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모임 후기/2023년2023. 12. 20. 07:00
예습하는 자세
 
혹시 여러분의 모임에는 예습을 해 오는 멤버가 있습니까?
 
보드게임 모임에서 예습을 하려면
플레이할 게임이 미리 선정되어야 할 겁니다.
그때 그때 멤버들 상황이나 기호에 맞춰서 게임을 고른다면
예습이 무의미할 겁니다.
 
보드게임 모임에서 예습은 의무가 아닙니다.
미리 공부해 오지 않는다고 해서 페널티를 주는 것도 아니고
만약에 그런 페널티를 준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런 모임에 안 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게임을 설명하거나 알려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예습해 오는 사람의 태도는 굉장히 좋아 보입니다. (학창시절에 선생님들이 그러셨겠죠.)
예습을 하면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설명도 더 잘 들립니다.
틀린 규칙을 익혀 오지 않았다면 게임 도중에 실수할 확률도 낮아지고요.
여러 모로 좋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출시되는 게임이 너무 많지만
다량의 리뷰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정보를 얻기도 쉬워졌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노력을 하면 예습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예습은 의무가 아닙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예습은 좋은 태도죠.
 
 
 
 
1. 7 원더스 듀얼 7 Wonders Duel
 
긱정보 (2023년 12월 20일 기준)
평점 8.1 | 투표수 89,663 | 웨이트 2.23
 
 
에테르 님이 오시기 전까지 레퍼드 님과 2인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선택한 건 7 원더스 듀얼이었죠.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제가 후턴이 되었습니다.
래퍼드 님이 첫 턴에 4원 주는 상업 건물을 지으셨고
저는 3원을 소비해야 지을 수 있는 상업 건물을 짓는 바람에
금고의 돈 차이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래퍼드 님이 1시대부터 군사 건물을 공격적으로 지으셔서
압박을 슬슬 받았는데요.
래퍼드 님이 대도서관을 건설해서 남은 진보 토큰 5개 중 3개를 뽑으셨습니다.
그 5개 중에 기념물에 추가 턴을 주는 "신학" 토큰이 분명히 남아 있었지만
안 뽑혀서 군사 건물 건설 시 충돌 마커를 1칸 더 전진시키는 "전략"을 대신 선택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군사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받기 시작했습니다.
 
3시대에서 밀리고 있는 군사력을 끌어 올리면서 방어를 했습니다만
제가 그걸 하는 사이에 래퍼드 님이 승점을 올리고 계셨습니다.
게다가 제가 공개하는 시대 카드에 민간 건물이 따박따박 나오면서
승점이 더 크게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10여 점 뒤쳐지고 패배하고 말았네요.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skeil:
 
 
 
 
2. 도미니언 (개정판) Dominion (Second Edition)
 
긱정보 (2023년 12월 20일 기준)
평점 7.8 | 투표수 9,250 | 웨이트 2.17
 
 
에테르 님이 오실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어떤 게임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래퍼드 님이 도미니언을 하자고 하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첫 번째 경기는 "첫 번째 게임" 세트로 해서 했습니다.
제가 도미니언 초보자와 할 때에 전투력을 측정하기 위해
이 세트를 선택하곤 하는데요.
래퍼드 님이 페스타에서 하오크를 하시고 난 후에 덱 빌딩 게임에 관심이 가서
예습을 좀 하고 오신 모양이더라고요.
 
래퍼드 님은 시작부터 빅 머니를 하셨고,
저는 개조로 덱을 고급화하면서 엔진을 만들고 있었죠.
래퍼드 님의 덱이 상당히 빨라서 속주를 구입하시고 격차가 벌어져서
저는 마음 속으로 견제를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민병대를 덱에 넣었을 때에 견제가 좀 늦었더라고요.
이미 격차가 커서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초보자와 할 때에 웬만하면 공격 카드를 안 쓰는데,
이제 래퍼드 님과 할 때에는 그 제약을 풀어야겠습니다. ㅎㅎ
 
 
 
제1차 관문 (?)을 통과한 래퍼드 님과 다음 왕국 카드 세트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예배당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는데요.
 
래퍼드 님이 아직까지는 예배당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핸드에서 동을 과감하게 폐기하지 않으시더라고요.
덱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가 최적화를 얼마나 빨리 끝내는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핸드에서 한두 장 덜 폐기하는 게 나중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액션을 올리는 수단이 없는 원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터미널 액션 카드를 어떤 걸로 할지 딱 정해야 하거든요.
래퍼드 님은 광산으로 돈을 고급화시키는 걸로 하셨고,
저는 노상강도로 상대 덱을 견제하면서 금을 얻는 걸로 했습니다.
이러면 노상강도 쪽이 더 유리하죠. ㅋ
 
실험실로 드로우를 쫙쫙 하고 시장 2장으로 추가 구입을 올리면서
구입 2회 이상, 돈 16원 이상이면
턴마다 속주를 2장씩 구입하면서 치고 나갈 수 있죠.
이렇게 해서 제가 역전승을 했습니다.
 
 
 
다음은 정원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예배당과 다르게, 덱을 두껍게 불리면서 이득을 챙겨야 하는데요.
 
래퍼드 님이 일찍 5원을 만드셔서 마녀를 추가하셨고,
저는 개조로 덱을 고급화하는 한 편 받은 저주를 해자로 바꾸는 식으로 했습니다.
 
래퍼드 님의 두꺼워진 덱에 마녀가 1장뿐이어서 마녀 공격이 잘 안 먹혔습니다.
그리고 제 덱에 해자가 몇 장 있으니까 적절히 잘 막아냈고요.
 
저는 중반부터 정원 러시를 할 생각으로 덱을 구성했습니다.
마을로 액션을 올리고 시장으로 구입을 올리고.
작업장으로 정원을 얻을 수 있도록요.
그리고 잘 쓰지 않는 공격 카드입니다만
관료로 은을 얻으면서 상대 핸드를 견제하는 것도 했습니다.
 
제 덱이 잘 굴러가서 한 턴에 정원을 2, 3장씩 가져오기도 했는데요.
정원 개수가 6:2로 갈렸고,
제가 남는 구입으로 동을 찍고, 작업장, 관료, 노상강도로 덱을 더 불렸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제 덱이 60장 조금 안 되었고, 래퍼드 님의 덱은 40장이 조금 안 되어서
이미 정원만으로도 승패가 갈려 버렸죠.
 

 
 
 
기본판에 있는 왕국 카드들을 거의 다 써서 마지막 한 게임을 더 하기로 했는데요.
기본판에 있는 삼대장인 예배당, 정원, 알현실 중
마지막 알현실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이게 알현실 하나만 쓸 때에는 어렵지 않은데,
알현실을 연속으로 붙여 쓸 때를 이해하는 게 어렵죠.
 
6원이 일찍 만들어져서 덱에 장인을 일찍 추가할 수 있었고요.
보초병으로 덱을 최적화하면서 엔진을 만들기 쉬워졌습니다.
축제와 도서관으로 콤보를 만들었는데,
여기에 알현실을 붙여서 어마어마한 엔진이 만들어졌죠.
 
그러다가 갑자기 감이 딱 와서 래퍼드 님께
"다음 턴에 끝날 것 같아요..."
라고 말씀 드렸거든요.
당시 상황이 알현실 더미가 다 떨어지고 축제 더미에 1장 남은 상태여서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죠.
 
하지만...
알현실의 힘을 입은 제 덱에 있는 모든 카드가 아래 사진에서처럼 플레이에 놓이면서
장인으로 마지막 축제를 얻고,
구입 8회 이상, 돈 16원 이상을 만들어서
사유지 더미를 바닥 내면서 끝내 버렸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skeil:
 
 
 
 
3.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 A Duel for Falling Cherry Blossoms
 
긱정보 (2023년 12월 20일 기준)
평점 8.2 | 투표수 81 | 웨이트 3.43
 
 
아직도 시간이 남아서 래퍼드 님이 후루요니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올해에 한 게임들을 통계내어 봤는데,
후로요니도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많이 했더라고요.
주변에 이 게임을 가진 사람이 래퍼드 님밖에 없어서
래퍼드 님과 둘만 있을 때에만 한두 게임씩 한 게 전부인데도요.
 
이날은 래퍼드 님께 추천 받은 여신 조합으로 덱을 만들었는데요.
래퍼드 님이 제가 감당하기 힘든 조합으로 덱을 만드셨더라고요.
플레이어를 얼리는 능력을 가진 여신이었는데요.
제 오라 칸을 다른 게 막고 있어서 그걸 녹이면서 하느라
다른 액션을 덜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뭘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맞아서 죽었습니다.
 
래퍼드 님이 복기를 해 주셨는데요.
오라를 채우면서 어는 걸 막아야 했다고 하셨는데,
래퍼드 님이 선턴이어서 먼저 제 오라를 얼리고 시작하셨고요.
제가 그걸 다 녹이니까 또 제 오라를 얼리셨고,
래퍼드 님의 다른 카드 때문에 제가 행동 제약을 받으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다가 지는 거면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날엔 손발이 묶인 채로 계속 맞기만 하는 것 같아서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상대를 얼리는 능력은 초보자와 할 때에 안 좋은 게 아닌가 싶네요.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skeil:
 
 
 
 
4. 케일러스 Caylus
 
긱정보 (2023년 12월 20일 기준)
평점 7.7 | 투표수 28,930 | 웨이트 3.80
 
 
후루요니를 하는 도중에 에테르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에테르 님도 후루요니를 가지고 계셨는데 처분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현재 마블 챔피언스 모임에도 참여하고 계셔서
LCG스러운 게임을 2개 이상 하기에 힘들다고요.
저도 마블 챔피언스 이외에 다른 LCG를 건드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게
그쪽에 신경을 쓸 시간과 돈의 여유가 없네요. ㅠ
 
아무튼 다음 게임으로 제가 여러 번 시도했던 케일러스를 골랐습니다.
제가 최신 게임보다 예전 게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요즈음 게임은 덱 빌딩이거나 일꾼 놓기 이거나 액션 포인트이거나 협력 플레이이거나 등등
이미 오랜 시간과 여러 디자이너의 노력으로 하나의 플래폼처럼 굳어져 버린 메카닉들이 섞여 있죠.
예전 게임들은 메카닉들이 덜 섞여 있어서 조금 더 직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칙의 양도 적어서 설명하는 사람도 덜 힘들고요.
 
케일러스는 일꾼 놓기 메카닉을 대표하는 작품인데요.
일꾼 놓기를 최초로 선보인 게임은 아닙니다.
일꾼 놓기 메카닉을 깔끔하게 정립해서
나중에 나온 일꾼 놓기 게임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길을 깨끗하게 닦아 놨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덱 빌딩 메카닉에서, 도미니언이 그랬던 것처럼요.
 
케일러스는 2005년에 출판되었는데요.
2019년에 나온 케일러스 1303과 비교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1303 버전은 개정판이 아니라 케일러스의 시스템으로 다른 게임을 만든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케일러스가 운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 빡겜인데,
굴다리 밑에서 하는 협잡 때문에 엄청 매운 게임이거든요.
1303 버전에서 이런 것들을 좀 쳐 내고,
요즈음 게임들처럼 비대칭 능력도 좀 주고 리플레이성도 좀 주고 했는데요.
제가 봤을 때에는 원래 케일러스에서 매운맛을 빼려다가 중요한 것을 제거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나저나 1303 호평하셨던 분들은 지금은 왜 안 하시는지.
 
전국노래자랑은 송해, 케일러스는 총애거든요.
케일러스는 총애를 꾸준하게 잘 먹으면서 기술 트랙을 잘 올려야 하는 게임이죠.
 
도중에 견제하느라 3데니얼이나 버리면서 자빠졌지만
제가 초반부터 돈 트랙을 잘 올려 놔서 경제력을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은 좋은 건물들을 잘 건설하셔서 승점을 잘 빨아 드셨죠.
 
후반에 에테르 님이 금을 차곡차곡 잘 모으셔서
명성 건물을 지으시면 점수를 엄청 얻으시겠다라고 예상했는데요.
에테르 님이 턴 순서가 뒤쪽이셨는데,
저와 래퍼드 님이 명성 건물을 먼저 건설하고 게임 종료가 격발되어서
에테르 님이 모으신 금덩어리들은 3점짜리가 되었습니다.
 
막 라운드에 제가 계산한 대로 총애를 다 얻으면서
기술 트랙의 효과로 석재 건물들을 건설하고 역전승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에테르:
skeil:
 
 
 
 
5. 아르낙의 잊힌 폐허들 Lost Ruins of Arnak
 
긱정보 (2023년 12월 20일 기준)
평점 8.1 | 투표수 39,747 | 웨이트 2.91
 
 
시간이 애매해서 한 게임만 더 하기로 했는데요.
제가 가져간 게임들 중에서 아르낙을 고르셨습니다.
 
이날은 레벨 2짜리 장소를 발견하지 않고 진행했더라고요.
에테르 님이 초반부터 물품과 유물 카드를 구입하면서 덱을 두껍게 만드셨는데요.
결과적으로 연구 트랙도 정말 잘 올리시고 카드 점수도 많이 모으셔서
낙승하셨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던 에테르 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최종 점수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래퍼드 스케일 에테르
연구 10 + 4 10 + 4 23 + 12
사원 - - 11 + 2
우상 12 13 12
수호자 15 20 -
카드 6 9 20
공포 - - -6
총점 47 56 74
 

 
 
게임에 대한 호불호
래퍼드:
에테르:
skei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