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 본 글에는 시즌 1의 10월, 11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희 모임의 전국구 후로 게이머 분이 너무나 바쁘셔서 팬데믹 레거시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ㅋ
그래서 이번에 강하게 요청을 해서 (바쁘신 줄 알지만) 토요일 낮에 모여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최대한 많이 했습니다.
 
저희는 12월에 기분 좋게 승리하기 위해서 10월과 11월을 고의적으로 패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수준이 아니라 컨트롤하는...;;;
 

늬들 그러다 피똥 싼다~
 
 
세계를 난장판으로 만들지 않고 질병 큐브를 줄이면서 오래오래 버티다가
덱이 다 떨어져서 아슬아슬하게 패해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10월이 시작되자 투명화 질병의 최초 발병지인 시티 제로에서
문제의 환자인 페이션트 제로를 잡으라는 임무가 떨어졌습니다.
 
이걸 잡아내면 뭔가 보상이 있을 것 같아서 카드에 붙인 쌍안경까지 써가며
빠르게 잡아냈습니다.
 
검역 전문가인 핫태²가 검역 마커를 퐁퐁퐁 찍고
위생병인 핫산이 걸래질을 하면서 질병 큐브를 제거하고 있었으나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늘어나는 투명화 인간들의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삽시간에 확산 수치가 올라가면서 게임이 터졌습니다. 진짜 피똥 쌌음...
가장 큰 피해는 그동안 애지중지 키웠던 검역 전문가가 죽어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못미...
 
원래 아름답게 패배하기로 했는데
심신도 너덜너덜, 게임 보드도 너덜너덜... ㅠㅠ
 

 
 
곧바로 10월 2차 플레이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새로운 인물로 1월에 해보고 바로 버렸던 종합 의사 (의사 양반)을 다시 선택했습니다.
딱히 능력은 없지만 5액션까지 할 수 있는 게 현시점에서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퍼져가는 투명화 인간을 막을 수 없어서 종료 보너스로 바리케이드를 다 치기로 했습니다.
확산 트랙이 올라가는 걸 늦추면 그 안에 손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리마에서 L.A.로 올라가는 길목과 보고타와 멕시코 시티를 둘러서 막아버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카드빨의 문제였는지 남미 안에서 확산이 터지면서
도시들이 붕괴되거나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렇게 2번의 10월 플레이는 허무하게 끝나 버리고...
 

 
 
 
 
11월을 플레이하기 전에!
저희가 페이션트 제로를 잡은 후에 박스 개봉을 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열어 보니 뭔가가 막 나오더라고요.
새로운 캐릭터인 면역학자가 있었는데요.
물천사 님이 기존의 캐릭터를 버리고 면역학자로 갈아타셨습니다.
저희가 보기에, 면역학자 그림이 누군가를 닮아서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아빠~~~~ 일어나~~~~ (패배의 기운이 느껴진다...)
 
 
11월부터 게임이 꽤 바뀌었습니다.
투명화 질병 치료제 공장이 설치되면 매턴 그곳에서 치료제가 생산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공장에서 1행동을 써서 치료제를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고,
투명화 인간이 있는 곳에서 투명화 인간 1개를 제거하거나,
투명화 인간이 없는 투명화 도시에 백신 접종을 시키는 데에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료 보너스로 업그레이드 2개를 붙였습니다.
하나는 위생병 (핫산)이 아시아에서 트라우마를 앓고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지우는 스티커 1개를 붙여서 액션이 덜 말리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능력이 없는 종합 의사 (의사 양반)에게 바리케이드를 통과할 때에 페널티를 물지 않는
업그레이드 스티커를 붙여 주었습니다.
 
11월의 목표도 아슬아슬하게 지는 거여서 최대한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주황색 치료제를 가지고 투명화 인간들을 줄여 나아갔습니다.
그동안에 저와 A.I. (중립 플레이어)는 질병 큐브를 제거하며 버티기에 들어갔죠.
 
면역학자의 우수한 능력 덕분에 북미에서부터 투명화 도시들에 접종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러한 도시에는 투명화 인간이 놓이지 않기 때문에 진행이 훨씬 더 쉬워졌습니다.
아직 남미와 아프리카 끝, 남아시아 쪽에는 투명화 인간들이 바글댔으나
카드 덱이 다 떨어져서 게임이 종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확산이 별로 일어나지 않아서 게임 보드의 상황은 악화되지 않은 채
명예롭게 패배했습니다. ㅋ
 
종료 보너스로 치료제 공장 스티커 한 개를 게임 보드에 붙였고,
군사시설을 더 쉽게 파괴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종합 의사에게 붙였습니다.
 

 
 
3연속 패배를 했기 때문에 다음에 이벤트 카드를 8장까지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큰 그림.)
11월 2차에서 승리, 12월에서 승리하면서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Posted by Mounted Cloud
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빨리 끝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Pandemic Legacy: Season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리스보아 Lisboa
 
 
이날의 메인 이벤트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보아가 있죠.
 

 
어린 왕자에 나오는 보아뱀이 있고...
 
 

 
아시아의 별이라 불렸던 보아도 있지만...
 
이날은 다른 보아를 했습니다;;;
 
비뉴스와 갤러리스트, 칸반을 디자인한 비탈 라세르다 아저씨의 신작! 리스보아!
이것을 하기 위해서 쿠웨이트박 님과 Jacky 님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게임을 준비해 오신 물천사 님이 꽤 긴 시간 동안 룰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거의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ㅠㅠ
어지간한 게임 룰은 들으면 어느 정도는 이해되기 마련인데
리스보아의 규칙은 머리에 들어가지 않고 다 튕겨져 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룰 설명이 끝난 후에 정적이 흐르더라고요.
뭔가 학창시절에 선생님이
"질문 없나?"
라고 물어보신 후의 고요함 같은 느낌...
질문이 없다는 건 다 이해했거나 1도 이해하지 못 했을 때죠...;;;
 
카드 1장을 플레이해서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고른다... ok.
이건 이해했습니다만 그 다음부터가 머리 속에서 배배 꼬였습니다.
이걸 보드에 꽂을 때 위로 가는 게 있고 아래로 가는 게 있고...;;; 허헙;;;
아니면 궁전에 놓는 게 있고...;;;
상품을 내고 액션을 하는 게 있고, 총애 토큰을 내면서 따라하는 게 있고... ㅠㅠ
너무 복잡해서 참조표를 펼쳤지만 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참조표를 두 번 세 번 읽으면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5-20분 즈음 지난 후에, 이대로 있으면 진행을 못 할 것 같아서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필 제가 시작 플레이어여서;;;
 
국고 털어서 먹고, 배도 사 보고, 상점도 놓아봤는데
내가 고른 선택지로 정확히 어떤 액션을 할 수 있는지 헷갈렸습니다.
잔해를 주워다가 플레이어 보드에 놓고 스탯을 올리더군요.
제가 잔해를 줍는 것에 소홀히 해서 카드 제한에 계속 걸렸습니다.
1기가 끝났을 때에 저만 카드 제한이 2장이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2기에는 더 강력한 카드들이 나왔습니다.
도시에는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는데 공공 기관과 연결이 되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줄에 놓을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유일하게 배를 구입하지 않고 상품을 모아다가 판매한 쿠웨이트박 님이 굉장히 많은 돈을 가지고 계셔서
건물을 쉽게 건설하셨습니다.
저희는 돈이 없어서 영향력을 까면서 힘들게 플레이 했는데 말이죠.
 
쿠웨이트박 님은 액션이 잘 풀리시고 법령 카드 운도 잘 받으셔서
좋은 점수를 주는 법령을 많이 가져가셨습니다.
 
이해가 될 만 하니까 게임이 끝났습니다.
첫 플레이여서 더 걸렸겠지만 설명 듣고 이해하는 데에 거의 1시간 걸린 것 같고,
순수한 게임 진행은 3시간 정도 소비된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도 아니고 이 작가의 게임 스타일이 저랑 맞는 편도 아닙니다.
굉장히 복잡하게 꼬여 있는 요소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가 안 돌아가면 나머지도 정지하는 느낌이 듭니다.
좋게 말하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제 느낌으로는 그냥 얽기섥기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저는 사실 2기 중반부터 게임을 즐기지 못 했습니다.
건물 자리나 법령 카드가 끊기면 대안이 없어서 계획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고,
그냥 게임이 빨리 끝나길 바랬습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치고 힘들었거든요. (산소마스크 쓰고 해야 할 듯;;;)
 
게임에서의 아이콘이 직관성이 떨어져서 어떤 행동과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참조표라고 있는 게 가독성이 떨어지고 구성과 배치가 좋지 못해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페이지를 앞으로 넘겼다 뒤로 넘겼다 해야 해서 집중이 떨어졌습니다.
참조표를 A4 용지 크기로 크게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참조표 만든 사람 때리고 싶네요. 진짜...)
 
리스보아의 재미를 느낄 시간은 적었고 시달린 시간이 길었습니다.
게임에 짓눌리는 느낌이 들어서 괴로웠습니다.
뭔가 생각하고 계산할 거리를 엄청나게 많이 던져주는 것에 비해 카드 운이 크게 작용할 수 있어서
하면서 기운 빠지더군요.
 
비탈 아저씨 팬이라면 뇌가 타들어가는 느낌을 좋아하실 수 있겠지만
게임이 난해하고 플레잉 타임도 길어서
설명을 해주는 사람도 힘들고 설명을 듣는 사람도 힘들 것 같습니다.
인원이 유동적이고 새로 오는 멤버가 있는 모임에서 이 게임 설명하고 이해시키시려면
고생 꽤나 할 걸요...?
 
제 기준에서, 리스보아가 반지의 전쟁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렵고 무겁습니다;;;
그림이 예뻐서? 작가의 명성 때문에 덮어 놓고 사신 분들이라면
(수집의 목적이 아니라면) 되파실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수퍼 마더로드 Super Motherload
 
 
고난의 시간이 끝나고 케일러스를 하려고 했으나
Jacky 님이 가져오신 게임을 하자고 하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제목만 보고 엄마 안부를 묻는 게임인 줄 알았으나
사전을 검색해 보니 motherload가 대량의 돈이 되는 무언가라고 합니다.
제목을 "수퍼 노다지"라고 번역하면 될까요?
 
테마는 채굴기로 어느 행성의 땅을 뚫어서 광물을 모으는 겁니다.
공통의 덱을 가지고 시작하는 덱 빌딩 게임인데요.
각 플레이어는 저마다 카드를 사는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간 종족 느낌이 있어서 카드 시장을 구성하는 카드들이 살짝 비대칭입니다.
 
기본 덱으로 땅을 파서 광물을 모으고 그걸 카드 시장에 재투자해서 더 좋은 채굴기를 구입하고
이런 식으로 선순환을 만드는 거죠.
 
채굴할 때에 특정 카드로만 뚫리는 구간이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필요한 카드로 핸드를 구성하거나 뚫는 루트의 방향을 선택하는 데에 계산이 필요합니다.
 
맵은 뎁스 1부터 뎁스 4까지 내려가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아래로 갈수록 광물들이 더 많고 값어치가 더 있어서 점점 더 치열해집니다.
 
카드 그림만 보면 독수리 오형제 느낌이 납니다만
게임은 도미니언 + 레이스 포 더 갤럭시랄까요?
 

 
 
 
 
이렇게 힘든 토요일이 지났습니다.
원래라면 수요일 즈음에 후기를 올리려고 했으나
주말에 모임이 두 번 열려서 내용이 머리 속에서 섞일까봐 부지런히 썼습니다. ㅋㅋ
 
아, Jacky 님이 도미니언에 관심이 많으시던데,
토요일에 시간 있으시면 제가 알려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8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