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6년2017. 12. 30. 07:00
성장과 확장 사이...
 
 
저는 두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햇수로 10년을 꽉~~~~ 채운 모임이고,
나머지는 이제 7개월 된 햇병아리 모임이죠. (삐약삐약)
당연히 타이레놀 모임이 후자입니다.
 
보드게임 모임은 수명도 있을 것이고, 주기도 있을 겁니다.
흥망성쇄가 분명히 있겠죠.
 
어떤 때에는 나오던 회원들만 모이고, 또 어떤 때에는 신입회원이 계속 들어옵니다.
 
나오던 회원들만 모이면 장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게임은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모임에서 설명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게임을 더 할 수 있죠.
그리고 상위호환되는 게임을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플레이횟수가 늘어나면 회원들의 게임 실력이 올라가게 될 거고요.
그래서 점차 난이도 높은 게임에 도전하게 됩니다.
이런 걸 모임의 "성장"이라고 불러볼까요?
 
그렇지만 모임 회원이 고착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개인적인 일로 한두 명이 빠지기 시작하면 모임이 열릴 수 없게 됩니다.
자주 그런 일이 발생하면 회원들이 보드게임이 아닌 다른 취미에 눈을 돌리게 되어서 어느새 모임이 공중분해됩니다.
설령 새로운 회원이 와도 실력차이나 친목 문제로 적응하지 못하고 바로 나가는 경우도 생기죠.
그래서 모임은 신인회원이 오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입회원들이 늘어가는 것을 "확장"이라 불러보겠습니다.
신입회원이 오면 일단 모임에서 하던 게임이 달라집니다.
신입회원이 가져오는 게임을 선택하기도 하고, 신입회원 눈높이에 맞춰서 게임을 고르기도 합니다.
기존회원들이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이때에 신입회원을 위한 룰 설명에 (자진해서 또는 타의에 의해) 투입됩니다.
 
최악의 경우는 기존회원들 대부분이 게임 설명을 못해서 한두 사람이 룰 설명 전부를 도맡는 것이죠.
룰 설명에 과부하가 걸리면 그 회원들이 모임에 나오는 걸 꺼려하게 됩니다. (룰 설명은 체력을 꽤 소모시킵니다.)
그러면 모임에 금이 가기 시작하죠.
 
 
제가 타이레놀 모임을 만들면서 선순환이 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초기에는 제가 룰 설명을 거의 다 하겠지만 시간을 들여 핵심 멤버들을 키워내서
신입회원이 와서 모임이 커졌을 때에도 룰 설명을 나눠서 할 수 있도록요.
 
최근에 신입회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우리 타이레놀 모임을 중간평가할 수 있는 기간이지 않을까 싶네요. ^^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할 텐데요. ㅎㅎ)
 
 

 
 
1. 러브 레터 Love Letter
 
 
제가 도착했을 때에 에피아. 님, 키니 님, Dogma87 님 세 분이서 러브 레터를 막 끝내고 계셨습니다.
키니 님이 빠르게 이기셨다고.
(아, 키니 님과는 수원 모임에서 자주 뵌 사이랍니다.)
 
 
 
 
2. 티켓 투 라이드: 맵 컬렉션: 볼륨 5 - 영국과 펜실베니아 Ticket to Ride Map Collection: Volume 5 – United Kingdom & Pennsylvania
 
 
다음으로, 키니 님이 가져오신 티켓 투 라이드 확장을 해봤습니다.
저도 티켓 투 라이드 시리즈를 좋아해서 한때 확장을 줄줄이 모으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다 방출했습니다.
싫어져서 그런 게 아니고 방에 공간이 부족해지자 어쩔 수 없이 내보낸 거에요.
 
UK 확장에는 테크 트리가 있다는 키니 님 말씀에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여러 테크가 있는데 구입 비용이 무지개색의 기관차 카드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잉글랜드라는 한정된 도시에서만 시작을 합니다.
게다가 1칸이나 2칸짜리 루트만 점유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제약을 받으며 시작하는데요.
테크를 올려서 놓을 수 있는 제약을 풀거나, 더 긴 루트에 놓도록 업그레이드하거나 기타 등등...
시작 시에 기관차 카드를 받고 하는데 당연히 그래야겠더군요. ㅎ
 
본 섬에서 주변 섬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 또는 유럽 대륙의 프랑스와 연결하려면
최소 두 가지 테크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놓을 수 있는 지역을 개방해야 하고, 나머지는 페리 루트에 놓을 수 있도록 프로펠러 테크를 올려야 합니다. ㅠ
이래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기관차 카드가 필요한데요.
아시다시피 기관차 카드가 10여 장밖에 되지 않아서 잘 안 나옵니다. ㅠ
그래서 아무 열차 카드 4장을 기관차 카드 1장처럼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규칙이 이 확장에 있는 것이죠.
 
테크 중에 더미에서만 뽑는다는 조건 하에 한 턴에 3장을 가져올 수 있는 테크가 있는데 그건 에피아. 님이 먼저 가져가셨습니다.
저는 루트 점유할 때에 열차 카드 1장을 적게 내는 걸 가져갔습니다.
제 기분 탓인지 모르겠으나 에피아. 님이 가져가신 테크가 훨씬 더 좋아보이더군요. ㅠ
 
다들 열심히 루트를 점유하고 있었는데,
에피아. 님이 뉴욕으로 가는 10칸짜리 페리 루트를 "빵!" 하고 놓으시면서 열차 피스를 2개 이하로 남기셔서
게임 종료를 격발하셨습니다.
큰 그림을 그려보려던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멘붕. ㅠ
 
키니 님은 완성한 티켓이 많으셨고, 관련된 추가 보너스 카드까지 가지고 계셔서 큰 보너스 점수를 얻으셨습니다.
에피아. 님은 워낙 기본 점수가 많으셨기 때문에 끝까지 1위를 지키셨네요.
 
 
해본 소감은 러시안 레일로드와 티켓 투 라이드를 퓨전시킨 느낌?
기존의 가족 게임 같은 티켓 투 라이드가 좀 더 난이도 있는 전략 게임으로 탈바꿈한 것 같았습니다. ^^
 

 
 
 
 
3. 더 게이트 The GATE
 
 
저희가 티켓 투 라이드를 하는 동안에 emo 님과 Algebraist 님이 오셔서 두 분이 더 게이트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emo 님은 정말 "이모" 님이라 불러도 되는지... (왠지 국밥을 잘 말아주실 것 같은...;;;)
 
 
 
 
4. 러브 레터 Love Letter
 
 
그리고 또 티켓 투 라이드와 더 게이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오신 로이 님과 친구 (구 친구분 1) 님이 러브 레터를 하셨다고 합니다.
 
 
 
 
5. 디스커버리즈 Discoveries
 
 
이젠 다른 테이블들과 격리되어 저희 쪽 테이블은 다음 게임을 골랐습니다;;;
또 키니 님이 가져오신 게임.
이 게임은 산 넘고, 물 건너는 험난한, 루이스 & 클락의 주사위 게임이었습니다.
자원을 열심히 모으고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아서 좀 더 쉽게 강과 산을 넘는 효율을 추구하는 경주 게임이죠.
 
디스커버리즈는 나름대로 그 시스템을 잘 가져왔습니다.
특정 주사위 면으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있는데,
주사위들을 잘 관리해서 임무 카드에 있는 강과 산을 건너더군요. ^^
 
하지만 먼저 도착점에 가면 승리했던 보드 게임 버전과 달리
게임 종료 시까지 완수한 임무 카드들의 점수를 누적해갔습니다.
 
임무 카드에는 정직하게 큰 점수가 있는 것도 있지만
낮은 점수와 생물 기호가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생물 기호는 서로 다르게 모은 세트에 대해서 점수를 주는데요,
세트에 서로 다른 기호가 많아질수록 점수가 높아집니다.
다만, 임무 카드의 반대 면이 원주민 카드여서
어떤 생물 기호가 원주민 카드로 빠졌는지 카운팅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복불복?)
 
임무 카드로 큰 점수를 열심히 모으신 Dogma87 님이
제가 노리던 생물 기호가 있는 임무 카드를 끊어가셔서
꼴찌였던 저는 ㅠㅠ
그리고 Dogma87 님은 1등 하시고 바로 귀가...;;;
 

 
 
 
 
6. 나 잡아봐라! Eat Me If You Can!
 
 
저희 쪽에서 디스커버리즈를 하는 동안에 나머지 다섯 분은 이 게임을 하셨다고 합니다.
 
 
 
 
7. 몰타의 관문 Die Portale von Molthar
 
 
디스커버리즈가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다섯 분은 몰타의 관문도 하셨습니다.
 
 
 
 
8. 7 원더스 + 7 원더스: 지도자들 7 Wonders + 7 Wonders: Leaders
 
 
그리고 디스커버리즈가 아직 안 끝나서 나머지 분들이 이것도 하셨습니다.
물천사 님이 열심히 설명하셨던 것 같네요.
 
 
 
 
9. 보라 보라 + 보라 보라: 주황 신 타일 Bora Bora + Bora Bora: Orange God Tiles
 
 
이제 자리를 섞어서 게임을 했습니다.
친구 님, 키니 님, Algebraist 님, 저 이렇게 4명이서 하려고 했으나
키니 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먼저 가셨습니다.
그래서 3인플.
 
두 분 모두 처음이셨는데요.
친구 님이 감을 빨리 잡으셔서 잘 따라오셧습니다.
 
보라 보라를 쉽게 생각하면 같은 걸 여섯 라운드 반복하는 것인데,
잘 뜯어보면 스노우볼 효과가 있어서 뒤로 갈수록 할 수 있는 종류도 늘어나고 얻는 점수의 폭도 커집니다.
 
저는 주로 초반에 다른 사람들 데려오는 남/여 타일을 가져오는 편입니다.
그러면 B단계에서 추가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서 좋더군요.
이날도 첫 라운드에는 여자를 데려온는 여자, 탐험하는 남자를 데려와서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턴 오더는 계속 3번이었지만 사원에서 사제에 대해 계속 메이저리티여서 조커 신을 많이 모았습니다.
이 신 타일로 다시 B단계에서 행동을 증폭하는 데에 썼습니다. (이것이 선순환!!)
 
마지막 점수계산을 한 모습입니다.
임무 9개 다 했고, 오두막 12개 다 건설, 타일 칸에 사람 12개 배치...
기본 점수는 비슷했으나 보너스 점수가 커서 수월하게 이겼던 것 같습니다.
 

 
 
 
 
10. 모이터러 Meuterer
 
 
저희가 보라 보라를 하는 동안에 로이 님, 물천사 님, 에피아. 님, emo 님이 이 게임을 하셨습니다.
 
 
 
 
11. 이노베이션 Innovation
 
 
보라 보라가 덜 끝나서 네 분은 이엘로판 이노베이션을 하셨습니다.
 
 
 
 
12.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보라 보라가 끝나고 시간이 어정쩡해서 빨리 할 수 있는 와이어트 어프를 골랐습니다.
최근에 한글판이 나와서 다시 조명받는 것 같아서 반갑네요.
 
Algebraist 님은 처음 하시는 거여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친구 님은 다행히 룰을 기억하시더군요. ㅎ
 
엄청 단순화하면 서부 테마를 씌운 루미큐브인데,
보안관 카드 때문에 어려워보이긴 합니다.
설명자는 쉽다고 하는데, 설명듣는 사람은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죠.
 
일단 해봐야겠다는 Algebraist 님.
이해하시기 전에 첫 라운드가 후루룩 끝납니다. ㅋㅋ
저 $12,000, 친구 님 $9,000, Algebraist 님 $0...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제가 저주 받은 샷 때문에 번번히 실패합니다.
네 번인가 다섯 번인가 했는데 다 실패. ㅋㅋ
왕건이가 하나 만들어졌는데 두 분이 나눠드시는 바람에 큰 점수차로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휴 =3
 
세 번째 라운드에서는 초반부터 제가 끝낼 각이 만들어졌지만
남은 2장으로 등록을 못 시켜서 계속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Algebraist 님이 선 댄스 키드를 따라오시더니 결국 "현상수배" 카드로 제 선 댄스 키드를 뜯어가셔서
선 댄스 키드의 체포 점수 1위 자리를 내어드렸습니다. ㅠ
저도 와이어트 어프로 현상수배를 퍼와서 빼앗아오고, 다시 Algebraist 님이 와이어트 어프로 현상수배를 퍼와서 다시 빼앗아가시고...
 
제가 마지막에 가장 빠른 총잡이 카드로 선 댄스 키드에 붙여서 "성공"시키고,
선 댄스 키드의 체포 점수 1위를 찾아오며 세 번째 라운드를 끝냈습니다. ㅎ
마지막에 무려 $18,000를 긁어오며 총 $33,000를 모아 승리했습니다.
 

 
 
 
 
13. 곤충채집 Bug Hunting
 
저희가 와이어트 어프를 하는 동안에 네 분이 이걸 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모르는 게임이라...
 
 
 
 
이날은 좀 일찍 모임을 마쳤습니다.
남은 7명이서 맘스터치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물천사 님과 게임을 같이 못 했고, 제가 좋아하는 한자 토이토니카도 못 했네요. ^^;;
돌아간 게임도 많아졌고 또한 달라졌고요.
모임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ㅎ
 
다음 모임에서 뵙지요.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