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23년2023. 7. 26. 07:00
장마
 
7월에 비가 자주 내릴 거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정말일 줄은 몰랐습니다.
어릴 때, 아니 몇 년 전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여름 기후가 바뀌긴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제는 장마라는 말보다는 우기라고 써야 한다고 하기도 하죠.
날씨가 이러니까 더위와 습기뿐만 아니라 벌레가 우리를 괴롭힙니다. ㅠ
 
집에 보드게임을 보관 중인 게이머들도 게임 룸 안에 습도 관리를 잘 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일주일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휴가를 길게 내기 위해서 6월에 주말에도 일을 했는데,
그래서 모임에 거의 두 달만에 참가한 것 같네요.
 
참석자가 거의 없어서 제홍 님과 단 둘이서 게임을 할 뻔 했는데,
에테르 님이 마치 버저 비터처럼 참가신청을 하셔서 3인이 만들어졌습니다.
 
제홍 님이 자신의 게임을 많이 가져오셔도 되냐고 하셔서
흔쾌히 그렇게 하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희 모임에서 다들 게임을 안 가져 오시는 편이어서 제 게임들을 많이 하다 보니
웬만하면 가져오겠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면 양보하고 싶거든요. ㅎㅎ
 
 
1. 대만차 연대기 Formosa Tea
 
긱정보 (2023년 7월 26일 기준)
평점 7.5 | 투표수 627 | 웨이트 3.38
 
 
제홍 님이 게임들을 양손에 가득 들고 오셨는데요.
첫 번째 게임은 대만차 연대기라는 게임으로 고르셨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다섯 라운드 동안에 여러 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승리 점수를 가장 많이 모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꾼 놓기를 기본으로 하면서 기술 트랙을 전진시키는 것도 하는데요.
플레이어들은 2종류의 일꾼을 가집니다.
차밭에서 차만 수확할 수 있는 농부가 있고, 밭일뿐만 아니라 공정 트랙 쪽에도 놓일 수 있는 제다사가 있습니다.
제다사라길래 스타 워즈의 "제다이"를 떠올린 건 저뿐인가요? ㅋ
차밭이 네 열로 되어 있는데, 각 열은 날씨 타일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 날씨가 차 농사라는 배경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게,
비가 많이 오는 날씨면 차 수확량은 올라가지만 잘 건조되어야 하는 차 제품에는 약영향을 줘야 하거든요.
 
차밭에서 차를 수확해 올 때에는 한 곳에서 같은 종류를 다 가져오거나, 서로 다른 종류를 1개씩 가져 와야 합니다.
차 종류가 우롱차, 홍차, 녹차 이렇게 있고, 나중에 섞어서 만들 수 있는 꽃잎차도 있습니다.
각 공정 트랙은 이 세 차 종류 중 하나와 일치하기 때문에
해당하는 차를 완성하려면 그 트랙에 제다사를 놓고 트랙 끝까지 전진시켜야 합니다.
그 트랙에 관련된 차 밭에 일꾼이 놓이면 그 트랙에 있는 제다사들이 추가로 전진하기 때문에
일꾼을 놓는 순서가 중요해지고, 플레이어들 사이에 인터랙션과 눈치 싸움이 좀 있습니다.
 
완성된 차는 열품, 양품, 평품 이렇게 구분되는데,
이것을 나누는 기준이 수분의 양과 문양배 마크의 수입니다. 문양배가 사람 이름인 줄...
수분을 제거하는 것과 문양배 마크를 받는 것은
기술 트랙을 전진하거나, 보상으로 받은 토큰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생산된 차는 해외 시장에 수출하거나 내수 시장에 판매하면서 점수를 올릴 수 있습니다.
 
라운드 카드 역할을 하는 역사적 사건 카드는
저마다 고유의 보상이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역사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이날 비가 내려서 그랬는지 이 게임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제홍:
skeil:
 
 
 
 
2. 라크리모사 Lacrimosa
 
긱정보 (2023년 7월 26일 기준)
평점 7.8 | 투표수 2,297 | 웨이트 3.14
 
 
다음 게임으로 제홍 님이 선택하신 라크리모사를 했습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관련 있는 내용이라서 제홍 님이 배경 설명을 해 주셨고요.
보드게임에서 흔치 않은 음악과 관련된 테마더라고요.
하지만 속을 뜯어 보면 덱 빌딩에 영향력을 섞은 것입니다. ㅎ
 
게임 시작 시에 카드 세팅을 좀 해야 했는데, 제가 직접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요. ㅠ
각자 시작 덱을 가지는데, 그 카드를 자신의 플레이어 보드에 놓으면서 행동이나 수입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다섯 시기로 구분된 카드 덱이 마켓에 흘러가는데,
플레이어들이 마켓에서 카드를 구입하면서 덱 빌딩을 합니다.
특이한 게 다른 덱 빌딩 게임들과 다르게,
얻은 기억 카드는 자신의 이번 행동에서 수입으로 쓴 카드를 대에하면서 들어옵니다.
작품 카드를 얻으면 한쪽에 놓는데, 이게 나중에 작곡가나 왕실 타일에 대해 혜택을 줍니다.
 
제가 받은 느낌은 카드를 자신의 플레이어 보드에 놓고, 마켓에서 카드를 구입해서 덱을 구성하는 방식이
몸바사와 비슷했고요.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공용으로 쓰긴 하지만 모차르트의 여정 마커를 지도에서 이동시켜서
도착한 곳의 타일로부터 혜택을 얻는 건 마르코 폴로 느낌이 나더라고요.
제가 악보에 8분 음표와 16분 음표로 메이저리티를 먹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서 어려웠고요. ㅎㅎ
 
자원은 크게 세 가지인데요.
검은색은 작품을 사올 때에 필요하고, 빨간색은 여정 마커를 움직일 때에 쓰고,
하얀색은 기억 카드를 구입할 때 필요했던 것 같네요.
돈도 필요한데요.
작품 카드를 구입할 때에 요구되는 만큼 지불해서 점수를 얻는 데에 쓰고,
수입 트랙을 올리거나 공연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구성물은 아름답습니다.
원래는 카드를 플레이어 보드에 끼우도록 고안되었으나
슬리브가 씌워진 카드가 잘 안 들어가기도 하고,
점점 귀찮아져서 플레이어 보드에 안 끼우고 그냥 올려 놓게 되더라고요. (이러면 디자인을 잘못한 건데...;;;)
 

 
그리고 제가 플레이하면서 잘못 이해해서 말린 부분이 있었는데요.
궁정 타일에 특정 작품 종류를 모으라고 요구하는 게 있는데,
이건 판매된 작품은 세지 않는 거였습니다.
게다가 하나의 작품 카드는 하나의 궁정 타일에만 쓸 수 있어서
궁정 타일의 효율성이 무척 떨어졌습니다.
그럴 바에는 작품을 팔고 수입과 점수를 올리는 데에 쓰는 게 훨씬 더 낫거든요.
나중에 긱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다른 사람들도 이에 대한 불만들이 있더라고요. (하우스 룰을 적용해서 한다고 하고요.)
 
게임 디자이너가 만들어 놓은 함정에 걸려서 손해를 보니까
게임에 대한 인상이 확 나빠졌습니다. ㅠㅠ
아름다운 교향곡을 듣는데, 막판에 연주하다가 삑사리를 내서 흥이 확 깨진 느낌.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제홍:
skeil:
 
 
 
 
3.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Grand Austria Hotel
 
긱정보 (2023년 7월 26일 기준)
평점 7.9 | 투표수 18,838 | 웨이트 3.22
 
 
그 다음은 제홍 님이 가져오신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입니다.
저도 예전에 가지고 있었는데, 해 보고 팔았습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호텔에 온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을 서빙해서 그 손님들을 투숙시킵니다.
손님 카드마다 색깔이 있어서 색깔에 맞는 방에만 투숙할 수 있죠.
손님이 투숙할 때에 고유의 능력을 격발하고,
버건디의 성에서 사유지를 채울 때처럼, 한 그룹이 완성될 때에도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오스트리아 황제가 게임 중 3번 찾아 오는데요.
황제가 검사하는 부문을 잘 해 놓으면 보너스가, 그렇지 않으면 페널티가 있습니다.
 
제홍 님이 사기성 직원 카드가 있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그런 건 사용되지 않았고요.
어찌어찌 하니까 직원과 손님이 잘 맞아 떨어져서 꼬이지 않고 잘 풀렸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나서 에테르 님이 피로를 호소하셨는데,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오셨다고요. 그러면 그오호에서 주무시면 되는데...
 

 
 
게임에 대한 호불호
에테르:
제홍:
skeil:
 
 
 
 
4. 티펜탈의 선술집 The Taverns of Tiefenthal
 
긱정보 (2023년 7월 26일 기준)
평점 7.6 | 투표수 12,434 | 웨이트 2.68
 
 
에테르 님이 먼저 가시고 남은 둘이서 또 덱 빌딩 게임을 했습니다.
제목은 들어 본 티펜탈의 선술집이었는데요.
게임은 모듈식이어서 가장 쉬운 것만 고르셨던 것 같네요.
 
플레이어 보드에 직소 퍼즐처럼 타일을 끼우고 시작했습니다.
술집에 라운드 테이블이 셋뿐이어서 손님 셋을 공개할 때까지 자신의 덱에서 카드를 계속 공개합니다.
플레이어의 덱에는 단골 손님 7장과 직원 3장이 있죠.
하필 이 단골 손님들이 노인들이라 본의 아니게 돈 안 되는 손님들을 쫓아내야 하는... ㅠ노인공격...
 
그래서 카드를 구입하면서 단골 손님을 추방하거나, 손님을 더 앉힐 라운드 테이블 카드를 더 넣거나
손님 카드의 비율을 낮추도록 직원 카드를 더 넣거나 하는 식으로 덱 빌딩을 해야 합니다.
 
저는 첫 플레이이고 제홍 님도 잘 모르신다고 하셔서 이렇게 저렇게 했는데,
몇 라운드 지나니까 제가 오프닝을 잘못 했다는 걸 깨닫게 되어서 재미가 식어 버렸습니다...;;
도미니언을 오래 해 와서 덱 빌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해하니까
게임이 얼마나 망했는지 보이더라고요. ㅠㅠ
직원을 구입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생산하려면 더 좋은 손님을 구입하야 하고,
그런 손님을 구입하려면 맥주가 필요해서 초기에 맥주 생산량을 높였어야 했는데...
 
카드를 정확한 개수만큼 드로우해서 쓰는 게 아니고,
마련된 라운드 테이블에 손님들 다 앉힐 때까지여서 운빨이 장난 아닙니다. ㅠㅠ
게다가 마켓이 흘러가는 방식이어서 고정적인 마켓을 좋아하는 저한테는 힘들었습니다.
제가 이 게임에 대해 기대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네요.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skei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