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1. 27. 07:00
명절에 내려놓아야 하는 것
 
 
설 연휴가 있는 주가 왔습니다.
작년 추석이 불과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명절이 가까워질 때마다
"아, 커뮤니티에 친지들하고 보드게임 (성공/실패) 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겠구나..."
라는 누구나 아는 뻔한 예감이 들곤 합니다.
뭐,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죠.
 
명절과 보드게임...?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여러 친지들이 모이면 뻔한 얘기들?
아마도...
 

 
서로 고통스러운 그 시간이 끝나면,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애들은 애들끼리
 

 
각자의 판 (?)을 벌리게 됩니다.
이를 참지 못하는 보드게이머는 미리 준비해 간 보드게임들을 꺼내며
신문물 (?)을 전파하려 하실 겁니다.
 
저는 명절 때에 보드게임 전파하는 게 꽤나 어렵고 위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집안마다도 분위기가 다른데, 여러 가정이 모인 자리니
취향,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등 또한 많이 다를 겁니다.
구한말 선비처럼 외국 것 (?)을 배척하며 "우리 것 (?)이 최고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실 거고.
"애도 아니고 어른이 무슨 딱지놀이냐?!"며 게임 셧아웃제를 강제 시행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무 게임이나 할 수 있다며 달려드는 ?잉들을 위해 쉬운 게임을 꺼내야 할 것 같은데,
그걸 지켜보는 그 애들의 엄마들을 생각하면 난이도를 올려서
뭔가 있어 보이는 게임을 꺼내 우쭐거리고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
 
 
애들은 당연하고 쉽게 흥분하는 어른들도 게임의 구성물을 함부로 다룰 수 있습니다.
카드가 휘는 정도면 천만다행인 거죠.
손으로 구기고, 자기가 덱을 섞는다면서 카드끼리 씹혀서 튀어 오르게 하고, 자기는 카드 잘 섞는다면서 포커 셔플!
극도의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카드를 앞니로 잘근잘근 씹거나
손 안에 마커를 쥐고 호두알처럼 비비며 칠이 벗겨지게 하고,
설명 듣다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일어나서 겨우 잡은 분위기를 다시 깰 수도 있습니다.
 
 
게이머가 아닌 사람에게 게임 (한발 더 나아가 게임 문화)를 전파하는 것은
단기간에 달성되기 어렵습니다.
몸과 정신에 밴 관습이라는 관성은 바뀌는 데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관습은 그걸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존중받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존의 것을 부정하거나 폄훼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함께 시도하고 체험하는 시간으로 삼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준비하시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게임의 구성물이 망가질 수도 있고, 누군가가 게임의 규칙을 엉터리로 설명하거나 마음대로 바꾸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보드게임을 매개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 아닐까요?
 
명절에 친지들 사이에 보드게임을 놓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어쩌면 "게이머로서의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 도미니언 (2판) + 도미니언: 인트리그 (2판) + 도미니언: 힌터랜즈 + 도미니언: 다크 에이지스 + 도미니언: 길즈 + 도미니언: 어드벤처스 + 도미니언: 엠파이어스 Dominion (Second Edition) + Dominion: Intrigue (Second Edition) + Dominion: Hinterlands + Dominion: Dark Ages + Dominion: Guilds + Dominion: Adventures + Dominion: Empires
 
 
정오부터 모였습니다.
Frozenvein 님과 둘이서 도미니언과 확장 여럿을 3번 했습니다.
아직까진 이벤트와 랜드마크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많이 놓치시더군요.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
 

 
 
게임에 대한 인상
Frozenvein:
skeil:
 
 
 
 
2. 한자 토이토니카 Hansa Teutonica
 
 
Ngel 님이 오셔서 셋이서 한토토를 했습니다.
턴 순서에서 제가 맨 뒤였는데요.
두 분은 3액션을 초반에 하시고 저를 공격하시더군요;; 저 2액션인데?!
우회적으로 "마커 3개 반납" 보너스 마커를 획득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막으시고...
네트워크 연결하려고 해도 2액션밖에 되지 않아서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끝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늦게 3액션 기술을 개발해서 운영은 어찌어찌 되었습니다.
 
보너스 마커를 빠르게 소진시켜서 게임을 끝내려고 했는데,
주요 도시에 영업소를 놓고 점수를 많이 드신 Ngel 님이
보너스 마커 부족을 격발하셔서 게임을 끝내셨습니다.
 
저는 마지막 라운드 돌 때에 5액션까지 올리신 Frozenvein 님
지난 주에 에피아. 님이 하셨던 것처럼 쾰른 테이블에 디스크들을 놓으면서 보너스 점수를 올리실 줄 알았으나
보너스 마커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 했다고 하셨습니다.
 
아무튼 Frozenvein 님보다 1점 앞서서 의미 없는 2위를 했습니다.
억지로 2등은 했지만 한 시간 내내 괴로웠네요. (병 걸릴 뻔... 환자 토이토니카;;;)
 
1위 하신 Ngel 님과 약 10점 정도 차이났는데,
Frozenvein 님이 남부에서 기술을 올리실 때에 Ngel 님 점수를 올려주신만큼의 차이로 보였습니다.
저도 2-3점 드렸던 것 같고요.
프리빌리지 (색깔)을 먼저 개발하시고 Ngel 님의 영업소가 있는 도시에 영업소를 설치하셨다면
두 분의 점수가 바뀌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쾰른 테이블 놓치신 것도 크게 작용했고요.
다른 플레이어에게 이득이 과하게 간다 싶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하시면 좋겠는데요... (킹 메이킹은 쵸큼... ☞☜)
 
 
게임에 대한 인상
Frozenvein:
Ngel:
skeil:
 
 
 
 
3.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친구 님이 오시기 전까지 빨리 끝낼 수 있는 게임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첫 라운드 시작하자마자 친구 님이 오셔서 제 옆에서 구경하셨습니다.
이날 제 핸드가 참 놀랍게 나와서 옆에서 흥미진진하셨을 듯.
 
첫 라운드에 두 분에게서 하이드아웃 3장 날아와서
처음엔 실패, 두 번째엔 제가 바로 풀고, 세 번째 것엔 풀지 못 하고
제가 조금 더 먹는 것 같아서 라운드를 끝냈습니다.
계산해 보니 겨우 $1,000 더 먹어서 $8,000...;;;
 
두 번째 핸드 받으니 부치 무법자 3장이!
이걸로 어떻게 날로 먹을지 계산했습니다.
Frozenvein 님이 저한테 모스트 원티드로 웨스 하딩을 요청하셨으나 손에 없고
Ngel 님한테도 없어서 "꽝~~~~!"
이걸 힌트로 나중에 역으로 와이어트 어프로 모스트 원티드를 퍼와서
Frozenvein 님에게 웨스 하딩 요청! 바로 당첨! ㅋ
끝내면 돈을 왕창 먹을 만큼 쌓였는데 끝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만...
Frozenvein 님이 라운드를 끝내시면서 킹 메이킹을...? ^^;;
그 라운드에서만 $13,000을 얻으면서 총 $21,000!!
 
세 번째 핸드를 받으니 이번엔 제시 제임스 무법자가 3장! ㅋㅋㅋ
초반부터 이걸로 대놓고 달렸습니다.
제시로 어그로를 끌고 다른 걸로 $4,000 이상 먹고 끝낼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Frozenvein 님이 빌리 더 키드에 돈을 왕창 모으셔서
그거 다 드시면 역전하는 각;;;
그때 Ngel 님이 Frozenvein 님의 빌리 더 키드에 하이드아웃 성공~~!! 게임은 다시 혼돈으로.
저는 당장 끝낼 수 있는 카드가 없어서 고민 중이었습니다.
손에 벨 스타 아줌마 무법자 1장 있었는데,
제 앞 턴인 Ngel 님이 한 장을 버리셔서 주워오고,
다음에 또 버리셔서 또 주워오고 벨 스타 아줌마 등록하고 한 장 버리면서 게임 끝!! ㅋㅋ
아마 Ngel 님이 도중에 전화 한 번 받으셔서 집중이 흐트러지신 게 아닌가 싶네요.
 
마지막에 $5,000 따서 총액 $26,000으로 승리했습니다.
두 분이 벌갈아서 킹 메이킹을 해주셨네요. (이렇게 한토토 기분을 풀어주시는 건가...? 이런 훌륭하신 분들~)
 
1월 1일 라, 1월 15일 루이 14세, 1월 22일 와이어트 어프.
이로써 1월 알레아 퀘스트 성공!
다음 달엔 "2번" 시리즈에 도전해야겠네요.
 

내가 왕이 될 상인가~~?
 
 
게임에 대한 인상
Frozenvein:
Ngel:
skeil:
 
 
 
 
4. 메디치 Medici
 
 
물천사 님이 붕어빵을 사오신다고 하셔서 가만히 기다렸습니다. 역시 "물"고기를 잡아오시는 "물"천사 님... ㅎㄷㄷ
그리고 메디치를 했습니다.
그동안에 메디치를 메디치로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매번 틀려서 이번에 진짜 메디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ㅠ
 
그런데 첫 시즌에서 친구 님이 초대박을 터뜨리며 게임은 안드로메다로...
친구 님을 제외하고 다들 화물칸 관리를 안 하고 마구 먹어서
친구 님이 황금, 상품 "5"짜리 1장, 다른 상품 1장을 단돈 1원에...;;
 
진짜 메디치는 처음이라 그래요. ㅠㅠ
 

아무 말 안 쓰면 내가 1등처럼 보이니까 그냥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저한테는 라가 더 잘 맞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친구:
Frozenvein:
Ngel:
skeil:
 
 
 
 
5. 파워 그리드 딜럭스: 유럽/북미 Power Grid Deluxe: Europe/North America
 
 
코X게의 어떤 분이 들으면 노발대발하시겠지만 저는 프리드만 프리제 게임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독창성은 있는데 안 팔릴 게임을 만든달까요? (왠지 아무 햄버거 만들기 대잔치를 하는 롯데리아 느낌이;;;)
 
물천사 님이 파워 그리드 딜럭스를 여러 번 가져오셨다가 그대로 가져가셔서
"언제 한 번 해드려야지..."
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가져오셔서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분이 바뀌어서 낯설었습니다. (익숙한 거라곤 녹색이 많다는 것밖엔...)
발전소도 바뀌고 맵에 추가 규칙도 있고.
새로 배운다 생각하고 설명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천사 님은 동부, 저는 그 옆, Ngel 님은 뉴멕시코 쪽, 남은 두 분은 가운데 쪽에서 시작하셨습니다.
2번째 건물에서 사람들이 버티다가 물천사 님이 먼저 치고 나가시자 쪼르르 따라갔습니다.
중간에 제가 바람개비 (?) 2개로 꿀과 팝콘을 빨며 다른 분들이 자원 구입 경쟁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우라늄이 석탄보다 싸다니... (이런 내 맘 모르고, 너무 핵! 너무 핵!)
 
2기부터 열심히 건물을 늘렸습니다.
금방 3기 카드가 나와서 건물 자리 싸움.
매우 유리한 물천사 님이 나오지 못하게 제가 건물로 바리케이트를 쳤으나
워낙 돈이 많고 발전소 발전량이 높아서 시간을 더 끌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15번째 건물을 짓고 잘 하면 이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6일렉트로 차이로 2등... ㅠ (너무 핵! 너무 핵!)
각자 자기 꺼 하시느라 물천사 님이 넘어오는 걸 잘 안 막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하니까 재미있네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친구:
Frozenvein:
Ngel:
skeil:
 
 
 
 
6. 스페이스 얼럿 Space Alert
 
 
5명 되면 가져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인원이 되어서 가져갔습니다.
물천사 님이 얼마 전에 궁금하다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조용한 자리로 옮기고 검은고양이 카페 사장님께 놋북을 빌려서 세팅을 했습니다.
역시나 설명을 드렸으나 해보신 Frozenvein 님을 제외하고 알아듣지 못 하시는...
 
일단 물천사 님을 캡틴으로 임명하고 첫 번째 시험 운항을 했습니다.
지난 번에 전주의 같.놀.다에 이어서 두 번째로 우리 모임에서 시험 운항을 클리어하지 못했었는데요.
이번엔 적색 구역을 완전 놓쳤지만 우주선이 찢어지지 않아서 클리어했습니다. 하하하?
 
두 번째는 친구 님이 캡틴이 되시고 난이도를 올려서 시뮬레이션.
그러나 실패!
 
세 번째는 Ngel 님이 캡틴을 맡으시고 다른 시뮬레이션.
로맨틱 성공적!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지만 마지막 한 번 더!
자유방임주의 Frozenvein 캡틴 님의 방치 하에 어드밴스드 시뮬레이션...
도 성공! 오오옷, 소름!! ㅋㅋ
 
처음엔 다들 자기 할 것만 하려고 하고 대화를 잘 주고 받지 못 했는데,
하면 할수록 서로 대화가 많이 나오고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마지막엔 청색 구역 놓쳤는데 친구 님이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캐리~ (실수할 것은 예측하고 계셨는지도... ㅎㄷㄷ)
 

 
우주 탐험은 즐거우셨는지요? ㅎ
익숙해지시면 확장도 넣어서 하고 싶은데...
확장의 사운드트랙 한국어 작업을 안 했지만
다른 분들이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지도... 저는 바쁜 벌꿀입니다만 작업할 수도...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친구:
Frozenvein:
Ngel:
skeil:
 
 
 
 
설 연휴 때에 만나요~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