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8년2018. 6. 13. 07:00
요금제 이야기
 
 
최근에 보드라이프에서 보드게임 카페 이용요금에 대해 논쟁이 있었죠?
여러 사람들이 댓글로 얘기하다 보니 논점이 흐려진 게 없지 않았는데요.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사항들이 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보드게임 카페라는 업종은 2000년대 초 신림동에 위치한 페이퍼 이야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얘기가 됩니다.
대학가에 새로운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획을 그었죠.
그와 동시에 큰 문제점 몇 가지를 후대에 남겨 놓았습니다.
첫 번째가 이용요금제죠.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주류인 PC방에서 요금제를 따왔기 때문에 시간에 비례하여 요금이 올라가는 체제입니다.
얼핏 들으면 합리적이지만 뜯어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요소가 있죠.
PC 게임은 실시간 플레이가 거의 대부분이고 한 번 시작한 경기가 언제 끝날지 예측이 됩니다.
그에 반해 보드게임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턴제로 진행되며 같이 하는 사람들이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진행이 늘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하다 보면 다른 대화를 하느라 게임 진행이 끊어지기도 하고 전략 게임을 하는 경우에는 장고를 하기도 하죠.
그러므로 보드게임 카페에서 전략 게임을 하려면 돈에 여육 있는 직장인이나 가능하고,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빨리 배우고 빨리 끝나는 게임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어린 학생들 성향에 그런 게임들이 잘 맞기도 하고요.
이 요금 체계 하에서는 단기적인 성장만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손님들이 새로운 게임을 배우려면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니까요.
 
두 번째로 지적할 것은 손님들의 자발성을 길러주는 데에 실패했다는 겁니다.
서비스업 특수성일 수 있는데요.
손님들 앞에서 저자세로 납작 업드려야 합니다.
돈을 지불하는 손님에게 잘 보이는 것은 상식이겠습니다만
어떤 서비스업이 새로운 문물을 가져왔을 때에는 이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표현이 좀 이상할 수 있으나, 잘 모르는 손님들을 교육하고 길들이는 (?)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저자세로 하다 보면 손님들에게 모든 걸 떠 먹이게 됩니다.
보드게임은 룰북을 읽고 이해하고 설명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요.
손님들에게 룰북 읽을 기회 자체를 주지 않고 직원들이 설명을 일방적으로 해 주다 보니 그런 문화가 뿌리를 내려 버린 겁니다.
보드게임이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산업을 넘어서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소비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생략된 겁니다.
떠먹임을 받는 것에 익숙하니까요.
수동적이다 보니 게임을 새로 배워도 금방 잊어 버리고 해 본 게임 제목조차도 기억하려 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도 전통으로 (?) 내려오고 있는 이 시간비례 요금제를 여러 사람들이 지적을 하고 있지만 누가 나서서 쉽게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업계 관행으로 굳어져서 새로운 요금제나 운영방식을 도입하기에 큰 모험이니까요.
첫 단추를 잘못 채워서 후대의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페이퍼 이야기, 책임지세욧!!
 
 

 
 
전날에 Ngel 님과 민희 님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시간이 안 되어서 참석은 못 했고요.
물천사 님과 싸이구리 님 두 분이 다녀오셨습니다.
물천사 님은 서울 가신 겸에 싸이구리 님이 가시는 다른 모임에 방문했다고 하셨네요.
 
 
 
 
1. 아그리콜라 (개정판) Agricola (Revised Edition)
 
 
오후 2시에 싸이구리 님과 만났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출발하고 아그리콜라 개정판을 가져오신다고 하셨는데요.
제 것이 네로에 있는데...;;;
싸이구리 님이 아그리콜라를 예전에 해 보시고 한동안 안 하셨다고 하셔서 안 좋아하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아그리콜라를 하자고 하셔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룰은 어느 정도 (?) 기억하고 계셔서 설명 없이 바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겨서 시작 플레이어가 되었습니다.
손에 농번기 일꾼이 있어서 그걸 내렸는데, 생각해 보니 다른 걸 먼저 내릴 걸 그랬습니다. ㅠ
1주기에서 다른 걸 하느라 농번기 일꾼을 안 썼던 것 같네요.
흙 2개를 먼저 가져가서 화로를 내릴 채비가 끝났습니다만 설비 내리는 행동 칸이 4라운드에 나와서...;;;
 
싸이구리 님이 모아진 나무로 방을 먼저 안 지으시고 울타리를 치셨습니다.
울타리를 크게 치면 양 2마리를 받는 게 있어서 그러신 것 같더라고요.
양을 가져가실 것 같아서 저는 화로를 구입하고 다음 라운드에 양 5마리를 가져가서 끊었습니다.
화로 덕분에 음식이 많이 생겼죠.
 
싸이구리 님이 갈대를 잘 안 가져가셔서 제가 긁어 모았습니다.
그러다가 싸이구리 님이 갈대 없이 방을 먼저 늘리셨습니다.
나뭇가지 모으는 사람이 있으셨더라고요. ㅠ
저도 방을 늘리고 개정판에 추가된 급하지 않은 가족 늘리기 칸을 통해서 3번째 가족을 낳았습니다.
저는 음식 엔진은 없었지만 양을 적절히 끊어가면서 음식을 해결했습니다.
싸이구리 님도 음식 엔진 없이 바구니를 통해 나무를 가져가실 때에 음식을 3개 얻으셨습니다.
 
중반에는 싸이구리 님이 집을 개조하셨습니다.
방 3개일 때에 흙집으로 올리시고 모아진 흙으로 흙방을 지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설비를 내리는 걸 했습니다.
돌이 빨리 나와서 돌이 모여 있었거든요.
그걸로 바구니 제작소를 지었고요.
싸이구리 님은 돌집으로 개조하셨습니다.
 
11라운드 즈음에 제가 시작 플레이어를 잡고 12라운드에서 급한 가족 늘리기로 4번째 가족을 낳았습니다.
이때까지 밭을 열심히 갈고 농번기 일꾼으로 곡식과 채소를 모아 두어서 종자들을 뿌렸습니다.
싸이구리 님은 모인 나무로 울타리를 치시고 빈칸을 외양간으로 채우면서 감점을 줄여 나가셨습니다.
13라운드에서도 제가 급한 가족 늘리기로 5번째 가족을 얻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재산관리인을 통해 돌집으로 한 번에 바꾸고 울타리를 쳐서 점수를 많이 올렸습니다.
돌이 남아서 흙가마를 놓으면서 빵 굽기 행동을 격발시켜서 음식을 5개 만들었습니다.
 
싸이구리 님은 빈 칸 없이 농장을 잘 꾸미셨고요.
저는 빈 칸은 2개가 있었지만 점수가 대체적으로 골고루 났고,
특히 카드 점수와 바구니 제작소에 의한 보너스 점수로 10점을 더 얻었습니다.
제가 40점 대, 싸이구리 님은 30점 대 점수가 나왔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한동안 안 하셨다지만 제 예상보다 잘 하셨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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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 Saint Petersburg (Second Edtion)
 
 
물천사 님이 오시기까지 45분 정도 남았었는데요.
싸이구리 님이 상트를 하자고 하셔서 그걸 했습니다.
지난 번에 해 보시고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시작 카드를 뽑았는데 안 좋았습니다.
제가 건물과 교환을 뽑았거든요. ㅠㅠ
 
첫 단계에서 싸이구리 님이 6루블짜리 덫 사냥꾼을 2장 구입하셨습니다.
저는 5루블짜리 양치기와 7루블짜리 선박공을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왜 양치기를 먼저 구입하지 않으셨냐고 여쭈었더니 6루블짜리가 모이면 점점 가격이 싸지지 않냐고 하셨는데요.
저한테 넘기신 5루블짜리도 쌓이면 싸지는 거 똑같은데...;;;
 
건물 단계에서 천문대가 2장이나 나왔습니다.
당연히 천문대 1장을 구입했고요.
싸이구리 님이 나머지 1장을 가져가시지 않고 다른 건물을 선택하셔서 저는 남은 천문대를 손으로 가져왔습니다.
2개를 한 라운드에 다 구입하면 남은 돈이 너무 적어져서 그렇게 했습니다.
지난 번에 유군 님과 했을 때랑 다르게 천문대로 안정적이게 장인을 선택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4루블짜리 광부가 나왔을 겁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아무튼 구멍 뚫는 스킬로 중반까지 잘 운영을 했습니다.
점수 주는 건물이 없어서 점수는 뒤쳐졌지만 장인 수가 많아서 수입 차가 점점 커졌습니다.
 
4라운드 즈음 되니까 제 장인 수입이 30루블을 찍었습니다.
그때부터 17루블 넘어가는 건물을 하나씩 건설했습니다.
손에 귀족 카드가 있어서 운영하는 데에 답답함은 있었지만요.
중반부터 천문대 2장으로 귀족 2장이나 귀족 1장과 교환 1장을 선택했습니다.
뽑기 운이 나쁘지 않아서 귀족이 잘 모였습니다.
 
마지막 라운드가 되니까 제 장인 수입은 60루블까지 올랐습니다. ㅎㄷㄷ
대형 건물 4개에서 건물 점수만 20점 가까이 나오고, 귀족에서도 점수가 적잖게 나왔습니다.
제가 귀족을 9종, 싸이구리 님이 7종을 모아서 제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복기를 해 보면, 싸이구리 님은 운영에서 누수가 좀 있었습니다.
교환 단계에서 획득하신, 건물을 할인해 주는 목수를 잘 활용하지 못 하셨습니다.
5루블짜리 시장이나 8루블짜리 세관을 집중적으로 모으셔서 가성비를 높이셨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할인받는 것을 몇 번 놓치셨습니다.
세관이 아랫줄에 있는 걸 못 보시고 윗줄에 있는 걸 구입하셨더라고요.
그리고 천문대의 효과를 모르셔서 저한테 2장 다 넘겨 주신 것도 영향이 컸습니다.
(첫 라운드에 네로 사장님이 싸이구리 님 옆에서 훈수를 두셔서 제가 안 봐 드리면서 했...;;;)
 
한 주 전에 실수한 것을 교훈삼이 이번에는 실수 없이 잘 했던 것 같습니다. ^^;;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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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롤 플레이어 Roll Player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정확히 4시에 끝났는데요.
물천사 님도 딱 맞춰서 오셨습니다.
제거 룰북을 읽어야 할 게 있어서 그동안에 물천사 님이 싸이구리 님께 롤 플레이어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싸이구리 님이 종족을 랜덤으로 주셔서 저는 하플링이 되었습니다.
저는 도적이었는데요,
진실을 찾는 자였습니다. ^^;;;
 
제 종족에게는 3점씩 걸려 있는 매력과 지력이 중요했습니다.
초반에 힘없는 카드가 나와서 어차피 약한 힘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1점 버리고 2점 얻는 것이어서 이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주사위 드래프팅이 잘 되어서 원하는 위치에 맞는 색으로 잘 꽂았습니다.
숫자가 낮은 게 좀 있었는데요.
그건 힘으로 뒤집어서 5나 6으로 뒤집었습니다.
 
힘없는의 점수를 얻으려면 숫자 합이 8 이하여야 했습니다.
힘이 어중간하게 높았는데요.
나중에 얻은 소매치기 능력으로 힘의 숫자를 낮추면서 돈도 벌었습니다.
 
방어구 아이템이 인간 수도승인 물천사 님과 겹쳐서 물천사 님이 제가 필요한 걸 버리고 돈을 받으셨습니다. ㅠ
두세 번 끊긴 것 같았습니다. ㅠㅠ
 
아쉬움을 가득 안고 점수계산을 했는데요.
제 점수가 굉장히 잘 나온 겁니다!
진실을 찾아서 성향에서 3점, 스탯은 힘 빼고 모두 성공! (그 힘은 힘없는으로 보너스를 받았죠.)
주사위 6개 모두 제 위치에 놓아서 6점 보너스에, 가지고 있는 특징 카드의 보너스를 모두 다 받았습니다.
 
롤 플레이어에서 3전 전승 중입니다.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싸이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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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 마르코 San Marco
 
 
3명이어서 두 분이 원하셨던 산 마르코를 했습니다.
싸이구리 님께 설명 드리면서 지난 주에 틀리게 한 부분도 다시 설명 드려서 바로 잡았습니다.
불합리한 규칙이 하나있지만 옛날 게임이다 보니 턴 순서에 대해서 둔감한 것 같더라고요.
 
첫 번째 절에서 제가 분배자였는데요.
도제가 처음에 나오고 다리가 안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물천사 님이 도제를 택하셔서 점수를 치고 나가셨고요.
추방 맞아서 6번 지역에서 물천사 님 것을 제외하고 왕창 빠졌었죠.
 
2번째 절이었을 겁니다.
싸이구리 님이 도제를 이동시키실 때에 제 다리 대신에 현재 점수가 1등인 물천사 님의 것을 이용하셨습니다.
제가 왜 제 다리를 안 사용하시는지 물었더니
싸이구리 님이 그 도제로 점수계산할 지역에서 제가 점수를 얻어가기 때문이라고... (크...)
계산을 꼼꼼하게 잘 하셨던 것 같고요.
지난 주와 다르게 보너스 점수 얻기가 상당히 힘들어졌습니다.
룰을 제대로 잡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ㅋ
 
3번째 절에서 제가 살짝 두드려 맞았는데요.
최종 점수계산을 해 보니 6번 지역을 남겨둔 상태에서 초접전이었고요.
마지막 6번 지역에서 싸이구리 님만 점수를 얻으시면서 1등이 되셨습니다.
마지막 한 지역에서 승패가 갈렸네요. ㅎㅎ
2등 했지만 매우 쫄깃한 경기였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싸이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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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라 보라 + 보라 보라: 주황 신 타일 Bora Bora + Bora Bora: Orange God Tiles
 
 
마지막 게임으로 보라 보라를 선택했습니다.
제 기억으로 거의 2년 전 즈음에 했을 건데요.
물천사 님이 다행히 룰을 거의 다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싸이구리 님께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네요.
 
제가 오랜만에 하는 거라 실수가 좀 있었습니다.
게임 시작 시에 임무 타일을 3개 드려야 하는데요.
연한 색 1개만 드리고, 진한 색 2개를 1라운드 도중에 생각나서 드렸습니다.
게다가 제 시작 임무를 잘못 보고 조건에 필요한 신 타일을 한 장 덜 가져와서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황색 신을 쓰고 4점밖에 못 먹었고요.
안 써도 될 신 카드 1장과 공물 1개도 소비된 것도 손해였습니다.
 
타투에 투자를 덜 했더니 턴 순서에서 밀리고, 사원에도 안 들어가서 조커 신에서도 밀렸습니다.
여기저기서 뭔가 계속 새 나가더라고요. ㅠㅠ
 
첫 라운드에 2점 주는 여자 타일 2개를 모아서 6라운드 동안 24점 먹을 생각에 기뼜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효율이 좋지 않았습니다.
용의 해에서의 쌍용 특권 타일처럼 되지 않을까 했는데요.
보라 보라가 용의 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해서 그걸로는 부족했습니다.
 
두 분은 임무 9개 모두 완수, 물천사 님은 장신구 6개 모두 획득으로 각각 보너스 6점과 12점을 가져가셨습니다.
저는 보너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ㅠㅠ
싸이구리 님이 게임 도중에 얻으신 점수가 워낙에 많으셔서 점수 차가 꽤 났습니다.
신전에 있던 사제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더 많은 점수를 벌어왔고요.
신전에서 메이저리티로 조커 신도 벌어가니까 엔진이 도는 것 같았습니다.
 
룰북 보느라 정신이 살짝 나갔던 것 같은데 다음에 좀 더 잘 할 수 있겠죠. 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싸이구리:
skeil:
 
 
 
 
돌아오는 주말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