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24년2024. 4. 24. 07:00
공통 관심사
 
작년 여름에 쪼만한 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이신 박보 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지 전쟁 영상에 댓글을 적어 주셔서 제가 대구까지 직접 가서 같이 게임을 했거든요. (링크)
그러면서 (가칭) "그림자군 남부 거점"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서
작년 11월에 포항호빗 님까지 셋이서 반지 전쟁을 풀 리그로 진행해 봤습니다. (링크)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 2월에 그림자군 남부 거점을 가졌어야 했는데,
설 명절도 있었고 현실의 삶이 바쁘다 보니 건너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그랬더니 이번엔 박보 님이 안양으로 직접 오겠다고 하셨는데요. ㅎ
 
박보 님이 일부러 타이레놀 모임이 있는 주에 맞춰 오시기로 하셨습니다.
제가 사는 안양이 큰 도시인 것 같으면서도 아니어서
KTX는 안 서고, 일반 기차도 하루에 몇 대 없습니다. ㅠㅠ
그래서 박보 님이 수원에서 내린다고 하셨고,
먼길 오시는 박보 님을 위해 제가 수원까지 마중 나갔죠. ㅎ
 
아침 9시 21분에 도착하는 열차였습니다.
나오는 곳을 통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멀리에서도 박보 님을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ㅎㅎ
 
둘이서 아침식사를 하러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지방에서 오신 손님을 위해 식사대접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메뉴 선정 때문인데요.
지역마다 '이거다' 싶은 대표 메뉴가 있는데,
수도권은 그런 게 많지가 않거든요.
보통은 어떤 메뉴가 지방에서 인기가 있으면 결국 수도권까지 확장하게 되니까요.
아무튼 수원에서 먹을 만하다고 꼽을 만한 해장국집으로 모셨습니다.
 
이때 시간이 오전 10시도 안 되었을 때였는데요.
이미 대기줄이 조금 있었습니다. ㅎㄷㄷ
이른 아침부터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기도 하고,
이 가게가 꽤 오래된 집이라 유명하기도 하거든요.
상호가 "유치회관"인데,
이름은 유치해도 맛은 유치하지 않습니다. ㅋㅋ
 
해장국 두 그릇 시켰고요.
이 가게는 선지 한 대접을 그냥 줍니다.
제가 거의 밤을 새고 (제 기준으로) 이른 아침에 식사를 하다 보니
입맛이 없어서 선지를 다 못 먹은 게 아쉬웠습니다. ㅠㅠ
 

 
 
식사를 마치고 수원에서 안양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박보 님 휴대전화 대기화면이
"반지의 제왕 LCG" 코어 세트의 표지인 것을 제가 발견했거든요. (갠달프~)
같은 취미를 하는 사람들끼리 이건 작은 이스터 에그 (?) 같은 걸 찾아내는 것도 재미죠.
예전에 "마챔, 딱지칠 결심" 첫 번째 모임을 할 때에,
몇 년만에 만나는 실버팽 님과 서로 알아 볼 무언가를 준비해 오자고 했는데요.
저는 마블 챔피언스 플레이매트를 튜브에 넣어서 들고 있었고,
실버팽 님은 크툴루 옷을 입고 오셨... ㅋㅋ
비(非)보드게이머들이라면 봐도 뭔지 모르고 그냥 넘어갈 것들이지만
보드게이머들이라면 다르죠. ㅎㅎ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듄" 보드게임 얘기, 영화 얘기, 소설 얘기
이런 식으로 의식의 흐름을 타면서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했죠.
 
며칠 전에 비가 와서 살짝 추웠지만 이날은 햇볕도 강하고 더웠습니다.
모임 장소가 문을 열려면 30여 분이 남아서
배XX라XX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기로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이날 일찍 도착한 게 지하철 운이 기가 막히게 좋아서 그랬거든요.
타려던 분당선이 문을 닫고 떠나려고 했는데, 어째서인지 문을 다시 열더라고요. ㅎㅎ
수원에서 1호선을 타려고 했는데, 급행이 딱 들어오는 겁니다. ㅋㅋ
'뭔가 되는 날이다!'
 
여기에서도 얘기하다 보니 모임에 오시기로 한 분이 벌써 도착했다고 하셔서
모임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모임 장소 앞에서 이날 모임에 처음 오신 흑갱이 님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엘레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딱 열리는데,
전에 저희 모임에서 활동하셨던 현준 님이?! 멀티버스인가요?
모임 장소의 직원으로 일한다고 하셨습니다.
6인방은 예약되어 있다고 해서 4인방으로 잡았습니다.
 
 
 
 
1. 퍼스트 클래스: 모두 오리엔트 익스프레스호에 승차하십시오! First Class: All Aboard the Orient Express!
 
긱정보 (2024년 4월 24일 기준)
평점 7.4 | 투표수 5,720 | 웨이트 2.79
 
 
첫 번째 게임은 기차 타고 오신 박보 님을 위해
퍼스트 클래스로 선택했습니다.
 
이 게임은 러시안 레일로드 (나중에 나온 합본 판본이 얼티밋 레일로드)의 작가가
카드 게임 버전으로 만든 건데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테마가 살~~~~짝 묻어 있습니다.
 
도미니언처럼, 이 게임 안에 여러 모듈이 있지만
한 번에 다 쓰는 게 아니고 딱 두 모듈만 선택해서 씁니다.
원래는 A-E 모듈만 들어 있지만 저는 나머지 미니 확장들을 다 샀죠. ㅎㅎ
하지만 처음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A와 B 모듈만 가져갔습니다.
 
게임은 여섯 라운드 동안 진행되고,
두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점수계산이 있습니다.
3개의 카드 덱을 쓰는데, 한 덱을 두 라운드 동안 쓰고요.
카드 풀이 3x6으로 깔리는데,
각 플레이어가 자기 턴에 카드 풀에서 카드 1장을 가져오게 되고요.
각자 세 턴을 가지면 한 라운드가 끝납니다.
 
득점 루트가 여러 개 있어서 그것들을 조합하게 되는데요.
차량을 놓고 승무원을 달리는 것도 있고,
철로를 놓고 기관차 피규어를 전진시키는 것도 있고,
종료 보너스 카드로 점수내는 것도 있고요.
 
이 게임의 백미는 코인입니다.
게임에서 일부 카드의 효과를 통해서나 시작 플레이어를 잡으면 코인을 얻게 되는데요.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 (또는 점수계산 도중에) 코인을 쓰면서 추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코인은 좌측 하단부터 빈 칸에 채워지게 되는데요.
왼쪽은 '0'짜리 차량 붙이기,
가운데는 기관차 피규어 1칸 전진이나 승무원 1칸 전진,
오른쪽은 아무 차량 업그레이드입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능력이 더 세서,
코인을 잘 모으면 점수를 올리기가 더 쉬워집니다.
 
박보 님이 TCG/LCG류 이외에 다른 보드게임을 해 보신 경험이 적으셨지만
게임 센스가 좋으셔서 초반부터 점수를 쭉쭉 잘 올리셨습니다.
박보 님과 한 바퀴 넘게 차이났지만
마지막 점수계산에서 제가 100점 넘게 얻어서 점수차를 많이 좁혔네요. ㅎㅎ
 

 
 
게임에 대한 호불호
박보:
흑갱이:
skeil:
 
 
 
 
2. 아르낙의 잊힌 폐허들 Lost Ruins of Arnak
 
긱정보 (2024년 4월 24일 기준)
평점 8.1 | 투표수 43,006 | 웨이트 2.92
 
 
두 번째 게임은 박보 님이 원하셨던 아르낙으로 선택했습니다.
 
두 분 모두 처음 해 보시는 거여서
제가 마지막 턴이 되도록 턴 순서를 정했습니다.
 
초반에 박보 님은 카드를 구입하셨고,
흑갱이 님은 반대로 카드를 폐기하는 쪽으로 하셨습니다.
나중에 들어 보니, 흑갱이 님이 댁에서 부인과 도미니언을 즐겨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도미니언을 좋아해서 아르낙을 할 때에
자연스레 덱 최적화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아르낙을 하는 것을 보니까
덱 최적화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요새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긴 합니다. ㅎ
 
아무튼 다들 초반부터 장소를 발견하러 멀리 떠났고요.
그래서인지 풍족하게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박보 님이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연구 트랙에서 앞서 가셨고요. ㅎㅎ
결국에 박보 님 혼자 돋보기를 연구 트랙의 마지막 칸까지 보내시고,
잊힌 사원 타일도 획득하셨습니다.
 
흑갱이 님은 이 섬의 수호자들을 다 때려 잡으실 기세로
레벨 2 장소들도 발견하셨습니다.
 
저는 덱은 깨끗하게 잘 만들었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어 버려서
점수가 잘 안 나왔습니다. ㅠㅠ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박 보 흑갱이 스케일
연구 23 + 1 9 + 6 16 + 6
사원 6 + 2 - -
우상 13 18 12
수호자 15 20 15
카드 15 9 4
공포 -2 - -
총점 73 62 53
 

 
 
게임에 대한 호불호
박보:
흑갱이:
skeil:
 
 
 
 
3. 용의 해에: 10주년 In the Year of the Dragon: 10th Anniversary
 
긱정보 (2024년 4월 24일 기준)
평점 7.6 | 투표수 1,985 | 웨이트 2.91
 
 
세 번째 게임은 올해가 '갑진년', 용의 해여서
진년의 10주년 기념판을 선택했습니다.
 
펠트 아저씨 게임답게 득점 루트가 여럿 있고,
턴 순서 트랙도 있고,
플레이어들이 관리해야 하는 나쁜 무언가가 있습니다.
 
중국의 제후가 되어서 일년 동안 잘 버티는 게임인데요. (정말입니다.)
처음 두 달만 평화롭고, 다음 열 달은 중고롭습니다 (?)
축제가 두 번 있긴 하지만
돈 뜯기고 쌀 뜯기고, 병 걸리고 몽고군과 싸워야 하죠.
인구가 많은 차이나스럽게, 뭘 내야 하는데 못 내면
사람 목숨으로 대체합니다... ㅎㄷㄷ
 
초반에 박보 님은 돈으로 작은 특권을 구입하시면서
그걸로 12점을 확보하셨는데요. 매관 Magic!
초판에서 큰 특권 비용이 6원이어서
시작 플레이어가 돈 다 써서 큰 특권을 구입하면 그게 결국 24점이 되는 건데,
이 10주년 판본에서 큰 특권 비용을 7원으로 올리면서 너프시켰습니다.
 
저는 초반에 돈을 좀 얻고 쌀도 필요한 만큼 구해 놔서
다행히 위험을 잘 넘겼고요.
두 분에 비해 점수가 잘 안 올라가서 기녀를 일찍 고용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돈도 좀 남아서 저도 작은 특권을 구입했고요.
 
중반에 몽고군이 쳐 들어오면서 박보 님에게 위험이 찾아 옵니다.
투구 개수가 밀리셨는데, 장군들의 목을 날리는 쪽으로 하시더라고요. ㅎㄷㄷ
 
여유가 있던 저만 축제를 대비해서 폭죽으로 6점을 얻었고요.
 
전염병이 찾아올 때 즈음에 박보 님이 의사 양반들을 많이 확보해 놓으셔서
나머지 두 사람은 영지 안에 의사 수가 부족해서 누군가가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펠트 형, 미래를 보신 겁니까?
 
후반에 박보 님이 턴 순서 트랙에서 너무 많이 밀리셨는데,
제가 학자로 점수를 올리실 수 있는 걸 알려 드렸거든요.
그런데 저도 학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턴 순서에서 밀리신 박보 님은 돈을 내고 행동을 하셔야 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건물을 옆으로 늘리면서 점수를 올리는 걸 알려 드려서
그걸로 점수를 꽤 얻으셨습니다.
 
최종 점수계산을 했더니,
박보 님이 인재들도 많이 살아 남았고,
스님들이 불심으로 대동단결 해서 12점을 받으셨습니다.
 
세 명이 5점씩 차이로 순위가 결정되었네요.
아슬아슬하게 이겼습니다. ㅎㅎ
 

 
 
게임에 대한 호불호
박보:
흑갱이:
skeil:
 
 
 
 
박보 님이 일요일에 일을 해야 하셔서 다시 대구로 가셨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지하철 역 근처까지 배웅해 드렸고요.
몇 시간 안 지난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아침 9시 넘어서부터 같이 있었으니까
벌써 9시간 가까이 되었더라고요. ㅎㅎㅎ
 
박보 님이 선물로 반지 전쟁의 세 번째 확장을 주고 가셨습니다.
다음 번에 만날 때에 룰 알려 달라는 의미 (포항에 사시는 누군가가 카드 한글화하라는 의미)로
주신 게 아닌가 싶은... (압박감? ㅋㅋ)
 

 
 
 
 
4. 촐킨: 마야의 달력 Tzolk'in: The Mayan Calendar
 
긱정보 (2024년 4월 24일 기준)
평점 7.9 | 투표수 39,022 | 웨이트 3.67
 
 
저는 모임 장소로 돌아와서 흑갱이 님과 촐킨을 했습니다.
흑갱이 님이 아그리콜라는 해 보셨다고 하셔서
설명드리기가 쉬웠던 것 같네요.
 
흑갱이 님께 시작 플레이어를 드리고 했습니다.
 
일꾼 늘리기와 음식 엔진에 대한 이해가 있으셔서 그런지
흑갱이 님이 상당히 매끄럽게 잘 하셨습니다.
초반에 일꾼 늘리고 나무 자원들을 왕창 모아서 그걸로
음식의 날에서 모든 가족에게 음식 1개를 깎아 주는 농장을 2개 다 건설하셨거든요.
 
저는 음식의 날에서 가족 1명에게 음식 2개 깎아 주는 농장 2개를 건설했고요.
음식의 날에 대한 준비를 잘 해서
자원도 잘 먹고, 2쿼터 끝날 때에 사원들에서 점수도 잘 먹었습니다. ㅎㅎ
 
3쿼터부터 각자 자원력이 폭발해서 건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흑갱이 님이 먼저 자원 추출 트랙을 끝까지 올리셨고,
저도 따라갔습니다.
저는 건설 시에 받는 보너스를 올리면서 이득을 봤고요.
흑갱이 님은 해골을 바칠 때에 받는 보너스로 이득을 보셨습니다.
 
사원들에서 흑갱이 님이 큰 점수들을 가져가셨고요.
제가 4쿼터에서 파란 테두리로 추가 점수를 얻는 기념물을 건설한 덕분에
그걸로 20점을 올려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점수 차이가 1.25점인가 그랬을 겁니다.
흑갱이 님이 매우 잘 하셨고요.
소감을 여쭤 보니까 이날 한 것 중에서 촐킨이 베스트였다고 그러셨네요. ㅎㅎ
 
흑갱이 님이 오후 8시까지 게임 하실 수 있다고 하셨는데,
모임 시간 딱 맞춰서 끝냈습니다. ㅋㅋ
 

 
 
게임에 대한 호불호
흑갱이:
skeil: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