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ㅂ 러버
 
 

 
제가 고대사를 좋아해서 그런지 문명 (Civilization) 게임도 좋아합니다. (문명은 영어로 시벌러제이션...)
문명 테마의 보드게임을 얘기하려고 하면 어떤 분들은
"쓰루가 최고지~"
라고 하실 텐데요. (네, 그렇다고 하고요.)
크고 작은, 길고 짧은 문명 게임들이 많이 있겠습니다만
저는 각 세력의 특징이 살아 있는 비대칭 게임을 더 좋아합니다.
쓰루 디 에이지스에는 그게 없죠.
세계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비대칭 문명 게임에 애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로마는 이래야 하고, 페르시아는 또 이래야 하고...
 
제 집에 문명 게임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오랫 동안 같이 할 사람이 있어야... ㅠㅠ
 
 
 
 
1.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Tigris & Euphrates
 
긱정보 (2023년 8월 9일 기준)
평점 7.7 | 투표수 28,002 | 웨이트 3.50
 
 
극적으로 3인이 되어서 에테르 님이 하고 싶어하시는 게임들 위주로 들고 갔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고전 게임인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로 골랐습니다.
보드게임긱에서 명예의 전당 (전체 1위를 했던 게임들)에 당당히 오른 게임이죠.
 
현재 이라크에 위치한 '메소포타미아'라 불리는 비옥한 지역이 배경인데요.
농사에 필요한 물이 공급되는 곳이어서 여러 세력이 노렸던 곳이죠.
남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일강에 위치한 이집트가 있는데,
이 두 곳이 여러 가지로 비교됩니다.
나일강은 규칙적으로 범한한 데에 반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은 불규칙적으로 범람했습니다.
그리고 이집트는 바다와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침입을 덜 받았으나
사방이 뻥 뚫려 있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침입이 빈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가 각 종교에도 반영이 되어서
이집트는 내세지향적, 메소포타미아는 현세지향적이었다고 하죠.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아무튼 이 게임에서, 각 플레이어는 메소포타미아의 한 왕조를 맡아서
맵에서 문명을 발전시키고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면서 점수를 얻습니다.
게임 디자이너가 크니치아 박사님인데요.
이 게임은 크 박사님의 타일 놓기 삼부작 중 하나이고,
승자를 가리는 방식도 크 박사님의 다른 타일 놓기 게임인 사무라이와 유사합니다.
여러 부문 중에서 최저점이 나의 최종 점수가 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르게 많이 먹어야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턴에는 4가지 행동 중에 원하는 조합으로 둘을 합니다.
지도자 마커를 배치하거나, 문명 타일을 놓거나,
재앙 타일을 놓거나, 타일을 버리고 보충하는 거요.
 
지도자 마커를 보면 색깔도 있고 아이콘도 있어서 헷갈릴 수 있는데,
아이콘이 내 거면 내 지도자입니다. ㅋ
색깔은 그 지도자가 어느 담당인지를 가리키는 거고요.
이 색깔 때문에 아주 얇게 테마성을 띱니다.
불을 연상시키는 빨간색이 종교, 강물 색깔인 파란색이 농업,
검은색은 왕, 초록색은 상업입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뭐든지 종교를 끼고 하기 때문에
지도자 마커들은 반드시 종교 (빨간색) 타일에 인접해야 합니다. ㅎ
강 칸에는 반드시 농장 (파란색) 타일만 놓일 수 있고,
상업 지도자는 행동이 끝날 때마다 조건을 충족하는 보물을 가져가고,
왕인 검은색 지도자는 타일을 놓고 점수를 얻을 때에
적격한 지도자가 없으면 대리자로서 그 점수를 가져가죠.
 
이 게임은 충돌과 기념물이 주입니다.
한 왕국에는 같은 지도자가 둘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해당 지도자까리 싸우는 내부 충돌이 일어납니다.
내부 충돌은 인접한 종교 타일로 기본 영향력을 얻고,
가림판 뒤에서 갑자기 공개해서 버리는 종교 타일로 영향력을 부스팅합니다.
진 쪽이 쫓겨나고, 비기면 방어자가 이깁니다. ㅋ
 
두 왕국이 하나로 합쳐지면 외부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합쳐지려는 두 왕국에 같은 색깔의 지도자가 둘이 있으면
해당 지도자들이 자신의 왕국의 같은 색깔의 타일로 기본 영향력을 계산하고,
가림판 뒤에서 해당 색깔의 타일을 공개해서 버리면서 마찬가지로 영향력을 부스팅합니다.
진 쪽은 지도자뿐만 아니라 지지했던 타일들도 같이 뜯겨져 나갑니다. ㅎㄷㄷ
 
남의 싸움은 재미있지만 그게 나라면...
 

 
이 게임에는 2 x 2 형태로 같은 색깔의 타일이 놓이면 기념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념물을 가진 왕국에 있는 각 지도자는 조건을 충족하면
자신의 턴의 종료 시에 승점을 계속 빨아 먹을 수가 있죠.
 
제가 처음으로 기념물을 만들자
래퍼드 님의 공격적인 왕국 합병으로 제 지도자들이 숙청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ㅠ)
3인 게임이다 보니 뭔가 삼국지가 되어서
싸움이 일어나면 싸우지 않은 제3자가 가만히 앉아서 이득을 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에테르 스케일 래퍼드
빨간색 13 13 13
초록색 12 + 1 5 + 4 17
파란색 18 9 6 + 3
검정색 14 8 12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에테르:
skeil:
 
 
 
 
2. 던전 페츠 Dungeon Petz
 
긱정보 (2023년 8월 9일 기준)
평점 7.4 | 투표수 14,493 | 웨이트 3.62
 
 
다음 게임으로 제가 가져간 던전 페츠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 게임은 쓰루 디 에이지스와 코드네임즈의 작가인 크바틸 아저씨의 작품인데요.
던전 로드s와 던전 페츠는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용사들에게 파괴당한 던전의 임프들이 밥벌이 걱정하다가 낸 아이디어가
던전에 놓았던 괴물들을 키워서 파는 사업이었거든요!
 
이 게임은 일꾼 놓기가 기본인데요.
임프들을 여러 그룹으로 쪼개서 액션 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덩치가 큰 그룹이 먼저 일을 하기 때문에
임프들을 잘게 나누면 액션 수는 많아지지만 턴 순서가 나중으로 밀리고,
크게 뭉치면 액션 수는 줄지만 턴 순서가 앞으로 오게 됩니다. (기가 막히죠. ㅎ)
여기에서 꼼수를 쓸 수가 있는데,
그룹의 덩치를 크게 하기 위해서 돈을 섞으면 됩니다!
 
임프들은 시장에 가서 괴물이나 우리, 먹이 등을 사와서
자신의 집에 배치를 하는데요.
이 괴물들은 식성이나 성향이 있어서 그에 맞는 욕구를 가집니다.
어떤 놈은 밥만 졸라 쳐 먹고, 어떤 놈은 똥만 계속 싸고,
어떤 건 포악해서 우리 밖으로 탈출하려고 하고, 어떤 건 놀아달라고 떼를 씁니다. ㅠㅠ
 
그래서 던전 페츠를 하다 보면 이분들 생각이 간절합니다.
 

 
괴물들을 잘 키워서 팔아야 점수가 나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괴물 품평회에서 어떻게 해야 점수를 잘 받을지,
손님은 어떤 괴물을 좋아하는지를 미리 잘 봐 두어야 점수가 잘 납니다.
 
처음 하시는 두 분과 같이 해서 그랬는지 제 점수가 엄청 잘 나와서... (죄송)
 

맨 왼쪽 아이는 굼벵이처럼 생겼으니까 이름은 '굼쪽이'...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에테르:
skeil:
 
 
 
 
3. 네이션스 Nations
 
긱정보 (2023년 8월 9일 기준)
평점 7.6 | 투표수 12,082 | 웨이트 3.55
 
 
이날에 제가 가방 한가득 게임을 가져갔는데,
가장 부피와 무게가 컸던 녀석이 네이션스였습니다.
3인이어서 진행 속도가 빨랐는지 이 게임을 할 시간이 되더라고요. ㅎㅎ
 
위에서 쓰루 디 에이지스 얘기를 했습니다만
쓰루에 없는 비대칭성이 네이션스에는 있습니다.
그리고 진행 방식이 스플렌더나 상트 페테르부르크 정도로 간단해서
오래 걸리는 문명 게임치고는 네이션스가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크게 세 페이즈인데요.
가운데 페이즈가 행동을 하는 메인 페이즈이고,
앞 페이즈는 준비, 뒤 페이즈는 정산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행동 페이즈의 자신에 턴에는
카드를 구입하거나, 자신의 건물에 일꾼을 놓거나,
건설 중인 기념물에 건축가를 사와서 놓거나, 패스하는 것 중에
반드시 하나를 해야 하고,
한 번 패스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패스할 때까지 턴이 오지 않습니다.
 
네이션스도 문명 게임답게 군사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식민지를 구입하거나, 전쟁으로 다른 문명들을 뚜까 팰 때에 유용하죠.
군사력만큼 중요한 척도가 '안정도'인데요.
전쟁에서 지불해야 하는 자원을 덜 내게 해 주고,
안정도가 마이너스로 내려가면 생산 시에 페널티가 있습니다.
 
비대칭 게임이어서 설명이 끝나고 다른 분들에게 문명을 고를 기회를 드렸으나
턴 순서를 가위바위보로 정하자고 하셔서
막 턴인 제가 먼저 로마를 골랐습니다. (당당)
 
로마는 기본 군사력을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초중반에 매우 강력합니다.
이걸로 식민지들 먹고, 턴 순서에서 앞쪽을 차지하면서
카드를 구입할 때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심심하면 전쟁 카드를 구입해서 선전포고하여 두 분을 괴롭히고...
 
제3시대 즈음부터 그동안 두들겨 맞던 에테르 님이 군사력을 올리셨습니다.
저는 이미 먹을 거 다 챙겨 먹어서 점수 올릴 궁리를 하고 있었거든요. ㅎ
일꾼들을 계속 늘리면서 생산력 올리고 그 일꾼들로 건물 점수까지 먹어서 든든했습니다.
 
제4시대는 못할 줄 알았는데 두 분이 늦게까지 시간이 된다고 하셔서 끝까지 했네요. ㅎ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래퍼드
그리스
에테르
페르시아
스케일
로마
승점 토큰 8 3 6
식민지 1 4 3
불가사의 1 5 6
건물 6 13 17
나머지 6 9 14
총점 22 34 46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에테르:
skeil: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