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보드게임들을 위한,
타일에놀 B.B.빅
 
 

 
 
안 vital한 Vital 아저씨의 게임
 
 

 
 
2주 전에 비딸 아저씨의 리스보아를 하고는 오랜만에 두통을 느꼈습니다.
"아, 내 뇌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싶었죠.
그런데 어쩌다 보니 비딸 게임을 또 하게 되었습니다.
매를 맞을 거면 몰아서 맞자...
뭐, 그런 거였는지도 모르겠네요. ㅎ
 
같이 게임을 할 쿠웨이트박 님을 기다리며,
물천사 님과 둘이서 도미니언 대전을 했습니다.
 
 
첫 경기에서 왕국 카드는 아래처럼 나왔습니다.
 
 
오프닝은 둘 다 은화와 Remake 재제작으로 했습니다.
다른 대안도 있지만 도미니언을 좀 해보신 분이라면 그 오프닝 카드 2장이 얼마나 좋은지 아실 겁니다.
은화로 구매력을 높이고 재제작으로 덱을 줄인다...
도미니언을 관통하는 "효율성"이 담긴 선택이죠.
 
중요한 건 두 번째 사이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였습니다.
저는 재제작을 한 장 더 넣어서 덱을 훨씬 더 빠르게 줄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Quarry 채석장을 넣어서 액션 카드를 저렴한 값에 구입하려고 했습니다.
 
제 덱에 재제작과 채석장이 2장씩 들어가자 덱이 고급화되었습니다.
평소였다면 구입하기 쉽지 않은 Prince 왕자도 은화 1장과 채석장 2장만으로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덱이 얇다는 것은 특정 카드들을 붙여서 사용해야 할 때에 훨씬 더 유용합니다.
이 게임에서 왕자에 붙여 쓸 카드가 몇 장 있었습니다.
Caravan Guard 대상 경비원이나 Harbinger 조짐은 캔트립 카드로서
턴의 시작 시에 +1 카드와 +1 액션을 받게 하니까 엔진을 굴릴 때에 좋죠.
Sea Hag 바다 노파는 원래는 좋은 공격 카드이지만
상대가 재제작으로 덱이 얇아진 상태라면 공격이 너무나 약해져서 비추입니다.
 
왕자는 비용이 4원 이하인 카드만 묶어서 한쪽에 둘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비용이 4원 이하"라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튼 물천사 님이 먼저 왕자에 조짐을 묶어서 보냈습니다.
그 다음에 제가 하려던 게 있었는데 어긋나서 어쩔 수 없이 저도 왕자와 조짐을 묶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하려던 것은 Bridge Troll 다리 트롤을 먼저 플레이하고
다음 턴에 다리 트롤이 놓여 있는 상태에서 왕자와 비용이 5원 이하인 액션 카드를 묶으려는 것이었죠.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다리 트롤을 플레이하면 그게 플레이 공간을 떠날 때까지 내 턴 동안에 모든 카드의 비용이 1 낮아집니다.
저는 이걸 두 번째 왕자 카드 때에 성공시켰는데요.
그때 왕자 카드와 묶을 카드를 잘못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왕자와 다리 트롤을 묶었는데 차라리 Patrol 순찰대를 놓았으면 훨씬 더 편하게 했을 것 같네요.
 
저는 왕자와 묶인 다리 트롤을 이용해서 다시 왕자와 다리 트롤을 묶는 걸 반복해서
메가 턴으로 끝내려고 했습니다만 제가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두 플레이어 모두 덱이 얇다는 것이었죠.
게임의 종료 시에 제가 왕자 6장을 묶어 놨는데 그 때문에 속주 구입이 늦어져서 패했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왕국 카드는 아래처럼 나왔습니다.
 

 
두 번째 게임은 저한테 매우 아쉬웠습니다.
 
Ratcatcher 쥐잡이와 Forge 단조장 때문에 덱 최적화가 가능한 구성이었습니다.
논-터미널과 캔트립 계열이 많아서 덱이 엄청 잘 돌아갈 뿐만 아니라 Peddler 행상을 매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물천사 님은 쥐잡이를 2장, 저는 1장을 넣고 덱을 운영했습니다.
덱이 얇아지면서 Forum 포럼과 행상, Chariot Race 전차 경주 등을 넣고 돌렸죠.
초반에 제가 의식하지 못 했는데요.
물천사 님이 랜드마크인 Arena 경기장을 1번 더 사용하셔서
승점 토큰으로, 4점:8점이 되었습니다.
4점 뒤쳐진 거죠.
 
저는 그 대신에 Artisan 장인과 단조장을 활용해서 Triumph 대성공 이벤트를 노렸습니다.
장인으로 카드를 1장 얻어오고 단조장으로 얻어온 카드와 손에 있는 카드를 합쳐서 속주로 바꾸고,
구입 단계 때에 대성공을 선택하면 그 턴에 얻은 카드가 3장이 되어서 3점을 더 얻게 되니까요.
게다가 제 전차 경주가 잘 터져서 승점 토큰 개수에서 10점 이상 역전한 상태였습니다.
 
중반부터 제가 잘 풀리자 물천사 님이 이 게임 졌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온라인 상이었다면 상대가 뭐라 하든 내 할 것만 했을 텐데
얼굴 맞대고 하는 거여서 마음이 안 쓰일 수가 없더라고요.
제 마지막 턴의 전턴에 단조장으로 행상을 갈아서 속주로 바꾸며 점수 차이를 벌리려다가
포럼을 쓰면서 단조장을 버려 버렸습니다.
제 머리 속에서는
"아니야, 지금 이기고 있는 거 아니야!"
라고 게이머 센스가 발동하고 있었으나 이걸 억누르며...
 

 
아무튼 턴을 넘겼는데 물천사 님이 끝내지 못 하고 저한테 한 턴이 더 왔습니다.
긴~~~~ 엔진을 굴리면서 단조장을 찾았는데
이전 턴에 덱을 남겨놓은 바람에 덱이 늦게 섞여서 단조장이 덱 아래 쪽에 있어서 뽑히지 않았습니다.
턴을 넘기면 질 것 같아서 공작령을 바닥 내서 끝냈습니다.
 
점수를 세어보니 동점...
게다가 제가 먼저 시작해서 한 턴을 더 했으니 패배... ㅠ
 
 
세 번째 경기에서 왕국 카드는 아래처럼 나왔습니다.
 

 
소신껏 하라는 두 번째 게임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로 세 번째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덱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이 이벤트 Plan 계획뿐이어서 이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Tournament 마창시합이 있으면 속주를 빨리 가야 해서
덱을 줄이고 금화를 빠르게 찍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첫 턴에 계획을 선택해서 마창시합에 폐기 토큰을 올렸고,
두 번째 턴에 마창시합을 구입할 때에 손에 있던 사유지 1장을 폐기했습니다.
 
이걸 몇 번 하니까 사유지가 모두 폐기되었고 손에서 6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금화를 찍고 다음 턴에 빠르게 속주.
 
덱이 한 번 섞였을 때에 왠지 다음 카드가 속주인 것 같아서 (속주가 손에 들어오면 안 되는 상황!)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마창시합으로 카드 드로우를 받았는데 하필 속주...;;;
이때 드로우를 안 받았으면 다음 턴에 100% 확률로 마창시합의 Prize 포상 카드를 얻을 수 있었는데
한순간의 욕심 때문에 늦어졌습니다.
 
아무튼 다음 턴에 마창시합으로 손에 있던 속주를 버려서 Trusted Steed 믿음직한 말을 얻었고,
그 다음 턴에 가장 강력한 포상 카드인 Followers 추종자들까지 얻어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제 덱에 Grand Market 대시장, Legionary 군단병까지 들어가서 엔진이 잘 돌았습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에 점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좀...
 
 
마지막 네 번째 경기에서 왕국 카드는 아래처럼 나왔습니다.
 

 
덱을 줄일 수 있는 Raze 철거를 선택했고,
5원일 때에 Tactician 전술가를 구입했습니다.
덱을 더 빠르게 줄이기 위해서 철거를 하나 더 구입했고,
랜드마크 Orchard 과수원을 의식해서 논-터미널 카드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Menagerie 동물원과 Merchant 무역상을 3장으로 맞춰 두었습니다.
 
그리고 Conquest 정복 이벤트를 일부러 몇 번 찍었습니다.
여차 하면 빅 머니로 전환해도 되고, 이걸로 받은 승점 토큰이 나중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였습니다.
 
덱이 얇고 돈이 풍부해서 돈이 되는 대로 속주를 구입했습니다.
 
제 마지막 턴에 또 동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다행히 후턴이어서 패배는 안 하지만)
승점 카운팅이 어느 정도 되어서 부담 없이 게임을 끝냈습니다.
 
정복 이벤트를 상대적으로 몇 번 더 했더니 그 차이로 승리했던 것 같네요.
 
 
 
 
더 갤러리스트 The Gallerist
 
 
쿠웨이트박 님이 오셔서 메인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또 비딸 아저씨 게임... ㅎㄷㄷ
 
2주 전에 강력한 예방주사를 맞아 두어서 (?) 두렵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못 해도 리스보아보다 난해하려고요.
그리고 저는 예전에 한 번 해본 어렴풋한 기억도 있었으니까요.
 
설명을 들었는데 리스보아에 비하면 너무나 직관적이었습니다 (?).
 
플레이어들 모두 작가를 발굴하고 그림 사고 파는 데에만 혈안이 되었습니다.
저~~~~쪽에 황정민 씨가 있을지도 모르는 국제시장이 있었으나
물천사 님만 딱 한 번 들어가셨거든요.
 

 
모두가 자신의 작가가 레전설 (?) 반열에 오르기를 바라며
SNS를 활용하여 따봉충들에게 언플을 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필수!
 
어느새 티켓이 다 떨어지고 나중에 금별을 찍은 작가들이 생겨서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점수계산을 하는데 다른 부문에는 점수가 거의 없고 작품과 미션 카드만...;;;
제가 50몇 점 나와서 1등을 했습니다... 응?
 
2시간이 걸려서 했으나 뭔가 성취감도 없고 게임이 이상한 것 같아서 한 번 더 하자고 했죠.
 

 
 
두 번째 게임에서는 반대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황정민 씨를 만나러 국제시장에 여러 개 넣어 보기로요.
 
미플이 많이 필요해서 초반에 미디어 센터로 가서 직원들을 다수 고용했습니다.
이들을 국제시장에 보내서 활동하게 하고 틈 나는 대로
홍대에 들러서 작가들을 만나고 작품을 구입했습니다.
 
티켓을 잘 땡겨와서 제 화랑에 손님들이 북적였습니다.
제가 작품 판매를 덜 해서 손님들이 떠나지를 않더군요. 이것은 손님과의 밀당
 
물천사 님 화랑은 판매가 빈번했으나 티켓을 잘 구해오셔서 손님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물천사 님은 분홍 미플이, 저는 갈색 미플이 더 많았다는 거였죠.
 
물천사 님은 영향력을 올리는 행동을 하셨고, 저는 돈을 올리는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영향력 올리는 게 후반까지 쓰임새가 훨씬 더 좋더라고요.
제가 한 돈만 땡기는 행동은 후반에 좋고요.
 
이번에는 미플이 다 떨어지고 금별 작가들이 나오면서 게임이 끝났습니다.
 
점수계산 하는데에 이전 게임과 달리, 할 게 많아서 좋았습니다.
제가 돈을 여러 번 쫙쫙 당겼음에도 불구하고 물천사 님의 점수가 40여 점 더 높았습니다.
작품 판매도 많이 하시고 전시도 많이 하셔서 돈의 흐름이 좋았고,
영향력이 높아서 킥-아웃 행동으로 추가 행동을 많이 하셔서 유리하셨던 것 같습니다.
 

 
 
결국, 미플들이 주는 부스팅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노틀 담에서 영향력 큐브가 쌓인 상태로 행동을 하면 훨씬 더 효율적인 행동이 가능한 것처럼요.
초반에 티켓을 가져와서 미플들을 확보하고 이것들이 모인 상태에서 행동을 해야 스노우 볼 효과가 일어날 테죠.
초반에 돈과 티켓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 작품 구입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작품이 판매된 후에 계약서 뒷면의 행동으로 미플들의 파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죠.
영향력 트랙에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돈으로서의 칸이 촘촘해집니다.
이건 영향력 1 = 돈 1이 되어서
영향력 아이콘 바로 윗칸까지 돈으로 쓰고,
킥-아웃 행동으로 영향력을 써야 할 때 1칸만 후진하고 아주 싼 비용으로 추가 행동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향력을 25 이상으로 올려놓는 게 좋아 보입니다.
 
 
더 갤러리스트를 두 번 연속으로 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게임 그만하고 집에 가서 쉬고 싶더라고요. ㅠ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머리 안 쓸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이날은 5번째 라운드까지 갔습니다.
돈이 많이 모이기 전에 후다닥 끝나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4라운드까지 3,000-4,000달러 차이로 이기고 있었으나
마지막 라운드 초반에 물천사 님한테 하이드아웃이 걸렸고 이걸 끝까지 풀지 못했습니다.
제 손에 유난히 와이어트 어프가 잘 안 들어왔고
하이드아웃을 풀려고 할 때마다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덱에 이상하게 보안관 카드가 많았습니다.
덱이 섞이자 (보안관 카드가 나올 확률이 훨씬 더 높아져서) 꿈도 희망도 없어져서 빨리 끝나길 바라고만 있었습니다.
 
물천사 님이 독점하실 분위기였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쿠웨이트박 님의 손에 모스트 원티드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걸로 물천사 님이 독점할 무법자 카드에 걸어달라고 말씀 드렸고
성공하셔서 그 무법자에 대한 두 분의 점수 차이가 4점으로 좁혀지면서 독점이 깨졌습니다.
 
저는 5,000달러만 벌면 이기는 게임이었으나 그 돈을 벌지 못 했고
쿠웨이트박 님이 더 많은 돈을 버셔서 승리하셨습니다.
 

죽더라도 저 혼자 안 죽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Ticket to Ride
 
 
또 시간이 많이 남아서 게임을 하나 더 하기로 했습니다. (이때 집에 갔었어야 했는데...)
쿠웨이트박 님이 아직 못 해보신 티켓 투 라이드를요.
 
스플렌더 급으로 쉬운 게임이어서 설명은 금방 끝났습니다.
 
쿠웨이트박 님이 초반부터 보이는 기관차를 가져가셨습니다.
비효율적이지만 확실한 카드를 확보하는 게 좋을 수도 있죠.
다른 플레이어들 손에 기관차가 그만큼 덜 가니까요.
 
쿠웨이트박 님이 가시는 뻔히 보이는 경로를 한 번씩 끊어 드리고,
제가 중반에 무슨 생각으로 추가 목적지 티켓을 뽑았는지 모르겠는데
뽑은 세 장 모두 안 좋았습니다.
이날 카드 운이 좀...
 
그나마 가능성 있는 걸 골랐는데 하필 빡센 3인 맵에서 북쪽을 거쳐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6칸짜리 2곳을 거쳐가야 하는데 손에 검은색 7장이 있어서
흰색 6장만 모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아까 전부터 쿠웨이트박 님이 계속 가져가고 계셨죠...
운이 나쁘게도 덱이 섞인 후에 쿠웨이트박 님이 흰색 카드를 사용하시더군요. ㅠ
카드가 어느 정도 모여서 이제 6칸짜리에 놔야겠다 했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에 물천사 님이 6칸짜리를 들어오시면서 제 미션이 날아갔습니다.
가장 큰 점수가 걸린 카드였는데 말이죠.
 

 
 
 
 
이 vital 하지 않은 게임들 같으니... ㅠ
 
 
 
 
그러면 타일에놀 B.B.빅 세션 #9에서 또 뵙겠습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
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2. 28. 07:00
내 트로피는 무엇?
 
 
아마 지난 주였을 겁니다.
지나가면서 힐끔 본 기사였는데요.
기사 제목이
"강남 스타일, 유튜브 1위 기록 깨지다"
이랬을 겁니다.
사실, 한 한국 가요의 뮤직비디오일 뿐인데 널리 널리 퍼져서
해외 스타들이 방한을 했을 때에 꼭 듣게 되는 질문에 포함될 정도가 되었죠.
그 유명한 "두 유 노우~" 시리즈를 있게 한 장본인.
 
강남 스타일로 세계 스타가 된 싸이 씨가 그 이후에 새 노래를 내놓았을 때에
미국 TV 쇼에서 질문을 들었는데요.
"강남 스타일은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였던 것 같습니다.
이에 싸이 씨는
"바라볼 때마다 행복한 트로피다."
이렇게 답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인생작을 내놓으면 그것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의식 안 하려 해도 주위에서 자꾸 언급하면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건 버건디의 성의 슈테판 펠트 씨, 푸에르토 리코의 안드레아스 세이파쓰 씨에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네요.
 
글 쓰는 낙으로 사는 저에게는 마이 리틀 도미니언 연재 (링크)가 트로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은 메모에서 출발해서, 일사천리로 매끄럽게 잘 써진 경우거든요.
가끔씩 다시 읽어보면서
"다음에 쓰는 걸 이것보다 더 잘 쓸 수 있을까?"
라고 자문하기도 합니다.
제가 넘어야 할 저의 산이죠. ㅎ
그때보다 실력이 조~금 더 향상되어서 후속 연재를 쓰려고 하는데 언집배 확장 작업이 덜 끝나서...;;;
 
아무튼 8월 초까지 언집배 확장 번역을 마치고 이어서 이노베이션 딜럭스판 번역을 할 것 같고요. (물건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번역이 끝나고 쉴 때에 새로운 트로피 (?)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ㅋ
 
 
여러분은 어떤 트로피를 가지고 계신지요?
 
 

 
 
1. 트루아 Troyes
 
 
요새 일찍 오시는 분이 없어서 저까지 강제로 오후 4시 이후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날 첫 게임은 물천사 님이 가져오신 트루아...
 
트루아... 하면 떠오르는 게
영화 신세계에서 황정민 씨가 했던
"드루와! 드루와!" (짤을 넣으려고 했으나 유혈이 낭자하는 장면이어서)
 
사실, 트루아는 제가 케일러스와 더불어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게임입니다.
케일러서는 10년 정도 지나면서 치유가 되었는데요...;;;
트루아는 첫 플레이에서 매우 힘들어서 박스 그림만 봐도 힘든 느낌이 있거든요.
트라우마인지... 합쳐서 트루우마
 
처음 해보시는 쿠웨이트박 님이 시작 플레이어, 그 다음이 저, 물천사 님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첫 라운드에 일꾼들이 밀려서 두 번째 라운드에 굴리는 주사위 개수도 줄었습니다.
주사위도 적고 돈도 없다 보니 먼저 패스할 수밖에 없더군요.
 
세 번째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뭔가 ... 찝찝한 겁니다.
"뭔가 이상한데?"
트루아 할 때에 주사위 개수가 적으면 돈이 어느 정도 쌓여서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를 충분히 구입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저한테 돈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패스하고 나가면 앞에 돈이 쌓였던 것 같은데...
"패스하고 나서 한 바퀴 돌 때마다 돈이 1데니얼씩 쌓이지 않았나요?"
"글쎄요. 그런 거 못 본 것 같은데요..."
혹시나 해서 룰북을 보니 제가 말했던 내용이 조그맣게 써 있더라고요;;;
바로 전 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패스한 제가 돈을 덜 받았던 것이죠.
어쩐지 주사위 살 돈이 없더라니...;;;
 
쿠웨이트박 님은 일꾼을 놓은 활동 카드 능력 때문인지 돈이 엄청 많으셨습니다.
끝날 때까지도 많으시더라고요.
저는 활동 카드에 일꾼 놓을 때 돈을 좀 써서 가난했고
어쩌다 보니 활동 카드에 있는 큐브를 쓸 타이밍도 잘 나오지 않아서 써먹질 못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 제가 시작 플레이어였고 돈도 어느 정도 모였겠다 뭔가를 해보려고 했으나
다른 분들이 저한테서 주사위를 구입해 가니 돈은 많은데 그 돈을 쓸데가 없었습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거의 30데니얼 이상 있었던 것 같네요.
 
쿠웨이트박 님은 인물 카드 조건 맞추시느라 돈을 무리해서 모으셨던 건데
가장 높은 점수 (6점)을 받으셨으니 성공하신 거고요.
저는 건물에 일꾼 놓는 거였는데 3점밖에 못 먹었습니다.
 
물천사 님은 카드 능력을 잘 사용하셔서 돈을 점수로 바꾸는 걸로 점수를 많이 모으셔서 1등을 하셨습니다.
 
돈이 말도 안 되게 많이 남아서 혹시나 해서 룰북을 다시 읽어봤는데
남은 돈으로 점수를 주지는 않더라고요.
 
이 게임, 나랑 안 맞는 건지...;;;
왜 이러는 걸까요??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쿠웨이트박.:
skeil:
 
 
 
 
2. 아르투스 Artus
 
 
7월의 알레아 퀘스트를 위해 아르투스를 가져갔습니다.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 테마인데,
한국인들에게는
"회식자리에서는 부장님 곁에 앉아야 예쁨 받는다"
라는 이상한 교훈을 주는 게임이죠...;;;
 
기사와 왕, 왕자가 원탁을 돌면서 점수를 뽑아 먹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이들을 움직이거나 특정 상황에 대해 점수계산을 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서 적시에 잘 써야 합니다.
티칼이나 토레스에서처럼 기본 규칙과 상급자 규칙이 있습니다.
아, 이 게임도 K&K (크라머와 키슬링) 콤비가 만들었습니다. ^^;;
 
상급자 룰로 했는데요.
상급자 버전만의 어마어마한 규칙.
"모든 카드를 다 쓰게 된다"
다른 카드는 괜찮은데 6장의 점수계산 카드가 빡셉니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감점 왕창 이런 것도 있거든요. ㅠㅠ
언젠가 똥을 밟긴 밟아야 하는데,
앞꿈치로만 살짝 밟으려다가 타이밍이 엇나면 똥 밟고 주르륵 자빠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저는 초반에 제 기사들의 점수의 총합 x -1점 (부호 바꾸기)가 제대로 먹혀서
43점 정도 획득하고 시작했습니다.
낙승인가 싶었는데, 쿠웨이트박 님도 점수를 야금야금 잘 따라오셨고
마지막 라운드에 저를 앞지르셨습니다.
망한 줄 알았는데 제가 묘수를 찾아내서 동점을 만들고 끝냈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쿠웨이트박.:
skeil:
 
 
 
 
3.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Tigris & Euphrates
 
 
두 분이 한자 토이토니카 확장보다 이걸 더 원하셔서 선택되었습니다.
전날에 룰을 좀 읽긴 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하는 거여서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읽어온 부분까지는 잘 했는데 가장 중요한 충돌 부분에서 막히더라고요. ㅠ
 
설명을 대강 끝내고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잘 모르니까 녹색 지도자를 신전에 대고 보물을 빨아먹었습니다.
그리고 타일을 열심히 깔면서 색깔 큐브를 모았고요.
전쟁 게임이어서, 저는 호전적으로 나갔습니다.
빨간 타일이 몇 개 모이면 바로 충돌!
싸움이 벌어지니 사람들이 타일 버리고 다시 받는 행동도 중요해짐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일이 빨리 줄어들더라고요.
 
보물이 2개 이하로 남아서 게임이 끝났는데 물천사 님이 승리하시고...
 
 
룰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서 한 번만 더 하기로 했습니다.
재앙 타일과 연합 타일을 어떻게 쓰는지를 알아내서 써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강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곳에 기념물 하나를 올리고
다른 분들이 기념물을 놓을 만한 곳에 재앙 타일을 놓으며 방해를 했습니다.
재앙 타일이 2개뿐이어서 일찍 쓰니까 쫄리더라고요... ㅠ
 
물천사 님은 단일민족 (?) 왕국을 건설해서 밀고 들어오셨습니다.
신전에 들러붙은 지도자들의 힘으로 내부 충돌에서 살아남고
외부 충돌에서 약한 왕국을 부수면서 강제로 통일시키셨습니다.
빨간 타일 (신전)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면서 국토에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이것도 물천사 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열심히 기념물 올려놨더니 물천사 님한테 조공 바친 꼴이 되었습니다. 흙흙
 
신전이 파괴되면서 지도자들이 놓일 공간 또한 많이 부족해져서 게임이 이상하게 흘러갔는데요.
룰북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니 지도자가 인접한 신전은 파괴되지 않는다고... ㅠ
 
다음에 다시 제대로 해봐요.
 
쿠웨이트박 님 말씀처럼, 이것도 여러 번 하면 한토토만큼 사랑받는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3-4명이서 하는 바둑 같은 느낌이네요. ^^ 목재 컴포 좋아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쿠웨이트박.:
skeil:
 
 
 
 
돌아오는 주말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 본 글에는 시즌 1의 11월, 12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날 B.B.빅을 시작하기 전에 에피아. 님과 물천사 님까지 셋이서 11월 1차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에 11월 2차부터 이어서 했습니다.
 
캐릭터는 전날과 동일하게 면역학자 (스티븐 C. 걸)을 넣었습니다.
3연속 패배를 했기 때문에 이벤트 카드를 8장이나 넣을 수 있었습니다! ㅋ
 
1차 때에 질병 큐브를 제거하는 동안에 덱이 다 떨어져서 끝났기 때문에 도시들이 크게 붕괴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접종을 많이 해놓고 끝내서 투명화 인간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11월에 해야 할 3개의 목표 중 접종과 군사시설 파괴는 쉬웠습니다.
면역학자와 위생병이 있어서 질병 큐브와 투명화 인간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질병 치료제를 만들 카드가 잘 모이지 않아서 시간이 꽤 걸렸는데요.
 
턴을 계산해 보니 물천사 님의 턴이 다시 오면 마지막 빨간색 질병 (A-Zae)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데,
덱이 다 떨어져 가서 그 턴이 오지 않았습니다.
묘수풀이 모드 발동...
남은 7장 중에서 물천사 님이 2장, 에피아. 님이 2장 받으면 3장이 남고...
7장 중에 감염이 하나 있긴 한데, 저 턴 전에 터지면 망하는 거였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안 터질 거라 가정하고... ㅋㅋ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받으시는 카드 4장 중에 긴급 수송이 뜨면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카드운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물천사 님이 받은 카드는...?
아, 이벤트도 아니었고 감염도 아니었습니다... ㅠ
그렇다면 에피아. 님이 받은 카드는...?
아? 아! 긴급 수송~~~~!!
 
그리하여 제 턴에 제가 에피아. 님에게서 빨간 도시 카드를 1장 받고,
긴급 수송으로 물천사 님을 옮겨서 빨간 카드를 1장 더 받아서
세 번째 빨간색 치료제까지 개발해서 11월을 클리어했습니다!
 

 
 
 
 
그리고 12월!
마지막 달이 되자 게임이 전환을 맞이했습니다.
이제는 질병 치료제 개발은 목표에서 사라졌고,
조디악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모든 투명화 도시에서 접종을 하고
마지막 수색 미션을 성공해야 했습니다.
 
이 미션은 투명화 질병 바이러스를 비축한 탱크를 찾아서 파괴하는 것이었는데요.
애틀란타 본부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트랙에서 다음 칸으로 가려면 그 칸이 요구하는 색깔의 카드를 지정된 개수만큼 버려야 했습니다.
치료제 개발이 없어진 대신에 다른 방법으로 카드를 모아서 버리도록 만든 것이죠.
재미있는 건 알맞은 카드만 있다면 한 번의 행동으로 여러 칸을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턴 계산까지 해가며 카드를 모으고 불필요한 것은 버려야 했습니다.
 
도중에 이벤트 카드를 쓰는 것을 잊어버려서 마지막 확산이 터졌는데,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 갓자친구 노래 한 번 불러주며
시간을 살짝 되돌려 예측 카드도 쓰고 검역 토큰 놓는 카드도 쓴 걸로 하고 계속 했습니다.
놀랍게도 검역 토큰이 있는 도시에 딱딱 맞게 나와서... 허헙;; ㅋ
검역 토큰을 대신 버리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쌍안경 장비를 버려가며 아슬아슬하게 탱크 위치를 발견해서 파괴했습니다.
 
남미 끝에 있는 산티아고가 유일하게 남은 투명화 도시였는데요.
주변이 대부분 초토화되어서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또 묘수풀이 모드를 발동하여...
물천사 님의 면역학자와 저의 종합 의사가 리마에 있는 군사시설로 이동을 해서
면역학자의 능력으로 리마에 인접한 산티아고에 접종을 하고,
저의 C4 장비로 리마에 있는 군사시설을 파괴하면서 12월을 클리어했습니다!
 

 
 
We are the Champions~
 
 
 
 
무려 10개월에 걸쳐서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을 끝냈습니다.
 

11월 2차를 패로 잘못 적었는데 나중에 정정했습니다.
 
 
마지막에 지구를 구한 영웅들입니다.
* 과학자 (매드 사이언티스트)
* 면역학자 (스티븐 C. 걸)
* 위생병 (핫산)
* 종합 의사 (으사 양반)
 

 

 
 
점수계산하는 게 있더군요.
도시의 공황 상태에 따라 점수가 달라서 색깔 큐브로 표시하며 계산했습니다.
0-1은 초록색으로, 2-3은 파란색으로, 4는 빨간색으로요.
 

 

총점 721점이었습니다.
 
 
저는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서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평점을 바꿨습니다.
"9"에서 "10"으로요!
제가 여태까지 10점을 준 게임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10점을 이 게임에 주었습니다.
좋은 게임에 대한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고, 또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저는 팬데믹 레거시가 게임의 "본질", 게임의 "용도"를 상기시켜준 것에서 큰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발전해 오고 있고 그에 따라 복잡해지고 있는데,
게이머들이 무언가 잊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좋은 게임이란 고도의 전략성/복잡성, 수려한 구성물과 동의어는 아닐 겁니다.
 
애초에 게임은 무엇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을까요?
게임과 장난감을 구별짓는 것은 바로 "규칙"입니다.
플레이어 모두가 동의한 규칙 하에서 진행되죠.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통해 즐거움이란 걸 얻습니다.
 
혹자들이 "세련되었다" 혹은 "유기적이다"라고 말하는 복잡성만으로는 게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없을 겁니다.
또 목재나 금속, 유리 등의 예쁜 구성물이 게임의 즐거움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주객전도되어가는 보드게임계에
팬데믹 레거시는 과감하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카드? 그냥 찢어!
스티커? 그냥 붙여!
진행하다가 틀렸다고? 그냥 해!
클리어 한 후에 다시 못 한다고? 너희가 하면서 즐거웠으면 그걸로 된 거 아냐?!
 
 
여러분에게 팬데믹 레거시는 어떤 의미였나요?
Posted by Mounted Cloud
정기모임 후기/2017년2018. 2. 27. 07:00
인내심...
 
 
저는 제 기준으로 높은 평점을 준 게임은 반드시 여러 번 해보려고 합니다.
7점 이상이면 10번 이상, 8점 이상이면 20번 이상, 9점 이상이면 30번 이상을 하려고 하죠.
그러다 보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평점이 높아서 자주하는 건지, 자주 하다 보니 평점이 올라간 건지 말이죠. ^^;;
 
출시되는 게임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옥석을 골라내기가 힘들고 어려워졌습니다.
게임을 해봐야 하는데, 예산 문제도 있고 저의 시간 문제나 체력 문제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예전에 비해서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상황이 된 거죠.
 
좋은 게임을 발견하면 빨리 열 번, 스무 번 하고 싶은데
모임에서의 상황도 있고 다른 분들이 원하는 게임도 해야 해서
현기증은 나지만 제 성급한 마음을 누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ㅎㅎ
 
지난 모임에서는 드디어 한자 토이토니카 30회를 찍었습니다.
2014년 7월 5일에 처음으로 해보고 (저한테 게임이 없어서) 띄엄 띄엄 해보다가
아마 2016년 6월 즈음에 드디어 구입을 해서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하나의 게임을 많이 하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 제외하고 다들 그 게임의 규칙을 알기 때문에 설명하는 시간이 없어집니다.
그러면 그만큼 게임을 더 할 수 있죠. ㅎ
 
그리고 제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서로 설명을 번갈아 할 수 있어서 제 체력은 덜 떨어지고 다른 분의 설명 실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또 자주 하다 보면 모임에서 누군가가 그 게임을 구입하게 됩니다.
한 모임에서 같은 게임이 여러 개 있으면 서로 번갈아서 가져올 확률이 있기 때문에
게임이 마모되는 속도가 낮아져서 게임의 수명이 덜 줄어듭니다.
 
 
아무튼 30회를 채우는 동안에 모임의 다른 분들도 한자 토이토니카를 좋아해주고 즐겨주셔서 저 또한 기뻤습니다.
같이 치열하게 겨루고 전략을 연구하면서 여러 빌드를 찾아낸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그런 것도 큰 수확이거든요. ㅎㅎ
그동안에 한자 토이토니카를 해주느라 고생한 모임 멤버들의 인내심을 칭찬하며...
 
 

그건 그렇고, 스파이더-맨 홈커밍 두 번째 쿠키 영상이 진짜라던데...
인내심을 가지고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야 볼 수 있습니다. 캡틴 개객기!!
 
 

 
 
[ ! ] 아래 글에는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11-12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알고 싶지 않은 분은 스크롤을 휘리릭~ 내려주세요.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Pandemic Legacy: Season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skeil:
 
 
 
 
2. 한자 토이토니카 Hansa Teutonica
 
 
팬데믹 레거시에 대한 시원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다음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준비한 한자 토이토니카.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이날은 특별한 한자 토이토니카였습니다.
저한테 30번째였거든요.
그 말은 즉, 누가 하고 싶다고 요청하지 않는 한
제가 한자 토이토니카 (기본판)을 자발적으로 안 가져간다는 뜻입니다.
 
이날은 늦게 오신 쿠웨이트박 님부터 시작해서 물천사 - 에피아. 저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4인용 맵에서 액션 기술과 관련된 Göttingen 괴팅겐에 Quedlinburg 크베들린부르크뿐만 아니라 Warburg 바르부르크와 이어진 무역로가 더 있습니다.
그리고 특권과 관련되 Stade 슈타데는 Hamburg 함부르크에 추가로 Emden 엠덴으로 뻗어 있죠.
그것은 한자 토이토니카 기본 맵에서 액션과 특권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방증한다고 봅니다.
 
쿠웨이트박 님은 괴팅겐 - 크베들린부르크에 2개를 놓으셨는데,
특이하게 물천사 님은 괴팅겐 - 크베들린부르크의 남은 칸에 1개 그리고 괴팅겐 - 바르부르크에 1개를 놓으셨습니다.
제가 의아해서 여쭤봤습니다.
"왜 갈라서 놓으셨어요?"
"그냥 한 번 해보려고요."
그럼 당연히 세 번째 플레이어인 에피아. 님은 괴팅겐 - 바르부르크의 남은 2칸에 놓으시죠.
 
사실 저는 여기에서 승자는 몰라도 꼴찌가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자 토이토니카에서 (시작 마커 개수로) 턴 보정을 해주는 이유는 그만큼 앞 사람들이 유리하다는 거겠죠.
초반에 특히 중요한 게 3액션을 얼마나 빨리 찍느냐입니다.
턴 보정이 없다면 턴이 빠른 플레이어들이 3액션을 먼저 찍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뒷사람들이 밀고 들어가라고 마커를 더 주는 건데요.
물천사 님이 앞 턴의 이점을 버리신 걸로 봤습니다.
제 눈에는 아그리콜라에서 시작 플레이어가 직업도 안 놓고 3나무도 안 먹고 밭 갈기를 먼저 하는 느낌...;;;
 
저랑 에피아. 님이 가장 먼저 3액션을 찍었고, 그 다음으로 쿠웨이트박 님이 하셨습니다.
3개 추방하는 보너스 마커도 제가 가져가서 물천사 님한테는 여러 모로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에피아. 님과 쿠웨이트박 님은 책 (재배치) 기술을 많이 올리셨고... 또 쾰른 뽕...
저는 특권 (색깔) 욕심을 냈습니다.
중반부터 힘이 떨어질 것을 걱정해서 기술 올리는 보너스 마커로 돈자루 기술을 올렸습니다. (지난 번에 그것에 발목을 잡혀서... ㅠ)
 
쿠웨이트박 님은 남쪽에서 네트워크를 연결하시면서 양쪽 영업소 끼고 2점씩 올리는 것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나중에는 저희가 견제를 해서 늦췄고요.
 
저는 센터에 자리를 잡고 개발된 특권을 바탕으로 영업소를 열심히 박았습니다.
센터에 영업소 3개를 놓으니까 든든하더라고요. ㅋ
저는 야금야금 동서 네트워크를 잇고 있었는데 한주 전에 물천사 님이 이걸 일찍 하시고 견제당한 것 때문에
일부러 안 들키게 살살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도 알고 계셔서 열심히 막으시더라고요. ㅠ
방해 받지 않고 2턴 정도만 더 하면 끝낼 수 있었는데 말이죠.
 
그 사이에 에피아. 님은 거의 완전체가 된 기술을 바탕으로 쾰른 테이블 러시를 시작하셨고
추가 액션을 주는 보너스 마커까지 써 가며 게임을 끝내셨습니다.
4인 게임이다 보니 접시가 빨리 떨어지네요.
 
2등은 하겠다 싶었는데,
에피아. 님이 추가 액션을 하시면서 쿠웨이트박님에게 4점을 드리고 제 턴이 오지 않아서
3등으로 밀렸습니다.
 

 
 
30회를 찍어서 이제는 한토토 확장을 가져오거나 다른 게임을 가져오려고요.
티그리스 & 유프라테스, 몸바사, 마카오 같은...
 
아무튼 그동안 한자 토이토니카 (기본판)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쿠웨이트박.:
skeil:
 
 
 
 
3. 케일러스 + 케일러스: 보석상 Caylus + Caylus Expansion: The Jeweller
 
 
다들 필립 왕의 팔짱 끼고 있는 그림이 익숙하실 텐데요.
제 건 초판이어서 건축가 뒷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긱에서 중고로 샀는데 판매자가 에디션을 잘 몰라서 다른 그림을 올려두었더라고요. ㅠ
어차피 프로모 타일 포함된 걸 사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바로 전날 가져갔다가 수퍼 엄마 게임 하느라 밀려난 케일러스를 했습니다.
게임 제목에서 저와 관련 있는 냄새가 나지만 스케일러스케일러스....
예전에 제가 증오했던 게임들 중 하나였다가 10년이 흘러서 밴 리스트에서 풀려났습니다;;;
 
몇 달 전에 물천사 님하고 2인플로 했었는데,
예전에 했던 느낌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게 2인플의 문제죠. ^^;;
 
틀리게 한 부분을 바로 잡고 4인으로 했더니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더 해보신 분들이 잘 하시더라고요.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초반부터 목재 건물을 지어나갔습니다.
저는 총애 올리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저도 목재 건물을 뒤따라가며 건물주가 되었습니다. (엣헴엣헴)
 
중반부터 물천사 님이 남이 이용할 때에 건물주에게 추가 자원을 주는 건물들을 여러 개 건설하셔서 부유해지셨습니다.
이 건물들은 효과가 좋아서 안 들어갈 수가 없는 애들이죠.
 
저는 주거지를 놓을 수 있는 변호사 건물을 건설했는데 물천사 님과 쿠웨이트박 님만 이용하셨습니다.
저도 한 번 들어가려고 일꾼을 놓았는데 실수로 돈을 다 써버려서 효과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ㅠ
 
에피아. 님은 주택 위에 명성 건물을 놓을 수 있는 건축가를 2개나 놓으셨습니다.
이건 금을 모으신 물천사 님과 쿠웨이트박 님만 이용하셨습니다.
 
금을 부지런히 모으신 두 분은 후반에 비싼 으리으리한 명성 건물을 1개씩 짓고 큰 점수를 받으셨습니다.
 
제가 총애를 점수로 찍으면서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명성 건물 빠워와 주거지 추가 수입에 밀렸습니다. ㅠㅠ
 
돈을 다 쓰신 에피아. 님한테 돈으로 이겨서 2등 했나요? ㅋ
 
다른 분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케일러스도 종종 가져가 보겠습니다.
건물 능력을 다 외우고 여러 빌드도 개발하면 빡겜이 될 것 같네요. ㅎㅎ
 

 
 
게임에 대한 인상
물천사:
에피아.:
쿠웨이트박.:
skeil:
 
 
 
 
돌아오는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의 내용 스포일을 막기 위해서
 
 

 
 
[!] 본 글에는 시즌 1의 10월, 11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희 모임의 전국구 후로 게이머 분이 너무나 바쁘셔서 팬데믹 레거시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ㅋ
그래서 이번에 강하게 요청을 해서 (바쁘신 줄 알지만) 토요일 낮에 모여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최대한 많이 했습니다.
 
저희는 12월에 기분 좋게 승리하기 위해서 10월과 11월을 고의적으로 패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수준이 아니라 컨트롤하는...;;;
 

늬들 그러다 피똥 싼다~
 
 
세계를 난장판으로 만들지 않고 질병 큐브를 줄이면서 오래오래 버티다가
덱이 다 떨어져서 아슬아슬하게 패해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10월이 시작되자 투명화 질병의 최초 발병지인 시티 제로에서
문제의 환자인 페이션트 제로를 잡으라는 임무가 떨어졌습니다.
 
이걸 잡아내면 뭔가 보상이 있을 것 같아서 카드에 붙인 쌍안경까지 써가며
빠르게 잡아냈습니다.
 
검역 전문가인 핫태²가 검역 마커를 퐁퐁퐁 찍고
위생병인 핫산이 걸래질을 하면서 질병 큐브를 제거하고 있었으나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늘어나는 투명화 인간들의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삽시간에 확산 수치가 올라가면서 게임이 터졌습니다. 진짜 피똥 쌌음...
가장 큰 피해는 그동안 애지중지 키웠던 검역 전문가가 죽어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못미...
 
원래 아름답게 패배하기로 했는데
심신도 너덜너덜, 게임 보드도 너덜너덜... ㅠㅠ
 

 
 
곧바로 10월 2차 플레이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새로운 인물로 1월에 해보고 바로 버렸던 종합 의사 (의사 양반)을 다시 선택했습니다.
딱히 능력은 없지만 5액션까지 할 수 있는 게 현시점에서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퍼져가는 투명화 인간을 막을 수 없어서 종료 보너스로 바리케이드를 다 치기로 했습니다.
확산 트랙이 올라가는 걸 늦추면 그 안에 손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리마에서 L.A.로 올라가는 길목과 보고타와 멕시코 시티를 둘러서 막아버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카드빨의 문제였는지 남미 안에서 확산이 터지면서
도시들이 붕괴되거나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렇게 2번의 10월 플레이는 허무하게 끝나 버리고...
 

 
 
 
 
11월을 플레이하기 전에!
저희가 페이션트 제로를 잡은 후에 박스 개봉을 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열어 보니 뭔가가 막 나오더라고요.
새로운 캐릭터인 면역학자가 있었는데요.
물천사 님이 기존의 캐릭터를 버리고 면역학자로 갈아타셨습니다.
저희가 보기에, 면역학자 그림이 누군가를 닮아서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아빠~~~~ 일어나~~~~ (패배의 기운이 느껴진다...)
 
 
11월부터 게임이 꽤 바뀌었습니다.
투명화 질병 치료제 공장이 설치되면 매턴 그곳에서 치료제가 생산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공장에서 1행동을 써서 치료제를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고,
투명화 인간이 있는 곳에서 투명화 인간 1개를 제거하거나,
투명화 인간이 없는 투명화 도시에 백신 접종을 시키는 데에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료 보너스로 업그레이드 2개를 붙였습니다.
하나는 위생병 (핫산)이 아시아에서 트라우마를 앓고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지우는 스티커 1개를 붙여서 액션이 덜 말리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능력이 없는 종합 의사 (의사 양반)에게 바리케이드를 통과할 때에 페널티를 물지 않는
업그레이드 스티커를 붙여 주었습니다.
 
11월의 목표도 아슬아슬하게 지는 거여서 최대한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물천사 님과 에피아. 님이 주황색 치료제를 가지고 투명화 인간들을 줄여 나아갔습니다.
그동안에 저와 A.I. (중립 플레이어)는 질병 큐브를 제거하며 버티기에 들어갔죠.
 
면역학자의 우수한 능력 덕분에 북미에서부터 투명화 도시들에 접종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러한 도시에는 투명화 인간이 놓이지 않기 때문에 진행이 훨씬 더 쉬워졌습니다.
아직 남미와 아프리카 끝, 남아시아 쪽에는 투명화 인간들이 바글댔으나
카드 덱이 다 떨어져서 게임이 종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확산이 별로 일어나지 않아서 게임 보드의 상황은 악화되지 않은 채
명예롭게 패배했습니다. ㅋ
 
종료 보너스로 치료제 공장 스티커 한 개를 게임 보드에 붙였고,
군사시설을 더 쉽게 파괴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종합 의사에게 붙였습니다.
 

 
 
3연속 패배를 했기 때문에 다음에 이벤트 카드를 8장까지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큰 그림.)
11월 2차에서 승리, 12월에서 승리하면서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Posted by Mounted Cloud