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18년2018. 4. 11. 07:00
목요일엔 하얀 장미를
 
 
지난 목요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이 날이 생긴 것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1908년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화재로 불타 죽은 여성들을 기리기 위해 노동자들이 궐기했는데,
이를 기념하고자 1909년에 미국에서 전국 여성의 날을 선포한 것이 유럽에까지 전해지면서 세계 여성의 날이 정해지게 되었다는군요.
당시에 가정에서 사회로 진출한 여성들이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그리고 저임금으로 근무했습니다.
1857년에 뉴욕 시에서 방직 여성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당했지만 여성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것이 약 50년 후에 또 한 번의 대규모 시위가 되어 여성들이 노동환경 개선과 투표권을 요구하게 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1920년이 되어서야 여성 참정권이 주어졌다는 데에 좀 놀랐습니다.
흑인들에게는 1870년에 참정권을 주었으니 정확히 50년이 더 걸린 거죠.
 
예전의 여성 운동은 시민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주장한 정치적 활동이었다면 오늘날은 다른 모습을 띱니다.
아무래도 시대가 변하면 여성들의 삶과 환경 또한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지금은 작년에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MeToo 운동이 그것을 잇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사회적 약자인 소수인종 여성들과 아동들이 연대할 수 있게끔 독려했던 것이
할리우드의 영화계의 거물이었던 하비 와인스틴가 저지른 성범죄가 폭로됨으로써 또 하나의 거대한 사회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 여성들이 세상밖으로 목소리를 냄에 따라 미투 운동은 정계로, 그리고 전세계로 퍼지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은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로워야 할 법조계가 여검사들에게 어떤 처우를 해 왔는지 그리고 종교계에 일부 종교 지도자들이 어떻게 타락했는지가 드러났고,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의 몰락을 우리는 지켜 보고 있는 중입니다.
 
미투 운동으로 연일 크고 작은 뉴스가 터져 나오자 움츠러드는 무고한 남성들뿐만 아니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환부였고 반드시 바로 잡아가야 할 부분이란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사회가 크게 바뀔 때에는 커다란 혼란이나 심하면 유혈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촛불 혁명으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전세계인들이 미투 운동이라는 또 다른 평화로운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바로 한 주 전이었죠?
저희 타이레놀 모임의 100번째 정기 모임이 있었습니다.
2년 2개월만에 100회를 달성했네요.
대체적으로 큰 기념일이나 행사 다음에는 참가자가 적은데,
그래서인지 이번 모임에는 한 주 전에 비해 참석자가 적었습니다.
조금 늦게 모였지만 게임은 알찼네요.
 
 
1. 던전 페츠 Dungeon Petz
 
 
오후 3시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을 못 먹어서 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빵 몇 개를 사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도착하니 에피아. 님과 싸이구리 님이 테이블에 앉아 계셨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제가 밀고 있는 던전 페츠였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알려 드렸는데, 대부분 이해를 잘 못하십니다.
게임 자체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게임의 색채가 특이해서 눈에 잘 안 들어오고,
카드 운 때문에 정신없이 휘둘리다 보면 게임이 거의 끝날 때 즈음에야 비로소 게임이 이해되죠.
그런데도 하신 분들은 게임 후의 평가가 좋습니다.
테마가 잘 묻어나고, 특히나 뭔가를 키우는 고난이 느껴져서 재미있다고들 하시죠.
 
에피아. 님과 저는 이 게임을 여러 번 해 봐서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싸이구리 님은 처음이셔서 규칙을 헷갈려 하셨습니다.
요구 아이콘이 특정 색깔로 생각하셔서 계산이 틀리셨습니다.
 
초반엔 에피아. 님이 전시회 덕을 많이 보셔서 앞서가셨는데요.
저는 애지중지 키우던 괴물 하나를 잘 팔아서 에피아. 님을 거의 다 따라잡았습니다.
 
중반에는 다들 점수가 비슷해졌습니다.
에피아. 님과 저는 더 큰 점수를 노리면서 일부러 괴물들을 안 팔고 버텼네요.
그런데 싸이구리 님이 시장의 괴물들을 싹쓸이 하시면서 에피아. 님과 저의 계획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후반에는 서로 견제가 더 심해졌습니다.
2명의 손님에게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점수로 판매할지 계산해야 했고
정규 라운드 이후에 추가 전시회 2번에서 점수를 올리려면 나머지 자원들을 신경써야 했습니다.
싸이구리 님이 손님에게 점수를 더 받으시기 위해 단상을 점유하셨고,
저는 싸이구리 님의 점수를 깎기 위해 이민국을 막아 버렸습니다.
 
최종 점수계산 결과 에피아. 님과 제가 공동 1위, 싸이구리 님은 2점 뒤쳐진 3등이었네요.
 
던전 페츠의 진행이 좀 늘어져서 5라운드 즈음에 물천사 님이 도착하셨고
싸이구리 님을 옆에서 도와 주셨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싸이구리:
에피아.:
skeil:
 
 
 
 
2. 도망자 Fugitive
 

 
집에 두고 온 것이 있어서 제가 집에 다녀오는 사이에 물천사 님과 싸이구리 님이 2인용 게임을 배우셨습니다.
에피아. 님이 가져오신 도망자 (영어 제목으로 퓨지티브)를 옆에서 알려 주셨네요.
비대칭 카드 게임인데, 추론 요소가 있어 보였습니다.
한글판도 나온다고 하니 나중에 배워 볼 기회가 있겠죠.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싸이구리:
 
 
 
 
3. 모던 아트 Modern Art
 

 
저희 모임에 처음으로 올 분이 계셔서 기다렸습니다.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직간접적으로 알고 계신 분이었는데요.
안양 부근의 다른 모임에서도 활동을 하셨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오신 분이 선회라고 소개하셨고요.
이렇게 5명이서 모던 아트를 시작했습니다.
물천사 님이 가져오신 한국어판에 한국 화가들의 작품이 추가로 들어있어서 그걸로 했습니다.
미술 교과서에서 봤을 법한 유명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1시즌은 버리다시피 했습니다.
제가 같이 모던 아트를 해 보지 않은 두 분의 성향을 몰라서 탐색전을 벌인 거죠.
기대 가격에서 얼마까지 올려서 낙찰받으시는지를 관찰했습니다.
저는 주로 팔아서 작품당 약 13원 가량 남겨 먹었습니다.
1시즌은 예상보다 빨리 끝나서 제가 20원 가량 벌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2시즌부터는 가치가 누적될 수 있어서 누구와 손을 잡고 어떤 작가를 밀어줄지 고민했습니다.
제 왼편이 에피아. 님이셨는데요.
제가 정찰가 경매에서 에피아. 님에게 기회가 먼자 가기 때문에 일부러 적당히 낮춰서 불렀습니다.
에피아. 님에게 생각하시기에 비싸지 않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 드려서
저와 같은 작가의 작품을 보유하게 하고 서로 밀어 주는 걸 유도한 거죠.
이걸로 2번째 시즌에서 짭짤한 수익을 냈습니다.
 
3시즌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계속 수익을 냈습니다.
 
마지막 시즌에서는 좀 더 집중해야 했습니다.
누적이 크게 되는 작가의 작품들이 거래되면 현금 흐름 또한 커서 그 거래로 순위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저를 위협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가진 물천사 님에게 돈을 드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에 1위 할 작가의 그림들이 가치가 낮아서 오히려 2, 3위 작가들의 작품 쪽이 더 고가였습니다.
1위 작품이 50원, 2위 작품이 70원, 3위 작품이 80원이었네요.
거의 끝날 때 즈음에 선회 님이 이중 경매로 그림을 내 놓으셨는데요.
제가 보기에 종료 시에 장당 80원 가치가 있어서 가격을 계속 높였습니다.
이게 물천사 님에게 팔리면 제가 진다고 생각되어서 제가 낙찰 받게끔 가격을 더 높였고
나머지 분들이 포기하면서 제가 낙찰받게 되었습니다.
제 차례에서 1위 작품을 결정하면서 게임을 끝냈습니다.
 
점수계산 결과 물천사 님과 선회 님보다 몇 십 원 앞서며 제가 469원으로 승리했습니다.
마지막 경매에서 선회 님의 보유금이 적기 때문에
제가 100원 이상 드려도 제가 이길 수 있다고 계산한 게 잘 맞아 떨어졌네요. ^^
왼쪽 플레이어를 밀어주는 척 하면서 연맹을 결성한 것도 잘 먹혔습니다.
다음 번에도 통할지 모르겠지만요.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선회:
싸이구리:
에피아.:
skeil:
 
 
 
 
4. 부두 프린스 Voodoo Prince
 
 
그 다음으로 부두 프린스를 했습니다.
3인으로도 해 봤고 4인으로도 해 봤는데요.
5인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점수계산 특성 상, 꼴찌를 두 번 이상 하면 승리가 불가능합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2자리 수 득점을 하지만 꼴찌는 최대 2점이거든요.
덱을 구성하는 카드도 많은 편이고, 수트도 5종류나 되어서 카드 운이 크게 작용합니다.
3개의 트릭을 따면 라운드에서 나가는데 최대한 늦게 나가야 해서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숫자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내 마음대로 나갈 수 없습니다.
 
셔플을 제가 하지 않았는데, 어려운 핸드가 여러 번 들어와서 1자리 수 득점을 3번 했습니다.
꼴찌 확정이었죠.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라운드 에피아 싸이구리 물천사 선 회 스케일
1 10 11 8 2 7
2 10 1 7 9 4
3 9 11 12 8 2
4 11 8 2 9 10
총점 40 31 29 28 23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선회:
싸이구리:
에피아.:
skeil:
 
 
 
 
5. 피렌체의 제후들 The Princes of Florence
 
 
마지막 게임으로 피렌체의 제후를 했습니다.
옛날 게임이라 카드에 슬리브를 씌우면 상자가 닫히지 않아서 카드를 따로 두었는데
집에서 나올 때에 제가 카드 뭉치만 두고 왔더라고요.
 
싸이구리 님과 선회 님에게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턴 순서가 싸이구리 - 에피아. - 저 - 물천사 - 선회 순이었습니다.
2번째 플레이어가 직종 카드를 가장 많이 가질 확률이 높아서 에피아. 님이 작품에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항상 있죠.
싸이구리 님이 첫 라운드에 직종 카드를 안 가져 가시면서 저한테로 기회가 넘어 왔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직종 5장을 모으게 되었는데요.
정말 운 좋게도 가장 처음에 받은 4장은 모두 요구 자유가 같았고, 조경물도 호수 2개, 숲 2개로 되어 있었습니다.
첫 라운드에 저는광대를 구입하느라 1100플로린을 썼고요.
에피아. 님은 광대를 1100플로린에 사셨습니다.
 
3번째 라운드 즈음에 3명이 공동으로 최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피렌체 여태까지 하면서 처음 봤네요. ㅎㅎ
 
에피아. 님은 중반에 건축가 3명을 모두 모으셔서 건물 러시로 방향을 잡으셨고요.
저는 경매 단계에서 빠르게 위신 카드을 저렴하게 얻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작품에 초점을 맞추셔서 조경물 수요가 높아서 제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봤네요.
 
후반엔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저는 위신 카드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 건축가와 조경물을 경매로 낙찰받았고,
할 게 작품밖에 없는 두 분, 싸이구리 님과 선회 님은 모집 카드를 무려 1100플로린까지 올리셨습니다.
선회 님이 돈이 많이 남으셔서 막 지르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보너스 카드까지 써 가면서 겨우 17점에 맞춰서 작품 발표를 한 반면
물천사 님은 보너스 카드로 25점까지 올리시고 최고 작품 보너스까지 받으셨습니다.
 
그걸로 저보다 3점 앞서셨는데요.
두 사람 모두 위신 카드 2장으로 15점을 받아서 그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게임이 끝났습니다.
물천사 님에게 남은 돈이 0, 저는 900플로린이었는데요.
작품 점수 변환할 때에 제가 더 타이트하게 했다면 역전승 했을 텐데 무척 아쉬웠습니다. ㅠ
 
한편 건물 러시를 하신 에피아. 님은... ㅠㅠ 상트에 이어서 여기서도...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선회:
싸이구리:
에피아.:
skeil:
 
 
 
 
돌아오는 주말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