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2. 11. 07:00
우베를 위한 잔치
 
 

 
 
수원에서 키니 님이 놀러오셨습니다. (짝짝짝짝짝)
이날 이런저런 사정으로 네 분이 모임에 못 나오시게 되어서 여차하면 모임이 폭파될 것 같았는데,
Ngel 님이 마지막에 참가신청을 하셔서 모임을 열 수 있었습니다.
 
제가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두 분이서 얘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정말 우연찮게도, 전날 두 분이 같은 장소에서 게임을 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이런 우연이!)
하지만 두 분은 만나지 못 했다고...
 
 
1. 혼슈 Honshu
 
 
제가 개인적으로 트릭 테이킹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새로 나오는 트릭 테이킹 게임들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키니 님이 준비해 오신 혼슈는 작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작이더군요.
 
박스 그림을 딱 보면 아시겠지만 일본 배경이고요.
일본의 잔잔한 풍경이 게임에서도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카드 12장씩 받고 한 장씩 내는데,
카드에 적힌 숫자가 턴 순서를 결정하고 그 순서에 따라 트릭에 나온 카드 1장을 골라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음... "트릭"은 있는데 "테이킹"이 없는 느낌;;;
 
카드를 가져와서 카드를 겹쳐 놓으면서 그림을 연장하더라고요.
타일을 붙였던 Carcassonne 카르카손에서
그게 카드로 넘어오면서 얇은 구성물의 특징을 잘 살려 일부를 겹치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카드에는 여러 요소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숲은 2점, 마을은 가장 크게 연결된 걸 기준으로 1점씩,
자원은 생산지에 남은 자원을 소비지에 채우면 득점하고,
바다는 연결되면 2번째 것부터 3점씩 올라갔습니다. (7 원더스에서 과학 모으는 느낌이 살짝;;;)
 
 
카드빨이 없을 수가 없는데,
그걸 아주 조금 상쇄시키기 위해서 남은 6장을 옆 플레이어에게 넘기고 진행합니다.
첫 라운드에는 왼쪽으로, 두 번째 라운드에는 오른쪽으로...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게임의 배경만큼이나 게임의 인상도 잔잔한...
두 분이 간발의 차로 1, 2등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키니:
Ngel:
skeil:
 
 
 
 
2. 카베르나: 동굴 농부들 Caverna: The Cave Farmers
 
 
키니 님이 부탁하신 카베르나를 가져갔습니다.
보통 게이머들이 "게임이 무겁다"라고 하면 게임의 논리적인 복잡도를 말하지만
이 게임은 "물리적인" 무게가 무겁습니다;;;
가방에 넣어서 메고 다니면 어깨가 내려앉을 것 같은...;;;
 
카베르나 영어판이 나왔을 때에 제가 꽤 많이 했었는데,
키니 님이 그때에 못 하셨던 것 같더군요.
딱 한 번 해보셨다고...
 
70%정도는 아그리콜라와 같습니다.
긱에서 아그리콜라 v2.0이라거나 아그리콜라 후손이라고도 말하니까요.
 
저는 아그리콜라에 푸에르토 리코의 건물을 살짝 뿌린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서로 다르게 받고 시작했던 카드를 다 없애고
타일 풀에서 서로 먼저 가져가도록 경쟁을 붙였거든요.
 
라운드를 줄였고,
가족 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가족 말 점수를 크게 낮췄고
무장과 탐험 요소를 통해 특정 액션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게 카베르나가 아그리콜라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죠.
 
아무래도 제가 더 많이 해봐서
좋은 타일들을 쏙쏙 빼먹으며 편하게 했습니다;;;
 
나무 할인해주는 목수, 돌 할인해주는 돌 조각가 다 먹고... 아, 양심이 어디 있지?
가축 도살할 때마다 음식 더 주는 도살 동굴 놓고 이러니.
 
무장을 정말 늦게 한 번만 했습니다.
두 분이 무장하셔서 저까지 껴들 건 아닌 것 같아서요. ^^;;
 
소떼로 착유 연구소, 양떼로 직조 연구소,
침실로 환경 연구소, 6가족 찍고 잡화의 방... 아, 정말 양심이...
 
아무튼 키니 님은 카베르나를 "최상"으로 평가하셨음을 밝힙니다. ㅎ
 

 
 
게임에 대한 인상
키니:
Ngel:
skeil:
 
 
 
 
3. 오딘을 위한 잔치 A Feast for Odin
 
 
바로 이어서 키니 님이 가져오신 다른 우베 게임을 했습니다.
작년 에쎈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 이후에 이 게임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였죠.
 
설명을 들으니 Patchwork 패치워크를 4인으로 늘리고,
그간 우베가 만든 여러 게임이 모둠으로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카드를 라운드마다 (강제로) 무작위로 받는 건 뤄양에서 본 것 같고,
배를 이용해서 지불할 밥을 줄이는 건 르 아브르 같고...
 
저는 처음이어서 탐험을 안 하고 개인 보드를 채우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중반부터 양과 소로 번식을 시키면서 아그리콜라스럽게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동물들이 번식하는 게 아그리콜라/카베르나보다 느리더군요.
임신 상태로 바뀌었다가 출산 (?) 하면서 개체수가 늘어나는 거여서 느렸습니다. ㅠㅠ
그림을 잘 보니까 동물이 임신하면 자신의 배를 바라보더라고요. (깨알 같네요.)
 
두 분은 좋은 배로 식민지를 발견하러 탐험하시고
바다에 나가서 고래도 잡으시...
 

이게... 아닌데...
 
저에게도 포경선은 있었으나 배멀미 때문에 (?) 육지에서 활쏘고 올가미나 치며 작은 동물을 잡고 있을 때에
바다에서 큰 고래를 잡아오시니 보상이 컸습니다. ㅠ
그리고 식민지에서 받으시는 수입도 어마무시했습니다.
저는
"그래도 감점 다 못 막으실 거야..."
라며 본진 플레이만 했는데
게임이 끝나 보니 감점 칸을 막을 상품들이 남는 겁니다.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바다로 나가는 건데...
 
제가 60점 대로 꼴등, 두 분이 70점 대로 1, 2등.
 
 
해본 후의 느낌은 아그리콜라/카베르나 라인과 확실하게 다른 노선이었습니다.
오딘을 모시는 바이킹들의 테마가 잘 느껴졌고요.
얼마 전에 나온 토르: 라그나로크 트레일러 때문에 더 몰입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딘의 아들, 근육몽총이 형 토르
 
배경으로 나오는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 가사처럼
바다로 나가서 노를 저었어야 했는데... (노래하고 외쳐, 발할라!)
 
 
재미는 있는데, 카베르나보다 더 높은 상자를 보니 둘 다 소유하는 건 무리인 듯 싶고,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카베르나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키니:
Ngel:
skeil:
 
 
 
 
4. 한자 토이토니카 Hansa Teutonica
 
 
오딘을 위한 잔치를 끝내니 시간이 꽤 많이 지나서 빨리 끝낼 수 있는 게임을 골랐습니다.
오랜만에 한자 토이토니카로요.
 
20게임을 해봐서
"이젠 확장으로 넘아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날 처참하게 지고 나서 연습을 더 필요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ㅠ
 
Ngel 님 다음으로 턴을 가졌는데,
색깔 개방하는 곳보다 재배치 기술을 주는 도시 쪽을 공략했는데,
이게 엄청난 실수가 되어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Ngel 님이 (기술 개발과 관련된) 대도시 2곳으로 갈라지는 주요 도시 2곳에 알을 박으시자
견제가 안 되었습니다.
제가 초반에 색깔 개방을 하지 않아서 흰색 영업소만 놓을 수 있었는데,
주황색을 개방하는 데에 많은 행동이 필요했고
이미 액션 포인트가 높은 Ngel 님의 방해를 뚫을 수 없었습니다. ㅠㅠ
 
Ngel 님이 잘 박아놓은 알로 기본 점수를 10여 점 받으셨습니다.
키니 님은 열쇠를 많이 열어 놓으셔서 보너스 점수를 조금 더 받으셨습니다.
Ngel 님이 크게 이기시고 40-50분만에 빠르게 끝났을 겁니다.
 
 
제 실력이 리셋되어서 한자 토이토니카를 더 자주 해야할 것 같아요.
 

 
 
게임에 대한 인상
키니:
Ngel:
skeil:
 
 
 
 
모임을 마치고 셋이서 엄마 때찌에 가서 버거 세트를 먹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얘기를 나누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ㅎㅎ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네로 카페에 올라가서 도미니언 한 판만 하고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아그리콜라 4인플 테이블에 앉게 되어서 2시간 가까이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신판으로 4인플은 처음이었네요.
나무를 왕창 끊어가시는 분이 계셔서 전체적으로 나무가 부족했고요.
저는 주요 설비 위주로 빵굽고 흙 먹으면서 (?) 버텼습니다.
 
저만 우베 게임을 3개나... ㅋ
 

 
 
키니 님으로부터 넘겨받은 보난자: 20주년판도 우베 게임이고,
집에서 나올 때에 마지막까지 넣었다가 뺀 르 아브르도 우베 게임이고...
 
우베의, 우베에 의한, 우베를 위한 날이었군요. ㅎㅎㅎ
 
 
돌아오는 주말에 뵙겠습니다. ^^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