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너는 반려괴물이 아닌데?
 
 

 
 
던전 페츠 + 던전 페츠: 뒷골목들 Dungeon Petz + Dungeon Petz: Dark Alleys
 
 
한달 반만에 비비빅이 열렸습니다.
자주 모이고 싶어도 멤버들이 각자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미루다가 드디어 모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물천사 님만 시간이 되셔서 저랑 둘이서 모여서 놀았습니다.
 
타이레놀 모임에서 던전 페츠를 최근에 자주 했습니다.
첫 느낌은 굉장히 어렵고 헷갈리고 힘들지만 하면 할수록 재미가 느껴지는 좋은 게임이거든요.
제가 자주 민 것 때문인지 저희 모임 멤버들 중 다수가 던전 페츠를 구입했습니다. 체코 게임즈 에디션, 보고 있나?!
제가 기본판을 충분히 하면 그 다음에 확장을 넣어서 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요.
그걸 실행할 날이 왔습니다.
 
정오에 네로에 도착했습니다.
물천사 님이 약간 늦으신다고 하셔서 저는 그 사이에 던전 페츠 확장의 룰북을 읽고 있었죠.
물천사 님이 금방 오셔서 둘이 만나자마자 바로 고기 먹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몇 번 가던 고기집이 없어져서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여기도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많이 바뀌어 있었는데요.
한켠에 오잉?!
 

 
이것들은 보드게임인데 말이죠.
제가 사진을 찍으니 사장님이 오셔서 말을 거셨습니다.
제일 쉬운 것들만 가져다 놓았다부터 보드게임 특허 (제 생각엔 아마도 라이선스)가 있다고 하시고...
역으로 동호회 하는지, 얼마나 자주 모이는지, 몇 명이나 모이는지 물어 오셨습니다.
제가 추측한 건데, 아마도 10여 년 전에 보드게임 관련 일을 하시다가 그만 두시고 현재는 고기집을 하시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비치해 놓은 게임들이 2000년대 초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것들이거든요.
고기집 사장님이 와서 게임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게임을 하라고 놓으신 테이블이 좁고 게임에 고기 냄새와 기름이 배는 건 싫은데...;;;
 
 
아무튼 다시 네로로 돌아가서 던전 페츠와 확장을 꺼냈습니다.
한달 전 즈음에 던전 페츠 확장을 하려고 룰북을 열심히 읽었으나 할 기회를 만들지 못 했습니다.
기억을 되살리면서 물천사 님께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골목들/뒷골목들 확장으로 오면서 도입되는 것이 자잘하게는 새로운 애완괴물, 우리, 추가물, 공예품도 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게임의 길이와 암시장 보드입니다.
그 두 가지는 서로 독립적이어서 기본판을 하면서 라운드만 늘려도 되고, 라운드 수를 그대로 하면서 암시장만 붙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둘 다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턴 순서는 물천사 - 저 순이었습니다.
첫 라운드에 공개된 두 번째 라운드의 전시회인 Breeders’ Prize 번식자들의 상이 가지고 있는 괴물마다 점수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2인 게임이어서 중립 임프로 괴물 가져오기 칸 하나가 막혀 버렸습니다.
그래서 괴물을 물천사 님이 1개, 제가 1개 이렇게 사이좋게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제가 가져온 Fiery Fairy 불같은 요정이 犬 빡센 녀석이었습니다.
서로 반대 성향인 폭력성과 마법성 둘을 다 가져서 우리에 가둬 놓기 매우 어려웠습니다.
던전 페츠는 시작 우리에 똥거름 1개가 놓인 채로 시작하는데요.
똥거름이 쌓이면 질병에 취약해지므로 이 요정이 더 이상 똥을 싸지 못 하도록
똥구멍을 막았...;;; 약을 먹여서 재웠습니다.
첫 라운드에 병원에 들러서 물약을 가져오길 참 잘 한 것 같네요.
 

 
 
2번째 라운드부터는 평가받을 전시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시회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서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물론, 심사위원들에게 뇌물을 먹여서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고요.
 
보드 아래쪽을 보면 길쭉한 타일이 2개 깔려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확장에서 산업 시설이라고 부르는데요.
이곳을 방문하면 기존에 없었던 효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라운드에 열린 산업 시설은 Pet Psychiatrist 애완괴물 정신과의사인데요.
이곳을 사용하면 괴물에 붙은 촉수나 고통 토큰 1개를 떼어낼 수 있습니다.
 

 
저는 두 번째 괴물로 프로모인 Skelly 뼈다귀를 데려 왔습니다.
제가 이 괴물의 설명을 드리니 물천사 님이,
"스켈 님, 스켈리 가져가시죠~"
라며 라임을 넣으셔서...;;;
이 괴물은 특이하게 밥을 안 먹습니다.
물약 중독증세가 있어서 물약 카드를 할당하면 그에게 할당된 요구 카드 1장이 물약으로 대체되면서
물약 카드의 아이콘이 기본 4가지 요구 아이콘 중 1개로 바뀌어 버립니다.
문제는 이 놈이 밥을 안 먹기 때문에 밥 달라는 요구로 선택하면 그대로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 녀석을 배치한 우리는 마법 저항력만 있는 것이어서
제가 폭력성을 선택하면 임프로 이 놈을 막거나 그러지 않으면 우리에서 탈출해 버리죠... ㅠㅠ
운이 좋았던 게 빨간색 카드에 놀아줘가 나와서 뼈다귀의 노란색 카드에 나온 놀아줘를
집에서 놀던 임프 한 마리로 해결했다는 겁니다. ㅋ
 
전시회에서는 뇌물을 줘서 순위를 올렸습니다. ㅎㅎ
그걸로 평판점수 저는 6점, 물천사 님은 2점.
 

 
 
이제 3번째 라운드입니다.
이번 라운드의 손님과 다음 라운드의 전시회, 손님 모두 마법성이 득점 요인이었니다.
제가 엄청 힘들게 키우고 있는 녀석들 중 두 마리가 마법성을 가졌기 때문에 잘 팔아 먹어야겠네요.
이번에는 먹이를 많이 먹는 녀석들이 전시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데요.
초록색 작대기가 많은 괴물을 가지신 물천사 님이 유리해 보였습니다.
심사위원에서 뇌물을 먹이려고 했는데 매수 칸이 막혀 있...;;;
 

 
저는 세 번째 괴물로 Direbunny 다이어버니를 선택했습니다.
마법성 가진 녀석들이 많아지니까 너무 힘들어서 좀 섞으려고요.
암시장의 달팽이 상점에서 팬던트 하나를 샀고요.
그걸 뼈다귀에게 붙여 주었습니다.
확장에서 도입된 장신구는 괴물에게 귀속시킬 수 있는데요.
그러면 그 색깔의 작대기로 간주되어 그 색깔의 카드를 1장 더 뽑고 1장 더 할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손님에게 판매할 때에 금화 1개를 더 받게 됩니다.
이번 라운드에 온 손님이 마법성에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에 일부러 팬던트까지 붙여서 큰 거 한 방을 노렸습니다.
다행히 뼈다귀가 있는 우리가 마법성으로만 3짜리여서 튼튼했거든요.
마법성마다 2점해서 총 6점인데요.
이걸 손님이 2배로 뻥튀기 해주는데, 제가 단상에 있던 임프를 써서 2배가 아닌 3배의 점수 (평판점수 18점)을 얻었습니다.
사진에는 고통 큐브 하나를 받은 걸로 되어 있는데,
하다가 제가 산업 시설 효과를 (불리하게) 잘못 알고 한 부분이 있어서 물천사 님이 바로 잡아 주시면서 고통 마커를 안 받은 걸로 해 주셨습니다.
 

 
 
4번째 라운드에서 돈을 주고 똥거름을 먹어 치우는 시설이 나타났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 우리 한 곳에 똥이 차오르고 있어서... ㅠ
 

 
이전 라운드에 괴물을 한 마리 팔았고 이번 라운드에 새로운 괴물인 Birdie 버디를 데려 왔습니다.
버디도 마법력이 높아서 뼈다귀가 쓰던 우리에 넣었습니다.
이전부터 데리고 있던 요정 친구랑 토끼 친구가 계속 자라고 있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요정이는 상반되는 속성으로 컨트롤 하기 힘들어서 결국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토큰을 하나 받았고요.
이 괴물이 있던 우리는 확장에 추가된 Experimental Cage 실험용 우리인데요.
3개의 속성 중 하나를 2로 올리는 대신에 나머지 속성들은 0으로 낮춰야 합니다.
총합이 2밖에 안 되서 효율은 낮으나 라운드마다 정할 수 있어서 탄성이 있죠.
이번 라운드에서는 폭력성을 높이고 족쇄까지 붙어 있어서 내구력이 3이었습니다.
이번 라운드에 온 손님이 사나운 애들을 좋아해서 요정을 잘 팔 수 있었습니다.
돌연변이가 있는 괴물은 팔릴 때에 금화 2개만큼 깎아 줘야 하지만 불같은 요정은 키우기 힘든 녀석이라 기본 가치가 높네요.
 

 
 
5번째 라운드에서는 괴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전 라운드에서 물천사 님이 괴물을 구입하지 않으셨고, 이번 라운드에서 중립 임프가 아래 줄을 막지 않아서요.
새로 등장한 시설은 롤리팝 공장이었습니다.
채소 먹이를 내면 롤리팝으로 바꿔줍니다.
롤리팝은 먹이 요구와 놀아줘 요구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롤리팝은 가공된 것이라서 썩지도 않죠.
 

 
저는 게임의 종료가 가까워지자 욕심을 냈습니다.
괴물을 Baby Golem 아기 골렘이랑 Fluffy 폴짝이 2마리나 사왔거든요.
토끼가 너무 커져서 손님에게 팔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온 손님이 먹성 좋은 괴물을 좋아했는데, 마침 토끼도 먹성이 좋았습니다.
살짝 아픈 아이였지만 무사히 잘 팔았습니다.
토끼에게 폭력성을 3이나 준 것은 Freestyle 자유형 전시회 때문이었습니다.
물천사 님과 제가 전시회에서 동점이 되어서 같이 5점씩 획득했습니다.
 

 
 
6번째 라운드였습니다.
기본 게임에서는 마지막 라운드지만 확장 모듈 때문에 마지막이 아니었죠.
6번째로 공개된 산업 시설은 통조림 공장이었습니다.
고기 먹이를 넣으면 통조림으로 바뀝니다.
마커로는 고기 위에 똥거름을 얹지만 똥하고는 상관이 없습니다. 똥맛 카레...;;;
통조림은 밥 달라는 요구를 해결해 주면서 전시회 트랙에서 1칸 전진하는 효과가 있죠.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너무 늦게 나왔네요. ^^;;
 

 
이 라운드에서는 저는 괴물을 더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가지고 있던 괴물들로 이번 라운드나 다음 라운드에서 팔 수 있으니까요.
노란색 작대기가 많이 보여서 대단히 걱정되었습니다만 집에서 노는 임프들과 바람개비, 물액을 써서 해결했습니다.
전시회에서는 이번에 괴물들이 소비한 먹이와 병원에 실려간 임프들에 대해 점수를 주었는데요.
식충이가 있는 물천사 님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셨습니다.
저희 애들은 밥을 하나도 안 먹어서 저는 전시회 점수를 전혀 받을 수 없었습니다. ㅠ
색깔별로 똥 싸는 요구를 원하는 손님에게 투 컬러 똥을 싸는 폴짝이를 팔았습니다. 니 똥, 칼라 파워!
똥 요구가 2색이어서 6점, 마법성 요구로 또 1점,
이걸 단상에 있던 임프를 써서 x3을 해서 평판점수 21점을 얻었습니다!
 

 
 
마지막 7번째 라운드였습니다.
기본 게임의 마지막 라운드에서처럼 전시회 1번에 손님 2명이 있어서 고득점을 노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라운드에 나온 프로모 Bob the Blob 물방울이 밥을 구입했습니다.
제가 이걸 선택하자 물천사 님이
"일부러 써 보시려고 구입하신 거죠?"
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ㅋㅋ
물방울이 밥은 색깔이 없는데요.
라운드마다 한 색깔을 골라서 모든 작대기를 그 색깔로 간주합니다.
그리고 잡식이 아니라 육식이나 채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더라고요.
마지막 라운드여서 한 번만 버티면 되기 때문에 이 친구를 데려온 겁니다.
전시회에서 폭력성에서 동점이었지만 심사위원에게 뇌물을 줘서 평판점수 6점을 얻었습니다.
손님들에게 버디와 아기 골렘을 다 팔았는데요.
질병을 좋아하는 Lich Lord 리치 왕에게 투 컬러 질병이 있는 버디를 3배수로 팔아서 평판점수 18점을 받았습니다!
폭력성과 놀아줘 세트마다 3점을 쳐 주는 Dungeon Disciplinarian 던전 규율선생님에게 아기 골렘을 팔았고요.
 

 
 
마지막에 물천사 님이 괴물 한 마리를 팔아서 24점 정도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걸로 역전을 허용했습니다만 제가 남은 최종 전시회 두 번에서 물천사 님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서
최종 평판점수는 저는 119점, 물천사 님은 104점이었습니다.
기본판에서는 50-60점 사이의 점수가 나왔는데 확장으로 오니 거의 2배로 올랐습니다.
아무래도 라운드 수도 하나 늘어나고 행동 칸도 많다 보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네요.
암시장 보드에서 점쟁이 행동 칸 같은 경우에 4색깔의 카드를 1장씩 대출해 주기 때문에 카드 운이 안 좋다 싶을 때에 좋았습니다.
 
던전 페츠 확장을 해 본 소감은 음... 이제는 기본판 못 하겠는데요. ㅎㅎㅎ
 

 

 
 
 
 
던전 페츠가 끝나고 물천사 님이 한글화 작업까지 해 오신 Roll Player 롤 플레이어를 해 봤는데요.
이건 정모 후기에서 조만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개굴개굴)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19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