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하이머
 
지난 광복절에 맞춰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습니다.
미국에서는 7월에 이미 개봉했다고 하죠.
제가 평소에 과학 유튜브 영상을 즐겨 보다 보니 보고 들은 짬이 있어서
'한 과학자의 전기영화가 나오는구나...'
로 생각했습니다만 우리나라에 놀란 감독 팬들이 꽤 많아서 왠지 꼭 봐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미국의 이야기입니다만) 이게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결정타에 대한 것이다 보니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하게 된 것과도 연결되어서 안 보면 매국이 되는 것 같은 압박감도 있더라고요.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에 독일에서 우라늄이 중성자와 충돌하면 중성자 2-3개와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걸 알아냅니다.
이건 과학자가 아니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일인데,
과학자들은 이걸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는 폭탄을 떠올리게 되죠.
전세계의 대다수의 과학자들이 미국의 지원 하에 그 폭탄을 만들게 되는데,
그게 그 유명한 "맨해튼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이 핵무기를 써 보기 전에 나치 독일이 항복해 버려 전쟁에서 태평양 전선만 남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그 시점엔 동맹국이지만 전후에 자신들의 경쟁자가 될) 소련이 개입하기 전에 일본의 항복을 받아 내려고 했으나
일본이 거부하면서 시간을 끌자 우라늄 핵무기 한 발과 플루토늄 핵무기 한 발을 일본에 떨어뜨리고 종전시키죠.
 
오펜하이머는 핵무기들을 떨어뜨릴 도시와 폭발시킬 높이까지 상세하게 지정해 줬다고 합니다.
미국 시민으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이 전쟁이 빨리 끝나고, 앞으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자신이 참여해서 만든 이 무기의 위력을 전세계에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는 중성자와 충돌한 우라늄의 연쇄 반응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는 알았지만
그게 냉전시대를 가져오고 자기 자신도 냉전시대의 희생자가 될지는 몰랐을 겁니다.
 
그리고 약 80년이 지난 8월에 일본이 그동안 모아 놓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핵무기를 맞은 일본이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한 거죠.
일본 정부에서는 처리 과정을 거쳤으니 오염수라 부르지 말라고 하는데 (그러면 너네가 걸러서 먹지 그러냐...),
이게 후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고 (이 방법이 가장 싸니까)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보인 것 같습니다.
 
 
 
 
1. 스플렌더 듀얼 Splendor Duel
 
긱정보 (2023년 9월 6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5,924 | 웨이트 1.98
 
 
수원에서 제홍 님이 게임을 여러 가지 들고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신작이나 저한테 없는 게임들을 가져오시는 편이어서
제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깁니다. ㅎ
 
2시간 정도 2인플을 해야 했는데요.
커뮤니티에서 2인 게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스플렌더 듀얼을 먼저 해 보기로 했습니다.
 
7 원더스와 7 원더스 듀얼의 관계처럼, 스플렌더 듀얼은 스플렌더와 관련이 있습니다.
스플렌더는 한 사람이 만들었는데, 듀얼 버전은 브루노 카탈라 아저씨와 협업한 거죠.
카탈라 아저씨는 7원더스 듀얼의 공디자이너이기도 했거든요. (숟가락을 잘 얻는...)
 
스플렌더 듀얼은 일러스트레이션이 왠지 모르게 우리나라 웹툰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좀 불호여서 선입견이 안 좋았는데 말이죠.
 
듀얼에서도 플레이어들이 보석 칩들을 가져가는데,
보드에 깔란 것들 중에서 가로나 세로, 대각선으로 이어진 것들을 가져가는 게 무척 참신했습니다.
2차원으로 구현한 아이디어가 대단하네요.
그리고 연보라색 진주가 새로 추가되어서 카드 밸런스를 조정해 준 것 같고요.
특정 상황에서 상대 플레이어에게 두루마리 마커를 주는 것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호~
 
제홍 님이 점수차이가 얼마 안 나게 끝난다고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점수차가 좀 나게 승리했습니다. (뒷걸음질하다가 쥐 잡은 느낌이...)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skeil:
 
 
 
 
2. 7 원더스 듀얼 + 7 원더스 듀얼: 만신전 + 7 원더스 듀얼: 아고라 7 Wonders Duel + 7 Wonders Duel: Pantheon + 7 Wonders Duel: Agora
 
긱정보 (2023년 9월 6일 기준)
평점 8.1 | 투표수 87,135 | 웨이트 2.23
평점 8.0 | 투표수 13,276 | 웨이트 2.33
평점 8.1 | 투표수 3,700 | 웨이트 2.91
 
 
다음으로, 7 원더스 듀얼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카톡방에서 아고라 확장을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제홍 님은 확장을 하면 무조건 풀 확이라는 주의셨던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고라를 해 보긴 했으나 몇 번뿐이어서 아직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이 없는데,
판테온까지 넣으면 이게 얼마나 크게 확장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과학 건물에서 밀려서 군사력으로 밀었습니다만
나중에 군사력 균형이 맞춰줘서 결국 점수계산까지 갔습니다.
 
기념물 점수와 과학 건물 점수에서 밀려서 25점차로 대패를 하고 말았네요. ㅠ
초반에 의회를 신경쓰지 못 해서 제홍 님이 혜택을 좀 더 가져가셨던 것 같고요.
검은색 공모 카드를 아무도 쓰지 않아 확장을 완전하게 쓰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아고라 확장을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더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skeil:
 
 
 
 
3. 미지의 행성 Planet Unknown
 
긱정보 (2023년 9월 6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4,892 | 웨이트 2.21
 
 
7 원더스 듀얼이 끝날 무렵에 호사광인 님이 일을 마치고 오셨습니다.
이날 처음 오셨는데, 게임을 몇 개 가져 오셨거든요.
그래서 가져오신 게임들 중에서 미지의 행성을 먼저 해 봤습니다.
 
게임은 부피가 엄청 컸습니다.
행성 타일과 플레이어 트랙이 굉장히 많이 있었죠.
처음 해 보는 거여서 행성만 다르게 하고, 트랙은 모두 같은 걸 골랐습니다.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타일을 가져와서 자신의 행성에 배치하고
로버를 이동시켜서 이것저것 수집하는 방식인데요.
맵이 원형이어서 가운데는 칸 수가 많고, 가장자리는 적습니다.
타일로 가득 채운 행이나 열은 게임 종료 시에 점수를 얻는데,
당연히 칸이 많은 줄은 점수가 더 높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가져가는 타일은 고급 중극음식점의 돌아가는 원형 테이블 ("레이지 수잔"이라고 한다네요)처럼 생긴 것에서 가져오는데요.
시작 플레이어가 그걸 자신이 원하는 쪽이 자신을 향하도록 돌리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을 향한 것들 가져가야 하는 식입니다.
로버를 이동시키면서 점수를 주는 캡슐 같은 걸 회수하고,
맵에 남아 있으면 줄의 점수를 못 받게 하는 운석도 회수하고요.
트랙을 올리면서 점수나 카드, 능력 등을 얻습니다.
 
제 인상은 음... 전략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간단해서
가족 게임으로 하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자녀들과 하기에는 좋을 듯합니다.)
한국어판은 딜럭스 판본을 가져와서 컴포넌트가 화려한데요.
전략 게이머라면 가성비가 아쉽다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테라포밍 마스 생각이...)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호사광인:
skeil:
 
 
 
 
4. 행성 X를 찾아서 The Search for Planet X
 
긱정보 (2023년 9월 6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9,977 | 웨이트 2.37
 
 
이어서 행성 X를 찾아서를 했는데요.
저는 미지의 행성과 행성 X를 찾아서가 같은 게임인 줄 알았거든요.
미지의 행성 X를 찾아서? (자연스러운데...)
 
이 게임은 클루처럼 숫자 야구 방식의 추론 게임인데요.
천체물리학 테마를 잘 씌웠더라고요.
행성 X가 있는 섹터를 찾고, 그 섹터와 인접한 양쪽 섹터의 내용까지 추론해서 맞춰야 합니다.
게임 보드는 관측가능한 섹터들이 계속 바뀌고,
플레이어는 앱의 도움을 받아서 관측하거나 연구 행동 등을 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논물을 제출해서 점수를 얻을 기회를 얻습니다.
 
전체적으로, 알케미스츠 (한국어판 제목은 연금술 아카데미)를 아주 간략하게 줄인 느낌이었는데요.
클루는 너무 옛날 게임이어서 최근에 입문하시는 분들은 클루 대신에 이 게임을 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추론 게임들 선호하지 않아서 평가가 박한 거지 게임 자체의 만듦새는 좋습니다.
 
제가 추론 게임을 하면 (정답을 맞출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잔뜩 움츠려 드는데요.
이날은 게임의 규칙을 잘못 이해해서 한 섹터에 답이 여러 개 있는 걸로 알고 플레이를 한 겁니다. ㅠ
답이 중첩되어 있으면 양자역학인데... ㅋㅋ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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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빅 보스 Big Boss
 
긱정보 (2023년 9월 6일 기준)
평점 7.2 | 투표수 487 | 웨이트 2.39
 
 
그 다음에 드디어 제가 가져간 게임을 했습니다.
11마존에서 가격이 저렴해서 구입했는데, 제가 산 이후에 가격이 더 내려가서... ㅠ (역시 주식은... ㅋㅋ)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볼프강 크라머 할아버지인데요.
이분이 보드게임 역사에서 상복도 많지만 대단한 일을 많이 하신 분입니다.
(탑 시크릿 스파이즈로) 게임 보드에 점수 트랙을 넣는 것도 처음으로 했고,
(피렌체의 제후로) 플레이어들의 개인 보드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지금에서 보면 옛날부터 당연히 있었던 것 같지만
보드게임이 이런 분들의 아이디어로 발전을 해 온 거거든요.
 
빅 보스는 크라머 할아버지가 어콰이어를 자기 식으로 구현한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마치, 케일러스를 우베 아저씨가 자기 식으로 해석해서 아그리콜라를 내 놓은 것처럼요.
 
어콰이어는 플레이어들이 타일을 꽂아서 기업을 설립하고 합병하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합병이 일어나면 합병되는 회사의 주식을 처분하죠.
빅 보스도 이점은 같습니다.
차이점은 플레이어들은 타일이 아니라 카드로 진행하고,
건물 타일을 놓는 보드는 2차원이 아니고 1차원적입니다.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할 카드는 시작 시에 10장 주어지지만
카드를 보충하려면 자신의 턴을 써서 카드를 풀이나 덱에서 가져와야 합니다.
 
회사의 주가에 대해, 어콰이어에서는 일정 구간이 있어서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주가도 올랐는데요.
빅 보스에서는 이번 턴에 놓은 건물 타일의 층의 레벨만큼 뜁니다.
1층으로 확장하면 주가가 1밖에 오르지 않지만 5층 높이에 놓아서 확장하면 5가 오르는 겁니다.
설립을 했든 확장을 했든 그 회사의 현재 주가만큼 돈을 받습니다.
 
카드는 크게 산업 카드와 레벨 카드로 나뉘는데요.
산업 카드는 특정 숫자 칸에 건물 타일을 놓으며, 이 카드로 회사 설립이나 확장을 할 수 있습니다.
레벨 카드는 아무 숫자 칸에나 건물 타일을 놓을 수 있지만
1층 레벨에는 못 놓고 오직 확장만 가능합니다. (오리지널 규칙으로 하면 그 레벨 카드의 숫자에 맞는 레벨에만 놓아야 한다고 하네요.)
 
어콰이어와 다른 점이 또 있는데요.
합병된 기업은 게임에서 영구적으로 제거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합병될 때에 주식을 일부러 남기지 않고 전부 현금화합니다.
 
세 명 다 처음 하는 거여서 전략적으로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ㅎ
몇 번 더 (특히 빡빡한 오리지널 규칙으로)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호사광인:
skeil:
 
 
 
 
6. 왕국의 수도 프라하 Praga Caput Regni
 
긱정보 (2023년 9월 6일 기준)
평점 8.0 | 투표수 7,737 | 웨이트 3.75
 
 
마지막으로, 제홍 님이 하자고 하신 프라하였습니다.
(저는 이거 말고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하면서 이날 이과 게임 세 개를 달성하고 싶었지만...)
 
라스트 윌, 언더워터 시티즈를 만든 체코의 작가 아저씨 게임인데요.
체코 수도 프라하에 대한 게임을 냈을 줄이야. ㅎㅎ
 
게임은 뭔가 미니 게임 천국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나의 게임 안에 여러 퍼즐 게임들이 있는데 서로 얽혀 있는 느낌이랄까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얽힌 게 많아서 결국에는 다 해야 할 것 같은...
 
게임 보드 한쪽에서 액션 타일들을 놓인 휠이 도는데요.
아크 노바에서처럼, 선택한 액션 타일을 첫 번째 칸으로 보내는 식입니다.
근데 그게 공용이어서 같이 쓰는 거죠.
 
제가 저녁 때가 되니까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서 무척 힘들게 했습니다.
해야 할 게 굉장히 많고, 타일 안에 자잘한 아이콘들이 박혀 있어서 눈에 잘 안 들어 오더라고요.
게임의 만듦새가 나쁜 건 아니고 제가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만한 컨디션이 아니었던 거예요.
3차원으로 만든 트랙이 있어서 이동하거나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건 신기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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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il:
 
 
 
 
돌아오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