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버건대의 성이냐, 부르군대의 성이냐?
 
 

 
 
버건디의 성들 + 버건디의 성들: 9번째 확장 - 팀 게임 The Castles of Burgundy + The Castles of Burgundy: 9th Expansion - The Team Game
 
 
원래 B.B.빅 소모임은 타이레놀 정기모임에서 빡빡하고 긴 게임을 빼내기 위해서 만든 거였습니다.
저희 정기 모임 시간이 10시간 정도 되지만 멤버들이 같은 시간에 모이는 것이 아니니 되도록이면 길지 않은 게임을 선택해서
멤버들이 그날 한 번이라도 서로 얼굴 보고 게임을 하게끔 하는 것이죠.
하지만 긴 게임에 대한 수요도 존중하는 의미로 비정기적으로 토요일에 모여서 하는 겁니다.
 
제가 한두 달 전부터 버건디의 성 팀플레이 맵에 대한 운을 띄워놓았습니다.
저는
'설마 네 명을 못 모으려고...'
라며 조금 방심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B.B.빅 사이클이 돌고 돌아서 버건디의 성 차례가 가까워졌는데 올 수 있다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다른 게임을 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날 사람을 모을 수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ㅠ
 
우연찮게 네로 사장님이 며칠 전에 네로에 오는 손님들 중 전략 게임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제보를 해 주셨죠.
그게 또 네로에서 일하던 수밈 님을 통해 연락이 가능한 거여서
(당구 용어지만) 쿠션을 하나 먹이고 (?) 그분들과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예의 있게 (?) 수밈 님에게 먼저 토요일에 게임을 같이 하자고 얘기를 꺼내서 인원을 확보하고요. ㅎ
그분들 중 2분을 섭외할 수 있게 되어서 버건디의 성 팀플 맵을 어렵사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에 제발 인원이 빵꾸 (?) 나지 않기를 간절하게 기도하며 네로로 갔습니다.
약속한 시각이 되자 저~ 멀리서 누가 보더라도 '그 일행이다' 싶은 두 사람이 오더라고요. ㅋㅋ
인사 나누는 사이에 수밈 님이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오신 두 분이 버건디의 성을 전혀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네로 사장님의 고급 정보 (?)에 의하면 버건디의 성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음...
그래서 시드를 수님 님과 저에게 배정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빨간 상품 타일과 파란 상품 타일로 랜덤으로 뽑아서 한 명씩 데려가서 팀을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건대다니는 분 (이하 건대인)과 팀을 이루었고,
수밈 님은 학군단에 계신 분이라고 들은 것 같은 분 (이하 군대인)과 같은 팀이 되었습니다.
 
 
버건디의 성 팀플 맵은 당연히 4명이 있어야만 할 수 있습니다.
이 맵이 대림절 프로모 박스에만 들어 있어서 (그 박스를 통째로 다 사고 싶지 않아서) 약간 웃돈을 얹어 주고 그 맵만 따로 구입했습니다.
이 프로모는 정말 얇은 종이재질의 양면 시트 4장이 들어 있고요.
한 번의 게임을 진행할 때에 모든 팀이 같은 면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맵은 같은 팀이 시트를 서로 붙여서 2배로 커지게 됩니다.
 
상품과 일꾼 타일, 그리고 은덩이는 팀의 공용 자원이 됩니다.
중앙 보드에서 가져온 타일을 놓는 슬롯이 플레이어 당 3개에서 2개로 줄었고,
그 대신에 팀마다 공유 슬롯 2개가 있어서 한 팀이 총 6개의 슬롯을 사용하게 됩니다.
(티켓 투 라이드 - 팀 아시아 맵을 해 보신 분들은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A단계 시작 시의 상황
 
 

C단계 시작 시의 상황
 
 

D단계 시작 시의 상황
 
 

E단계 시작 시의 상황
 
 

E단계 종료 시의 상황
 
 

최종 점수계산 결과
 
 
 
 
게임 진행 상황을 다 기억하지 못 하기 때문에 팀플 맵을 하면서 느낀 점 위주로 작성하겠습니다.
 
우연찮게도 건대인 팀 (건대인 x skeil)은 첫 라운드에 #1 지식 타일 (자신의 사유지 안에 같은 도시 타일을 놓는 게 가능)을 확보했습니다.
팀플 맵에 도시 사유지가 6곳이 있는데요.
면적이 3칸-3칸-4칸-4칸-4칸-6칸입니다.
6칸짜리를 완성하면서 큰 점수를 얻는 플레이도 좋지만
저희처럼 운이 잘 따랐다면 같은 도시 타일들을 많이 가져와서 나중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주는 지식 타일로 점수를 올리는 게 더 좋습니다.
저희가 제재소와 교회가 많아서 해당 보너스 지식 타일들로 점수를 30점 이상 올렸습니다.
맵이 2배로 넓어지니 이런 게 가능한 거죠.
 
버건디의 성에서 도시 빌드 외에 다른 하나는 동물 빌드입니다.
목초지 사유지가 3곳 있는데, 모두 4칸짜리입니다.
동물은 한 사유지 안에 같은 종류를 놓을 때마다 점수가 빵빵 터지는데요.
팀플 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7 지식 타일이 한 사유지 안에서 활성화되는 동물 타일마다 1점씩 추가 점수를 주는 것인데요.
이날에는 그게 좀 늦게 나와서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 했습니다.
군대인 팀 (군대인 x 수밈)이 후반에 소로 달리는 걸 건대인 팀이 소를 먹고 버리면서까지 견제했거든요.
 
은광 칸이 무려 6개입니다.
그래서 일반 맵에 비해 단계가 끝날 때에 받는 은덩어리가 더 많게 느껴지는데요.
이걸 한 팀이 나눠서 써야 해서 결과적으로는 똑같습니다. ^^;;
하지만 암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은광을 초반부터 서로 경쟁적으로 가져갔습니다.
아무튼 은광이 많아서 #2 지식 타일 (은광마다 일꾼 1개씩 추가로 받음)이 좋아 보였습니다.
군대인 팀이 은광에서 살짝 밀렸는데, 그 지식 타일로 운영을 잘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팀이 능력을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타일을 가져올 때나 배치할 때에 ±1을 적용할 수 있는 지식 타일도 상당히 좋아집니다.
반면에 판매된 상품 종류마다 점수, 동물 종류마다 점수를 주는 저식 타일이 좀 약해진 듯 합니다.
왜냐하면 특정 도시 타일 (건물)마다 점수를 주는 지식 타일이 훨씬 더 강해졌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특정 색깔을 완성했을 때 주어지는 (대형/소형) 보너스 타일마다 점수를 주는 지식 타일은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맵이 넓어서 완성하는 게 어려워졌고, 바로 위에서 말한 특정 건물에 대한 지식 타일의 보너스 점수에 밀리거든요.
 
턴 순서는 시작 시에 한 팀이 연달아 진행하지 않게 끔 세팅해야 합니다.
하지만 진행 도중에 플레이어의 턴 순서는 각자 따로 쓰기 때문에 한 팀이 연달아서 하게 되기도 합니다.
초중반까지 네 명 모두 턴 순서에 엄청나게 신경을 써서 턴 순서가 계속 바뀌었습니다만
마지막 단계에서 건대인 팀은 턴 순서에 신경쓰지 않고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지식 타일들이 계속 끊겨서 건대인 팀이 7칸짜리 지식 사유지를 완성하지 못 했습니다. ㅠ
 
버건디의 성 (개인전) 4인플은 왠만하면 안 합니다.
내 턴이 끝나고 다음 턴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서 지루하거든요.
남의 턴에 뭘 가져갔는지 확인하는 것 이외에 딱히 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팀플 맵은 4인플을 좀 더 할 만 하게 만들어준 듯 합니다.
내 파트너와 상의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거든요.
 
아쉬운 점을 꼽자면 지식 타일의 위력이 달라지면서 어떤 것은 엄청 강해지고, 또 어떤 것은 약해졌습니다.
팀플 맵에 따른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밸런스 조정이 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24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