러니까 도로를 따라 가는 것이나 인접한 다음 칸으로 이동하는 것이나 같다는 거죠.
펠트 아저씨가 뒤늦게 그걸 보고 자신도 그걸 몰랐다고 인정해 버렸습니다. ㅋㅋ (링크)
 

펠트 아저씨, 설마 이거 때문에...?
 
두 번째로 개인 보드에 "두루마리 표시가 된 칸"에 작은 두루마리 토큰을 올려 놓고 하다가 그 칸에 타일이 놓이면 그 두루마리 토큰을 치우는데요.
두루마리 토큰을 더 이상 사용하는 곳이 없어서 사실 없어도 됩니다...;;; (펠트 아저씨, 정신 좀 차려~)
뭐, 델포이의 신탁 때처럼, 불필요하게 더 넣어준 구성물로 추가 규칙을 만들어내던 펠트 아저씨여서
혹시라도 그 두루마리 토큰으로 확장 게임 룰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ㅎㄷㄷ
 
펠트 아저씨의 이름값, 기대치 등이 있어서 카르페 디엠이 제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알레아 컬렉터로서, 저도 구입은 할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쿠웨이트박:
키니:
skeil:
 
 
 
 
2. 대지의 기둥 The Pillars of the Earth
 
 
그 다음으로 또 키니 님이 가져오신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이날 게임을 하나도 가져갈 수 없어서 키니 님이 게임을 많이 가져오신 게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ㅎ
 
켄 폴렛의 동명의 소설 "대지의 기둥"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인데요.
드라마 대지의 기둥에서는 에디 레드메인이 조각가 잭 잭슨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게임은 일꾼 놓기에 소설의 내용을 잘 섞은 수작입니다.
2007년에 독일 게임상도 수상했고요.
그런데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주머니에서 건축가를 랜덤으로 뽑는 것입니다.
돈이 없을 때 일찍 나오면 패스하고 턴이 뒤로 밀리고, 돈이 많아서 일찍 뽑이길 바라는데 늦게 나오면 좋은 자리를 다 놓치게 되죠.
그래서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 게임을 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키니 님은 초반부터 일꾼들을 많이 놓고 자원을 모아다가 점수를 꾸준하게 올리셨습니다.
저는 금속이 강한 것을 알아서 한 방을 노리고 큰 그림을 그렸고요.
초중반에는 돌로 점수를 올리려고 했는데, 건축가가 안 뽑혀서 조각가를 두 번이나 놓치고 말았습니다. ㅠ
세 번째 조각가를 겨우 얻어서 뒤늦게 점수 경쟁에 뛰어들었는데요.
키니 님 점수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ㅠㅠ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쿠웨이트박:
키니:
skeil:
 
 
 
 
3. 7 원더스 + 7 원더스: 지도자들 + 7 원더스: 지도자들 기념 팩 7 Wonders + 7 Wonders: Leaders + 7 Wonders: Leaders Anniversary Pack
 
 
어쩌다 보니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키니 님의 선택으로 7 원더스가 오랜만에 플레이 되었습니다.
저는 7 원더스를 좋아해서 자주 하고 싶은데 최근에 모임에서 선택되지 않았죠.
 
제 양옆 시작 자원을 보니 과학으로 달리기에 딱이어서 (게다가 제 불가사의는 바빌론!) 초반부터 과학을 잡았는데요.
기본 자원이 말려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두 자원을 선택하거나 같은 자원 2개가 나오는 건물이 제 손에 잘 안 잡혀서 자원 생산량이 적었습니다.
그러면 제 인접 플레이어들이 저한테서 자원을 구입하지 않기 때문에 돈이 적어지죠.
저는 돈을 벌려먼 카드를 버리고 한 턴을 포기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제 왼쪽의 쿠웨이트박 님이
"제가 꼴등이에요."
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는데요.
제가 계산해 본 바로는 제가 꼴찌였거든요.
과학 점수가 좀 잘 나왔을 뿐이지 다른 분야에서는 점수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요.
 
기념 팩에 있는 새 지도자 카드 능력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게임을 좌지우지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 견제를 못 하고 카드를 막 넘긴 것 같아서 이날 카드 드래프팅이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쿠웨이트박:
키니:
skeil:
 
 
 
 
4. 아일 오브 스카이: 족장부터 왕까지 + 아일 오브 스카이: 저니맨 Isle of Skye: From Chieftain to King + Isle of Skye: Journeyman
 
 
제가 먼저 갈 때에 나머지 분들이 아일 오브 스카이를 하셨습니다.
첫 번째 확장을 넣고요.
자세한 얘기는 댓글로 알려 주세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싸이구리:
쿠웨이트박:
키니:
 
 
 
 
5. 갤럭시 트러커 Galaxy Trucker
 
 
제가 간 후에 네 분이서 실시간 경쟁 게임인 갤럭시 트러커를 하셨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댓글로 상황을 알려 주세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싸이구리:
쿠웨이트박:
키니: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