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보는 우리의 자세
 
 
어렸을 적을 되돌아보면 올림픽은 전세계 축제였습니다.
열심히 챙겨 보고 열광하고 환호하고, 또 다시 보고...
그런데 나이가 먹을수록 TV를 통해 보는 올림픽이 예전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게 느끼는 거죠.
 
정말 냉정하게 바라보면, 올림픽, 조금 더 넓혀서 올림픽 종목은 우리 생활과 관련이 별로 없습니다.
매회 올림픽 전에, 우리나라는 "금메달 몇 개로 세계 몇 위가 목표다"라는 발표가 나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투자 대비 성적이 잘 나오고 있는 것뿐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엘리트를 집중적으로 키워서 세계 대회에 내보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선진국들은 생활 스포츠가 널리 퍼져 있죠.
평범한 사람들이 학교 다닐 적부터 취미로 하던 걸 성인이 되어서까지 해서
대중들이 스포츠를 이해하는 수준이 우리 국민들보다는 높을 겁니다.
 
스포츠를 이해하는 눈과 마음이 없이 스포츠를 바라보면 결과, 즉 승패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잘 한 사람은 금새 국민적 영웅이 되고, 못 한 사람은 한순간에 역적놈이 되죠.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 그들이 해온 노력과 통한의 눈물은 우리는 모르죠. (어떤 분들은 알고 싶지도 않을 수 있을 거고요.)
 
 
최근에 여자배구 대표팀의 한 선수의 플레이 때문에 난리가 났었습니다.
불안정한 리시브 때문에 패인이 되었다는 게 대중들의 생각이었고,
그 선수와 감독이 온라인 상에서 비난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그 선수는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을 정도죠.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다른 한 선수의 존재 때문에 언론들은 설레발을 쳐서 여론을 달아오르게 만들었지만
우리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니다.
특정 선수 한 명만으로는 구기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요.
수퍼 스타가 있다면 그 옆에 다른 선수들도 그에 못지 않게 뛰어난 선수들이 있어야 그 팀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수퍼맨 한 명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거죠.
엘리트를 육성하는 시스템 때문에 선수 풀이 작은 우리나라에서 계속 쥐어짜내기만 하면
앞으로 우.생.순. 같은 영화 소재거리만 많아질 뿐,
국제 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의 성적도 한계도 부딪힐 것이고 대중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점점 멀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처럼 생활 체육 쪽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가 스포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패배를 한 이후에 온라인에 이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2년 전에 여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김치찌개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금메달 딴 선수들이 그때 김치찌개로 회식을 했다고 합니다.
 
양궁은 협회가 열일해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다른 협회들은 그렇지 못함을 다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게 우리 여자배구의 현실입니다"라는 사진 게시글 제목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됩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협회와 선수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지급됩니다.
어디에 도둑놈이 있는지를 찾아내려면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잘 가져야겠죠.
 
 
저는 올림픽 같이 큰 국제 스포츠 행사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든 매체들이 그 하나에만 집중해서 그들의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난 일들은
중요하지 않거나 아예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축포 뒤로 밀려난 브라질 빈민촌의 사람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를 위해 쏘는 폭죽일까요?
 
 

 
 
1. 몰타의 관문 Die Portale von Molthar
 
 
먼저 오신 분들이 블랙Q 님이 가져오신 몰타의 관문 한글판을 하고 계셨습니다.
로이 님, Frozenvein 님이 같이 3인플로 하셨습니다.
한글판 나오기 전부터 우리 모임에서 열심히 했었는데 한글판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로이 님과 Frozenvein 님이 동점으로 공동 승리하셨던 것 같네요.
 
 
 
 
2. 한자 토이토니카 Hansa Teutonica
 
 
처음하는 분들이 두 분이나 계셔서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두 번째 게임으로 한자 토이토니카를 선택했습니다.
 
 
블랙Q - 저 - 로이 - Frozenvein 순으로 진행했는데요.
Frozenvein 님 혼자 3액션을 안 만들고 힘겹게 하셨습니다.
유경험자 둘이 보다 못해, 3액션 만드셔야 한다고, 제발 그렇게 하시라고 말씀을 드렸죠.
(제가 2액션 플레이를 실험해 본 적이 있는데, 안 됩니다. 중반부터 처참하게 발려요. ㅠ)
 
Frozenvein 님이 게임을 같이 할 수 있게 끔 액션 기술 올리는 무역로를 양보해 드리기로 했는데
Frozenvein 님이 재배치를 안 하고 마커를 1개씩 놓으시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치셨습니다... 이거 19회 모임 데자뷰인데... (링크)
작은 실수지만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실수라고...
 
한 가지 더 큰 문제는 Frozenvein 님이 기술 개발을 안 하고 보드에 마커들을 놓는 것에만 열중하고 계셔서
공용 공급소와 개인 공급소 모두 마커가 말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플레이어의 마커를 미는 행동을 할 수 없어서 무역로 점유 행동에 제한이 생기죠.
누군가 (= 로이 님?)가 악의적으로 필요한 무역로에 마커 1개만 놔도 Frozenvein 님은 또 몇 턴 동안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기술도 빨리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마커 개수를 늘려야 하니까요.
 
Frozenvein 님이 3액션을 만드신 후에는 저는 블랙Q 님을 집중적을 견제했습니다.
기술 개발 상태가 가장 앞서셨는데 아무도 견제를 안 해서 제가 했죠.
블랙Q 님의 마커를 밀어서 한 무역로에 몰려 있지 못 하게 막았습니다.
무역로 점유 행동을 못 하시게 하려고요.
몇 번 하니까 블랙Q 님도 공용 공금소와 개인 공급소에 있던 마커들이 다 말라서 턴을 패스하시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 사이에 Frozenvein 님이 엄청나게 발전하셔서 잠재적인 총점이 가장 앞서고 계셨습니다.
게다가 Frozenvein 님이 좋은 자리에 영업소를 잘 박아놓으셔서 점수를 계속 빨아 드셨거든요.
이럴 때 유경험자들의 무서움이 나오는데요.
게임이 빨리 끝나지 않게끔 로이 님과 저는 보너스 마커가 있는 무역로를 피해 네트워크 공사를 했습니다.
 
게임이 예상보다 많이 길어졌는데요. (2시간 정도 걸린 듯)
총점이 로이 님이 40점, 제가 39점... (악당에게 또 졌...)
 
 
 
 
블랙Q 님이 다른 약속 때문에 먼저 가시고 (저 때문에 가신 건 아니겠죠...)
Frozenvein 님이 한자 토이토니카를 한 번 더 하자고 하셔서 3인플 맵으로 뒤집었습니다.
 
로이 - Frozenvein - 저 순으로 진행했는데요.
일단 로이 님이 선의 이점 때문에 가장 먼저 3액션을 만드시고 남은 두 명은 2액션으로 힘들게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Frozenvein 님이 좌측상단 쪽에서 치열하게 자리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요.
로이 님이 마커를 놓으면서 따라 들어왔는데, Frozenvein 님이 제 마커가 아니라 로이 님 마커를 밀어주는 것입니다.
평소라면 턴 오더가 바로 뒤가 아닌 플레이어를 밀어주는 게 맞는데 이땐 상황이 달랐습니다.
 
로이 님은 유일하게 3액션 플레이 중이었고,
로이 님의 마커 2개가 밀리면서 추가 마커 2개까지 총 4개의 마커가 보너스 마커가 있는 무역로에 다 깔렸습니다.
하필 그 자리에 있던 보너스 마커가 "마커 3개 반납"이었거든요.
이 말은, 즉 Frozenvein 님과 저는 당분한 액션 스킬을 못 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액션 올리는 무역로에 마커를 놓아봤자 저희보다 액션 포인트가 많은 로이 님은 남는 액션으로 밀어서 쫓아내거나
저 보너스 마커로 반납시킬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면 로이 님은 선순환이 되어서 액션 올리는 무역로를 내주지 않으면서
혼자 액션 기술을 계속 개발해서 5액션까지 순식간에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제 계산으로는 이미 게임이 끝나서 저는 gg 선언을 했습니다.
Frozenvein 님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으신지 더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곧 로이 님이 제가 예상한 대로 딱딱 플레이하시면서 금새 4액션까지 쭉 올리셨습니다.
저희는 아직 2액션이고요.
그러자 Frozenvein 님도 다시 하자고 하시면서
두 번째 게임이 10여 분 만에 끝났습니다.
 
 
 
 
한자 토이토니카 세 번째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도 로이 님이 시작 플레이어이셨는데,
Frozenvein 님이 이전 게임과 다르게 액션 올리는 무역로에 큐브가 아닌 디스크를 박아서
로이 님을 말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Frozenvein 님과 제가 경쟁하는 사이에 로이 님을 놓쳐서 액션 올리는 무역로에서 혼자 열심히 액션을 올리셨습니다.
액션 다 올리고 돈 자루 (마커 회수 행동) 기술도 끝까지 다 올리셔서 게임을 지배하기 시작했죠.
남은 두 명이 열심히 막으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로이 님이 76점까지 찍으시고
제가 아마 60점 가까이 갔던 것 같은데...
 
 
이번 한자 토이토니카 3연전을 하면서 느낀 게
로이 님은 확실하게 견제해야 한다는 거...
(지난 번 7 원더스 할 때에 로이 님 옆자리에 앉으셨던 Isul 님의 방법이 맞았던 거네요!)
 
 
 
 
3. 리코셰 로봇 Ricochet Robots
 
 
로이 님이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 해보자가 하셔서 리코셰 로봇을 골라오셨습니다.
룰은 정말 쉬운 게임입니다.
뭔가 두뇌계발 게임 같은 추상전략, 퍼즐 게임이죠.
디자이너인 故 Alex Randolph 선생이 추상전략 게임들을 잘 만드셨는데
제가 추상전략을 잘 못해서... ㅠㅠ
 
이미 시작과 동시에 로이 님에게 압도당해서 스코어가...
그런데 생각 외로 Frozenvein 님이 잘 하셨습니다.
호불호 많이 갈릴 수 있는, 아주 드라이 한 게임인데 재미있다고 하시네요. 헐...
 
최종 스코어에서 제가 꼴찌하고 저는 한동안 멍한 상태였습니다.
"내가 무서운 사람들하고 게임하고 있구나..."
 
반드시 그런 건 아닌데, 제 경험 상 추상전략을 잘 하시는 분들이 게임 센스가 좋습니다.
추상전략이란 종류 자체가 바둑처럼 룰을 최대한 단순하게 하고
누가 더 멀리, 더 깊게 보고 계산할 수 있는가를 겨루는 게임이다 보니...
 
 
 
 
4. 토레스 Torres
 
 
두 분이 이 게임을 하자고 하셨는데, 저는 망설여졌습니다.
토레스도 엄밀히 따지면, 추상전략이거든요... ㅠㅠ
 
룰을 설명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액션 포인트 쓰는 것은 이미 한자 토이토니카로 익히셨으니
기사 추가하는 것과 탑 놓는 제약만 알면 되죠.
 
마스터 버전으로 진행했는데요.
마스터 카드는 "자신의 모든 기사를 한 덩어리로 뭉쳐 놓는 것"이 나왔습니다.
쉬운 게 나왔다고 생각해서 저는 시작할 때부터 센터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Frozenvein 님이 한쪽 구석에 있는 성에 왕을 놓으셨는데 저도 그쪽 탑을 붙이며 왕 보너스 자격을 얻었습니다.
 
첫 페이즈에서 로이 님이 40점 가까이 찍으면서 치고 나가셨습니다. (역시 무서운 분.)
 
두 번째 페이즈에서 저는 티나지 않게 성을 확장시키며 제 기사들을 조금씩 가운데 쪽으로 모았습니다.
제가 방심한 틈을 타서 제가 5층까지 올린 성에 Frozenvein 님이 "엘리베이터" 액션 카드로 올라오셔서... WHAT?!
로이 님은 다른 쪽에 부지가 넓은 곳에 성을 넓히고 높이고 계셨습니다.
역시나 Frozenvein 님이 그쪽에서도 잘 타고 올라가셨네요.
두 번째 페이즈 종료 시에도 로이 님이 역시나 선두.
 
하지만 저에게는 큰 그림, 빅 픽처가 있었습니다.
두 분이 마스터 카드에 신경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저는 열심히 기사를 조금씩 옮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빈 칸 2곳에 기사를 놓자 "ㅓ"자 모양 완성! 보너스 40점 확보!!
두 분은 혼돈의 카오스. ㅋ
사실 제가 점수가 약간 부족했는데, 당황하신 Frozenvein 님이 점수를 더 올리시기 위해 본인의 기사를 더 높은 층으로 올리신 틈을 타서
제가 "엘리베이터"를 써서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밑면이 꽤 넓은 성이어서 2층 올라간 것만 해도 점수가 꽤 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제 기사들의 진형이 깨져서 두 분은 엄청 좋아하셨습니다...
만 저는 "플랜 B"까지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기사를 옮겨서 그쪽으로 다시 "ㅜ"자 모양 완성! ㅋㅋ
센터를 먹으면 이렇게 편리합니다.
 
최종 점수는 6점 차이로 제가 승리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로이 님이 본인이 가장 높이 있던 성을 더 넓게 (밑면을) 확장하셨으면 저를 제치고 이기셨을 것 같네요.
 
 
 
 
토레스를 끝내고 Frozenvein 님은 귀가하시고 (왠지 레귤러 멤버가 되실 것 같은 느낌...)
로이 님과 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검은고양이 카페 사장님이 추천한 다른 곳으로 가서 먹었네요.
 
 
요새 게임 번역 중이어서 몸이 피곤해 모임 후기가 밀리고 있는데요.
다음 주부터는 제때 적어야겠습니다.
하루 지날 때마다 후기에 적을 내용을 자꾸 잊어버리네요.
내일 뵙겠습니다. ^^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