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매니 룰즈
 
제가 좋아하는 게임들 중 몇몇은 규칙의 양이 방대합니다.
규칙의 양과 게임의 작품성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건 아닙니다만
규칙이 많다는 건 그 자체로 진입 장벽이죠.
 
진입 장벽의 높이를 낮추려면 튜토리얼처럼,
아주 간단한 세팅과 마음으로 맛 볼 수 있는 작은 시나리오 같은 게 필요합니다.
그걸 클리어하면 규칙을 조금 더 추가해서 도전하는 식으로
조금씩 규칙을 추가하고 난이도를 올리는 게 좋죠.
가랑비에 서서히 젖어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ㅎㅎ
 
제가 얼마 전에 약속한 마블 챔피언스 관련 영상 시리즈도
입문자들에게 규칙 양 부담을 줄여 드리기 위함인데요.
잊지 않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길... ㅎ
 
 
 
 
1. 투 매니 본즈 Too Many Bones
 
긱정보 (2023년 2월 8일 기준)
평점 8.4 | 투표수 9,995 | 웨이트 3.85
 
 
에테르 님과 정말 오랜만에 오신 Lucifer 님까지 세 명이 모인 날이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의 마챔 멤버들로만 구성되었는데요. ㅋㅋ
마블 챔피언스 때문에 가끔씩 만나는 루시퍼 님이 얼마 전에 투 매니 본즈를 구입했다고 얘기하셔서
기회가 되면 그걸 좀 해 볼 수 있게끔 시간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거든요.
 
제가 버스를 놓쳐서 평소보다 늦게 도착했습니다.
카톡으로 세팅을 미리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고요.
도착해 보니 테이블에 뭔가가 가득 올려져 있었습니다. ㅎㄷㄷ
두 분은 이미 캐릭터를 결정하셨고,
남은 것 중에서 저는 원거리 공격 캐릭터인 부머를 골랐습니다.
캐릭터 이름이 부머인 이유가 폭탄이 펑펑 터지는 의성어 "boom"에서 온 것 같더라고요.
게임 도중에 Lucifer 님이 "부머님, 부머님..."이라 부르셨는데,
그게 부모님으로 들려서... 왠지 안부를 물으면 안 될 것 같은
잠깐 딴 얘긴데, 예전에 시타델 확장 캐릭터에서 Abbot 수도원장 님을 부를 때에 아봇님이라고 해서
댁에 보일러 한 대 놔 드려야 할 것 같았죠. ㅎㅎ
 
다시 투 매니 본즈로 돌어와서, 일단 가격에 걸맞게 (?) 컴포넌트가 굉장히
이 단어가 적합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치스럽다'였습니다.
카드보드 재질의 보드 대신에 마우스 패드 (?)를 썼는데요.
거기에 주사위나 칩 크기에 맞게 홈이 파져 있어서
해당하는 구성물들을 끼울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주사위는 커스텀 주사위라서 일반 주사위와 달랐고요.
각 캐릭터에 맞는 아이콘이 새겨진 면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캐릭터 매트를 봤을 때에 좀 어지러웠습니다.
요약표도 있어서 읽어 볼 수 있었는데, 눈에는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ㅠ
전투를 한 번 치르고 나니까 스킬 트리 같은 게 이해되었습니다.
두세 번째 전투를 하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하기로 했고요.
 
전투는 4 x 4 좁은 구역에서 열리는 소규모 싸움입니다.
몇 번만 움직이면 적의 근처까지 금새 갈 수 있고요.
좁은 장소여서 전장에 놓일 수 있는 캐릭터들의 수도 제한해 놓은 것 같더라고요.
전투에서 턴 순서는 턴 순서 주사위를 굴려서 큐를 만드는데요.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주사위 면에 숫자들을 분포시킨 것 같았습니다.
자기 턴을 마치면 큐에서 자기 주사위를 아래로 내리면서 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투에서 빨간색 칩으로 스택을 쌓아서 각 캐릭터의 체력을 표시했는데,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소련 보병의 스택 방어벽이 생각나는...)
 
저희가 6시까진가 플레이했는데요.
시간 관계 상, 중간 전투를 건너뛰고 바로 보스와 싸워 봤습니다.
물론 신나게 쳐 맞고 패배했죠. ㅎㅎ
 
 
투 매니 본즈에 대한 평을 해 보자면요.
딱 하루 해 봤기 때문에 틀린 점이 있을 거니까 감안하고 읽으세요. ㅎㅎ
 
좀 거창한 얘기인 것 같지만,
투 매니 본즈가 게이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것 같습니다.
"게임이 구성물이냐? 아니면 규칙이냐?"
 
킥스타터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이 시대가 오면서
게임의 구성물이 이전 시대와 다르게 크게 호화로워졌죠.
웹 상에서 모금 후원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
시각적인 뽕 (?)을 주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이렇게 퍼 주는 데도 안 사?'
이러면서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규칙이나 밸런스가 뒤로 밀려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투 매니 본즈를 비유하자면,
 

 
이 게임이 똥 닦는 휴지라는 얘기는 아니고요.
어떤 상품이 사치스러워질 수 있는 한계가 있을 텐데,
투 매니 본즈는 보드게임으로서의 사치 한계를 넘은 게 아닌가... 투 머치 하다...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규칙서를 좀 더 다듬지... ㅠ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Lucifer:
skeil: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