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스 받고, 반지 더!
 
 
얼마 전에 다른 모임에 다녀온 후로 제 생각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모임이란 게 멤버가 고착화되면 하던 게임만 하고, 시쳇말로 "고인물"이 됩니다.
잘 안 하던 게임을 하자고 하면 여기 저기서 그 게임의 단점이라든지 자기가 그 게임을 싫어하는 이유를 늘어 놓아서
결국에 그 게임을 선택하지 못 하게 만들죠.
그러면 또 하던 걸 고르게 됩니다.
"또 이 게임이야?!" 혹은 "이것밖에 없어."라면서요.
 
그런데 제가 제 스스로에게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마틴 게임을 안 좋아한다는 겁니다.
제 주변 사람들 중 다수가 알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자기검열 (?) 같은 게 있더라고요.
모임장이 암묵적으로 특정 게임을 밴 시키는 게 모임 멤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마이츄 = 마작, 마이티, 티츄 등은 모임 깨기 황소개구리 게임들이라 여전히 밴입니다만...)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하기 싫은 게임을 서로 밴시켜서 소거법으로 할 게임을 정하는 것보다는
각자가 하고 싶은 게임을 번갈아서 정하는 게 낫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이번 모임에 마틴 아저씨의 브라스 신판을 하자는 얘기가 있어서
그걸 받고 반지의 전쟁을 하자고 했습니다만...
 
 

 
 
1.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 Saint Petersburg (Second Edtion)
 
 
원래 계획은 12시부터 에피아. 님과 실버탐 님께 반지의 전쟁을 알려 드리는 거였는데요.
에피아. 님이 한 시간 정도 지각한다 하셔서 실버탐 님과 2인 게임을 먼저 하고 있기로 했습니다.
실버탐 님이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고르셨네요.
 
러시아 짜르국 설명부터 해서 룰 설명을 끝내고 시작했습니다.
제가 장인과 건물 단계의 시작 플레이어, 실버탐 님이 귀족과 교환 단계의 시작 플레이어였습니다.
첫 라운드 첫 단계에서 5루블짜리 장인 1장, 7루블짜리 장인 3장이 나와서
제가 겨우 1루불의 이득만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
 
그리고 첫 라운드의 귀족 단계부터 실버탐 님이 시작 플레이어가 되시기 떄문에
제가 건물 단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패스를 했는데요.
실버탐 님도 패스를 하시면서 게잉이 요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실버탐 님이 잘 모르시는 게임을 할 때에 다른 플레이어를 따라 하시는 경우가 잦은데요.
상트에서는 턴의 시작이나 턴 순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하시면 상대에게 말려듭니다.
저는 다음 단계의 시작 플레이어의 이득을 상쇄시키기 위해서 패스를 한 거였거든요.
그러면서 첫 라운드에 귀족과 교환 단계에서, 심지어 2라운드의 장인과 건물 단계에서도 카드가 한 장도 깔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2라운드 귀족 단계의 시작 플레이어가 저이기 떄문에 건물 단계에서 5루블짜리 시장을 건설하여 구멍 하나를 뚫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 라운드에 걸친 고구마 100개 먹은 상황이 끝나게 되었죠.
 
장인 수입은 2인플이지만 매우 적었습니다.
건물 카드가 많이 깔렸다가 버려졌기 때문에 건물 카드 더미 때문에 게임 종료가 격발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건물 단계에서 점수를 많이 얻어야 앞서갈 걸로 예상해서 술집을 보이는 대로 다 잡았고요.
교환 단계에서 좋은 건물들도 가져왔습니다.
 
실버탐 님은 중반 즈음에 천문대를 구입하셔서 그 능력으로 귀족을 따라 오셨습니다.
게임 종료 시에 귀족이 제가 6종, 실버탐 님이 5종으로 차이를 많이 줄이셨습니다.
제가 초반부터 건물 점수를 누적시켰고 점수 주는 귀족도 있어서 점수 차가 약간 벌어졌습니다.
 
제가 보았을 때에 실버탐 님이 큰 실수를 3번 하셔서 그게 게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첫 라운드의 건물 단계와 첫 라운드의 교환 단계에서도 구멍을 뚫지 않으셨고요.
후반에 풀에 깔린 4루블짜리 귀족을 먼저 구입하셔야 했는데, 손에 있던 같은 귀족을 먼저 내리신 거요.
귀족은 종류가 늘수록 점수가 올라간다는 것과 교환 단계에서 "유니크한" 귀족들이 나온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잊어 버리신 것 같더라고요. ^^;;
 

 
 
게임에 대한 인상
실버탐:
skeil:
 
 
 
 
2. 반지의 전쟁 (2판) War of the Ring (Second Edtion)
 
 
오후 1시 즈음 상트가 끝났고요.
에피아. 님이 오실 시각이 되어서 반지의 전쟁을 깔았습니다.
반지의 전쟁 세팅이 한 시간 걸린다는 말도 안 되는 루머가 있는데요.
실제로 해 보면 10분 내외입니다.
제 맵이 특제 (?) 천출력 맵이라 세팅 시간이 더 짧아지는 것도 있고요.
 
1시가 조금 넘어서 에피아. 님이 앙손을 무겁게 하고 나타나셨습니다.
혹시 이것들이 브라스??
그렇습니다. 그런데...
에피아. 님이 회시로 가져갈 거라면서 안 뜯는다 하셨습니다. ㅠㅠ
반지와 브라스를 등가교환 한다고 했는데... ㅠㅠ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반지의 전쟁 설명을 했습니다.
간만에 하니까 빼 먹는 게 많았네요. ㅠㅠ
대충 50분 정도 지나니 설명이 끝났습니다.
 
에피아. 님이 (오래 전에) 한 번 해 보셨으니 자유민족을 드렸고,
실버탐 님이 암흑군단을 하시기로 했습니다.
 
첫 턴에 에피아. 님이 원정대를 2번 진행하셨고 두 번째에서 걸렸습니다. ㅋ
사루만이 등장해서 암흑군단 주사위 풀이 늘어났죠.
 
2턴에도 원정대는 달렸습니다.
암흑군단은 제가 팁을 드린 대로 모아 모아서 모르도르 양 입구에서 집결했습니다.
 
3턴에도 원정대는 진행했습고요.
모르도르 군이 나와서 곤도르를 압박하고 남&동군이 펠라르기르를 점령했습니다.
 
4턴에도 원정대는 달렸습니다.
펠라르기르를 점령한 남&동군은 미나스 티리스를 향해 진군했습니다.
성큼걸이는 이센가르드 땅을 지나 산을 돌아서 돌 암로스에 도달했습니다. 이보시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5턴에 아라고른이 등장했습니다.
한편 암흑군단 쪽에서는 마술사-왕이 등장했습니다.
모르도르군이 오스길리아스를 뚫고 미나스 티리스를 공격했습니다.
곤도르군은 미나스 티리스 안으로 후퇴하고, 포위한 모르도르군이 맹공까지 써가며 점령에 성공했습니다.
 
6턴에 미나스 티리스를 점령한 모르도르군이 로한 땅으로 넘어가 에도라스를 공격하여 점렴했습니다.
 
7턴에 백색의 간달프가 등장했습니다.
네 턴만에 원정대가 다시 움직였네요.
백색의 간달프가 엔트들을 깨워 2연엔 (?)을 했지만 명중 1회에 그쳤습니다. ㅠㅠ
 
8턴에 와르르들을 앞세운 이센가르드군이 헬름스 딥을 연속으로 공격했으나
단 하나의 로한의 정규군이 다 막아내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원정대에 성큼걸이 없이 아셀라스로 치유 3점이라는 기적이 또 일어났습니다! (미라꾸르~)
 
9턴에 추적 칸에 눈 주사위가 5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도르가 보이자 원정대가 미쳐서 3번 진행했습니다.
추적을 2번 당했지만 타락 점수는 겨우 3점 올랐습니다.
 
10턴에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에 올라갔고, 첫 걸음에서 쉴롭을 만나 타락 점수 “6점”을 받았습니다. ㅋㅋ
자유민족에게 매우 유리했던 판세가 암흑군단에게 넘어갔습니다.
 
11턴에 돌 암로스를 제외하고 곤도르와 로한의 주요 지점을 점령하여 승리 점수 6점을 획득한 암흑군단은
게임을 끝내기 위해 돌 암로스와 로리엔을 공격했습니다.
압박을 느끼며 모르도르의 산을 오르는 원정대는 2번 진행에 눈 타일이 2번 모두 떠서 타락 점수가 쭉쭉 올라가
프로도가 한 반지를 사우론에게 바치며 암흑군단이 승리했습니다.
 
양쪽 모두 말도 안 되는 주사위빨을 보이며 옆에서 구경하는 저까지 재미있게 해 주셨습니다.
에피아. 님이 거의 다 이기신 경기를 후반에 쉴롭이 머리끄댕이를 잡고 실버탐 님에게 안겨 드렸네요. ㅋㅋ
파란색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을 3개나 넣었는데 왜 안 나올까요? ㅋㅋ
 
 
거의 끝날 때 즈음에 물천사 님이 오셨는데, 브라스를 가져오지 않으셔서 결국...
 

 
 
게임에 대한 인상
실버탐:
에피아.:
 
 
 
 
3. 이니스 Inis
 
 
이니스 확장이 나온다는 발표가 있자 물천사 님이 이니스를 가져오셨습니다.
그동안에 몇 번 했는데 할 때마다 한두 군데씩 심각하게 틀려서 게임이 이상하게 끝나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룰을 다 잡고 제대로 했습니다.
 
저는 맵을 넓히면서 새 변두리 지역에 부족원을 1개씩 놓으며 승리 조건을 맞춰가고 있었고요.
물천사 님은 성소를 계속 지어나가면서 승리 조건에 가까워지셨습니다.
 

물천사 님, 설마 이분 때문에...?
 
수도가 있는 가운데 지역에 부족들이 몰리자 그 지역에서 족장인 에피아. 님이 승리 조건을 충족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대로 게임이 끝나나 싶었는데, 다들 합심해서 (?) 그 승리 조건을 깼습니다. ㅎㅎ
 
그 이후로 실버탐 님과 제가 승리 조건을 달성해는데요.
서로 한 번씩 막혀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승리 조건의 문턱을 낮춰주는 악기 토큰이 하나 있어서 점점 유리해졌습니다.
어쩌다 보니 신화 카드를 미라클 드로우 해서 승리 조건 2가지를 모두 충족하게 되었고요.
다른 분들이 저를 막을 수 없어서 제가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미라클 드로우 앞에 장사 없죠...)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실버탐:
에피아.:
skeil:
 
 
 
 
4. 몰타의 관문 + 몰타의 관문: 특별 카드들 + 몰타의 관문: 다이아몬드 Die Portale von Molthar + Die Portale von Molthar: Sonderkarten + Die Portale von Molthar: Diamonds
 
 
물천사 님이 가방에 항상 넣어 가지고 다니시는 몰타의 관문을 오랜만에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저희가 카드 게임을 잘 안 했는데 반성합니다... ㅠ
 
이것도 갓 드로우가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에피아. 님이 333/666 도깨비불을 일찍 소환하셨는데요.
저는 왠지 444/555 도깨비불이 금방 나올 것 같아서 "5" 2장을 손으로 가져왔고,
다음 제 턴에 히든 캐릭터를 뽑았는데 말도 안 되게 그 도깨비불이 정말로 나왔습니다!
게다가 카드 풀에 "5" 카드가 있어서 그 카드를 가져오면서 도깨비불 소환을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ㅋㅋ
 
그것 외에도 미라클 드로우가 몇 번 더 있자 여기저기에서
"이게 게임이야?! 이게 E스포츠야?!"
라고... ㅋㅋ
 
점수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제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7777 호박 요정 할머니를 데려왔는데요.
다른 분들이 "7"을 잘라 가셨습니다만 제게 또 미라클 드로우가... ㅋㅋ
호박 할매를 소환하며 14점에 도달하여 게임 종료를 격발시켰습니다.
추가 라운드에서도 다른 분들이 제 점수를 앞지르지 못해서 제가 승리했네요.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실버탐:
에피아.:
skeil:
 
 
 
 
5.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Tigris & Euphrates
 
 
몰타를 끝내고 실버탐 님이 티&유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티유 세팅을 끝내고 시작하려는데 실버탐 님이 게임을 모른다고 하셔서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실버탐 님이 파란색 테두리의 뒷면 맵을 고르셨습니다.
저는 한 번 빼고 다 노란색 테두리 맵만 해 봐서 끄응...
 
턴 순서는 skeil - 에피아. - 실버탐 - 물천사 순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하던 대로 초록색 지도자와 검정색 지도자를 놓고 시작했고요.
다들 그걸 따라하시더군요...;;;
 
뒷면 맵은 사원 타일이 4장 더 깔려 있고, 강이 굽이굽이 쳐서 맵이 좁게 느껴졌습니다.
시작 사원에 놓인 보물을 빨리 빼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초반부터 합병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북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왕국을 키워 나갔고요.
문명 건물을 3개나 올리면서 큐브를 빠르게 모았습니다. (파란색 문명 건물은 나중에 빼앗겼습니다.)
문명 건물 위치도 신경 써야 했고, 맵이 좁아서 합병이 금방금방 일어날 것처럼 보여서
외부 충돌에 취약한 기념물을 일부러 올리지 않았습니다.
 
남서쪽에서 에피아. 님이 초록색-검정색 기념물을 올리셨는데요.
그게 유일한 기념물이었습니다.
에피아. 님이 혼자 큐브를 2개씩 빨아 드시다가 나중에 물천사 님의 공격을 받고 하나를 내 드리긴 했네요.
 
물천사 님만 재앙 타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셨습니다.
후반에 물천사 님이 제 왕국에 재앙 타일을 사용하시고 초록색 지도자를 밀어넣으셨습니다.
제 눈에 뭔가 어색해 보였는데, 제가 맵을 거꾸로 보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그 재앙 타일로 왕국이 분할되지 않았는데 초록색 지도자 2개가 있더라고요...;;;
왕국이 나뉜 걸로 잘못 알고 내부 충돌을 하지 않은 거였습니다.
되돌리기에 너무 많이 흘러서 그냥 진행했습니다.
 
에피아. 님 턴에 뽑을 타일이 부족해져서 게임 종료가 격발되었습니다.
아깝게 타이-브레이킹에서 졌네요. ㅠ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케일 에피아. 실버탐 물천사
빨간색 4 + 4 5 + 1 4 + 1 9
초록색 7 13 6 7
파란색 8 5 7 8
검정색 8 5 6 7 + 1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실버탐:
에피아.:
skeil:
 
 
 
 
6. 부두 프린스 Voodoo Prince
 
 
시간이 오후 9시가 다 되어서 짧은 게임을 하고 모임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물천사 님이 역시나 가방에 넣어오신 부두 프린스를 했네요.
 
최근에 했던 드루이즈나 부두 프린스를 할 때마다 너무 못 해서 의욕이 떨어지곤 했는데요.
이날은 어찌어찌 괜찮게 풀려서 2등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라운드 실버탐 물천사 스케일 에피아
1 1 7 2 8
2 9 2 6 4
3 1 7 6 4
4 6 2 7 9
총점 17 18 21 25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실버탐:
에피아.:
skeil:
 
 
 
 
돌아오는 주말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