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내 던전 건드리지 마!! ㅠㅠ
 
 

 
 
던전 로즈 Dungeon Lords
 
 
오랜만에 B.B.빅이 열렸습니다.
2월에 설연휴가 있었고 이번 달에는 회원들끼리 토요일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았네요.
17번째와 18번째에는 저희 모임에서 좋아하는 디자이너들 중 한 명인 블라다 크바틸 씨 게임을 하기로 정했습니다.
여러 작품들이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 열심히 밀고 있는 던전 XX 시리즈를 골라 봤습니다.
던전 시리즈로 던전 로드가 먼저 나왔고 몇 년 후에 스토리가 이어지는 던전 페츠가 따라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시간 순을 따라서 던전 로드를 먼저 하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최근에 정기 모임 때에 던전 페츠를 많이 하긴 했네요. ㅋㅋ
 
평소처럼 네로에 모여서 놀까 했는데요.
몇 달 후에 결혼하실 Ngel 님이 새 집으로 이사가셨는데
집들이 겸 놀자고 하셔서 저희가 서울로 상경하여 원정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ㅎ
 
봄이 되고 기온이 많이 올라서 따뜻했으나 문제는 미세먼지...
토요일 새벽부터 눈과 코가 아프더군요. ㅠㅠ
안양 부근에서 물천사 님을 만나서 같이 서울로 갔습니다.
생각보다 금방 도착해서 Ngel 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댁에 안 계신다고...;;;
물천사 님이 음료 마시자고 하셔서 근처에 있는 커피점을 갔습니다.
주문이 많이 밀려 있어서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리니 Ngel 님이 저희를 찾으러 직접 오셨더라고요. ㅋ
시원한 복숭아 아이스티 4잔을 들고 Ngel 님 댁으로 들어갔습니다.
 
얼마 전에도 Ngel 님과 같이 저희 모임에 들러 주신 민희 님이 저희를 맞이해 주셨습니다.
날씨가 살짝 더운데 무거운 던전 로드 기념판을 메고 오느라 지치고 잠을 제대로 못 자 제 상태가 메롱이었지만
아이스티를 빨아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습니다. ㅠ
 
그리고 모두가 바라던 던전 로드를 펼치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던전 로드는 테마가 재미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악명을 떨치는 마왕이 있고 용사들이 파티를 맺어서 그 마왕을 물리친다는 전통적인 RPG의 세계관을 뒤집죠.
플레이어는 던전의 주인이고 보물을 힘들게 모으고 괴물들을 힘들게 고용하고 던전을 힘들게 조성하지만
용사들이 소문 듣고 쳐들어와서 그 보물을 빼앗아가고 그 던전을 깨부수는 겁니다. ㅠ
방식은 요즈음엔 흔한 일꾼 놓기인데, 명령 카드를 미리 계산해서 놓아야 하는 프로그래밍 요소와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계획적으로 할 수 있는 던전 페츠에 비해 계획이 마음대로 안 되는 돌발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아마 첫 번째 해의 겨울 (1라운드)의 종료 시에시 찍은 사진일 겁니다.
음식을 지불하고 악명을 얻으면서 마녀를 고용했습니다.
마녀가 기본 전투도 잘 하고, 다른 능력으로 뒤에 있는 모험가들을 때릴 수도 있어서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법의 방”을 건설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터널을 파거나 터널에서 금화를 캘 임프가 3개 주어지는데요.
이 마법의 방에 임프 2개를 놓고 음식 1개를 지불하면 임프 1개가 태어납니다. ㅋ
음식이 들긴 하지만 이 방을 여러 번 사용하면 임프들이 많아지겠죠.
 

 
 
봄 (2라운드) 종료 시입니다.
임프들로 터널 2개를 더 팠습니다.
함정 카드도 하나 샀고요.
음식이 너무 부족해서 음식도 구입했습니다.
마법의 방을 이용해서 임프를 더 늘렸습니다.
 

 
 
이제 여름 (3라운드)가 끝났습니다.
제 던전 앞에 봄에 온 사제와 여름에 온 도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ㅠ
사제는 자신의 파티가 괴물이나 유령에게 공격받아 피해를 입을 때마다 파티원을 치유합니다.
도적은 던전 주인이 놓은 함정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입니다.
 
모험가 학원에 가서 염탐하며 모험가들에 대한 소문을 듣는 한편 제 악명도 트랙에서 위치를 내렸습니다.
 

 
 
첫 해의 마지막 라운드 (가을)의 종료 시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모험가로 또 도적이 왔습니다. ㅠ
함정의 데미지가 약해져서 도둑들을 잡기 위해 유령을 고용했습니다.
 
옆 던전 주인인 물천사 님의 악명이 성기사에게까지 전해져서 말라깽이 성기사가 물천사 님 던전으로 출발했습니다. ㅎㄷㄷ
 

 
 
첫 해가 끝나면 첫 번째 전투가 일어납니다.
이 동안에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던전에 쳐들어온 모험가 파티와 싸웁니다.
마법사가 있는 파티는 전투 동안에 마나가 충분하다면 주문을 시전합니다.
다행히 제 던전에 온 파티에는 마법사가 없었지만 도둑이 둘이어서 함정을 제대로 못 썼습니다. ㅠ
모험가는 던전 타일을 정복할 때마다 피로가 누적되어 (= 피해를 받아) 죽게 될 때에도 있습니다.
저는 모험가들이 과로로 (?) 죽는 것을 활용했지만
제 던전의 타일 3개가 정복당하면서 겨우겨우 파티를 다 잡아냈습니다. 휴 =3
쓰러진/쓰러뜨린 모험가들을 지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악명도 관리를 깔끔하게 하신 민희 님의 던전만 깨끗했습니다.
 

 
 
두 번째 해의 겨울 (5라운드) 종료 시의 상황입니다.
던전에 돈도 떨어지고 음식도 떨어졌는데 돈을 캘 터널들도 다수가 파괴되어 다시 파야 했습니다.
나중에 악명으로 음식이나 괴물을 사야 하서 악명도를 내렸습니다.
 

 
 
6라운드 종료 시입니다.
급여날에 마녀와 유령을 위해 악명을 얻자 악명도가 성기사 레벨에 도달하여
제 던전에 뚱땡이 성기사가 찾아왔습니다. ㅠㅠ
나중에 마녀가 이점을 얻으며 싸울 암실을 설치했습니다.
 

 
 
7라운드의 종료 시입니다.
다행히도 악명도 트랙에서 순위가 바뀌면서 뚱땡이 성기사가 다른 던전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제 던전 앞에 튼튼한 전사 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ㅠㅠ
엄청 잘 싸우는 악마를 구입했는데요.
악마는 괴물 1개를 잡아 먹어야 합니다.
제 마녀를 먹이로 던졌는데, 그러면 암실이 쓸모없어지는데... ㅠㅠ
 

 
 
마지막 8라운드의 종료 모습니다.
급여날이어서 악마에게 괴물을 먹여야 하는데 이전 라운드에 고용 카드를 쓰고 회수를 못 해서
악마에게 먹일 괴물을 구입하지 못 했습니다. ㅠㅠ
급여를 못 받은 악마는 제 던전을 떠났고 제 악명을 높였습니다. ㅠㅠ
그것 때문에 뚱땡이 성기사가 다시 제 던전으로 왔습니다. ㅠㅠ
마... 망했습니다...
 

 
 
튼튼한 성기사는 피로를 받아가며 제 던전을 깨부쉈습니다.
제가 성기사를 쓰러뜨리긴 했지만 그 뒤에 있던 전사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두 전사 중 하나는 독이 든 식사를 먹여 죽였습니다.
하지만 맨 뒤에 있던 마법사가 “용기의 노래”를 부르며 정복을 2번 일으켜
제 던전은 모두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ㅠㅠ
 
물천사 님과 저는 던전이 완파되어 망했고요.
Ngel 님과 민희 님 던전은 상태가 좋아서 10점 넘게 받으셨습니다.
저희 둘은 마이너스 점수인데...;;;
 
이렇게 해서 거의 처음 한 던전 로드 플레이가 끝났습니다.
엄청 꼬여서 힘들었는데 던전 페츠도 처음에 힘들었던 건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던전 로드도 익숙해지면 지금보다는 잘 하겠죠. ㅋㅋ
 

 
 
 
 
그 다음으로 머리를 식힐 겸 한자 토이토니카를 했습니다. (뭘로 머리를 식힌다고요?)
브리타니아 맵을 가져갔는데 4명으로는 처음해 봤습니다.
3인까지는 아일랜드 지방까지만 쓰지만 4인부터는 스코틀랜드도 쓰거든요.
 
초반에 다들 액션 기술 올리는 도시 주위를 틀어막아서 모두 2액션으로 했습니다.
대신에 각자 다른 기술을 개발했죠.
Ngel 님은 책 (재배치)를 하면서 디스크를 빼셨고, 물천사 님은 주머니를, 저는 특권 (색깔)을 열었습니다,
 
민희 님이 가장 먼저, 그 다음에 물천사 님이 3액션에 도달하셨고,
저는 런던에서 받은 이득으로 아일랜드 지방으로 돌아 들어가서 3액션에 겨우 도달했습니다.
민희 님은 중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펼치셨고요.
저는 중반에 나온 “기술 +1” 보너스 토큰의 도움을 받아서 4액션에 도달했습니다.
물천사 님은 스코틀랜드 지방을 잠식하며 “북부의 왕 (?)”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남쪽에서 모두 디스크 박기를 견제하다가 살짝 풀렸을 때에 민희 님이 9점짜리에 물천사 님이 11점짜리에 디스크를 박는 데에 성공하셨습니다.
 
영업소 설치가 많이 되어 있어서 검은색 마커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고,
Ngel 님은 시간을 더 끌면 안 된다고 판단하시고는 게임을 종료 시키셨습니다.
 
최종 점수계산에서 전체적으로 점수가 낮게 나온 가운데에 민희 님이 도시 메이저리티와 아일랜드 지방 메이저리티, 영업소 네트워크에 힘입어 1등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물천사 님는 기술 개발과, 도시와 스코틀랜드 지방 메이저리티의 도움으로 2점 뒤쳐진 2등을 하셨네요.
 

 
 
 
 
그리고 Ngel 님이 집주인 찬스를 쓰셔서 고아를 선택하셨습니다.
저는 예전에 해 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 룰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Ngel 님의 설명을 듣고 시작했는데 제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집중도 잘 안 되었습니다.
새벽에 일찍 깨서 던전 로드 룰북 읽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졸리기도 했고요.
 
경매 게임이어서 아문-레 느낌이 날까 했는데, 많이 달랐습니다.
돈으로 타일을 따서 자원이나 효과를 얻는데요.
오히려 제노바의 상인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더군요.
 
Ngel 님이 시작 플레이어를 오랫동안 하셨는데, 그게 바로 다음 플레이어인 저에게 상당히 악영향을 줘서 제가 경매에서 타일을 팔아서 돈을 벌 기회를 크게 제한했습니다.
계속 뭐가 안 되더라고요. ㅠㅠ
끝까지 열심히 해 보려 했으나 중반부터 흥미가 떨어져서 점수를 크게 올리는 데에 실패했습니다.
 
고아를 구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저랑 맞는 게임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천사 님이 가져오신 어려운 이름의 게임을 했습니다.
블리자드 사 출신이 만든 카드 게임이라 하는데요.
마법사들이 협력해서 괴물 보스를 때려잡는 건데, 특이하게 셔플을 안 하는 덱 빌딩 게임입니다.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시작,덱을 구성하는 카드들도 조금씩 다릅니다.
자기 턴에 카드를 플레이하고, 그 다음에 카드릉 구입하거나 기를 모을 수 있습니다.
기가 다 모이면 고유의 능력을 격발할 수 있죠.
 
제 캐릭터는 다른 플레이어가 4장 드로우하게 하는 거였는데요.
하다 보니 도미니언 버릇을 못 버려서 덱을 최적화했습니다. ㅋ
덱의 카드를 줄이면서 데미지를 넣는 카드고 사서 보스 몹을 열심히 때렸습니다.
 
저희가 지켜야 하는 마을도 보스에게 열나게 두들겨 맞고 있었지만
간발의 차로 보스몹에게 큰 데미지를 빵빵 넣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케릭터와 카드, 보스 몹이 다양해서 다음에 바꿔서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느새 시간이 10시에 가까워져서 Ngel 님이 추천하신 B.B.빅과 이름이 비슷한 치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댁 주변에 먹을 곳이 엄청 많아서 살찌는 데에 도움이 되는 최적의 환경이었습니다.
Ngel 님이 치킨 (+ 맥주)를 쏘신다 하셔서 사양하지 않았습니다. ㅋ (치맥 4인플!)
치맥을 먹으면서 부모님 세대가 바라보는 보드게임에 대해 얘기가 오갔던 것 같네요.
 
커뮤니티에 간혹 올라오는 글에 부모님과 같이 한다고 하는데, 소수의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세상도 바뀌고 있고 어르신들 세대도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겠지만
어르신들이 수십 년 살아온 환경이 있고 또한 그들에게 익숙한 컨텐츠도 있을 거거든요.
혹 어른들이 우리의 보드게임 취미를 배척하거나 부정하시더라도 우리는 좌절 말고 우리의 길을 가도록 해요. ㅋ
BBQ B.B.빅과 함께요~~~~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18에서 또 뵙겠습니다.

3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