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9년2019. 1. 30. 07:00
부르마블도 몰랐던 나...
 
 
얼마 전에 한 아이돌 출신 방송인이 해외도박으로 공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 앞에서 어록 (?) 을 하나 남겼습니다.
결혼 후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해외교포여서 한국의 고전 게임의 이름을 어떻게 알고 그 상황에서 얘기했는지 좀 신기하더라고요.
아무튼 부르마블이 우리나라에서 보드게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게임의 대명사여서 대중으로부터 특혜 아닌 특혜를 받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 어록을 듣고 나니 보드게이머가 아니었던 시절을 떠올려 봤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동네 아이들과 졸리 게임들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당시에 문방구에서 1천 원이면 졸리 게임 하나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부르마블도 그 가격으로 보급형이 있었고, 좀 잘 사는 집 아이들은 1만 원 (?) 정도 되는 딜럭스판을 가지고 동네에서 핵인싸로 등극했죠. (근데 부르마블 만든 데는 씨아싸 씨앗사...)
 
여러분들은 보드게이머가 아니던 시절엔 어땠나요?
 
 

 
 
1. 반지의 전쟁 (2판) + 반지의 전쟁: 가운데-땅의 귀인들 + 반지의 전쟁: 가운데-땅의 전사들 War of the Ring (Second Edition) + War of the Ring: Lords of Middle-earth + War of the Ring: Warriors of Middle-earth
 
 
원래는 12시부터 모이기로 했는데 제가 일이 생겨서 30분 늦게 도착했습니다.
cain 님이 할 게임을 미리 세팅하고 있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게임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거든요.
그리하여 선택된 게임은 결국 반지... ^^;;;
 
시간이 꽤 지나서 빠르게 세팅하고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많이 잡아 먹을지 몰라서 사진도 안 찍고 빡겜 아닌 빡겜이 되었네요. ㅎㅎ
 
초반에 제가 엄청 말렸습니다.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가 딱 하나만 나와서 사루만을 첫 턴에 못 뽑았거든요. ㅠㅠ
불행 중 다행으로, cain 님이 원정대 진행을 하셨는데 한 방에 딱 성공하고 노출까지 시켜서
제가 마술사-왕 - 반지악령들의 수장을 먼저 뽑았습니다. (이렇게 한 적이 처음이네요. ㅋㅋ)
추적 중에 회색의 간달프가 죽어서 두 번째 턴 첫 행동으로 cain 님이 백색의 간달프를 뽑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몇 행동 더 진행하다 보니 백색의 간달프가 나올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더라고요. ㅋㅋㅋ
제가 첫 턴에 나오게 한 반지악령들의 수장은 백색의 간달프 등장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하여서 안 되죠.
그래서 제가 3턴에 사루만을 어렵게 뽑았는데 자유민족 쪽에서 서부의 의지 행동 주사위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아서 백색의 간달프는 조금 더 이따가 나와야 했습니다.
 
아무튼 이날은 암흑군단 행동 주사위 결과가 쏠려서 나온 편이어서 운영하는 데에 힘이 들었습니다.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가 필요할 때에 제때 안 나왔고, 원정대가 로리엔에서 쉬었다가 움직여서
제 핸드에서 원정대를 타락시키거나 추적 타일을 뽑게 하는 사건 카드들이 썩고 있었죠.
 
초중반에 엘프국 거점 두 곳을 노렸습니다.
리븐델은 쉽게 털었는데 로리엔은 독수리들의 방해로 엄청 오래 걸렸습니다.
그 사이에 원정대라 모르도르 입구에 도착해서 이건 게임 디자이너가 와도 못 뒤집겠다 싶었습니다. ㅠㅠ
 
새 추적 풀에는 추적 타일이 많지 않았고, 파란색 타일이 2개, 빨간색이 딱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cain 님이 “위험의 예감”으로 추적 타일 3개를 뽑아서 그 중 하나를 영구적으로 제거하셨는데,
하늘 ... 아니 사우론의 도움으로 낮은 숫자 타일 2개와 파란색 타일이 뽑혔습니다. 휴
원정대가 두 번째 칸까지 쉽게 왔는데 세 번째 걸음에서 “눈”이 뽑혀서 타락 점수 4점을 올렸을 겁니다.
제가 사건 카드로 타락 점수 1을 더해서 9인가 10까지 올려 놓았지만 사건 카드로 추적 타일을 더 뽑을 자신이 없더라고요.
주머니에 추적 타일이 5개 정도 남았을 때에 낮은 확률로 파란 타일을 뽑아서 제거하자는 심정으로 사건 카드를 썼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빨간색 “3” 타일이 떠서 반지 운반자들이 타락하여 암흑군단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행동 주사위 굴림과 전투에서 너무 말려 거의 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반전이... ㅋㅋ
 
 
게임에 대한 인상
cain:
skeil:
 
 
 
 
2.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Tigris & Euphrates
 
 
2시 40분이 좀 넘어서 뭐라도 한 게임 하려고 했는데 cain 님이 시간이 애매해서 쉬자고 하셨습니다.
3시에 님프 님이 헐레벌떡 뛰어어셨는데 딸기 님이 제 시간에 오지 않으셔서 세 명이 기다렸고요.
저희들 마음대로 티그리스 세팅을 다 해 놓고 3시 20분까지 기다리다가 딸기 님이 안 오셔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설명하다가 제가 배 아파서 도중에 화장실 가고 그러니 4시가 다 되어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초반 진행하는 도중에 딸기 님이 오셔서 옆에서 구경하셨고요.
 
제가 시작 플레이어였는데 제가 많이 해 본 게임이라 일부러 마지막 플레이어를 했습니다.
님프 님한테 팁을 드리면서 했는데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시더라고요.
초반에 중앙에서 cain 님하고 세력 대결을 하다가 동쪽에서 님프 님하고 cain 님이 몇 번 충돌하시고...
 
중반에 님프 님이 머리를 감싸시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얀거탑 브금!) 심정지가 아닌 뇌정지 삐—이—이—
님프 님이 룰을 모르시는 건지 운영을 모르시는 건지 몰라서 제가 역으로 질문을 드리면서 인공호흡을 해 드렸습니다.
님프 님이 갈피를 못잡으시자 cain 님과 저는 (공격하기 미안해서) 공격을 안 하고 그냥 각자 빌드업해서
티유가 전쟁 게임임에도 전쟁이 거의 없는 메소포타미아의 비폭력 무저항 간디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님프 님이 점수 큐브 4개가 다 나오는 기념물 2개를 소유하셨지만 아무도 공격을 안 하는... (피.스.)
 
게임이 끝나고 님프 님이 다시 해 봐야겠다고 하셔서 또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셨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cain 님 프 스케일
빨간색 7 + 1 16 10
초록색 7 9 + 1 7 + 1
파란색 6 + 1 8 + 2 7 + 1
검정색 7 11 8 + 1
 

 
 
게임에 대한 인상
님프:
cain:
skeil:
 
 
 
 
3. 모던 아트 Modern Art
 

 
물천사 님까지 오셔서 5인이 되었습니다.
5인용 전략 게임 같은 거 하면 싫어하는 분들도 있어서 저희가 5인 대비가 잘 안 되어 있고
5명 이상 모인 적도 최근에 거의 없었죠... ㅠㅠ
그래서 혹시나 하고 염두해 둔 모던 아트가 선택이 됐습니다.
저희가 가져간 건 아니고 네로에 한쪽에 짱박혀 있던 걸 저희가 사장님께 굳이 달라고 해서
밀봉 게임을 저희가 뜯어서 했습니다.
다행히 충분히 맞는 슬리브도 네로에 있어서 저희가 다 씌워 드렸습니다. 헤헤
 
설명은 제가 드리고 물천사 님이 말로 분위기를 띄우시고 저는 제 나름대로 빡겜 모드로 분석해 가면서 했습니다. (해 본 사람이 저희 둘뿐이었던가...;;;)
’초보자 셋 데리고 설마 지겠어?’
라는 생각으로 했죠.
그런데 이게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사람을 타는 것 같습니다.
사람 성향도 영향을 주고 숙련도 문제도 있고요.
제 계산대로 잘 안 흘러갔습니다.
전체적으로 거래가가 낮게 형성이 되어서 조금만 높아도 안 팔리더라고요.
 
세 시즌 연속으로 순위에 든 빨간 작가 카드가 제 손에 남아서 시장에 내놓았는데
cain 님이 5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구입하셨습니다.
제가 그걸 낙찰받으면 이번 시즌에서 빨간 작가가 순위에 못 들 분위기여서 cain 님한테 선심 쓰 듯이 드린 거였거든요.
세 시즌 동안 초록 작가 작품이 거의 안 나와서 마지막에 몰려 버렸습니다.
그래서 빨간 작가 작품이 마지막에 한 장으로 또 순위에 들어 버려서 cain 님이 초대박이 났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기 님이 승리하고 유경험자 둘은 나란히 4, 5등...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케일 딸 기 cain 물천사 님 프
$323,000 $416,000 $414,000 $291,000 $370,000
 

 
 
게임에 대한 인상
님프:
딸기:
물천사:
cain:
skeil:
 
 
 
 
4. 로열 터프/위너스 서클 Royal Turf/Winner’s Circle
 
 
빨리 끝나는 5인 게임을 찾다가 어쩌다 보니 또 크니치아 박사님의 위너스 서클이 선택됐습니다.
이번에는 물천사 님이 설명하셨고요.
각 말의 개성이 있는 로열 터프 버전으로 진행했습니다.
 
첫 경주와 두 번째 경주 통틀어서 물천사 님이 돈을 가장 많이 가지고 계셔서 마지막에도 물천사 님부터 베팅이 들어갔습니다.
앞선 두 번의 경주에서 극단적인 알비노로 쓴맛을 보신 님프 님이 이번에도 알비노에 들어가셨는데
모두가 안타까웠는지 알비노에 다 들어가 버렸습니다. ㅋ
1등으로 들어온 사하라 데저트가 가장 중요했는데 거기에 님프 님이 더블로 거시고 물천사 님이 1을 거셔서 역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벌금을 계속 물어오신 cain 님은 마지막에도... (주륵)
 
룰북을 보니 더블 칩은 2개짜리로 친다는 걸 빠뜨려서 이번 게임은 무요무요~~
 
최종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딸 기 cain 물천사 님 프 스케일
$2,100 $650 $2,450 $3,100 $1,950
 

 
 
게임에 대한 인상
님프:
딸기:
물천사:
cain:
skeil:
 
 
 
 
5. 스티븐슨의 증기기관 Stephenson's Rocket
 
 
딸기 님이 먼저 가시고 남은 넷이서 물천사 님이 가져온 게임을 했습니다.
정말 옛날 게임인데 최근에 킥스타터를 통해 재판된 겁니다.
제가 싫어하는 요소들이 잔뜩 들어간 게임이죠.
철도 + 주식 + 육각형 칸 + ...
여기에 마틴 아조씨나 개구리, 18자가 들어가면 완벽 (?) 한데 살짝 아쉽네요. 그 패거리 아조씨들이 자초한 거야...
그나마 크니치아 아저씨 게임이라... 아니 잠깐 또 크니치아 박사? 또니치아? 오늘 하루 삼연박?
 
룰은 정말 쉬운데 자유도가 높아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이건 티그리스에 어콰이어랑 철도 게임을 섞은 끔찍한 혼종...
 
초반에 물천사 님과 제가 합작한 회사가 가장 크게 성공해서 그 회사 주식으로 승패가 갈릴 듯 했는데요.
다른 철도회사 대주주였던 물천사 님이 저희 합작회사로 강제 합병시키시면서 물천사 님이 공동 최대주주로 부상하셨습니다.
마지막엔 그 회사의 역 개수에서 제가 하나 차이로 밀려서 물천사 님이 점수를 거의 다 가져가셨습니다.
 
제기 워낙에 이런 류의 게임을 안 하다 보니 게임이 끝나고 나서도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여러 번 해 봐야 감이 올 듯 한데 또 할지는... 글쎄요...
 

 
 
게임에 대한 인상
님프:
물천사:
cain:
skeil:
 
 
 
 
설연휴 때는 한 주 건너뛰고요.
그 다음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